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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미등록 사업자와 거래해도 세금계산서 미수취죄로 처벌 받을 수 있어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8도14148 판결

[ 2019.11.01. ]


1. 사실관계

공소외 1은 처음부터 부가가치세를 포탈하기 위해 자신 명의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단기간 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폐업할 이른바 ‘폭탄업체’를 설립할 목적으로 공소외 2로부터 1심 공동피고인인 갑 등의 명의대여자들을 소개받았다.


공소외 1은 2014. 12.경부터 2015. 12.경까지 위 명의대여자들에게 약 4,500만 원씩 주고 명의를 차용하여 각각의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이후 등록된 폭탄업체들의 명의로 합계 약 62억 원 상당의 허위 신용카드매출전표 등을 발급한 다음 약 3~7개월 만에 사업자등록을 모두 폐지하였다.


피고인은 2015. 7. 1.경부터 2016. 6. 28.경까지 공소외 1로부터 총 374회에 걸쳐 합계 약 62억 원 상당의 컴퓨터 부품(이하 ‘이 사건 물품’이라 한다)을 구입하면서 공소외 1과 통정하여 공소외 1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았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예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5. 7. 1.경부터 2016. 6. 28.경까지 공소외 1로부터 위와 같이 이 사건 물품을 구매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받지 않음으로써, 공소외 1과 통정하여 위 금액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2. 쟁점의 정리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이 사건에는 2018. 12. 31. 법률 제16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조세범 처벌법이 적용되나, 현행 법률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는 그 제1항 내지 제3항에서 세금계산서 수수관련 범죄를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제1항 제1호에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하여 발급한 경우를, 제2항 제1호에서 세금계산서를 수취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를, 제3항 제1호에서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즉, 실물거래가 있는 경우를 제1항과 제2항으로 나누어 규정하면서 제1항에서는 공급하는 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자)를 기준으로, 제2항에서는 공급받는 자(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자)를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고, 실물거래가 없는 경우는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대상판결에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인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 즉 미등록 사업자로부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으면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도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2항 제1호의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하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과거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는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부가가치세법이 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에 대한 규정의 문구가 일부 바뀜에 따라 종전 판례의 입장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공소외 1이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물품을 공급한 사업자인 이상, 그로부터 이 사건 물품을 공급받은 피고인으로서는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어야 하므로, 이를 위반한 피고인에게는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2항 제1호의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상판결이 내세운 논거는 다음과 같다.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야 할 자에 관하여,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는 ‘납세의무자로 등록한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경우에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가(제16조 제1항), 위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되어 2013. 7. 1. 시행된 부가가치세법(이하 ‘개정 부가가치세법’이라 한다)에서는 ‘납세의무자로 등록한 사업자’ 부분이 ‘사업자’로 개정되었다(제32조 제1항). 이때 ‘사업자’란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등록 여부를 불문하고 사업 목적이 영리이든 비영리이든 관계없이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를 말한다.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의 체계와 입법취지 및 개정 부가가치세법의 문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개정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된 2013. 7. 1. 이후에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사업자’는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사업자등록을 하였는지와 상관없이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의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발급하여야 할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았을 경우 그러한 행위는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한다.



4. 해설

가. 세금계산서 미발급 등에 대한 형사처벌의 취지

세금계산서는 거래의 증빙자료로서 전단계세액 공제방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 부가가치세제 운영의 근간이될 뿐만 아니라, 법인세·소득세의 과세표준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이러한 세금계산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부가가치세법은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 납세자에게 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매입세액을 불공제하는 등의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조세범 처벌법 제10조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경우에는 그 유형에 따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례는,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않는 행위를 처벌하는 취지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강제하여 거래를 양성화하고, 세금계산서의 불발급으로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조세수입의 감손이라는 결과발생에 관계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아니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도569 판결 등).


나. 부가가치세법상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에 대한 규정의 변천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않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세금계산서 발급의무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부가가치세법이다.


당초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에게만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규정하였다(구 부가가치세법 제16조 제1항).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라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부가치세법상으로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의무가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데 따른 사업자등록 불성실가산세(공급가액의 1%)만 부담할 뿐 세금계산서 미발급 가산세(공급가액의 2%)는 부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가 오히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사업자보다 더 불이익을 받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여 개정 부가가치세법은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를 규정하면서 종전의 ‘사업자등록을 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였다(제32조 제1항). 이에 따라 사업자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자는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그 결과 사업자등록을 하지 아니한 사업자의 경우에도 세금계산서 미발급으로 인한 가산세를 부담하게 되었다.


다. 개정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미등록 사업자의 세금계산서 미발급행위 등에 관한 형사처벌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1항과 제2항은 세금계산서를 수수하지 않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면서 그 대상을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발급하여야 할 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한 행위(제1항 제1호) 또는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야 할 자’가 공급자와 통정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아니한 행위(제2항 제1호)로 규정하였다.


이에 따르면 공급하는 자가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만 세금계산서 수수의무 위반죄가 성립한다.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이다. 의무위반죄는 그 성질상 어떠한 의무의 존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 부가가치세법 하에서 종전 판례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사업자는 세금계산서 발급의무가 없으므로 세금계산서 미발급죄가 성립하지 않고, 그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사람도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에 따라 사업자는 사업자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세금계산서 발급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개정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인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를 적을 수 없어 현실적으로는 세금계산서의 발급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동안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가 오히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사업자에 비하여 더 큰 불이익을 받아왔던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을 반영하여 개정 부가가치세법 하에서는 미등록 사업자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에도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2항 제1호의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라.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부가가치세법의 개정에 따라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사업자로부터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에도 조세법 처벌법 제10조 제2항 제1호의 세금계산서 미수취죄가 성립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로써 과거 사업자등록을 아예 하지 않은 사업자나 그와 거래한 사업자의 경우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나 그와 거래한 사업자보다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처벌받지 않는 문제점은 해소되었다. 물론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그 결론에 의문이 제기될 수는 있으나, 공급하는 사업자의 경우 그것은 자신이 자초한 것이고, 공급받은 사업자의 경우에는 공급하는 사업자와 통정한 경우에만 처벌받는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결론이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자영 변호사 (jayoung@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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