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초포럼

빈번한 민사사물관할의 변동

김홍엽 교수(성균관대 로스쿨)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이 금년 9월 6일 개정(10월 1일 시행)되어 민사단독사건의 항소심 관할의 변동이 있었다. 이에 따라 민사단독사건의 항소심은 모두 지방법원 합의부의 관할로 되었다. 작년 1월 28일 위 규칙의 개정으로 소송목적의 값에 따른 민사단독사건의 기준을 성큼 두 배나 올려 2억 원으로 조정하면서도 항소심 관할만은 종전과 같이 1억 원을 기준으로 하였는데, 이러한 기준마저 갑작스레 허물어 버렸다. 이유인즉 단독사건의 항소심 관할을 통일하기 위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기간도 마치 대법원규칙이 자치법규에 해당되는 것인 마냥 행정절차법상 최소한의 입법예고기간인 20일만 주고서 그 기간이 경과되자 곧장 개정하여 버렸다. 대법원이 규칙을 개정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번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에서 느껴지는 대법원의 절차적 관념은 지극히 실망스럽다. 작년 초 제1심 단독판사의 사물관할의 기준을 변동할 때에 대법원은 1억 원을 기준으로 항소심 관할을 정하는 이유를 항소심의 사건 비율이 급격하게 변동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번 개정시에는 이러한 항소심 사건 비율의 급격한 변동 요인이 소멸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다.

뿐만 아니라 실체적으로도 이번 개정은 설득력 있는 조치로 보이지 않는다. 종래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의 변동이 있는 경우 민사소송규칙도 이에 맞추어 비변호사 소송대리에 관한 기준까지 조정하였다. 이에 반하여 이번에는 같은 날 민사소송규칙을 개정(2016년 9월 30일 시행)하여, 단독사건 가운데 비변호사 소송대리의 범위는 여전히 1억 원 이하로 묶어 놓고 있다. 즉 단독사건 가운데 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을 초과한 경우 본인이 소송을 하지 아니하는 한 변호사를 선임하여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1억 원 초과 사건을 중한 것으로 보고 그렇게 한 것으로 이해한다면, 항소심 관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취지가 적용되어야 할 것인데도 유독 항소심 관할의 경우는 이와 달리 취급하고 있다.

규칙을 개정하더라도 국민이 개정의 이유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그런데 대법원은 이를 바꾸고도 내세우는 명분으론 납득하기 어려운 두어 줄 언급밖에 없다. 대법원이 쉽게 정할 수 있는 규칙사항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개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마음을 비우고 챙겨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법원의 불신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