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LAW&스마트

저작권 트롤(troll)

전응준 변호사 (법무법인 유미)

예전과 비교하여 보면 우리 사회의 저작권 보호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파일공유, 링크에 의해 아직도 저작권침해가 넓게 일어난다고 보고 있지만,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저작권 남용이 걱정될 만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저작권 트롤(troll)이라는 개념도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저작물 창작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저작권을 양수하여 일반인 대중을 상대로 악의적으로 소를 제기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한다.

지난 6월 미국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저작권 트롤로 알려진 프렌다(Prenda)社의 실질 사주인 변호사 3인에게 피고 소송비용 배상 및 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으로서 총합 8만여불의 민사적 제재를 명한 1심 법원의 결정을 지지하였다. 이들 변호사는 프렌다社를 설립하고 포르노물의 저작권을 양수한 후 이를 불법적으로 다운로드한 이용자를 상대로 미국 전역에서 수천 명 단위로 민사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들의 사업모델은 판결이 아니라 경고장을 받은 피고와 협상하여 평균 4000불 정도의 합의금을 받는 것이었다. 프렌다의 경고장을 받아 본 사람들은 미국 저작권법이 규정한 최고 15만불의 법정손해배상이 두려웠다. 게다가 포르노영화를 시청했다는 사실이 가정과 직장에 알려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합의의 도구이기도 했던 포르노영화는 이 사업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보였던 이들의 사업은 각지의 법원들이 공정이용, 공동소송요건 불비, 인적재판관할권 부존재 등의 이유로 각하, 기각 판결을 하고 덧붙여 프렌다에게 소송비용 배상까지 명하면서 추락의 길을 걸었다. 위 항소법원 판결은 프렌다의 실질 운영자인 변호사들이 미국 사법제도를 남용하고 법원을 모독하였으며 합의금을 갈취하기 위하여 사기와 위조를 하였다고 보아 이들 개인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한 것이다. 프렌다는 침해를 유도하기 위해 포르노물을 직접 파일공유사이트에 올려놓기까지 했다고 한다. 최근 우리 법원도 공동소송요건의 결여를 이유로 소를 각하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프렌다 사건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관련 법조인

한 주간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