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월요법창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

신숙희 고법판사 (서울고법)

필자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대학입시나 사법시험 때가 아니라 주말부부로 연년생 아기들을 키우던 초임판사 시절이다. 재판날 아침 아기가 갑자기 아파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선명하다. 당시는 출산휴가 두 달도 감사하던 때였다. 아이들은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지만 그리 힘들 줄 미리 알았다면 자녀계획을 고민했을 것이다.

현재의 젊은 세대도 여전히 같은 고민에 빠져있는 듯하다. 2015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4명으로 15년째 '초저출산'상태이다. 현재 출산율로는 2021년부터 인구가 감소되어 2200년 총인구가 322만 명이 된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저출산대책으로 수십조 원을 썼고, 기업들도 각종 일·가정양립대책을 내놓았다. 법원도 스마트워크, 육아기단축근무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 변화는 없다.

출산율을 회복한 나라의 비결은 무엇일까? 육아휴직 480일, 남성의 육아휴직의무화정책을 실시하는 스웨덴에선 왕위계승권자 빅토리아 공주부부가 6개월씩 번갈아 육아휴직을 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도 육아휴직을 했다. 미셸 오바마가 인용한 속담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처럼 아이는 아빠, 엄마와 사회가 '함께' 키우는 문화가 사회 전체에 뿌리내렸다.

이런 문화의 뒷받침 없이 제도의 성과를 바라는 건 포켓몬이란 강력한 콘텐츠의 역할은 도외시한 채 첨단 증강현실기술에만 계속 투자하면 언젠가 제2의 '포켓몬 고'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맹목적 낙관과 유사하다. 법이 보장한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금지'에 대한 신뢰가 굳게 자리잡아야 한다. 제도활용에 따른 불이익을 염려하기보다 진심어린 축복과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직장문화가 절실하다.

앞으로 5년이 인구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스웨덴이 출산율 제고를 위해 내건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구호는 우리 법조인들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전파해야 할 생존의 키워드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