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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양중진 부장검사(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장)

지난 달 22일 경기도 의왕에 있는 고봉중고등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서 농구 코트를 만들어 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고봉중고등학교는 '서울소년원'의 다른 이름이다. 이 날은 코트 기증뿐만 아니라 서울소년원 농구팀인 '푸르미농구단'의 창단식도 있었다.

행사에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 김영기 KBL 총재, 허재·추승균 감독과 양동근·김선형·조성민 선수를 비롯해 각 구단을 대표하는 유명 선수들이 참석했다. 창단식에 이어 선수들과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슛 경연대회도 벌였다. 학생들은 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직접 시합을 하는 것이 신기한지 연신 웃음을 지어보였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어색해 하더니 금세 학생들의 형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어 학생들이 직접 만든 쿠키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마술반 학생들의 마술 쇼, 밴드반 학생들의 공연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행사가 끝난 후 선수들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다. 선수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그냥 특별한 아이들 같지 않았다. 평범한 내 동생처럼 느껴졌다. 어쩌다 이런 곳에 오게 되었는지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사실 소년원 학생들의 대부분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보니 흔들리게 된 측면이 상당하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잘못이 아직 세상에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아이들을 흔들리게 한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광화문 글판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 시절 퇴근길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을 바라보다가 이 시를 짓게 되었다고 한다. 버려진 것들,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들에서 시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가장 아름다운 시 한편을 뽑아냈다.

우리의 아이들도 어디선가 자세히 보아 주기를, 오래 보아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흔들리고 있는 것만 같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