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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기타 연주 즐기는 김진석 서울고법 고법판사

자취방서 기타 뜯으며 부른 노래, 연애 중이던 아내에…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영등포의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김진석 고법판사가 속한 그룹사운드가 소년법상 6호 처분을 받고 생활하는 청소년들에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맨 왼쪽이 김 고법판사.

오늘 미국 샌프란시스코 NLRB 지부와 연방 노동부 사무소를 방문하고 숙소로 돌아와 노트북 앞에 앉았다. 오늘까지 보내기로 한 나의 취미, 기타 치기에 대하여 쓰기 위해서이다. 중학교 3학년 무렵 형이 사 온 통기타를 가지고 통기타 교본으로 독학을 했다. 손가락이 너무 아팠지만 코드를 제대로 잡고 스트로크를 할 때 나는 소리가 참 멋있었다. 알에서 깨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느낌이라면 너무 거창한 것일까? C코드에서 시작하여 D, E, G, G7, Am, Dm, Em. 그 다음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인 F코드. 이 정도 익히니 간단한 코드의 노래는 칠 수 있었다. 모닥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르페지오 기법을 익히고 많이 쳤던 젊은 연인들과 나뭇잎 사이로. 기타가 있으면 혼자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자취 독방에서 기타를 뜯으며 부른 김민기씨 노래 두어 곡을 테이프에 담아 연애중이던 처에게 들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도 G, D, Am, C의 4가지 코드만 가지고 칠 수 있다.

2009년 서울고등법원 법관 송년회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급하게 조직된 밴드의 세컨드 기타를 맡았다. 공연 2, 3주 전에 구입한 일렉기타로 하늘색 꿈과 연 등을 연주했다. 곧 바로 일렉기타 학원에 등록했고 기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좋은 중고기타를 직거래로 샀다.

오버드라이버, 디스토션 등 이펙터를 사서 때로는 맑고 때로는 거친 전자음을 내니 일렉기타의 묘미가 느껴졌다. 밴드는 계속되었다. 2010년 법관 송년회, 2012년 클럽 그루브, 2013년 코엑스 한미지재컨퍼런스, 2014년, 2015년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름다운 구속, 밤이 깊었네, 붉은 노을, Hotel California, Wonderful Tonight, 나는 나비 등. 합주와 공연을 마친 후 막걸리 한 잔을 두고 나누는 뒤풀이는 얼마나 정겨웠는가.

기타 치기는 쉽지 않다. 일렉 학원 초기에는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지만, 곧 즐겁고 행복하게 치자라고 생각을 바꾸었다. 내가 아무리 잘 해도 신중현, 지미 페이지가 될 수는 없다. 밴드에는 세컨드 기타, 퍼스트 기타의 역할 분담이 있다. 밴드는 합을 잘 맞추어 서로 어울리는 소리를 내야 한다. 어느 악기가 튀어서는 안 되고, 서로 다른 연주자들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 자기 소리만 내어서는 아름다운 합주가 될 수 없다. 밴드에서 같이 연주하면서 그런 것을 느꼈다. 오늘 샌프란시스코 노동부 사무소를 방문하기 전 들린 커피숍에서 Hotel California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밴드의 영원한 리더 성백현 원장님의 힘찬 드럼 소리와 밴드의 음악감독 함석천 부장판사의 휘몰아치는 솔로 연주가 오버랩되었다.

2016년 12월 20일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서 예년처럼 법원 합창단과 함께 하는 방문음악회를 하기로 하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보호 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음악과 맛있는 간식을 가지고 갈 것이다. 나의 기타 치기와 밴드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