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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법원이 화답할 때다

이상훈 법무사 (경기중앙회)

대한법무사협회는 2016년 6월 29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회칙에 '법무사가 권리에 관한 부동산 등기신청의 위임을 받은 경우에는 위임인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임과 등기신청의 원인된 내용 및 등기의사를 직접 확인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법무사의 본인확인의무를 명백히 하였다.

등기신청을 대리하는 변호사나 법무사(이하 '자격자대리인'이라 한다)는 당연히 위임인의 동일성 및 등기의사를 확인할 의무가 있지만, 자격자대리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소속 직원이 본인확인 등의 사무를 무분별하게 대행하다보니, 등기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법률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급기야 명의대여나 등기브로커를 양산하고 윤리의식이 높은 법무사가 등기시장으로부터 구축(驅逐)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법률시장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일부 법무사들의 일탈이 변호사업계로 확산되고 있고, 공인인증서에 기반한 전자등기신청은 대량의 부실등기에 대한 구조적인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 법무사협회가 도입한 본인확인제도가 순조롭게 안착된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뿐 아니라, 등기의 진정성이 강화되어 전자등기신청 활성화의 기반이 조성될 것이고, 특별한 비용 상승 없이 부동산 거래의 초기단계부터 법률전문가가 관여할 수 있는 구조적인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히 법무사들의 강도 높은 자정결의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정풍운동이라 할만하다. 반드시 성공하길 바란다.

다만, 등기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법무사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그 어떤 직역보다 윤리의식이 높은 최고의 전문가집단이고, 등기브로커나 IT업체의 불법과 탈법으로부터 법률시장을 정화시키고자하는 목표는 공유할 수 있는 것이므로, 흔쾌히 법무사들의 자정결의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대법원이 화답할 때다. 대법원이 추진하는 등기전산화 및 선진화사업은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지체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무엇을 위한 어떤 개혁을 왜 하려는지 조차 모를 지경이다. 등기신청 대리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사들이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바로 지금이 그동안의 실기를 만회하고 등기선진화사업의 속도를 배가할 수 있는 적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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