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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9) 형법 각칙

이용식 교수(서울대 로스쿨)

1.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에서 실행의 착수 시기에 관한 사례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0086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채권이 존재하는 것처럼 허위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피해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갖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피해자의 실제 채권자가 피해자를 대위하여 제3자로부터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다음 타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부동산 소유권을 귀속시킨 다음 부동산을 강제집행하여 매각대금을 편취하려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1심은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2심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가 이루어진다고 하여 곧바로 토지에 대하여 강제경매 절차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통해 피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면 다시 토지 자체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여야 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만으로는 피해자의 재산권침해에 대한 위험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가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 (파기환송)
강제집행절차를 통한 소송사기는 집행절차의 개시신청을 한 때 또는 진행 중인 집행절차에 배당신청을 한 때에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민사집행법 제244조에서 규정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에 대한 강제집행은 그 자체를 처분하여 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 아니고, 부동산에 관한 권리이전청구권을 압류하여 청구권의 내용을 실현시키고 부동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귀속시킨 다음 다시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실시하여 매각대금으로 채권에 만족을 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는 당해 부동산에 대한 경매의 실시를 위한 사전 단계로서의 의미를 가지나, 전체로서의 강제집행절차를 위한 일련의 시작행위라고 할 수 있으므로, 허위 채권에 기한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채무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신청을 한 시점에 소송사기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것이다.

(3) 판례평석
민사집행법 제244조 제2항 내지 제4항, 제263조에 의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압류한 후 제3채무자에 대한 추심명령을 받아 채무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수 있다. 그 후 채권자는 그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여야 한다(민사집행규칙 제170조). 물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나 가압류가 대물적 효력이 없고 채권자, 채무자, 제3채무자 사이에서만 효력을 갖는 것이라서(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4680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 자체에 대한 압류와 차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런 권원이 없음에도 법원에 피해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도 제3자에 대한 효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실행의 착수를 인정한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3도915 판결). 다른 방해 요인이 개재되지 아니할 경우, 종국에는 재산권 침해의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일련의 과정에 있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는 종국적으로는 부동산 자체에 대한 강제집행을 위한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구성요건실현을 위한 불가결한 행위로서 재산권 침해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채 가압류를 한 것만으로는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대법원 1988. 9. 13. 선고 88도55 판결, 다만 그 판결 취지도 가압류와 본안소송이 함께 이루어질 경우에는 실행의 착수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가압류에 관한 것이라서 이 사안과는 차이가 있다.) 이 사건 대법원 판례 사안에서 피고인의 범죄계획을 고려할 때 구성요건실현을 위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행위는 부동산 자체에 대한 강제집행이 개시될 때라고 볼 수도 있으므로, 2심의 판단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가능하다. 이 사건 대법원 판례 사안에서 실제 채권자가 채권자대위를 통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타인에게 경료시킨 것으로 보이므로(대법원 2000. 2. 11. 선고 98다35327 판결) 장애미수로 판단된다.


2. 자동차의 지입차주가 횡령죄에 있어서 자동차의 보관자 지위에 있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5도1944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피고인은, 지입차주가 지입회사와 지입계약을 체결한 후 운행관리권을 위임받아 보관하다가 횡령하여 영득한 화물자동차를 그것이 장물인 정을 알면서도, 지입차주로부터 구입하여 장물을 취득하였다.

1심은 지입차주의 위 자동차에 대한 횡령죄의 성립을 전제로 피고인에게 장물취득의 유죄를 선고하였고, 2심은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기존 판례(대법원 1978. 10. 10. 선고 78도1714 판결,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4도3276 판결)를 들어 지입차주의 위 자동차에 대한 횡령죄 성립을 전제로 한 2심 판결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 (상고기각)
소유권의 취득에 등록이 필요한 타인 소유의 차량을 인도받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이를 사실상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며, 보관 위임자나 보관자가 차량의 등록명의자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법리는 지입회사에 소유권이 있는 차량에 대하여 지입회사에서 운행관리권을 위임받은 지입차주가 지입회사의 승낙 없이 보관 중인 차량을 사실상 처분하거나 지입차주에게서 차량 보관을 위임받은 사람이 지입차주의 승낙 없이 보관 중인 차량을 사실상 처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판례평석
지입계약에 있어 지입차주와 지입회사 사이에 누가 소유권자인지에 관해 견해의 대립이 있기는 하나, 특별한 사정(지입차주에게 소유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합의)이 없는 한 지입회사가 대외적으로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소유권자라고 본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0도5767 판결 등). 등록을 요하지 않는 동산의 경우 민법상 선의취득(민법 제249조)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동산의 취득자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으나, 등록을 요하는 자동차의 경우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그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자동차관리법 제6조), 등록명의자가 아닌 자는 점유의 이전만으로 자동차의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를 법률상 유효하게 처분할 수 없다. 법률상 유효한 처분이 가능하여야 함을 전제로, 기존 판례(위 78도1714 판결, 2004도3276 판결)는 지입차주는 자동차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러나 등록을 요하지 아니하는 동산도 처분자의 상대방이 악의인지 여부에 따라 선의취득 여부는 달라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동산의 보관자라고 하여 반드시 법률상 유효하게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동차의 경우 이동성으로 인하여 등록 명의보다는 현실 점유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경우에는 어떠한가? 등기가 소유권 득실변경의 요건이라는 점은(민법 제186조) 등록을 요하는 자동차와 유사하나, 자동차와 달리 이동성이 없다. 법률상 유효하게 처분할 수 없는 자가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민사소송을 통하여 실제 소유자는 그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체법적 권리관계가 절차법적으로 반드시 관철될 수 있을까? 민사소송에 있어 기판력의 본질에 관하여, 그 확정판결의 내용대로 실체법상 법률관계가 형성된다는 실체법설은 극히 소수설이다. 즉 실체법적 법률관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법률상 유효하게 처분할 수 없는 자의 처분에 의하더라도 그 상대방은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실체법적 법률관계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다는 전제에서 보면, 예외적인 경우에 즉응하기 위하여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과 다른 전제에 설 필요가 있을 것인지는 다소 의문일 수 있겠으나, 소유자의 권리행사를 사실상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 외견상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다면 족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

3. 의료법 위반행위와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관한 사례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1843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피고인은 의료인이 아닌 자로, 의료인인 한의사를 고용하여 한의원(의료기관)을 개설한 후, 한의사로 하여금 환자를 진료하도록 한 다음, 환자에 대한 요양급여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았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의료인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법상 금지되어 있으므로, 그와 같이 개설된 의료기간 내에서 가사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의료기관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하여 지급받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을 의료법위반죄 및 사기죄로 공소제기하였다.
1심과 2심 모두 의료법위반죄 및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였고, 피고인이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 (상고기각)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는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 중 하나인 의료기관을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적법하게 개설되지 아니한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등의 요양급여를 실시하였다면 해당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자격이 없다. 따라서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개설인인 비의료인이 개설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으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였다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3) 판례평석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법에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 내에서 진료행위 자체는 의료인에 의하여 이루어져 요양급여가 실시되고, 그 의료기관이 환자로부터 지급받은 치료비 외에 나머지 요양급여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여 지급받을 경우,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사기죄로 평가하여야 하는가 여부가 쟁점이다. 위 대법원 판결 선고 전, 유사한 사안에서 위와 같은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수령이 민법 제750조의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를 긍정하는 민사판결이 있었다(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2다72384 판결). 대법원은 사기죄에 있어 '기망'의 해석에 관하여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그러한 사정의 묵비는 기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왔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4665 판결 등). 같은 맥락에서 의료법이 정한 절차에 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가 허위?과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의료기관이 적법하지 않게 개설된 의료기관임을 알았더라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요양급여비용 청구행위는 기망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한 형태가 아니라 같이 동업한 경우, 의료기관의 운영형태(행위지배의 태양)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기죄 성립에 관해 견해가 나뉠 수도 있다고 생각되나 크게 보면 대동소이할 것이다.

4. 강제추행죄에 있어 폭행, 추행의 개념 및 중지미수와 장애미수의 구별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6980, 2015모2524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피고인은 2014. 3. 25. 22:10경 술을 마시고 배회하던 중 버스에서 내려 혼자 걸어가는 피해자(여, 17세)를 발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뒤따라가다가 인적이 없고 외진 곳에서 가까이 접근하여 뒤에서 껴안으려 팔을 들었으나, 피해자가 뒤돌아보면서 소리치자 그 상태로 몇 초 동안 피해자를 쳐다보다가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 피고인은 아동?청소년 강제추행미수행위로 기소되었다.
1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의 장애미수(형법 제25조 제2항)로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2심은 기습추행죄와 같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 외에 강제추행죄에 있어서는 폭행이나 협박이 존재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기습추행에 해당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하였을 때에 강제추행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피고인에게는 그러한 폭행이나 협박에 해당하는 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실행의 착수가 없다고 보았다.
검사는 강제추행의 실행의 착수가 있으므로 2심 판결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 (파기환송)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며, 이 경우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일 필요는 없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추행의 고의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 즉 폭행행위를 하여 실행행위에 착수하였으나 추행의 결과에 이르지 못한 때에는 강제추행미수죄가 성립하며, 이러한 법리는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피고인의 팔이 피해자의 몸에 닿지 않았더라도 양팔을 높이 들어 갑자기 뒤에서 껴안으려는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행위에 해당하며, 그때 '기습추행'에 관한 실행의 착수가 있는데, 마침 피해자가 뒤돌아보면서 소리치는 바람에 몸을 껴안는 추행의 결과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미수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판례평석
먼저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실행 착수로서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판례는 강제추행죄를 폭행?협박이 선행하여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하는 형태와, 폭행?협박 자체로 추행하는 기습추행의 형태로 나누어서 기습추행의 경우 폭행?협박의 정도가 반드시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임은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것으로 족하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893, 2012감도14, 2012전도83 판결 등). 이러한 해석이 타당한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서 정한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의 경우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추행죄가 성립할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법익을 보호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다면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습추행에 있어서의 폭행 개념에 대한 판례의 기준대로라면,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의 경우에는 언제나 기습추행에 포섭될 여지가 있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해석이 법문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행위의 정도에 따른 처벌의 구체화를 위하여는, 기습추행에 대한 처벌은 새로운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음으로 뒤에서 껴안는 행위가 추행의 개념에 포섭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가령 옷 위로 가슴을 만지는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이를 인정하나(위 2001도2417 판결), 학설에서는 견해가 대립한다. 뒤에서 껴안는 행위를 단순한 모욕행위로 볼 것인지, 아니면 추행행위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판례는 판단기준으로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과 그 행위가 이루어진 맥락(Kontext)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설에서는 독일 입법을 참고하여 성적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요한 행위에 제한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중요성 내지 현저성(Erheblichkeit)을 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 사안에서 강제추행미수를 중지미수로 볼 것인지, 장애미수로 볼 것인지 문제된다. 중지미수가 성립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자의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피고인의 행위 포기는, 피해자가 소리친 것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의 중지는 속행가능성이 없다고 인식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자의라기보다는 외적 사정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5. 상습절도죄와 주거침입죄의 관계에 관한 판례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도8169 판결)

(1) 사실관계 및 사건의 경과
절도의 상습성이 있는 피고인은 2014. 6. 3. 13:00~13:30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집에 절도를 위해 화장실 창문을 통해 침입했으나 마침 사람이 있어 베란다를 통해 도망갔고, 같은 해 6. 7. 13:25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다른 집에 절도를 위해 현관으로 침입했으나 마침 사람이 있어 현관문을 통해 도망감으로써, 피고인은 주거침입 및 상습절도미수의 공소사실로 공소제기되었다.

1심은 피고인의 위 행위를 상습절도 부분에 관하여는 유죄(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4 제1항, 형법 제329조)로, 주거침입 부분은 상습절도에 흡수된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참조 판례로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도9386 판결을 들었다).

2심은 1심의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2심에서 검사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죄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에서 "상습절도"로, 적용법조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4 제1항"을 "형법 제332조"로 바꾸는 공소장변경허가를 신청하여, 2심은 이를 허가한 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형법상 상습절도죄와 별개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즉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1항은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는 단순절도에 대하여도 상습성이 인정되는 한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와 동등하게 취급하여 동일한 법정형으로 가중처벌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형법 제332조는 단순절도,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의 죄에 정한 각 형의 2분의 1을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형법 제332조는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는 단순절도와 주거침입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와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결국 상습으로 단순절도를 범한 범인이 상습적인 절도범행의 수단으로 주거침입을 한 경우에 그 주거침입의 위법성에 대한 평가는 형법 제332조, 제329조의 구성요건적 평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별개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②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1항에 규정된 상습절도 등 죄는 이와 별개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볼 경우, 상습으로 야간에 주거침입을 하여 절도를 한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의 경우에는 위 법조 소정의 1죄로서 그 법정형기내에서 처단하게 되는 반면 상습으로 주간에 주거침입을 하여 절도를 한 경우에는 위 법조 소정의 죄와 주거침입죄의 경합범이 되어 경합가중을 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하게 되므로, 야간주거침입절도 보다 죄질이 더 무겁다고 볼 수 없는 주간 주거침입절도에 대한 처단형이 오히려 야간주거침입절도의 경우보다 더 무겁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형법 제332조, 제329조에 규정된 상습절도죄는 이와 별개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더라도, 위와 같은 처단형의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상습으로 야간에 주거침입을 하여 절도를 한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의 경우 형법 제332조, 제330조에 의하여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는 반면, 상습으로 주간에 주거침입을 하여 절도를 한 경우에는 형법 제332조, 형법 제329조, 형법 제319조 제1항,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1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피고인은 주거침입죄는 상습절도죄에 흡수되기 때문에 2심 판결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상고하였다.

(2) 대법원 판결요지 (상고기각)
2심의 판단 논거를 원용하였으므로 따로 기재하지 않는다.

(3) 판례평석
상습절도죄와 주거침입죄의 관계에 관하여 대법원 1983. 4. 12. 선고 83도422 판결은 경합범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으나(다만 상습특수절도죄가 형법상의 것인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곧 이은 대법원 1984. 12. 26. 선고 84도1573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습절도죄와 주거침입죄 사이에 흡수관계를 인정하여 위 판결을 폐기하였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타당성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의견이 지적하는 것처럼, 목적범이 아닌 주거침입죄의 경우 상습절도죄의 성립과는 관계없이 별도로 성립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는 양형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개별행위마다 법정형을 구체화하지 아니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수정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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