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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조

3M社에게 부당한 특허권 행사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

최승재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미국 연방항소법원 TRANSWEB, LLC v. 3M INNOVATIVE PROPERTIES (2016년 2월 10일 선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원고와 피고는 모두 플라스마 불소화를 이용한 일렉트릿 분리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1997년 5월 TransWeb社는 전시회에서 자사가 개발한 플라즈마-불소 필터(Plasma-fluorinated filter)인 'T-Melt'에 관한 기술을 구두로 발표하고 샘플을 배포하였다. 그런데 3M社가 특허출원 시 전시회 주최 측과 계열사를 통해 TransWeb社의 필터 샘플을 얻고도, 그 사실을 미국 특허청(USPTO)의 심사관에게 알리지 않고 1998년 7월 2일을 우선일로 해서 2003년 10월 7일 출원 하고 2004년 10월 26일 공개되었다.

1998년 7월 3M(이 사건 원고)은 위 2개의 특허를 등록받은 후에 TransWeb社를 특허침해로 제소하여 이 사건이 시작되었다. TransWeb社는 3M의 특허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을 진행해서 1심에서 3M의 특허가 무효라는 판결과 독점금지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의 점에 대한 승소판결을 받았다.

3M은 이에 불복을 진행하여 연방항소법원(CAFC)에 항소하여 2심을 진행했다. 이번 2심에서도 원래대로 결정이 유지되면서 26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소송비용과 손해배상액과 관련하여, Transweb社의 특허침해소송비용이 320만 달러, 독점금지법위반 소송비용이 770만 달러였다. 이번 판결에서는 3M의 기만적 행위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해서, 독점금지법 소송비용에 배수를 곱해서 약 26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쟁점의 요약

본 사건{Transweb, LLC v. 3M Innovative Properties Co., No. 14-1646 (Fed. Cir. Feb. 10, 2016)}의 요지는 ① 3M사가 부당하게 취득한 2건의 특허권(미국 특허번호 6,397,458 및 6,808,551)에 기한 권리행사는 집행불가능, ② 이는 또한 독점금지법 위반임, ③ 3M의 플라즈마-불소 필터(Plasma-fluorinated filter)인 'T-Melt' 관련특허도 무효라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3. 쟁점에 대한 해설

(1) 무효사유에 대한 판단
이 사건에서는 무효사유로 원고가 이미 이 사건 특허를 공개적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특허가 될 수 없다는 점이 있다. 피고는 전시회에서 구두로 발표하고 샘플을 배포한 것은 공연실시에 해당하여 그 특허는 무효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서 원고는 만일 피고가 플라즈마-불소화된 물질을 사후적으로 공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허 청구항은 여전히 객관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서 법원은 피고의 전문가가 ① 원고 측 전문가가 주장하는 특이점으로서의 자외선 조사는 하더라도 그 양이 매우 미미하고, ② 기존의 선행특허인 U.S. Patent 5,496,507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특허는 진보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 ③ 원고의 상업적 성공이 진보성의 증거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진보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2) 무효사유를 숨긴 특허출원과 워커 프로세스(Walker Process) 법리
이 사건에서는 Walker Process 법리가 적용되었다{Walker Process Equipment, Inc. v. Food Machinery & Chemical Corp., 382 U.S. 172 (1965), 이에 대한 상세는 최승재, 특허권남용의 경쟁법적 규율, 세창출판사 (2010) 참조}. Walker Process 사건은 원고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자 특허침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반소로 특허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증거개시절차가 진행되던 중 피고는 특허가 만료되었다는 주장을 더했다. 피고는 특허무효확인소송에서 원고의 특허가 신의성실(good faith)원칙을 위반하여 취득한 특허로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특허에 기초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연방지방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은 모두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셔먼법 제2조의 다른 요건이 모두 구비되었다면, 미국 연방특허청을 기망(fraud)하여 취득한 특허에 기초하여 소송을 제기하여 그 특허의 효력을 주장하는 것은 셔먼법 제2조 위반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클레이튼법 제4조에 따라서 3배 배상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특허권자가 여러 가지 근거 없는 소송에 시달리는 것을 방지할 필요와 특허권자가 독점금지법에 위반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필요성 중에서 특허권자의 특허가 아직 무효가 되기 전이라도 특허권자의 특허권 취득이 기망적인 방법에 의하여 취득되었음을 입증된 경우에는 후자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Walker Process 판결에 기초한 반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피고는 (i) 원고의 특허권 취득이 사기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ii) 특허를 주장하는 측이 소송을 시작할 때 사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iii) 사기가 아니었다면 특허를 취득할 수 없었을 것이고, (iv) 특허권자가 관련 시장에서 독점력을 확보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고, (v) 특허소송의 제기로 인해서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들 요건이 구비되면 대상특허는 집행불능이 된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Walker Process 법리를 적용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특허를 출원할 당시에 피고가 이 기술을 사용한 샘플을 제공받았으므로 이 사건 기술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심사관에게 알리지 않았다. 만일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런 사실을 알렸다면 이 사건 특허의 무효성을 극복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고, 특허권자가 관련 시장에서 독점력을 확보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고, 피고가 원고의 특허소송의 제기로 인해서 이런 소송을 대응하기 위하여 변호사비용을 부담하는 등의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므로 원고 3M이 부당하게 취득한 2건의 특허권(미국 특허번호 6,397,458 및 6,808,551)에 기한 권리행사는 부정행위(inequitable conduct)에 해당하여 집행불능(unenforceable)이라고 보았다.

(3) 부정행위와 테렌세(Therasense) 판결
미국 특허출원절차에서 출원인은 정직 의무(duty of candor)를 부담하는데, 특허가 등록될 때까지 출원인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중요한(material) 모든 정보를 특허청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직 의무는 출원인뿐만 아니라 출원을 대리하는 변호사, 변리사와 기타 출원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직 의무에 위반하는 경우 부정행위(inequitable conduct)가 된다.

부정행위가 성립되려면 ① 정보의 중요성(Materiality of information)이고 ② 기만 또는 오도할 의도(Intent to deceive or mislead)라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추후 소송과정에서 정보개시의무 위반행위가 부정행위로 판단되면 특허 전체를 집행불능(unenforceable)으로 인정한다. 이를 통해서 출원인의 선행기술정보 개시의무를 담보한다. 미국에서는 출원인들이 가능한 많은 양의 선행기술정보를 제출하여 추후 소송과정에서 특허가 실효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 사건 항소법원 판결 전에 선고된 부정행위와 관련하여 주목하여야 하는 사건이 Therasense v. Becton 판결{Therasense, Inc. v. Becton, Dickins & Co., 649 F.3d 1276 (Fed. Cir. 2011)}이다. 2011년 연방항소법원(the Federal Circuit Court of Appeals)이 2011년 전원합의체(en banc) 판결로 부정행위에 관한 종래 판례를 변경하여 중요성의 정도가 크다고 하여 의도가 추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기만의 의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명백하고 확실한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에 의하여 출원인이 누락된 자료를 알고 있었고 그 자료를 제출하지 않기로 심사숙고하여 결정하였음(deliberate decision)을 입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4. 판결의 시사점

선행기술을 알고도 3M이 심사관에게 알리지 않고 특허를 받은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돼서 특허권행사를 할 수 없는 특허가 된다(집행불능). 이렇게 기만적으로 특허를 받아 이익을 얻은 것 또한 독점금지법 위반이 된다. 이 사건은 부정행위에 대한 판단에 있어 독점금지법 위반이 쟁점이 되는 워커 프로세스 법칙이 적용되면서 부정행위가 인정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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