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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2021년 조세 판례의 동향과 의의

[2022.03.17.]



I. 들어가며

2021년에도 조세법의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판결들이 다수 선고되었다. 조세법의 각 분야별로 2021년에 선고된 주요 조세 판결을 소개하고 그 의미와 최근 조세판결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국세기본법 분야

1. 사용인의 부정행위를 납세자 본인의 부정행위로 보아 납세자 본인에 대하여 장기부과제척기간이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7두38959 전원합의체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법인의 사용인이 법인을 상대로 사기·배임 등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법인 소득을 은닉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경우 이러한 사용인의 부정한 행위를 곧 법인의 부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즉, 사용인의 부정한 행위를 법인의 부정한 행위로 보아 법인에게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고,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구 국세기본법(2011. 12. 31. 법률 제111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2 제1항은 '납세자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은 경우'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구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제2항 제1호는 '납세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과소신고한 과세표준이 있는 경우'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면서, 제47조의2 제2항에서는 위 '부당한 방법'을 '납세자가 국세의 과세표준 또는 세액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하거나 가장한 것에 기초하여 국세의 과세표준 또는 세액 신고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사용인 등이 납세자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납세자를 피해자로 하는 사기·배임 등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납세자의 소득을 은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납세자 본인이 쉽게 인식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던 부정행위를 한 경우, '납세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과소신고를 하였다'고 볼 수 없어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반면, '납세자가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했다'고 보아 장기부과제척기간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장기부과제척기간의 적용 요건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와 부당과소신고가산세의 적용 요건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를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향후 실무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세기본법 문언에 따르면 장기부과제척기간과 부당과소신고가산세의 적용 요건인 '부정한 행위'는 동일한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 대법원 판례 역시 같은 입장이었는데, 대상판결은 기존 판례를 변경한 취지이다. 대상판결의 결론은 별개 및 반대의견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같은 문언을 다르게 해석한 셈이 되어 법의 통일적 해석 원칙에 배치되고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 물상보증인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정이 양도소득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법원 2021. 4. 8. 선고 2020두53699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물상보증인 소유의 토지가 경매로 매각되고, 물상보증인에게 경매를 원인으로 한 양도소득세가 부과된 경우 물상보증인이 구상권 행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정을 들어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1986. 3. 25. 선고 85누968 판결 이래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으로 인하여 물상보증인 소유 담보목적물이 임의경매에서 매각된 경우 양도소득세 납세의무자는 물상보증인이고, 양도대가는 매각대금이며, 구상권 행사의 사실상 불능은 양도소득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은 승계취득이고 승계의 당사자는 물상보증인과 낙찰인이며, 그 대가는 매각대금으로서 일단 물상보증인에게 경락대금이 귀속되었다가 그 경락대금으로 물상보증인이 물적 유한책임에서 벗어나게 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 역시 기존 판례의 연장선에서 물상보증인이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정은 물상보증인의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형식적으로만 보면, 대상판결과 같이 '물상보증인의 구상권 행사 가능 여부'는 '부동산의 양도인이 누구인지 여부'나 '양도대금인 매각대금의 액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상보증인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담세력의 근거는 구상권의 취득에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래에서 보는 일본 소득세법의 규정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후발적 경정청구제도의 취지가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아무런 경제적 이익도 없이 오히려 재산상 손실만을 입은 원고를 구제할 수 없다는 결론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대상판결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 납세자의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일련의 판례 흐름에도 역행하는 모습이다.


참고로 일본 소득세법 제64조는 보증채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자산이 양도되었으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 소득금액 계산상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고, 일본 소득세법 기본통달 64-4는 물상보증채무의 이행도 위 소득세법이 규정하는 보증채무의 이행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소득세법 제152조는 이를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현행 우리나라 세법상 구제가 어렵다면, 일본의 경우와 같은 입법을 통해서라도 납세자 권리구제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과세예고통지를 거치지 않은 소득금액변동통지의 효력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두52689 판결)

구 국세기본법(2018. 12. 31. 법률 제160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15 제1항 제2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법률의 위임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의14 제2항 제3호는 '납세고지하려는 세액이 100만원 이상인 과세예고통지'를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과세예고통지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국세기본법령이 과세예고통지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거나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로서 과세처분이 무효가 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두52326 판결). 나아가 판례는 과세관청이 소득금액변동통지 이전에 과세예고통지를 하였다면, 그에 대해 납세자가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거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는 것도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고 본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소득금액변동통지 역시 구 국세기본법상 과세예고통지의 대상이 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소득금액변동통지가 과세관청이 세금을 징수하기 위하여 세액 등 세금의 납부와 관련된 사항을 법정의 서류(납세고지서)로 납세자에게 알리는 납세고지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과세예고 통지 없이 이루어진 소득금액변동통지도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일반 과세처분과는 달리 소득금액변동통지의 경우에는 과세예고통지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단순히 원천징수의무를 성립·확정시키기 위한 단순한 예비적·선행적 절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의 납세의무를 확정하는 과세처분의 성격을 갖는다. 그리고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항고소송 등 사후적 구제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일지라도 예방적·사전적 구제제도로서 독자적인 기능 및 의미를 가지므로, 그 이용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처분의 무효사유를 구성하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대상판결과 같이 소득금액변동통지 이전에 과세예고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하게 되면, 소득금액변동통지의 처분성 및 하자 승계 이론에 의하여 소득금액변동통지의 하자에 대해서는 과세전적부심사에서도, 후행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도 다툴 수 없고 오로지 소득금액변동통지 시점에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한 쟁송절차를 통하여 다투어야 하는 권리구제의 공백이 발생한다. 이러한 공백은 과세관청이 과세예고통지를 하기로 선택하거나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하는 경우에는 발생하지 않는데(위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6두49228 판결 참조), 동일한 내용의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대하여 서로 다른 법적 효력을 부여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소득금액변동통지는 원천징수세액을 확정하는 효력을 갖는 통지라는 점에서 구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2항 제3호의 '납세고지'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납세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측면에서 보다 타당해 보인다.



III. 법인세 및 소득세 분야

1. 소득세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과 관련된 상장주식의 시가 평가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6두63439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에게 상장주식을 '양도일의 종가'인 주당 9,200원보다 낮은 8,800원에 양도하였다. 과세관청은 양도일 이전·이후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평균액'에 할증률 20%를 가산한 11,478원을 기준으로 양도가액을 계산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위 거래에 적용되는 구 소득세법(2014. 1. 1. 법률 제12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1조 제1항 및 구 소득세법 시행령(2017. 2. 3. 대통령령 제278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3항 내지 제5항은 개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저가로 양도하는 경우를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으로 규정하면서, 그 기준이 되는 시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시가 산정방식에 의하여 산정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개인이 상장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그 시가는 '양도일 이전·이후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평균액'으로 계산되고, 대주주 등의 주식에 대하여는 20% 할증이 적용된다. 과세관청은 이에 따라 위 양도소득세를 산출하였다.


한편,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6항 본문은 개인이 법인에게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로서 그 대가가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소정의 시가인 '상장주식의 양도일의 종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였다. 이 사건의 원고는 이를 근거로 '위 조항은 개인과 법인에 적용되는 시가를 법인세법상 시가로 일치시키려는 규정이므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법인세법상의 시가인 9,200원을 기준으로 양도가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6항 본문은 해당 규정이 정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 한하여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규정이라고 해석하였다. 따라서 위 규정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는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상증세법상 시가를 따라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상장주식의 '시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상장주식의 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은 해당 주식의 공정한 가치로 여겨지므로, 세법이 이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상식적인 판단이 아니라 세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세법상 '시가'를 산정한다고 보아 이와 관련된 문언해석의 원칙을 다시 확인하였다. 다만, 2021년에 개정된 현행 소득세법은 상장주식의 시가를 상증세법이 아니라 법인세법에 따라 산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현행 소득세법상 상장주식의 시가는 거래소 최종 시세가액으로 산정되므로, 앞으로는 이 사건과 같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2021. 2. 17.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는 일정한 방법으로 거래한 경우에만 거래소의 최종시세가액을 상장주식의 시가로 보도록 개정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어떻게 거래를 해야 거래소 최종시세가액이 상장주식의 시가로 되는지에 대하여 논란이 제기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2. 장내경쟁매매를 통해 특수관계인간 주문이 체결된 경우 부당행위계산 부인 적용 여부 (대법원 2021. 6. 24. 선고 2021도436 판결)

이 사건에서 A그룹의 대주주는 자신의 개인적 자금사정에 따라 보유주식을 매각하기 위해 재무관리팀에 필요한 자금수준을 알려주고 그들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재무관리팀은 일정 수량의 A그룹 주식을 한국거래소에서 정규시간 내에 장내매도하였다. 다만, 그룹에 대한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A그룹의 다른 대주주는 같은 날 같은 수량만큼의 주식을 장내매수하였다. 재무관리팀은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위 매도사실을 공시하는 한편, 실지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였다. 과세관청은 세무조사를 거쳐, A그룹 대주주 일가가 매매당사자 간에 사전에 통정하여 같은 시기, 같은 가격으로 특수관계자인 매수주주에게 주식을 양도하였음에도 장내 경쟁매매를 통해 불특정다수인에게 양도한 것처럼 신고해 양도소득세를 포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매도주주의 매도주문과 매수주주의 매수주문의 체결시간이 일치하는 수량을 확인하여 검찰에 고발하였다.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려면 세법상 납세의무가 성립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 사건에서는 위 주식거래가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인지가 주로 문제되었다. 위 주식거래가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라면 소득세법 제101조 소정의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에 의하여 매도인에게 추가적인 소득세 납세의무가 발생하고, 매도인이 이를 자진하여 신고·납부하지 않은 것이 조세포탈죄로 평가될 여지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대법원은 장내경쟁매매를 통해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체결된 경우는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거래소시장의 경쟁매매는 거래소시스템에서 거래상대방 등이 자동으로 결정되고, 거래주문표 등에서도 거래상대방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제3자를 배제하고 호가대로 100% 체결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매도·매수주문을 한 특정인 간의 매매로 보기 어렵고, 검사가 주장하는 소위 '통정매매'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쟁매매의 본질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에서 단순히 최종적인 결과만을 근거로 하여 장내경쟁매매를 특수관계인간 거래로 보고 기소한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의 태도는 장내경쟁매매의 본질, 특정성의 법리, 관련 법령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이 '익금'에 해당하는지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0두39655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등 73억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5년경 위 채권을 다른 회사에 15억 원에 양도하여 처분손실을 보았으나, 법인세 신고 시에는 처분손실을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였다. 법인세법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가지급금 채권의 대손을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원고는 이후 과세관청에 위 채권을 양도하기 전인 2014년경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한 특수관계가 소멸하였으므로 위 채권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가지급금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위 채권의 처분손실은 손금으로 인정된다고 주장하며 법인세 감액 경정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이를 거부 하였다. 과세관청이 추후 조세심판단계에서 밝힌 거부처분의 이유는 위 채권의 경우 2014년경 특수관계가 소멸한 시점에 익금에 산입되었으므로 처분시점에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익금의 범위에 관한 구 법인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은 '익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납입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순자산의 증가는 없지만 익금으로 간주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수익'의 범위와 구분 등에 관하여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한편, 위 법률의 위임을 받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6. 2. 12. 대통령령 제269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9호의2 가목은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아니한 가지급금 및 그 이자"를 수익의 범위에 포함하여, 해당 법인의 순자산의 증가가 없는 익금의 한 종류로 규정하였다.


이 사건의 원심인 수원고등법원은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의2 가목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규정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구 법인세법 제15조 제3항은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한 수익'의 성격을 가지는 것의 범위와 구분만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특수관계가 소멸되는 날까지 가지급금을 회수하지 아니하였다고 법인의 순자산이 증가되는 것은 아니므로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의2 가목은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와 같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구 법인세법 제15조는 익금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정한 일반규정이고, 제3항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1항이 정한 익금은 물론이고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 이유로 익금으로 보는 것까지 탄력적으로 대통령령에서 정하려는 취지이므로,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익금의 범위를 규정함에 있어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는 당연히 고려될 수 있으나, 소득처분을 위한 조세정책상의 이유가 헌법상 원칙인 조세법률주의에 우선할 수는 없다. 법인세법 제15조 제1항, 제3항이 법률에서 정한 익금의 범위는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의 금액'이고, 위 시행령 조항 역시 위임받은 범위를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위 시행령 조항이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 내지 '다른 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익금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자체로 위임 범위를 넘은 것이다. 익금에 포함하여야 할 조세정책상의 필요성이 있었다면 법률에 규정했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헌법상의 원칙인 조세법률주의를 충실히 고려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다. 향후 이 쟁점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4. 양도소득 예정신고를 한 후 그와 다른 내용으로 확정신고를 한 경우, 그 예정신고 및 이를 기초로 이루어진 증액경정처분의 효력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7두73297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토지 및 주택을 양도하면서 '고가주택에 대한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하여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를 했으나, 과세관청은 원고가 주택의 양도가액을 허위로 과소 신고하였다고 보고 위 비과세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여 원고에게 양도소득세 예정신고에 대한 증액경정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주택의 양도가액을 예정신고 당시보다 증액하는 한편 위 비과세 규정을 다시 적용하여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를 하였고, 또한 과세관청의 위 예정신고 증액경정처분에 따른 과세표준과 세액을 확정신고에 따른 과세표준과 세액으로 감액해 달라는 취지의 경정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경정청구가 예정신고에 대한 증액경정처분이 있은 후로부터 90일이 지난 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경정을 거부하였다.


구 소득세법(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5조 제1항 제1호는 부동산을 양도한 경우 그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월 이내에 양도소득 과세표준 예정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제110조는 제1항에서 해당 과세기간의 양도소득금액이 있는 거주자는 그 양도소득 과세표준을 그 과세기간의 다음연도 5. 1.부터 5. 31.까지 신고하도록 규정하면서 제4항에서 "예정신고를 한 자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해당 소득에 대한 확정신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과세기간에 누진세율 적용대상 자산에 대한 예정신고를 2회 이상 하는 경우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소득세법 제111조 제1항, 제3항은 확정신고납부를 하는 경우 해당 과세기간의 과세표준에 대한 양도소득 산출세액에서 제107조에 따른 예정신고 산출세액, 제114조에 따라 결정·경정한 세액 등이 있을 때에는 이를 공제하여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제114조 제2항은 예정신고를 한 자의 신고 내용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관할세무서장 등이 양도소득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위 각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양도소득세 예정신고납부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납세자가 예정신고를 한 후 그와 다른 내용으로 확정신고를 한 경우에는 그 예정신고에 의하여 잠정적으로 확정된 과세표준과 세액은 확정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과세표준과 세액에 흡수되어 소멸하고(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두1609 판결 참조), 이에 따라 예정신고에 기초하여 그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한 과세관청의 증액경정처분 역시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볼 때 비록 피고가 원고의 예정신고에 대한 증액경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원고가 확정신고를 함에 따라 해당 증액경정처분이 소멸하였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예정신고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감액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내용상으로는 예정신고 및 이를 기초로 이루어진 증액경정처분의 효력이 확정신고에 의해 상실된다고 판단함으로써 결국 원고는 '고가주택에 대한 1세대 1주택 비과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예정신고의 내용에 탈루 또는 오류가 있는 경우 경정처분을 할 수 밖에 없고(소득세법 제114조 제2항), 예정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무신고·과소신고가산세까지 부과하고 있음(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1항, 제47조의3 제1항)을 고려하면 대상판결이 양도소득세 과세실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과세관청의 실무와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IV. 국제조세 분야

1. 해외 특수목적회사(SPC)와 명의신탁 증여의제 (대법원 2021. 3. 25. 자 2020두57523 판결*)

홍콩 소재 특수목적회사(SPC)인 A 법인은 2009. 6.경 B 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B 법인 주식 400,000주(지분율 30.5%, 이하 '이 사건 주식')를 주당 5,000원씩 총 20억 원에 취득하였다. A 법인은 2013. 12. 17. B 법인에 위 주식 전부를 약 70억 원에 양도하였다. 과세관청은 원고가 위 주식을 A 법인에 명의신탁했다고 보아 2017. 11. 7. 원고에게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5조의2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2009. 6. 귀속 증여세 및 가산세를 각 부과하였다.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11. 27. 선고 2020누34812 판결


원심 판결은 "특수목적회사(SPC)는 일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자본출자요건만을 갖추어 인적·물적 시설 없이 설립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은 합법적인 행위이므로, 특수목적회사인 A 법인이 소재지인 홍콩에 아무런 인적·물적 시설 없이 설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법인격이 부인된다고 할 수 없고, 실질적 소유자인 원고와는 구별되는 독립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단을 전제로 원심은 A 법인이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주식 대금을 지급한 법률관계를 쉽게 부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A 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 관리함으로써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A 법인의 법인격이나 이를 전제로 한 사법상 효과 및 법률관계를 부인하여 실질적 주주인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상판결의 쟁점은 이미 유사한 사건(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두128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20두32227 판결 등)에서도 동일한 결론으로 판시된 바 있다.


해외 SPC 투자구조를 활용하여 주식을 취득하는 지배주주는 SPC의 재산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 관리권을 행사하면서 그로부터 생기는 경제적 과실을 취득하려는 인식이 있을 뿐, SPC 명의 재산에 대하여 실제 소유권을 가지겠다는 인식은 전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해외 SPC 투자구조를 통해 경제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라는 조세상 제재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명의신탁 제도를 활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논리적으로도 '실질과세원칙에 의한 과세'와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규정의 적용'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대상판결도 같은 전제에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한 주식 취득을 명의신탁으로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간에 명의신탁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고, 명의신탁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사법상 독립된 법률 주체인 특수목적회사(SPC) 명의의 주식을 그 특수목적회사(SPC) 주주의 명의신탁 주식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헝가리 법인을 수익적 소유자 및 실질귀속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21. 6. 3. 자 2021두34312 판결*)

다국적 ICT 기업인 S사는 반도체 제조를 위한 기술과 IP를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사용료를 지급받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사의 본사는 미국에 있으나, 사업상 목적에 따라 설립한 헝가리 법인이 IP에 대한 license 권리를 보유하고 있고, 헝가리 법인은 한국 기업인 원고에게 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사용료(이하 '이 사건 사용료')를 지급 받았다. 원고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헝가리 법인에게 지급한 이 사건 사용료에 대하여 한·헝가리 조세조약 제12조 제1항에 따라 헝가리에 과세권이 있다고 보아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이 사건 사용료의 수익적 소유자 및 실질귀속자가 헝가리 법인이 아니라 미국 본사라는 이유로 한·미 조세조약을 적용하여 15%의 세율로 원천징수처분을 하였다.


* 원심판결: 수원고등법원 2021. 1.13. 선고 2020누11806 판결


이 사건에서는 헝가리 법인이 한·헝가리 조세조약 제12조 제1항에서 정한 사용료 소득의 수익적 소유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국세기본법상 실질과세원칙에 의해 위 사용료 소득에 관하여 한·헝가리 조세조약의 적용을 부인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제1심 판결은 헝가리 법인의 설립 경위, 사용·수익 관계 등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적법하게 설립되어 존속하는 헝가리 법인이 원고로부터 받은 사용료 소득을 미국 법인에게 이전해야 할 법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헝가리 법인은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헝가리 법인은 위 사용료 소득의 귀속명의자로서 이를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설립목적 및 설립경위, 설립 후 활동 내용과 사용료 소득의 사용내역 등에 비추어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있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며, 헝가리 법인의 설립은 우리나라가 부과한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헝가리 법인은 위 사용료 소득의 실질귀속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및 대법원은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7두33008 판결에서 수익적 소유자는 "당해 사용료 소득을 지급받은 자가 타인에게 이를 다시 이전할 법적 또는 계약상의 의무 등이 없는 사용·수익권을 갖는 경우"를 뜻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최초로 수익적 소유자의 개념을 정의하면서 국세기본법상 실질귀속자로 구분되는 독자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대상판결은 다국적 ICT 기업의 사용료소득의 수익적 소유자 쟁점에 대하여 납세자가 승소한 첫 판결로서,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판단기준에 따른 타당한 판결이다.


3.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의 의미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18두54408 판결)

일본국 A 법인은 2006년경부터 원고가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의 30%를 소유하고 있다가 2014. 12. 22. 이를 전부 매각했는데, 원고는 그 이전인 2014. 3. 20.자 정기주주총회의 배당결의에 따라 2014. 3. 24. A법인에 2013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제한세율(5%)에 따른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였다.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은 5% 제한세율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 "수익적 소유자가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의 종료 직전 6월 동안 배당을 지급하는 법인이 발행한 의결권 주식을 적어도 25퍼센트를 소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위 규정에서 정한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은 '배당결의일이 속하는 회계기간'을 의미한다는 전제에서 A법인이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인 2014 사업연도 종료 직전 6월 동안, 즉 2014. 7. 1.부터 2014. 12. 31.까지 원고가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을 25% 이상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2014. 12. 22. 위 주식을 전부 매각함으로써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과세관청은 이러한 전제에서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이 아니라 같은 항 (나)목의 제한세율(15%)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각 세율의 차이에 따른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고지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낮은 배당소득 제한세율의 적용요건 중 6개월 간 보유기간의 기산점인 "이윤배분의 대상이 된 회계기간"의 의미가 이윤발생연도 인지 혹은 배당결의연도인지가 문제된 사안이다. 구체적으로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문언 중 "the accounting period for which the distribution of profits takes place(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 부분의 for의 의미가 문제되었다. 피고는 이를 ' ~ 동안'의 의미로 보아 배당결의를 한 회계기간(2014년)으로 주장한 반면, 납세자는 이윤배분이 '대상으로 하는' 또는 '목적으로 삼는' 회계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익배당은 그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이 아니라 그 직전 회계기간의 재무상태에 대한 것이므로 주식 소유 여부의 판단 시점도 배당결의의 대상이 되는 그 직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한·일 조세조약이 주식의 25% 이상을 6월 이상 소유하도록 한 취지는 낮은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하여 배당 직전에 주식 소유 비율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남용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과세관청의 입장대로 해석한다면 원천징수의무가 성립하는 배당금 지급 시점에 원천징수세율이 확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당금 지급 이후에 발생한 주식의 취득이나 양도 등의 사정에 따라 원천징수세율이 사후적으로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대법원은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이윤배분이 발생한 회계기간'은 '배당결의일이 속한 회계기간(2014년)'이 아니라 '배당의 대상이 되는 회계기간(2013년)'을 의미한다고 결론지었다.


한·일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의 차등적 제한세율의 입법취지가 '일정 기간'동안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한 외국 법인에 대해 특별히 더 낮은 제한세율을 적용해 국제투자를 촉진하는 데 있다는 점, 조세조약은 그 문언 및 규정 취지에 비추어 가장 통상적인 의미로 성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 및 비엔나 협정의 조약해석의 일반원칙을 고려하면, 대상판결의 해석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대상판결은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 및 예측 가능성을 해치는 과세관청의 자의적 해석에 명확한 한계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V. 상속세 및 증여세 분야

1. 성실공익법인 요건의 판단시점과 성실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것에 대한 신고의무 유무 (대법원 2021. 3. 11. 자 2020두55329 판결*)

이 사건에서는 공익법인의 사후관리의무 위반에 따른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시기 및 그 판단의 기준시점과 신고의무 위반에 따른 가산세 부과의 적법성 여부가 문제되었다.


*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2020. 10. 23. 선고 2019누4760 판결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5.12.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상증세법'으로 약칭) 제48조 제1항은 공익법인이 출연받은 재산의 가액은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아니하되, 내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성실공익법인의 경우 1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 부분만을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도록 규정했다. 한편 같은 조 제11항은 성실공익법인이 주식을 출연받은 후 성실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는 당초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즉시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원심 법원은 "상증세법 제48조 제11항에서 규정한 증여세는 사후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일종의 추징처분인데, 이러한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시기는 '성실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않게 된 때'이고, 그 당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성실공익법인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두39754 판결)."는 법리를 확인하면서,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유가 발생한 이상, 출연일 내지 취득일 당시에는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갖추었다거나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유가 발생한 해당 사업연도 종료일에 다시 성실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사정은 증여세 납세의무의 성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보았다. 다만, 상증세법 제48조 제11항의 증여세에 대해서는 납세자에게 그 신고납부의무를 부여할 법령상의 근거가 없으므로, 신고납부의무를 전제로 한 가산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심리불속행 판결).


대상판결은 상증세법 제48조 제11항에서 규정한 사후부과 증여세의 납세의무 성립시점과 그 판단의 기준시점이 '성실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임을 분명히 하고, 이러한 사후부과 증여세에 대해 법령상 납세자에게 신고납부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2. '과거의 실적으로 미래의 기대수익을 대신할 수 없는 경우'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을 기초로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 (대법원 2021. 7. 29. 자 2021두36868 판결)

이 사건에서 A 법인은 2004. 11. 서울시 서초구청장으로부터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하는 건축허가를 받은 뒤, 2005. 4. 분양을 시작하여 2007. 8. 사용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위 건물 149개 호실 가운데 27개 호실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으므로, A 법인은 해당 미분양 호실을 직접 임대하거나 직영하면서 임대수익 및 사업수익을 얻었다. 그 후 A 법인은 2008. 5. 유상증자를 했는데, 원고 B는 위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 2만 주를 원고 C, D, E의 명의로 인수함으로써 명의신탁을 했다.


과세관청은 원고 B의 명의신탁 사실을 확인하고, A 법인 발행주식의 1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 2와 3의 비율로 가중평균하는 방법에 의하여 위 주식의 1주당 가액을 399,379원으로 평가한 뒤, 명의수탁자인 원고 C, D, E에게 증여세를 부과하고, 명의신탁자인 원고 B에게 위 증여세의 연대납세의무를 통지하는 처분을 했다. 이 사건에서는 A 법인의 주요업종이 부동산매매업에서 부동산임대업으로 실질적으로 변경되어 상증세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제1호의 가액인 '1주당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을 기초로 1주당 순손익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원심 법원은 "상증세법 시행규칙 제17조의3 제1항 각 호는,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을 산정할 수 없거나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이 비정상적이어서 이를 기초로 1주당 순손익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이는 사유들을 규정한 것이므로, 여기에 규정된 사유가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증세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제1호의 가액인 '1주당 최근 3년간의 순손익액의 가중평균액'을 기초로 1주당 순손익가치를 산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두26988 판결 참조)"는 종전 판례의 법리를 확인하면서, "위 시행규칙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과거의 실적으로 미래의 기대수익을 대신할 수 없는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기초하여 판단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건물분양을 위주로 하는 A 법인의 2007 사업연도 이전의 순손익액(2005~2007 사업연도는 건물 분양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매출총액은 연평균 210억 정도이면서 당기순손익이 연속 흑자였음)은 건물 임대를 위주로 하는 2008 사업연도 이후의 순손익액(2008~2010 사업연도는 건물 임대 등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매출총액은 연평균 9억원 정도이면서 당기순손익은 연속 적자로 전환되었음)과 비교해 볼 때 비정상적이어서, 2007 사업연도 이전의 '과거의 실적'이 2008 사업연도 이후의 '미래'에도 계속되리라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A 회사와 같이 과거 회사의 실적으로 미래의 기대수익을 대신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근 3년간 순손익액을 기초로 비상장주식의 순손익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상판결은 보충적 평가방법에 관한 규정의 입법취지를 고려한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주식의 시가를 적정하게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3. 과세의 근거가 되는 법률은 시행되었으나, 과세요건의 일부를 규정한 시행령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경우 과세의 가능 여부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9두39635 판결)

2015. 12. 15. 전부 개정 전의 상증세법 제41조는 특정법인(결손법인, 휴·폐업 중인 법인)에 대한 재산의 무상제공 등으로 그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증여이익의 계산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그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주주 등이 얻은 증여이익을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에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하는 방법"으로 계산하도록 규정했다. 대법원은 과거 여러 차례 위 시행령조항은 특정법인에 재산의 무상제공 등이 있으면 그 자체로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주주 등이 실제로 얻은 이익의 유무나 다과와 무관하게 증여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했다.


2015. 12. 15. 전부 개정된 상증세법은 조문의 위치를 제45조의5로 옮기는 한편 증여세 과세대상을 종전의 시행령조항과 같이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에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주식보유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으로 직접 법률조항에 규정하면서 그 성격도 증여의제로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시행령조항의 무효 논란은 해소되었으나, 주주가 얻은 이익이 없는 경우에도 과세하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15. 12. 15. 전부 개정된 상증세법 제45조의5는 2016. 1. 1.부터 시행되었으나, 위 법률조항에서 위임한 "특정법인이 얻은 이익"의 계산방법을 규정한 2016. 2. 5.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4조의4는 2016. 2. 5.부터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2016. 1. 1.부터 2016. 2. 4.까지는 시행령이 없는 입법의 공백상태가 되었다.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이 시행령이 없는 입법의 공백상태에서의 과세처분이 문제되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그 부모와 함께 A 법인의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과세관청은 원고의 아버지가 2015. 1. 1. A 법인에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함으로써 주주인 원고가 구 상증세법(2014. 1. 1. 법률 제12168호로 개정되어 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구 상증세법 시행령(2014. 2. 21. 대통령령 제25195호로 개정되어 2016. 2. 5. 대통령령 제269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에 따라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하여,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이하 '2015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 또한 과세관청은 원고의 아버지가 2016. 1. 1. A 법인에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함으로써 주주인 원고가 구 상증세법(2015. 12. 15.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어 2016. 12. 20. 법률 제143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15년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5 제1항에서 정한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이하 '2016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


원심 법원은 2015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에 대하여는, 무효인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나, 2016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이 없는 입법의 공백상태라고 하더라도, 2015년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5만을 근거로 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6년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도 2015년 개정 상증세법 제45조의5에 관한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를 위한 일부 요건을 시행령에 위임한 법률 규정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이나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등에 비추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미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는데(대법원 2021. 9. 9. 선고 2019두35695 전원합의체 판결), 2014년 개정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이 무효여서 '증여이익의 계산방법'에 관하여 입법의 공백상태가 된 이상, 법원이 임의로 그 계산방법을 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시행령조항이 무효로 선언되어 입법의 공백이 발생한 반면 대상판결에서는 시행령조항의 입법이 지체되어 입법의 공백이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입법의 공백상태라는 본질은 동일하기 때문에 그 결론도 동일할 수밖에 없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VI. 부가가치세 분야

1. 오피스텔의 공급이 부가가치세법상 면세대상인지 여부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0914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15년 주상복합건물인 A건물(공동주택 8세대와 오피스텔 4세대)을 신축하여 분양했고, 2016년 주상복합건물인 B건물(공동주택 26세대와 오피스텔 15세대)을 신축하여 분양하였다. 원고는 위 건물 중 오피스텔들이 국민주택 규모 이하에 해당하는 주택으로서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위 오피스텔들의 공급이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1항 제4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민주택"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그 위임에 따른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2021. 2. 17. 대통령령 제31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6조 제4항 제1호는 주택법에 따른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었다. 대상판결에서는 주택법에 따른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오피스텔을 분양하는 것에 대하여 위 규정에 따라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급 당시 공부상 용도가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은 그 규모가 주택법에 따른 국민주택 규모 이하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주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해당 건축물이 공급 당시 공부상 용도가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에 해당하여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서 제외된 이상 나중에 실제로 주거 용도로 사용되고 있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상판결과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쟁점으로 선고된 판결들이 여럿 있었는데(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43289 판결;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두44725 판결;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20두44749 판결), 하급심에서는 판단이 갈려 실무상 혼란이 많았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는데, 대상판결은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1항 제4호의 "주택"이란 주택법상의 주택을 의미하므로 준주택이 비록 주거용으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위 "주택"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참고로, 2021년 초 대상판결과 동일한 취지로 법령이 명확하게 개정되었다.


2. 위탁자가 신탁부동산을 매도한 경우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 (대법원 2021. 3. 25. 자 2020두56650 판결*)

이 사건에서 분양사업자인 A는 공사대금 채무와 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 채무 등을 담보하기 위해 2009. 12. 17. 신탁업자인 원고와 사이에 분양대상 부동산에 관하여 은행을 1순위 우선수익자, 공사업자를 2순위 우선수익자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위 신탁계약 중 특약사항 제6조는 분양대금을 완납한 수분양자에 대해 우선수익자의 소유권이전 요청이 있는 경우, 신탁업자인 원고는 수분양자로부터 분양계약과 관련해 원고에게 책임이 없다는 확약서를 징구한 다음, 신탁재산의 소유권을 수분양자에게 직접 이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신탁부동산의 분양계약서에 따르면 매도인은 분양사업자 A이고, 분양대금 입금계좌도 A명의로 되어 있는 C은행 계좌로 기재되어 있었고, 원고는 위 분양계약서 중 일부에 원고의 명판과 법인인감을 날인했으나 원고를 매도인으로 기재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신탁부동산 대부분에 관하여 위 분양계약서상 매수인(수분양자)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주었다.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11. 20. 선고 2019누61870 판결


위 분양사업과 관련해 2010년 2기부터 2012년 2기까지의 부가가치세가 체납됐고, 과세관청은 당초 C은행이 A와 공동사업자 관계에 있다고 보아 C은행에 대해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했다. 그런데 C은행의 불복 진행 중 신탁재산 처분의 경우 원칙적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수탁자를 본 대법원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에 과세관청은 C은행에 대한 위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모두 직권으로 취소하고, 수탁자인 원고에 대해 2012년 1기분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대상판결에서는 신탁부동산을 공급(분양)한 자가 신탁회사인 원고(수탁자)인지 아니면 분양사업자 A(위탁자)인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에 의하여 재화를 사용ㆍ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이전하는 거래행위를 한 자가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인데 이 사건에서 분양계약상 신탁부동산을 매도한 자가 위탁자이므로, 위탁자를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라고 보았다. 그리고 대법원도 위 결론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원심은, 이 사건에서 형식적으로는 신탁업자인 원고가 수분양자에게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지만 이 사건의 실질은 위탁자가 원고로부터 신탁계약 해지에 따라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이전받은 뒤 이를 다시 수분양자에게 이전하는 거래라고 보아 위와 같이 판단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은 신탁재산 처분의 경우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수탁자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탁자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해 수탁자가 우선수익자에게 담보권 실행 행위로서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로서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수탁자인 사안이었다. 즉, 대상판결과 같이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위탁자인 경우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달랐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결론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태도에 배치된다고 볼 수 없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대법원은 신탁재산의 처분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재화 공급의 원인인 계약의 당사자로서 계약상 또는 법률상 원인에 의해 재화를 사용·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이전하는 거래행위를 한 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상판결도 그 연장선에 있다. 신탁재산의 처분이라고 하여 항상 수탁자만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계약관계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3. 신용카드 청구할인 등을 부가가치세 에누리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21. 5. 13. 자 2021두31603 판결*)

원고는 각종 일용품의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마트나 온라인몰 등에서 재화 등을 판매하면서 상품할인 제도(① 카드사 쿠폰, ② 온라인 카드사 쿠폰, ③ 마케팅 업체 발행 쿠폰)와 금액할인 제도(④ 온라인 금액 할인권, ⑤ 카드사 청구 할인, ⑥ 일반 금액 할인권, ⑦ 모바일 상품권, ⑧ 모바일 쿠폰, ⑨ 재결제 전용 할인권)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2년 1기 내지 2016년 2기까지의 부가가치세에 대하여 위 할인 제도에 따른 할인액을 에누리로 보고 과세관청에게 경정청구를 했다.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12. 23. 선고 2020누32793 판결


과세관청은 원고의 위 경정청구금액 중 할인액을 원고 스스로가 전액 부담한 할인(⑧, ⑨)에 대해서는 할인액을 에누리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주었으나, 나머지 부분(① ~ ⑦)은 환급을 거부하였다. 원고는 위 거부처분에 대하여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였는데, 과세관청은 심사청구 진행 중 원고가 신용카드사 등과 분담하기로 한 할인액 중 원고가 부담한 것으로 구분·확인된 금액(자사부담분)을 추가로 환급했고, 감사원은 원고가 부담하지 아니한 부분(타사부담분)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 결국 대상판결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①번 내지 ⑦번 할인 중 타사부담분에 해당하는 할인액 부분을 에누리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과거 포인트와 증정 상품권으로 처리된 대금 부분이 에누리액인지 여부에 관한 사건에서 "고객이 재화를 구입하면서 재화의 공급자와의 사전 약정에 따라 그 대가의 일부를 할인받은 경우에 이는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차감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하므로 그 할인액은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두58959 전원합의체 판결). 1심 법원은 원고(재화의 공급자)와 고객 사이에 "고객이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공급자가 할인을 제공하도록 하는 할인약정"이 체결되었다면, 위 약정에 따라 할인받은 금액은 '공급조건에 따라 그 재화의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으로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원고(재화의 공급자)가 물품대금 지급과 별도로 이루어진 약정에 따라 고객이 아닌 제3자 사업자로부터 고객에게 제공된 할인액 중 일부를 정산금으로 지급받더라도 고객에게 제공된 할인액의 에누리 해당 여부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1심 법원은 ⑦번 할인(전액 타사부담분임)에 대해서는 원고(재화의 공급자)와 고객 사이에 특정한 거래조건에 따른 할인약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⑦번 할인을 에누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에 비하여 원심은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면 ⑦번 할인에 대해서도 원고와 고객 사이에 모바일 상품권 사용에 따른 할인약정이 적어도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위 ⑦번 할인도 에누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상판결은 기본적으로는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동일한 태도를 취하였는데, 다양한 제휴 할인 제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판단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원심이 재화의 공급자와 고객 사이에 할인약정이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 고객에 대한 할인액이 에누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부분도 의미가 있다.



VII. 지방세 분야

1. 과점주주 사이에 주식이 이전된 경우 간주취득세 과세 여부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두49324 판결)

A는 2011. 8. 22.부터 2016. 11. 15.까지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원고 법인은 2016. 4. 19. A의 배우자인 B와 그 자녀들(이하 'B 등')로부터 X 법인의 주식 전부를 양수했다. 과세관청은 원고 법인이 X 법인의 주식 전부를 취득하여 X 법인의 과점주주가 됨으로써 X 법인의 부동산 등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하고, 2017. 11. 21. 원고에게 간주취득세 및 가산세를 부과했다.


구 지방세기본법(2016. 12. 27. 법률 제1447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34호는 본인과 '혈족·인척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관계'[(가)목], '임원·사용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제적 연관관계'[(나) 목] 또는 '주주·출자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지배관계'[(다)목]에 있는 자를 '특수관계인'으로 보면서, "이 법 및 지방세관계법을 적용할 때 본인도 그 특수관계인의 특수관계인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 지방세기본법 시행령(2017. 3. 27. 대통령령 제279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의2 제2항 제1호, 제3호는 본인의 '임원' 및 '임원과 생계를 함께하는 친족'을 특수관계인의 하나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법인과 B 등 사이에 구 지방세기본법 제2조 제34호 (나)목 또는 (다)목에서 정한 특수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문제됐다. 만약 B 등이 원고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여 과점주주 집단에 속해 있었다면, 그러한 과점주주 집단 전체가 보유한 X 법인의 주식 비율에 변동이 없으므로, 간주취득세를 과세할 수 없게 된다.


대법원은 구 지방세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4호 (나)목의 '경제적 연관관계'와 관련하여, B 등이 원고의 임원인 A와 생계를 함께한다면 원고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고, B 등이 원고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면 원고도 B등의 특수관계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가 B 등으로부터 X 법인의 주식 전부를 양수하여 새로 과점주주가 되었더라도, 특수관계에 있는 원고와 B 등이 소유한 총주식의 비율에 변동이 없으므로 간주취득세의 과세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구 지방세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4호 (나)목의 관계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한편, 대법원은 구 지방세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4호 (다)목의 '경영지배관계'와 관련하여 본인(A)이 친족관계 등에 있는 자(B 등)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법인(원고)의 경영에 대한 사항을 본인(A)의 의사대로 결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본인(A)과 법인(원고)이 경영지배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원심의 판단을 긍정했다. 영향력 행사 또는 경영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체를 사실상 '본인'으로 한정한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본인이 '법인'인 경우의 지방세기본법상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판단하는 측면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국세기본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 그 기업집단에 속하는 다른 계열회사 및 그 임원을 모두 특수관계인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으나[국세기본법 시행령 제1조의2 제3항 제2호 (라)목], 지방세기본법의 경우 그러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상판결에 의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이라 하더라도 한 계열회사가 다른 계열회사에 '직접' 또는 '제3의 계열회사 또는 임원의 의사결정을 본인의 의사대로 결정할 수 있는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경영지배력을 가지지 않는 경우에는 지방세기본법상 특수관계가 인정되지 않게 된다.


나아가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해 특수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영향력의 행사 정도도 높게 설정함으로써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좁힌 것으로 평가된다. 특수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이러한 영향력의 행사를 증명해야 하는데, 실제 사건에서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 건물의 취득 시기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17두56032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1996. 2. 건설 회사와 미완성 건물에 관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건설 회사에 대한 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지급했다. 이후, 입주자대표회의는 2000. 9.경 건설 회사의 사업자 지위를 인수하고, 2004. 8. 31. 위 건물을 완공한 후, 2006. 10. 10. 임시사용승인을 받았다. 한편, 원고는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위 건물에 관한 분양계약 등에 따라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항소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고, 위 판결은 2012. 4. 20.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다. 과세관청은 2016. 5. 12. 원고가 위 건물을 취득하고도 취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보아서 원고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고지하였다.


구 지방세법(2006. 12. 30. 법률 제81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5조 제2항는 취득세의 과세객체인 부동산 취득에 관하여 민법 기타 관계 법령에 의한 등기·등록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구 지방세법 시행령(2006. 12. 30. 대통령령 제198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1항과 제4항은 유상승계취득의 경우 잔금지급일을,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하는 건축물의 경우에는 사용승인서 교부일(사용승인서 교부일 이전에 사실상 사용하거나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그 사실상의 사용일 또는 임시사용승인일)을 각각 취득일로 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위 건물을 그 분양대금을 납부한 이후로서 임시사용승인일인 2006. 10. 10.에 취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그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이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인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원심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원시취득한 건물을 원고가 다시 유상승계취득 하였다는 전제에서, 원고가 위 건물을 사실상 취득한 시기는 입주자대표회의에게 위 건물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한 민사소송이 확정된 시점인 2012. 4. 20.이라고 판단한 후, 2016. 5. 12. 부과된 취득세 등 부과처분은 부과제척기간을 도과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보았다. 반면 대법원은 원고의 위 건물의 취득일을 분양대금을 납부한 이후로서 임시사용승인일인 2006. 10. 10.이라고 보았고, 그렇다면 피고의 취득세 등 부과처분은 취득세 등을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5년의 부과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상판결은 대금지급관계 혹은 소유관계 등에 관하여 소송으로 다투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취득 시기와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과거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무상승계취득이 문제된 사안에서, 부동산의 취득시기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서 이전등기를 명하는 법원의 결정이 확정된 때가 아니라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때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3두13342 판결). 대상판결은 유상승계취득의 사안에서도 납세자가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그러한 납세자의 사실상 취득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는 소유권에 관한 민사소송과 무관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VIII. 관세 분야

1.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의 의미 (대법원 2021. 2. 4. 자 2020두51242 판결*)

관세법은 관세 등의 과세표준이 되는 과세가격을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되는 물품에 대하여 구매자가 실제로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가격"에 "운임 등을 더한 가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일한 물건이라도 비싸게 샀다면 그 비싼 가격으로, 싸게 샀다면 그 싸게 산 가격을 그대로 인정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거래가격을 부인하고 세관장이 평가한 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삼을 수는 없다.


*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9. 23. 선고 2019누53961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미국 소재 회사(이하 '판매자')로부터 매 분기별 이산화티타늄(인공 색소의 일종으로 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페인트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하 '쟁점 물품')에 대한 가격을 협상한 다음 그 협상된 가격으로 계속적으로 구매하여 수입하였는데, 판매자는 미국·호주·네덜란드에 생산 시설을 두고 수시로 제품을 생산한 다음 우리나라·말레이시아·중국 등 여러 곳의 보세 창고로 제품을 옮긴 다음 구매자의 주문에 맞추어 해당 물량을 공급하고 있었다. 즉 원고의 구체적인 주문이 있을 때 판매자는 우리나라의 보세창고에 있던 물품을 그대로 공급하기도 하였고 다른 지역의 것을 옮겨와서 공급하기도 하였는데, 그 실제 수급처가 어디였든 가격이 달라진 바는 없었다. 원고는 자신이 구매한 가격으로 과세가격을 신고하였으나, 세관장은 우리나라 보세창고에 보관 중인 상태에서 공급된 분에 대하여는 그 과세가격을 부인하였다. 이미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 도착해 있는 물품인 까닭에 원고가 구매한 쟁점 물품은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된 물품"이 아니고, 따라서 원고가 지급한 가격이 아니라 쟁점 물품이 우리나라에 도착했을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한 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입자인 원고로서는 자신의 구매가격과 상관없이 과세가격이 세관장에 의하여 정해진다는 점, 특히 쟁점 물품이 공급된 경로에 따라 거래가격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도 납득하기가 어려운데, 심지어 세관장은 자신이 새로이 산정한 가격이 원고의 구매가격보다 높았던 분만 선택적으로 과세하면서 그 반대의 것(산정한 과세가격이 거래가격보다 낮아지는 경우)에 대하여는 별도의 환급도 해주지 않았다.


위 관세법 규정 중 '우리나라에 수출하기 위하여 판매된 물품일 것'이라는 부분(이하 '수출 판매 거래')과 관련하여 최근 이러한 형태의 처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 가격의 변동이 심하고 공급에 변수가 많을 품목일 경우 이와 같이 보세구역을 활용한 거래의 필요성이 더욱 클 수 있는데, 특히 종류물로서 반입시점과 무관하게 혼재된 상태로 수시 거래되는 경우 처음부터 우리나라에 판매할 목적으로 반입된 것과 단지 우리나라의 보세창고를 다른 나라와의 거래를 위한 물류 기지로서 활용하고자 반입되는 것을 구별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 면도 있다.


법원은 수출의 반대 개념인 수입이란 결국 '관세법에 의한 구속에서 해제되어 우리나라의 내국물품으로서 전환되는 과정'을 의미하고, 그렇다면 위 관세법에서 말하는 수출 판매 거래 역시 이러한 수입의 관점에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보았다. 물리적으로는 우리나라에 이미 위치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구체적인 주문에 의하여 보세창고에서 원고에게 인도되는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우리나라로의 수출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원고와 판매자 간에 합의된 가격 또한 이 수출 판매 거래에 적용되는 거래가격으로서 그대로 인정된다고 하였다. 단순히 물품의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수출 내지 수입을 규범적으로 정의하면서 그러한 수출 내지 수입을 야기하는 거래가 무엇인지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타당하고, 이러한 법리는 향후 유사한 사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2. 담배 로열티 과세처분에 대한 관련성 및 거래조건성 판단과 권리사용료 가산방법의 위법성 (대법원 2021. 2. 4. 자 2020두51600 판결*)

수입되는 물건의 거래가격은 그 물건의 제조원가와 판매자의 마진 등으로 구성될 것이고, 여기에는 특허나 영업비밀, 상표 등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가치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러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가치를 물건에 대한 거래가격에서는 제외하고 별도로 산정하여 지급하는 관계에 있다면, 그러한 별도 지급분을 거래가격에 반영하여야 한다.


*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2020. 9. 11. 선고 2015누20756 판결


이 사건의 원고는 글로벌 담배회사인 미국 회사의 우리나라 내 자회사로서, 해외의 다른 관계회사로부터 담배의 원료가 되는 각초를 수입하여 담배 완제품을 생산하고, 그 생산된 완제품에 미국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의 상표를 국내에서 부착하여 판매하고 있다. 원고는 각초의 블렌딩 등에 대한 대가, 상표 사용에 대한 대가 등을 구별하지 않고 '상표 및 기타 지식재산권에 대한 로열티'의 명목으로 이를 해외 관계회사에게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로열티를 수입되는 각초의 과세가격에 별도로 가산하여 신고하지 않았다. 세관장은 원고가 해외에 지급하고 있는 이 로열티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담배완제품의 국내제조원가 중 위 수입 각초가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을 각초의 과세가격에 가산하여 관세 등을 추징하였다.


권리사용료를 과세가격에 가산하기 위한 조건으로, 관세법은 그 권리사용료가 당해 수입물품과 관련되어 있을 것, 그리고 그 권리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해당 물품을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요건은 사실 물품대금 외에 별도로 지급되는 권리사용료가 그 실질이 결국 당해 물품의 대가에 포함되는 돈이라는 것을 다르게 설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다만 상표의 경우에는 그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즉, 수입자로서는 라이선스계약을 통하여 해당 물품의 상표를 국내에서 독자적인 마케팅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다만 상표가 수입 물품과 관련하여 그 가치를 구성하는 부분과 국내에서의 그 상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명확하게 구별하지 않고 수입자의 국내 순매출액 중 일정 비율을 그 전부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지급하는 권리사용료 중 특히 상표권의 경우, 각초 상태에서는 특별히 상표가 부착되는 바도 없고 그 상표로 인하여 각초의 가치가 증대되는 바도 없다면 위 권리사용료 중 상표권의 대가 부분은 위 각초의 과세가격에 가산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런데 세관장이 각초 자체의 가치에 포함되어야 할 영업비밀, 특허 등에 대한 가치와 상표권에 대한 가치를 구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안분하여 과세한 이상, 상표권에 대한 부분만 제외하였을 때의 정당세액을 계산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 전체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다.


정당세액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와 상표권에 대한 권리사용료 중 수입물품에 가산되어야 하는 범위를 판단한 판결로서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권리사용료의 계산이 이 사건처럼 항목별로 구별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세관청과의 다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 하자보증비용을 간접지급금액으로 보기 위한 요건 (대법원 2021. 5. 6. 선고 2018두56619 판결)

자동차의 경우 해외본사로부터 이를 수입하는 자회사가 직접 국내의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를 판매하기 보다는 별도의 딜러사에게 판매하고, 이 딜러사가 소비자들에게 그 자동차를 판매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다만 자동차의 특성상 일정한 주행거리 내지 사용 기간 동안은 하자 등에 대한 무상의 보증수리를 약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보증수리 역시 딜러사가 먼저 수행하게 된다. 다만 그 수리비용의 전가와 관련하여 이 사건의 경우 해외본사가 각 딜러사에게 먼저 지급하고 수입사인 원고가 해외본사에 대하여 그 비용을 상환하는 형태였는데, 세관장은 이처럼 원고가 해외본사에 상환해 준 비용도 결국은 원고의 자동차 수입가격에 포함되어야 하는 돈이라고 주장하며 관세 등을 추징하였다.


거래의 실제상, 일단 수입물품의 가격은 저가로 책정한 뒤 수입자가 그 물건을 국내에서 판매한 다음 그 매출의 일부를 다시 물품의 대가로서 사후에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수입자로서는 재판매와 관련한 위험, 재무상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조치인데, 결국 그 지급의 시점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 물품의 대금이라는 실질에 있어서 다르지 않다. 이 사안에서는 수입사인 원고가 해외본사에 상환해 준 보증수리 비용이 그 수입된 자동차의 대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것인가가 문제되었다.


판매자에게 결국 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이 돈을 해당 자동차에 대한 대가의 일부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동일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그 운행 환경 등에 따라 보증수리의 비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보증수리의 구체적인 내용은 원고의 국내 판매 전략에 따라 수정될 수 있는 것인데 이는 해당 차량의 국내 수입이 완료된 이후의 사정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미 국내에 수입된 이후의 사정에 따라 소급하여 해당 차량별로 거래대금이 달라진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법원은 보증수리 비용이 국내 딜러사에게 지급되는 방식에 있어 다소 특이한 점이 있지만, 그 원인이 되는 계약관계에 비추어 이는 수입자인 원고가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국내에서 발생된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이 사건 처분의 위법을 확인하였다. 타당한 결론이다.



IX. 마치며

지금까지 2021년도에 선고된 주요 조세 판결의 흐름과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아쉬움이 남거나 그 결론을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예년에 비하여 눈에 더 띈다. 과거를 살펴보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고 조망하기 위함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법원의 지식과 지혜에 실무가들의 창의적인 도전이 더해져 2022년에는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고 조세법의 이론을 더욱 다듬어가는 의미 있는 판결들이 많이 선고되기를 기대한다.



조윤희 변호사 (yhcho@yulchon.com)

곽태훈 변호사 (thkwak@yulchon.com)

최완 변호사 (wchoi@yulchon.com)

최용환 변호사 (ywchoi@yulchon.com)

성민영 변호사 (mysung@yulchon.com)

김근재 변호사 (kjkim@yulchon.com)

김준희 변호사 (jkim@yulchon.com)

이강민 변호사 (kmlee@yulchon.com)

박세훈 변호사 (parksh@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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