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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저작권법의 개정

[2021.12.20.]



1. 들어가기

싱가포르 저작권법 개정안이 2021. 11. 21. 공식적으로 시행되게 되었습니다.(1. Ministry of Law, Copyright Act 2021 (Commencement) Notification 2021, (Nov. 15, 2021))


본 개정안은 최근 콘텐츠의 생성·유통·사용 방식의 변화를 반영하여, 싱가포르 저작권 제도를 강화하고 이해하기 쉬운 어구를 사용하여 법률의 명확성과 접근성을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2. 싱가포르 저작권법 개정안 주요 내용

본 개정안은 콘텐츠 제작자가 작품 창작에 대하여 대중으로부터 쉽게 인식될 수 있고, 위탁물의 권리 귀속 등을 통하여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사회적 편익과 기술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공정이용의 유형 추가, 미공개 저작물의 권리 기간 제한 등을 통해 저작물이 사회 전반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창작자 등을 위한 새로운 권리 도입

구 싱가포르 저작권법상으로, 창작자와 실연자에게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서 창작자 또는 실연자가 허위로 표시되는 것을 차단할 권리가 있을 뿐, 창작자 또는 실연자를 표시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창작물이 범람하는 추세를 반영하여, 본 개정안에서는 저작인격권(moral right)에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대중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명확하고 눈에 띄는 방식(clear and reasonably prominent)으로 저작물의 창작자 또는 실연자를 표시하는 권리(right to be identified)가 추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관의 그림 사진, 댄스 공연의 비디오 등을 온라인을 통해 전송하는 경우, 구 저작권법상으로는 관련 저작물의 창작자 또는 실연자가 해당 저작물의 전송자에게 창작자 또는 실연자를 표시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본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저작물의 창작자 또는 실연자는 이를 전송한 자에게 창작자 또는 실연자를 표시하도록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종의 성명표시권이라고 볼 수 있는 본 개정안을 통해, 저작물이 타인에 의해 대중에게 전송되는 경우 해당 저작물의 창작자 및 실연자가 표시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 창작자 및 실연자들이 자신을 보다 널리 알리고 명성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명표시가 잘못되거나 누락되는 경우가 빈번한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규정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 창작자에게 위탁 저작물(commissioned works)에 관한 권리 귀속

구 싱가포르 저작권법상으로는 창작자가 위탁 저작물을 창작하는 경우, 해당 저작물의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고용주 (employer) 또는 위탁 의뢰인(commissioner)에게 귀속됩니다. 하지만, 본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주 또는 위탁 의뢰인의 의뢰로 창작자가 생성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해당 창작물의 소유권은 기본적으로 창작자에게 귀속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고용주 또는 위탁 의뢰인과 창작자가 별도의 계약을 통해 저작물의 소유권을 고용주 또는 위탁 의뢰인에게 귀속되게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본 개정안은 창작자가 계약의 협상과정을 통하여 고용주 또는 위탁 의뢰인으로부터 더욱 나은 보상을 받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주고 있습니다.


3) 승인되지 않은 출처로부터 시청각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셋톱 박스에 관한 규제

본 개정안에서는 불법 복제된 콘텐츠(예: 영화, TV 프로그램, 스포츠 이벤트 등)에 대한 엑세스를 제공하는 셋톱 박스 및 관련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의 판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저작권법상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가 저작물을 복제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구 저작권법에 의하면 셋톱박스를 통해 불법 저작물이 스트리밍되더라도 셋톱박스 자체가 불법 저작물을 저장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불법 저작물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또는 셋톱 박스를 판매하는 유통업체 및 소매업체에 대해서는 별도의 저작권 침해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본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상업적인 목적으로 불법 저작물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 또는 서비스(예: 셋톱 박스 또는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를 제공하는 자는 저작권자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제작자는 영화에 대한 무단 액세스를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를 상대로 해당 셋톱박스의 판매중단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4) 전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저작물의 이용허가

본 개정안에 따르면, 이용자가 당해 저작물에 대해 합법적인 접근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전제로, 이용자가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 또는 머신 러닝 등과 같은 컴퓨터 데이터 분석을 목적으로 당해 저작물을 복제 또는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본 개정안을 통해 인공지능 프로그램 등의 개발이나 활용을 위해 데이터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 등 저작물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이 상당히 증가되고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5) 비영리 교육기관의 교육 목적의 저작물 사용 허용

본 개정안은 비영리 교육기관이 교육 목적을 위해 무료로 공개된 인터넷 자료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즉, 교육기관인 학교와 학생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인터넷 자료에 대해 그 출처를 명시하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교육적 용도로 웹 이미지와 비디오를 자유롭게 온라인 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라도 해당 자료가 불법 복제된 것을 알게 된 경우에는 사용을 중지하여야 합니다.


6) 미공개 저작물 보호를 위한 만료일(expiry date)을 설정

구 저작권법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공표시를 기준으로 하므로 미공개 작품(unpublished works)은 사실상 영구적인 저작권 보호를 받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 개정안에 따르면, 저작자가 확인된 미공개 저작물의 경우에는 저작자의 사후 70년 동안 보호되고, 저작자가 확인되지 않은 저작물의 경우에는 저작물이 만들어진 때로부터 70년 동안만 보호를 받게 됩니다.


7) 갤러리, 도서관, 기록 보관서, 및 박물관에 새로운 예외를 부여

본 개정안에 따르면, 저작물의 보존, 내부 기록 보관 및 목록 작성과 같은 관리 목적으로 미술관, 도서관, 기록 보관소 및 박물관과 같은 공공 문화유산기관들이 보존, 내부 기록 유지, 목록 작성 등의 행정상의 목적으로 복제물을 제작하는 경우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저작권자의 허락이 없더라도, 원본을 복원할 때 복제품을 만들거나 홍보 자료를 위해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은 저작물 보존 및 전시 활동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8) 저작권 집중관리단체(CMO: Collective Management Organization)에 대한 규제

저작권 집중관리단체(CMO)란 저작권 소유자를 대신하여 저작물을 관리하고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단체입니다.

 

예를 들면, 작사가와 작곡가는 저작권 집중관리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제3자가 저작물을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를 통해 라이선스 로열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구 저작권법 상으로 이러한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는 싱가포르 공공기관에 의해서 규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는 싱가포르 지식재산청에 의하여 규제를 받고, 투명성, 관리방식, 책임과 효율성에 관한 최소한의 기준을 준수할 것이 요구되었습니다.


따라서, 본 개정안은 저작권 집중관리단체에 가입한 저작권자와 저작권 집중관리단체로부터 라이선스를 허여받은 이용자들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며 저작권 생태계를 공정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습니다.



3. TV 서비스 제공업체의 불법 스트리밍 장치를 줄이기 위한 노력

본 개정안과 관련하여, 싱가포르의 주요 TV 서비스 제공업체 중 하나인 StarHub은 이미 불법 스트리밍 셋톱 박스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별도의 비용 없이 셋톱 박스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불법 컨텐츠를 스트리밍하는 장치를 반납하고, StarHub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StarHub 셋톱 박스를 2년 동안 무료로 대여받을 수 있습니다. 즉, StarHub는 불법 스트리밍 장치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합법화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개정안을 통해 합법적인 콘텐츠 제공이 증가하고 싱가포르인들의 콘텐츠 소비에 관한 저작권법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4. 본 개정안에 따른 실무적인 대응방안 및 의의

본 개정안의 시행에 따른 실무적인 대응방안도 사전에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 개정안에 따르면 작품 및 공연을 다루는 창작자 또는 실연자를 명확하고 눈에 띄는 방식으로 표시하여야 하는데, 시간적이나 공간적인 제한이 있거나 다수의 공동 창작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표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당해 저작물의 사용자로서는 창작자와 별도의 합의를 통해 창작자 표시 등을 면제(waiver)받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위탁저작물의 경우에는 저작권이 기본적으로 창작자에게 귀속되는데, 위탁자 또는 고용주는 계약을 통해 이러한 저작권을 위탁자 또는 고용주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도 2021. 1. 15. [저작권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되어 현재 국회에서 심사중에 있습니다. 개정안의 주된 내용으로 업무상 저작물의 ‘창작 기여자’ 표시 의무 부과, 불법 링크 사이트 저작권 침해 의제, 데이터마이닝 과정의 저작물 이용 면책규정을 신설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개정안 내용은 싱가포르의 개정안과 유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만약 개정안이 통과되는 경우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제작자와 실연자 및 관련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상혁 파트너변호사 (shim@shinkim.com)

이재복 외국변호사 (jblee@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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