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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변호사-의뢰인 비닉 특권


"변호사-의뢰인 비닉특권(ACP, Attorney-Client Privilege)을 제도적으로 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따라서 개정 전이라도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의뢰인 비밀보호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을 검토해 매뉴얼을 만들 필요성이 있습니다."

김희제(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가 지난달 27일 대한변협이 개최한 '변론권 보장과 변호사의 비밀유지권 토론회'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토론회는 지난 8월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모 대형로펌의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빚어지자, 변호인이 의뢰인과 주고받은 의사소통 내용이나 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있도록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 변호사의 주장은 입법적 개선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 몰라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로펌이나 변호사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변호사단체가 구체적인 지침을 사전에 마련해 줘야 한다는 변호사업계 현장의 목소리였다. ACP 명문화라는 큰 줄기가 형성되기 전까지 변호사제도의 근간인 의뢰인 비밀 보호를 보장할 수 있는 작은 안전장치들이라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각 로펌 차원에서 유사한 상황에 대비한 법률적 검토가 이뤄지긴 했지만 전체 변호사업계 차원에서 마련된 대비책은 사실상 현재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검찰이 만에 하나 또다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방식으로 로펌 등으로부터 의뢰인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 해도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변호사단체 명의의 비판 성명서를 내는 것 정도의 대응만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의뢰인 비밀 보호에 대한 확실한 보장 없이 변호사 제도는 존속할 수 없다. ACP 제도가 변호사법 등 관련 법률에 명문화되기 전이라도 하루 빨리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변호사단체 차원의 행동 지침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법원과 검찰에서도 관련 영장을 청구하거나 발부하는데 더 신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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