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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채무자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과 추심채권자의 지위

[2019.09.02.] 



1. 들어가며

금전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는 피압류채권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만일 채무자가 이미 소를 제기한 경우라면 추심채권자는 승계인으로서 소송에 참가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81조, 제82조), 채무자가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추심채권자가 승계집행문(민사집행법 제31조)을 부여받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압류 및 추심명령은 어디까지나 강제집행절차에서 추심채권자에게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 추심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채무자로서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피압류채권에 기하여 그 동시이행을 구하는 항변권을 상실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다73490 판결).


이러한 추심채권자의 지위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채무자가 권리주체의 지위에서 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추심권능을 부여받아 채권을 추심하는 추심채권자에게도 미친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면서, 추심채권자가 채무자와 제3채무자 간의 소송이 각하되어 확정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다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유지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다212945 판결).



2. 사안의 개요

소외인(전소의 원고)은 2014. 2. 26. 피고를 상대로 임대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2016. 1. 14. 제1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17. 4. 28. 아래와 같이 추심명령을 받은 금액 부분에 관하여는 소외인의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청구 부분 중 일부에 대한 지급을 명하는 취지의 화해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을 하였으며,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은 2017. 5. 16.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의 원고는 2015. 5. 4. 소외인이 위 전소에서 피고를 상대로 지급을 구하는 임대료 채권 중 일부 금액(이하 '이 사건 임대료 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 사건 추심명령은 2015. 5. 7. 피고에게 송달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추심명령을 근거로 2017. 8. 11.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추심의 소가 이 사건 임대료 채권이 시효로 소멸한 후 제기되었다며 소멸시효 항변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원심은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후 6개월 이내에 원고가 이 사건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의 경우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 때에는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중단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한 민법 제170조에 따라 이 사건 임대료 채권의 소멸시효는 소외인이 피고를 상대로 최초의 재판상 청구를 한 2014. 2. 26. 중단된 것이라고 보아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3. 대상판결의 판단

대상판결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이는 추심채권자에게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채권이 추심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금전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후 채권자가 위 금전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채무자가 권리주체의 지위에서 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집행법원의 수권에 따라 피압류채권에 대한 추심권능을 부여받아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그 채권을 추심하는 추심채권자에게도 미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금전채권의 이행소송이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한 당사자적격의 상실로 각하되더라도, 위 이행소송의 계속 중에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채무자에 갈음하여 당사자적격을 취득한 추심채권자가 위 각하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였다면, 채무자가 제기한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추심채권자의 추심소송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함으로써, 채무자가 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추심채권자에게 미치고, 추심채권자가 그 효력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대상판결은 소외인의 재판상 청구(전소)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그 추심권능을 부여받은 원고에게도 미치고, 원고가 위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때로부터 6월 내에 이 사건 추심의 소를 제기한 이상 이 사건 임대료 채권의 소멸시효는 소외인이 피고에게 전소를 제기한 2014. 2. 26. 중단된 것이며, 결과적으로 원심의 이유설시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대상판결의 의미

시효중단의 효력이 미치는 인적 범위에 관하여 민법 제169조는 "시효의 중단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간에만 효력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때 '승계인'이라 함은 "시효중단에 관여한 당사자로부터 중단의 효과를 받는 권리를 그 중단효과 발생 이후에 승계한 자"를 의미합니다(대법원 1994. 6. 24. 선고 94다7737 판결 등). 그런데 대상판결이 판시한 바와 같이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채권이 추심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추심채권자가 민법 제169조 소정의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상판결은 (i) 추심채권자가 피압류채권에 대한 추심권능을 부여받아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그 채권을 추심하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권리주체의 지위에서 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추심채권자에게도 미친다고 판단하였고, (ii)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한 당사자적격의 상실로 각하되는 경우에는 채무자에 갈음하여 당사자적격을 취득한 추심채권자가 위 각하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판시는 추심채권자의 지위에 관한 기존 판례의 입장과 모순되지 않으면서도, 채무자에 의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이 효력이 추심채권자에게 미치지 못할 경우에 존속하는 채권에 대한 '추심권능'만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점,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 추심채권자만이 시효중단의 효력을 유지시키는 '재판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적절히 고려하여 채무자가 한 시효중단의 효력과 추심채권자의 관계를 명확히 밝혔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최윤아 변호사 (yachoe@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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