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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7) 어음·수표법

장재형 교수(인하대 로스쿨)

Ⅰ. 어음·수표
어음 만기에 관하여 현행 기일이 너무 길어 중소기업의 자금 회수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단축하려는 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전자어음의 경우에는 만기를 현행 1년에서 단계적으로 최종 3개월까지로 단축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어 있다. 한편 세계 최초로 전자어음이 2014년  5월  27일 부터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발행·유통됐다. 자산총액 10억 원 이상인 법인사업자는 약속어음을 전자어음으로만 발행하여야 하는 전자어음 의무발행 대상자이다.

1. 표지어음의 법적 성격은 약속어음(대법원 2014.6.26. 선고 2014다13167 판결)
가. 사실관계
피고 은행이 소외 회사에 어음번호, 액면금, 발행일, 지급기일, 발행지 및 지급지 각 백지, 지급장소 피고 은행 지점, 수취인 백지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였고, 원고가 이를 무기명배서로 어음상의 권리자가 되어 어음상의 만기일 경과 후 뒤늦게 백지인 수취인란을 보충하여 지급제시 한 사안인데, 원고는 위 약속어음은 표지어음으로서 무기명 양도성예금에 해당하므로 그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이 지급제시일이 아닌 어음상의 만기일이라고 주장함.

나. 판결요지
약속어음임을 표시하는 문구를 비롯하여 만기, 발행일, 발행인의 기명날인 등을 비롯한 어음법 제75조 소정의 주요한 어음요건을 구비하고 있고, 그 하단에는 "발행지, 발행일, 수취인 등이 누락된 상태에서 지급제시 하는 경우 지급거절로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누락됨이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재가 되어 있어 위 약속어음은 무기명 예금증서가 아닌 어음법 소정의 약속어음에 해당하므로, 수취인란이 기재되지 아니한 미완성 어음을 가지고 한 지급제시만으로는 발행인을 이행지체에 빠뜨릴 수 없고 그 지연손해금은 이를 보충한 후 지급제시를 한 다음날부터 기산하게 된다.

다. 분 석
표지어음이란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할인어음('원어음'이라 함)의 일정범위 내에서 이를 분할하거나 통합하여 자금 융통 등의 목적으로 금융기관의 명의로 할인식·지시식으로 발행되는 약속어음으로서, 원어음과는 전혀 별개의 새로운 어음으로 원어음의 부도 등에 상관없이 그 지급이 보장된다. 표지어음도 약속어음이므로 그 지급에 관하여는 어음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는 금융기관이 만기에 일정한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유가증권으로, 단순히 면책증권에 불과한 예금증서와는 달리 예금채권을 표창하고 있고 그 권리의 이전, 행사에 증서의 소지를 요하는 불완전유가증권인바(무기명의 경우에는 증서의 교부만으로 양도 가능), 그 형식에 있어서는 어음의 문언성에 비추어 약속어음이 될 수 없다(실질에 있어서는 은행이 발행한 약속어음과 유사하므로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약속어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표지어음과 양도성예금증서는 은행이 발행하는 유가증권이고, 만기 이전에 중도 해지나 환매가 불가능하고 만기의 중도 변경도 불가능하며, 만기에 증권과 상환하여 지급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그러나 표지어음은 그 문언성에 있어서 양도성예금증서와는 달리 어음법상의 약속어음이므로, 주채무자인 발행인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어음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만기일부터, 만일 백지 어음인 경우에는 백지를 보충하여 지급 제시한 다음날부터 인정될 수밖에 없다.

2. 물품대금으로 받은 약속어음의 지급기일 전 부도와 이행보증보험계약상의 이행기일(대법원 2014.6.26. 선고 2011다101599 판결)
가. 사실관계
원고는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공급한 물품에 관하여 매수인이 다음달 25일경 어음을 발행하여 결제하되 어음의 지급기일은 3개월 후로 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 보험회사는 보험기간과 보험금액을 정하면서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서 정한 채무(이행기일이 보험기간 안에 있는 채무에 한함)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행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가 수령한 약속어음의 지급기일 전에 매수인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고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은 사안.

나. 판결요지
물품대금 지급채무의 이행기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이고, 물품공급계약에서 정하여진 채무에 관하여 체결된'이행보증보험계약'이 "이행기일이 보험기간 안에 있는 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는 내용인 경우에는 위와 같이 지급거절 등 사유의 발생으로 바로 보험계약에서 정하여진'이행기일'이 도래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분 석
어음·수표행위의 추상성으로 어음·수표관계와 원인관계는 분리되는 것이 원칙이나, 어음·수표관계에 의하여 원인관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는 바, 먼저 기존채무의 지급과 관련하여 교부한 경우 지급을 위한 것이지,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것인지, 지급에 갈음한 것인지에 따라 양 채권의 병존 여부, 이행청구시의 행사 순서 및 이행지체의 시기가 달라진다. 그 구별 기준은 어음의 경우 제3자 발행 어음의 배서·교부는 '지급을 위하여'한 것으로, 채무자의 직접 어음 발행·교부는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한 것으로 추정함이 판례와 통설이다.

시안의 경우는 매수인이 물품대금에 관하여 직접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매도인에게 교부한 것으로 보아 이는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 양 채무는 병존하고 채권자는 어음상의 권리와 기존채권 중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 가능하나 기존채권을 먼저 행사하는 경우에는 어음을 반환하여야 한다. 기존채권의 소멸은 어음채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나, 어음이 유통되어 제3자가 이를 소지하고 있는 경우 기존채무의 소멸은 인적항변사유가 될 뿐이고, 반대로 어음채권의 소멸은 원칙적으로 기존 채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어음·수표관계로부터 원인관계와 관련한 의사표시 등 법률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경우도 있는바, 먼저 종래 일부 판례에서 제3자가 소비대차상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약속어음 상에 배서하거나 어음이나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 원인채무에 대하여 민법상의 보증책임을 인정하였다(대법원 1986.9.9. 선고, 86다카1088 판결, 대법원 1989.7.25. 선고, 88다카19460 판결 등). 또한 어음상의 배서일자를 원인채권의 발생일로 보거나(대법원 1992. 6.23. 선고 92다886 판결), 원인채무의 변제기를 그 채무를 위하여 발행된 어음의 만기로 추정하고(대법원 1990.6.26. 선고, 89다카32606 판결), 어음의 만기일이 기존채무의 이행기보다 후일인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기한유예의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보아 기존채무의 이행기가 어음의 만기일까지 유예한 것으로 간주한다(대법원 1998.11.27. 선고, 97다54512·54529 판결, 대법원 1999.9.7. 선고, 98다47283 판결 등).

사안의 경우는 엄격히 따지면 위와 같은 어음·수표관계가 원인관계에 영향을 미친 경우가 아니나, 채권자인 매도인은 어음상의 권리와 기존채권 중 어느 것이나 먼저 행사 가능하나, 그 변제기 즉 이행기일은 원고와 매수인의 위 물품공급계약의 내용상 대금지급에 관한 별도의 변제기를 정함이 없이 약속어음의 만기일만으로 정한 것이므로, 달리 예컨대 어음 지급거절에 따른 기한의 이익 상실 등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물품대금조로 받은 어음이 이행보증보험의 보험기간에 지급거절되었다하여 바로 이행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타당한 결론이다.

3. 사해행위 발행의 약속어음으로 회수한 공탁금·수표의 채무자에의 반환과 원상회복 여부(대법원ㅤ2014.5.29.ㅤ선고ㅤ2014다3924ㅤ판결)
가. 사실관계
갑이 수익자 을을 상대로 사해행위인 약속어음 발행행위의 취소를 구하자, 을이 위 약속어음에 터 잡아 회수한 공탁금과 수표를 그대로 채무자인 병에게 반환하였다고 본안전항변한 사안.

나. 판결요지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회피할 목적으로 자기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을 제3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한 행위는 다른 파산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되고, 그 제3자가 양수채권을 추심하여 그 돈을 채무자에게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그 사해행위의 취소에 의해 복귀를 구하는 재산이 원상회복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그 금액 상당을 원상회복이나 가액반환의 범위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

다. 분 석
채무자가 약속어음을 발행함으로써 새로운 채무를 부담하게 되는 경우는 그 채무부담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 빠지거나 이미 빠져있던 채무초과상태가 더욱 악화?심화된다면 그 약속어음의 발행은 다른 채권자를 해치는 것으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하고(대법원 2002.10.25. 선고 200다64441 판결), 적법한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결과 원상회복으로서의 가액반환에서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되는데(대법원 2001.12.27. 선고 2001다33734 판결), 그 가액은 수익자나 전득자가 실제로 받은 대가와는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며(대법원 2010. 4.29. 선고 2009다104564 판결), 원상회복을 가액반환으로 하는 경우 그 이행의 상대방은 채권자이어야 하므로(대법원 2008. 4.24. 선고 2007다84352 판결), 사안은 수익자인 을이 그 약속어음에 터 잡아 회수한 공탁금 내지 수표를 그대로 채무자인 병에게 반환한 것은 원상회복으로 볼 수는 없다는 당연한 것으로,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파산관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여 그 원상회복으로 가액반환을 청구한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211 판결과 동일한 취지이다.

4. 사해행위로 취소된 채권의 양수와 동 채권을 포함한 어음공정증서에 기한 압류·추심권자로서의 배당(대법원ㅤ2014.3.27.ㅤ선고ㅤ2011다107818ㅤ판결)
가. 사실관계
피고가 6억 원의 선박용 철강재 판매대금에 관하여 채무초과 상태에 있던 채무자로부터 제3채무자에 대한 3억 원 상당의 채권을 양수받는 한편 전체 채권액 상당의 어음공정증서를 작성 받았는데, 그 후 제3채무자가 위 피양도채권을 혼합 공탁하자 피고가 위 어음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위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한편 원고 은행은 5억 원의 대출원리금 채권으로 위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하여 가압류하였으며, 그 뒤 위 공탁금에 관하여 사유신고서가 제출되어(공교롭게 가압류결정의 송달과 같은 날임) 집행법원이 위 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채권양수인인 피고에게 일부 금액인 7500만 원을 배당하자 원고가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안.

나. 판결요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특정 채권자에게 양도하였다가 채권양도가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취소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채권자가 당해 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도 받아 둔 경우에는, 당해 채권에 대한 제3채무자의 혼합공탁에 따른 배당절차에서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수익자인 당해 채권의 양수인의 자격으로는 배당받을 수 없으나,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의 지위에서 배당받는 것은 가능하다.

다. 분 석
위 판결요지는 법리상 타당하나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배당이의의 소에서 피고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 모든 주장을 방어방법으로 내세울 수 있으므로 원고가 배당이의를 한 금원이, 피고가 배당요구하였지만 배당에서 제외된 다른 채권에 배당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피고는 할 수 있고, 이는 피고가 그 다른 채권에 기하여 배당이의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면서 참조판결로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다29697 판결을 들고 있으나, 이는 피고인 국가가 임의경매절차에서 별건인 부가가치세와 근로소득세의 체납세액의 각 교부를 청구하는 교부청구서를 제출하였는데, 실제 법정기일은 부가가치세가 앞서는데 잘못 청구서에 근로소득세보다 뒤로 기재하여 집행법원이 근로소득세에 배당하자 앞선 다른 임의경매에서 이미 배당 받은 근로소득세의 일부 금액에 대하여 원고가 배당이의한 사안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세징수법상의 압류 선착주의에 따라 다른 우선권 있는 세금채권이 있는 경우 이를 이유로 배당이의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일 뿐 이사건 사안과는 다른 것으로, 피고의 압류·추심권자로서의 지위가 사해행위인 채권양수인의 지위와는 별개라 하더라도 전체 추심금채권액 중 사해행위로 취소된 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부분에 관하여 피고에게 원고보다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 원고는 별도의 배당요구권자는 아니나 배당요구 종기인 공탁사유 신고 전에 가압류를 하고 이에 따른 경합채권자로서 배당에 참가하는 것이라면, 사해행위로 취소된 부분을 떠나 피고의 추심채권 전액도 원고의 대출금채권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일반 채권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평등주의에 따라 각 채권액에 비례하여 배당함이 옳을 것이다(실제 피고가 이와 같은 안분 배당을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피고 배당액을 전액 삭제하여 원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경정하였다가 파기·환송되었다).

Ⅱ. 부정수표단속법

A. 제2조제2항 위반죄
수표 발행자의 죄책은 그 후의 정정행위나 보충행위와는 별개로 결정되어야 한다.

1. 발행일자의 정정과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대법원 2014.11.13. 선고 2011도17120 판결)
가. 사실관계
피고인은 당초 수표를 적법하게 발행하였고, 그 후 시기를 알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수표 소지인의 양해 아래 수표의 액면금액과 발행일자를 정정하였는데, 정정된 발행일자로부터 기산된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되었으나 무거래를 이유로 지급거절된 사안.

나. 판결요지
수표가 적법하게 정정된 발행일자로부터 기산하여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되었으나 예금부족 등을 이유로 지급거절된 경우 발행인은 부정수표 단속법 제2조 제2항의 책임을 져야 한다.

다. 분 석
수표 발행자의 죄책은 그 후의 정정행위와는 별개로 결정되어야 하므로, 수표상에 기재된 발행일자가 그 지급제시기간 내에 적법하게 정정된 경우에는 정정된 발행일자로부터 지급제시기간이 기산되어 그 기간 내에 지급제시가 이루어지면 그 발행자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에 의한 처벌이 가능하나, 이미 적법하게 발행된 수표의 발행일자 등을 수표 소지인의 양해 아래 정정하는 수표 문언의 사후 정정행위는 위 법 제2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수표의 발행'이라고 할 수 없고, 이는 수표의 액면금액 및 발행일자 등을 함께 정정한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견해이다(대법원ㅤ2008.1.31.ㅤ선고ㅤ2007도727ㅤ판결).

수표는 신용증권이 아니라 지급수단이므로 만기가 없고 지급제시기간 경과 후에도 지급위탁의 취소가 없는 한 지급받을 수 있으나 어음과 같이 개서·만기의 변경(연장) 또는 지급유예의 특약이 있을 수 없으며, 다만 소구의무자와 수표소지인 사이에 지급제시기간의 연장의 특약을 할 수 있는데 수표관계에는 영향이 없다. 그런데 대상판결의 경우 지급제시기간이 경과한 후라 하더라도 발행인이 소지인의 양해 아래 적법하게 발행일자를 정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면서 이를 부정수표단속법상의 수표의 발행으로 보고 있는바, 엄밀히 따지면 수표법의 법리에 어긋나고 위 2007도727 판결과도 서로 모순이나, 판결은 부정수표단속법의 입법목적에 따라 그 외연을 확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2. 백지수표의 금액란의 부당 보충과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대법원 2014.1.23. 선고 2013도12064 판결)
가. 사실관계
당좌수표가 소외인이 500만 원 이하로 사용하겠다고 부탁하여 백지로 발행하여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하여 이에 따라 공소장변경이 허가되었는데도 액면금 5500만 원의 전액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사안.

나. 판결요지 및 분석
백지수표의 금액란이 부당보충된 경우 적어도 보충권의 범위 안에서는 백지수표의 발행인이 그 금액을 보충한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그 발행인에게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 있으나, 그 보충권의 범위를 넘는 금액에 대하여는 발행인이 그와 같은 금액으로 보충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백지수표의 발행인에게 보충권의 범위를 넘는 금액에 대하여까지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다.

수표 발행자의 죄책은 그 후의 보충행위와도 별개로 결정되어야 한다. 종전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464 판결 등과 동일한 취지이다.

B. 제4조 위반죄
1. 부정수표 단속법 제4조 위반죄의 주체(대법원ㅤ2014.1.23.ㅤ선고ㅤ2013도13804ㅤ판결)
가. 사실관계
피고인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소외인 명의로 액면금 1000만 원의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였는데, 그 지급은행에 지급제시된 당좌수표의 액면금이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변조되었다는 취지의 거짓 신고를 하면서 지급정지를 의뢰하였는데, 수표 발행 당시는 물론 거짓 신고할 당시에도 회사의 대표이사가 피고인이 아니라 소외인이었던 사안.

나. 판결요지
수표의 발행인이 아닌 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거짓 신고의 고의 없는 발행인을 이용하여 간접정범의 형태로 그 죄를 범할 수도 없다.

타인으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에도 명의차용인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위반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다. 분 석
종래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위반죄와 별개로 법정형이 더 무거운 제4조 허위신고죄의 주체는 그 목적과 관련하여 수표금액의 지급책임을 부담하거나 거래정지처분을 당하는 발행인에 국한되고, 발행인이 아닌 제3자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나아가 고의 없는 발행인을 도구로써 간접정범의 형태로도 불가능하다는 종전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939 판결,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도1342 판결과 동일한 취지를 되풀이 한 것이다.

선일자수표에 관하여 횡행하고 있는 허위신고는 수표의 발행인이 아니면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로 처벌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고죄나 사기죄 등 다른 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어서 형사적 제재로부터 벗어나는 법적 공백을 초래한다. 물론 발행인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허위신고죄의 공동정범 또는 교사범으로, 적어도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허위공문서작성죄와 같은 자수범이나 형법 제33조의 신분범과 간접정범의 성립 여부, 같은 법 제34조의 간접정범에 관한 전통적인 정범설과 공범설의 각 이론상의 논쟁이나 종전 대법원 1992. 1. 17. 선고 91도2837 판결에 대한 해석은 차치하더라도, 허위신고죄의 현행 목적범 형식의 구성요건은 입법론적 재고가 필요하다.

2.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의 거짓 신고와 무고죄(대법원 2014.1.23. 선고 2013도12064 판결, 대법원 2014.2.13. 선고 2011도15767 판결)
가. 사실관계
피고인은 과거 회사의 급한 운영자금 차용시 회사 명의 당좌수표를 견질용으로 발행한 적이 있었으나 2005년 말 내지 2006년 초 자금조달 업무를 담당하던 공소외인에게 당좌수표를 모두 회수하라고 지시하여 백지수표 1장을 포함한 당좌수표 6장을 반환받음으로써 당좌수표를 모두 회수하였다고 생각하였고 그 이후로는 당좌수표를 발행하거나 공소외인에게 당좌수표 발행을 허락한 사실이 없으며, 2009년 1월경 제3자가 회사에 대한 채권을 주장한다고 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들었던 대로 약속어음 1억 원 정도를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으나 2009년 2월 말경에 이르러서야 위 제3자가 회사 명의의 당좌수표를 소지하고 있고 액면금도 합계 2억 6840만 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따라서 공소외인이 과거 자금조달을 위하여 필요하다면서 받아간 당좌수표용지나 이미 발행되었다가 회수한 당좌수표를 보관하고 있다가 피고인 몰래 제3자에게 교부해 주었다고 판단하게 되어 은행에 위 당좌수표 2장이 위조되었다는 취지의 분실신고를 하고 수사기관에 공소외인을 유가증권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사안.

나. 판결요지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고, 이는 부정수표 단속법 제4조 위반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 분 석
무고죄에서 신고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종전 대법원 1998. 2. 24. 선고 96도599 판결 등과 같은 취지로서 사안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타당한 결론이다,

추가로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의 허위신고죄와 무고죄는 행위자의 목적, 신고의 상대방, 신고 내용, 범죄의 성립시기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서로 보호법익이 다르고,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상상적 경합관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라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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