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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생활

[나의 문화생활] 전시회 '미래세계와 빅데이터'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IHCF 회장)


벚꽃이 막 꽃망울을 터뜨릴 때 즈음, 훌쩍 한국을 떠나 낯설지만 친숙한 도시국가 싱가폴에 한동안 머무르며 이국적인 것들을 한껏 접했다. 탁트인 전망과 멋진 레스토랑, 쇼핑몰, 호텔의 마천루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마리아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에 꽃봉오리를 닮은 건물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Art Science Museum)이 있다. 이 곳엔 늘 다양한 볼 거리가 있다.

최근 미래세계(Future World: Where art meets science)와 빅데이터(Big Data) 관련 전시회가 있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자화 자동화되어가는 세상과 수많은 블로그, 소셜미디어의 가늠하기 조차 힘든 규모의 빅데이터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얼마 전 한국에도 선보인 디지털미디어 아트그룹 팀랩(teamLab)의 작품은 미래세계를 nature, town, park, rainbow room, space로 구성해, 디지털기술을 예술작품에 결합한 창조적 미래세계를 보여 주었다.(사진)

디지털효과를 통해 어둠 속에서 사계절과 나비, 꽃 등 동식물의 환상적인 실감영상을 구현하고, 기후변화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파도와 섬, 하늘의 수많은 별들로 형상화한 애니메이션 100년의 바다(100 years sea animation diorama)는 지극히 비감성적일 것만 같은 디지털이 예술세계와 어우러져 이렇게 정서적인 편안함을 줄지는 미처 몰랐다. 잠시 바닥에 누워 영상에 취해 꿀맛 같은 잠을 청해보았다. 디지털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도시예술과 과학의 무대는 어른, 아이할것 없이 함께 호흡하며 즐길 수 있는 공동체공간으로서 도시를 만들고, 디지털 수족관, 불빛색채공놀이 등 이벤트는 아트 어트렉션을 통한 레크레이션의 다양성을 보여주었다. 우주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수많은 별빛의 천정 돔이 관람객을 압도하고, 특히, 화려하고 입체적이며 다채로운 LED조명의 빛과 소리만으로 어떠한 물리력도 없이 사람들을 몽환적이고도 환상적인 신비의 우주세계로 인도했다.

디지털시대 데이터의 원천인 방대한 빅데이터상의 정보로 사람의 성향뿐 아니라, 소통하는 상대방의 연결관계를 다양한 분석경험(Deep Learning)을 통해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같은 첨단 기술이 현실이 되고,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며 산업혁명 이후 인간문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 놓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위인이나 승자만의 역사가 아니라 디지털화 된 데이터기록을 통해 우리이웃들의 평범한 삶이 언제든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인간적일 것 같지 않은 디지털의 세계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인간같은 디지털생명체로 진화하는 인공지능과 IoT기술은 이제데이터와 교류하는 사물이 인간의 생각을 스스로 예측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하고 인간이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가능할 수 있는 온라인으로 연결된 디지털세상에서 왜 사람들은 서로를 더 불신하고 폭력과 테러가 일상화 되고 참을성을 잃어가며, 사이버상 친구들과 일상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공유하고 좋아하기를 원하면서 함께하는 가족들과는 대화조차 하지 않고 점점 혼자만의 삶을 추구하는 사회를 걱정하게 되는 것일까. 디지털세상이 빠르고 편리함만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디지털난민이나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으로 소외된 이들이 없는 함께하는 미래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팀랩이 디지털기술을 통해 보여준 인간의 정서와 사회의 역동성을 고양할 수 있는 미래세상은 우리를 가상의 세계에만 묶어 놓지 말고, 현실에서 서로를 느끼고 정서적으로 소통하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는 디지털혁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