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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의 쇼트 셀링

전응준 변호사 (법무법인 유미)

특허권은 일반적인 재산권이기는 하나 부동산, 주식, 채권에 비하여 거래가 자유롭지 못하다.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이겠으나, 권리의 가치평가가 어려우며 특히 특허권이 무효로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결정적인 약점이다. 금융,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특허권은 매우 불안정한 상품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성을 역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특허권이 무효로 되면 오히려 수익을 얻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카일 배스(kyle bass)라는 금융투자가는 작년부터 글로벌 제약회사의 중요 특허에 대한 특허무효(Inter Partes Review)를 청구하면서 해당 제약회사의 주식을 쇼트 셀링(short selling)한다고 알려져 있다. 통상 공매도로 번역되는 쇼트 셀링은 가격하락을 전제로 한 투자전략이다. 복제가 쉬운 의약품의 특성상 제약회사는 특허권에 의하여 모방품의 출현을 막아야 한다. 그는 제약회사의 특허에 대한 공격을 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주식 가격의 하락에 베팅하는 쇼트 셀링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허권에 취약한 제약업계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 전략이라고 보인다.

그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채권 부도에 대비한 신용부도스왑(CDS)에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바 있고, 금년 2월에도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예견하면서 위안화의 약세에 거액을 투자했다고 한다. 이 같은 전력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특허무효 청구도 단순한 투자 전략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카일 배스는 '적정 가격의 의약품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Affordable Drugs)'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이 단체의 이름으로 무효청구를 제기하면서, 거대 제약회사의 고가 의약품 정책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가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면 그간 글로벌 제약회사의 독점권에 대한 대중의 반발도 만만찮다는 생각이 든다. 독점은 폐해를 수반하므로 이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는 기술의 사회 환원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이를 사업적 이익으로도 연결시키려고 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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