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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조

EU 및 독일 정부조달법 개혁

김진기 대령 (육군군사법원장)

I. 개요
유럽 정부조달 분야는 엄청난 도전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14년 2월 EU가 제정한 소위 정부조달 3종 지침의 EU회원국 국내법 수용 기한이 2016년 4월 18일 도래하였다. 모든 EU회원국은 지침에 따라 EU가 정한 일정액 이상의 계약에 대한 국내 정부조달법을 개정하여야 하고 EU경계치 이하의 계약도 원칙적으로 EU지침에 부합하도록 운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EU GDP의 15% 이상(향후 Concession계약이 정부조달법에 포함되므로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으로 추정되는 EU 정부조달시장의 변화 및 그에 따른 회원국의 제도개선은 종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혁신적이다.

II. EU조달법규의 개정

EU는 2014년 2월 소위 EU정부조달 현대화법 3종세트를 발표하였다. 그 3종 세트는 1)일정액수 이상의 민간투자사업 분야를 정부조달의 한 부분으로 규정한 'CONCESSIONS DIRECTIVE 2014/23EU' 2)정부조달의 일반규정을 담은 'PUBLIC CONTRACTS DIRECTIVE 2014/24EU', 3)수도, 에너지 등의 조달을 규정한 'UTILITY CONTRACTS DIRECTIVE 2014/25EU' 등이다.

EU정부조달 개혁은 EU단일시장 강화, 전자조달 시행, 회원국의 조달시스템 형성 및 운영 재량확대, 효과적이고 단순하고 유연한 조달시스템 확보, 중소기업의 참여기회 확대, 정부조달절차 내 사회·환경·혁신 친화적 기업 지원확대, 조달 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 외 정부조달의 통계 보고 작성, 중앙정부와 달리 지방정부에는 과감한 예외를 인정하여 법적 안정성과 재량을 존중 하였고 국방 및 안보 분야는 'DEFENSE & SECURITY DIRECTIVE 2009/81EU'를 유지하여 각국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III. 독일 조달 규정 개정

1.개요
독일 조달 법규는 지난 4월 이전까지 1)경쟁제한방지법(Gesetz gegen Wettbewerbsbeschraenkungen, 이하 GWB라 한다.) 제4부 45조문의 정부조달법률(Gesetz)을 필두로 2)일반공공조달명령(Vergabeverordnung), 교통·수도·에너지 조달명령(Sektorenverordnung), 국방·안보 분야 조달명령( Vergabeordnung Verteidigung und Sicherheit)의 명령(Verordnung) 그리고 3)건축공사 발주규칙(VOB A/B), 일반 발주 규칙(VOL A/B), 전문 도급 발주규칙(VOF)의 규칙(Verdingungsordnung)인 3단계 조달법 구조를 취하고 있었다.

위 규정 중에서 VOB/VOL의 일반규정은 1920년대 독일 조달위원회가 자주적으로 작성한 규정(따라서 연원적으로는 행정규칙이 아니다)으로 EU경계치 미만의 계약에 적용되고, 경계치 이상의 계약에는 위 모든 법규들이 적용된다. 따라서 조달공무원은 조달계약 시 경계치를 기준으로 EU법에 연원하는 조달규정과 독일 전통 조달규정 중 어느 것을 적용할 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EU경계치(2016년 1월 이후, 의미 있는 경계치로 중앙정부 수준의 구매·용역은 20만9000유로/건설 522만5000유로이고, 부가세는 포함하지 않은 액수이며 2년에 한번 씩 개정된다. 조달기관 및 그 계약내용에 따라 각기 다른 경계치를 제시하고 있다) 미만의 정부조달 계약은 독일 전통의 국고이론에 따른 사법상 계약이고, 발주심판소 등 행정쟁송이 아닌 민사소송으로만 다툴 수 있으며 입찰 과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나 결코 법률상 보장되는 권리로 보지 않으며 손해배상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2016년 4월 18일 이후 독일 정부조달법은 한걸음 더 공법 영역으로 이동하였다.

2. 주요 개정내용
가. 규칙형식에서 법률형식으로
1990년대 제정된 전문도급 발주규칙(VOF)과 일반발주규칙(VOL/A EG)을 폐지하고, GWB 4부 정부조달법을 45조문에서 90조문으로 보완하여 정부조달 분야의 법치주의 성격을 강화하였다.

나. 입찰방법 선택의 자유
정부조달은 공개경쟁 입찰방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야 하였으나, 공개·비공개·수의계약 등 여러 계약방법 중에서 조달기관에 적절한 선택의 자유를 허용하였다.(2015년 이후 대규모 난민사태 수습과정 경험과 EU의 오랜 지적과 비판수용)

다. In-House-Geschaeft 등 합법화
유럽사법재판소가 입찰공고 등 정부조달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므로 EU조달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한 정부출연기관을 통한 정부조달(In-House-Geschaeft)과 자치정부간 조달(Interkommunale Kooperationen)을 EU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정하였다.

라. 계약 이행 적합성
계약 이행 적합여부는 종래 규칙에 정하였으나 법률 형식으로 규정하였다. 입찰 및 계약실무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기준인데, 입찰 신청자는 법이 정한 제외 사유가 없고 허가 등의 조건, 재정적 능력, 기술적 역량을 구비하면 계약 이행 적합성을 구비하였다고 본다. 신속한 계약과 중소기업의 참여확대를 위한 규정이다.(EU차원의 논의과정에서 EU가 중소기업 등에 정부조달적합 패스포트를 발행하면 전회원국에 통용되도록 하는 정책은 다수 회원국의 반대로 끝내 수락되지 않았다. 그 외에도 'PUBLIC CONTRACTS DIRECTIVE 2014/24EU' 국내 수용과 해석이 특히 독일과 여타 국가와 달라 향후 유럽사법재판소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

마. 계약 내용 변경
종래 'One Shot Prinzip'에 따라 투찰 이후, 계약체결 이후 그 내용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나, 이번 개정으로 계약내용의 변경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바. 계약 해지
GWB 제133조가 정한 세 가지 경우에는 조달 기관의 계약해지권이 인정된다. 특히 조달법규의 중요한 위반을 범한 낙찰이나 이를 통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실무상 큰 반향을 일으킬 중요한 규정이다.(계약해지권도 처음으로 규정 되었다. 이에 따른 계약상대방의 보호 수준과 범위 등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EU경계치 미만의 계약에서는 인정되지 않으나 전체 조달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이다)

사. 정부조달 법원칙의 예외 확대
종래 특수성을 인정해 오던 국방 안보 등 전통적 예외영역 외 새로운 분야에도 조달기관의 자율권을 확대하였다.

아. E-Procurement
각종 조달 시 공공기관은 전자통신을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2년부터 시행한 대한민국의 나라장터에 비하면 대단히 뒤쳐진 측면이 없지 않으나, 우편이나 팩스도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2018년 10월부터는 모든 조달업무를 반드시 전자조달만으로 하도록 하고 있어 강력한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자. 정부조달법에 Konzession을 포섭
'CONCESSIONS DIRECTIVE 2014/23EU'에 따라 Konzession(Concession)계약을 정부조달법에 포함시켰다. 독일은 물론 전유럽이 종래 정부조달법 영역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이므로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과 해석이 사뭇 다르다. GWB 제148조 이하에 규정하고 있고 내용적으로는 민관협력사업(Private Public Partnership, PPP)의 60%가 정부조달법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조달법 적용 영역이 엄청나게 증가하였다.

차. 각종 기간 단축
공개 계약은 입찰기간 등을 51일에서 35일로 단축하였고, 비공개 계약도 37일에서 30일로 단축하였다.

VI. 결론
대한민국은 WTO, FTA 등 각종 국제통상 당사자로서 세계조달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으나 국내 법제도적으로 투명성을 강화하면서도 효율성을 담보하는 선진적 정부조달제도에 관심이 크다.

그 외 최근 체결한 한-EU FTA가(정부조달 분야는 WTO양허안을 상회하지 않았으나) 민자투자사업 분야는 1500만SDR 이상의 민자투자 사업 전체를 개방하고 있어 이번 EU 및 독일이 CONCESSION계약을 정부조달법의 적용분야로 한 것은 대한민국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결국 전 유럽 지역의 대규모 민자투자사업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EU 및 그 회원국 정부조달법 연구가 필수적이다.

입법기술 선진국인 독일조차도 EU조달현대화 3종세트의 국내법 수용이 현재까지 완벽하지 못한 것을 보면 이번 정부조달 현대화는 지난 4월에 종료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여타 EU회원국의 국내법 제·개정 상황을 보아도 그러하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많은 관련 연구자들이 EU의 조달법 현대화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적 수용 여부에 대한 많은 토론이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WTO정부조달협정 가입국임에도 여전히 독일 국고이론을 신봉하는 한국·중국·일본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 정부조달시장에 대한민국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발전을 견인하여 역내 조달법제 선진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 분야의 진정한 발전을 위하는 마음을 담아 부족한 글이지만 세상에 내어 놓는 용기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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