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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인기기 적응기

전응준 변호사 (법무법인 유미)

최근 핀란드 헬싱키에 일주일 정도 출장을 다녀왔다. 노키아로 대표되듯이 핀란드는 인터넷, 정보기술(IT)산업이 발전한 곳이라고 알고 있었다. 헬싱키는 IT적으로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기억되는 헬싱키의 모습은 푸른 하늘과 백야가 인상적인, 대단히 전원적이고 청량감을 주는 풍경들이다. 출장기간 동안 특별하게 IT적인 감흥을 받은 것은 없었다. 공개 와이파이, 이런 류는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지 않은가.

다만, 출국할 때 공항직원의 관여없이 무인기기를 통해서 체크인, 수화물위탁, 출국심사를 했다는 사실이 새삼 특이하게 기억된다. 정확히는 보안심사와 여권 스탬프 날인은 사람이 했지만, 비행기에 탑승하기까지 기계의 안내에 따라 거의 출국절차의 전 과정을 무인으로 처리했다.

수화물을 컨베이어 벨트에 놓는 것까지 무인으로 해보기는 처음이었으나 잘 처리되었다. 그런데 출국심사대에서 전자여권 스캔은 문제였다.

사람들이 뒤에 줄을 선 상황에서 전자여권은 인식되지 않고 이를 도와줄 공항직원은 보이지 않으니 순간 당황스러웠다. 결국 다른 기계에서 스캔을 해서 출국심사를 마칠 수 있었는데 이것이 기계의 오류인지 내가 스캔방법을 숙지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100% 무인자동화 시대에서 기계에 오류가 발생하면 사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실 모든 것을 무인기기에 처리하는 것도 사람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오류가 생기면 대응하기 쉽지 않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구글과 같이 사람을 운전에서 완전히 배제한 무인자동차로 방향을 잡은 곳도 있지만 테슬라와 같이 자율주행을 사람의 운전을 보조한다는 개념으로 보는 곳도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후자와 같은 하이브리드 타입이 더 맞았다. 앞서의 상황에서 기계가 해준 일이라곤 스캔방법의 안내동영상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었다. 사람이 지옥 같아서 기계를 찾곤 하지만 정말 필요할 때는 사람이 천사와도 같다. 그러나 언젠가 천사마저도 기계의 몸으로 다가올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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