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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소문난 맛집

서울 서초동 '칠산본가'

고급한정식 같은 백반집… 바싹하게 구워낸 굴비 '일품'


"여기가 어지간한 고급한정식 집보다 훨씬 좋아!"

칠산본가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건너편에 자리하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로부터 한번씩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백반과 한정식의 차이를 엄밀하게 구별하기는 어렵겠지만 칠산본가의 백반을 시킨 뒤 차려진 밥상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다.

칠산본가는 본래 '영광굴비백반전문점'이라는 상호로 20년 넘게 교대역에서 영업을 해온 그야말로 서초동의 터줏대감과 같은 곳이다. 몇 년전 창업주의 아들인 김용건 사장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승계받으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기게 되었고, 영광 법성포 앞바다 지명인 '칠산앞바다'의 명칭을 따라 '칠산본가'라는 상호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영광굴비백반전문점의 음식 솜씨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매계절별로 세심하게 바뀌는 여러종류의 반찬들은 지금도 하나하나 맛깔스러움을 유지한 채 식탁에 올려지고 있다. 어리굴젓, 멸치조림, 갓김치, 오이무침 등등 남도 특유의 '게미'있는 찬들은 서초동의 어떤 한정식 집에서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오래된 단골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점심시간마다 나이 지긋하신 원로변호사님들께서 여전히 식당을 가득 채워주고 있다.

물론 칠산본가의 비장의 무기는 단연코 잘 구워진 굴비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영광 법성포에서 구해온 참조기만 사용하겠다'는 김용건 사장님의 다짐과 같이 공을 들여 바싹 구워진 굴비 두마리의 짭쪼름한 맛은 식사 내내 지인과의 이야기 대신 음식에 집중하게 한다. 과연 백미 중의 백미이다. 이렇게 까다롭게 굴비를 엄선하여 손님들에게 내놓는지라 자연스럽게 명절때만 되면 칠산본가는 서초동의 명절선물 판매명소로 변신하게 된다.

각종 반찬들과 굴비의 맛에 취하여 정신없이 식사를 하다보면 어느새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누룽지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구수한 누룽지 한그릇까지 다 마치게 되면 기분좋은 포만감에 어느새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입구에 위치한 무료 요구르트까지 한병 마시게 되면, 말그대로 남부러울 것 없는 한상을 대접받은 기분이 들게 된다.

칠산본가에는 백반메뉴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인원수와 가격에 따라 김용건 사장님이 직접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그날 그날 시세에 따라 민어 등 제철횟감을 마련하여 준다. 이러한 맞춤형 만찬메뉴 역시 많은 단골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용건 사장님은 연예인 야구단 활동을 함께 하는 등 소문난 야구매니아이다. 입구의 장동건 김승우 등 연예인 야구단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한대화 전 감독 등 왕년의 야구스타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어른들과 함께 잘 차려진 한상을 찾고 싶거나 반찬 하나하나 오랜 전통이 숨어있는 한상을 찾고 싶다면 단연코 칠산본가를 추천한다.

정준호(36·사법연수원 39기) 변호사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