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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 이야기

(62) 십칠가해주금강경

김영복 KBS 진품명품 감정위원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혹은 금강반야경이라고도 하는 금강경은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불교에 입문하는 수행자라면 누구나 꼭 읽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책 중의 하나이다. 이 경은 인도에 산스크리트 원본이 현재 전해지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구마라즙(鳩摩羅什)에 의해 번역서가 나온 이래 현장(玄奬) 등 중국과 한국에서 무수한 주석서가 나왔다.

불교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이 경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데 이는 금강경이 다른 경전에 비해 적당한 분량으로 읽기 쉬우면서도 내용이 중국의 유학서(儒學書)나 도가서(道家書)을 읽은 사람이라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려중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유통되고 신봉했던 금강경은 중국에서 1303년에 발간된 17명의 주석서가 수입되어 복각되면서 널리 유행했다 그러나 이 십칠가 주석서는 현재 중국이나 우리나라에는 모두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조선시대 초기의 금강경 삼가해(金剛經 三家解)와 오가해(五家解)가 약간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조 4년(1459) 일본 왕에게 15종의 서책을 선물할 때 금강경십칠가해(金剛經十七家解)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십칠가해주금강경(十七家解註金剛經)과 같은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기록만 전해지는 금강경 17가 주석서로,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책이다.

이 책은 1303년(고려 충렬왕29) 중국 강서(江西) 영도(寧都)사람인 손흥례(孫興禮)의 발문이 있는 원판본(元版本)의 복각본(復刻本)으로, 언제 어디서 발간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어미(魚尾)와 책의 형태로 볼 때 최소한 고려 말에 찍은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전후 2권1책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의 전(前)권은 1-15분까지, 후(後)권은 16분-32분까지로 되어 있다. 하나 전후권 모두 앞부분 5장은 떨어져 나가고 없으며, 후권도 6, 7, 8장의 일부와 끝 2장이 파손돼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금강경 17가 주석본의 일부라도 알 수 있다는데 이 책은 매우 귀중하다 하겠다.
이 책은 대, 중, 소 3가지 글자로 되어 있는데, 경문(經文)은 대자(大字)로 5행10자이며, 주석(註釋)은 중자(中字)로 11행20자이고, 소자(小字)는 주석의 주(註)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특히 대자는 3센치에 이를 정도로 큰 글씨여서 책을 펼치면 시원시원한 것이 기분이 매우 상쾌한데다 경문과 주석문 모두에 구독점이 찍혀 있어 보기도 편하다.

17명의 주석가는 다음과 같다.

1) 오십삼여래(五十三如來), 2) 晉康樂侯謝靈運), 3) 후진해공승조(後秦解公僧肇), 4) 무당산거사유두(武當山居士劉두), 5) 일주본불현명(一註本不顯名), 6) 양조부대사송(梁朝傅大士頌), 7) 지자송(智者頌), 8) 이당육조혜능(李唐六祖慧能), 9) 이당소초승종밀작서(李唐疏초僧宗密作序), 10) 전송부사승자영(前宋富沙僧子榮), 11) 용서거사왕일휴(龍舒居士王日休), 12) 야보승도천송(冶父僧道川頌), 13) 상축승약눌(上竺僧若訥), 14) 치정진웅(致政陳雄), 15) 여여거사안병(如如居士顔丙), 16) 운암승료성(雲庵僧了性), 17) 자암승미사(茨庵僧微師).

※ 한시를 일부 한글로 표기한 것은 현행 컴퓨터 상에 사용하지 않는 한자이므로 부득이하게 한글로 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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