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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1) 상법

김홍기 교수(연세대 로스쿨)

지난 10여년간 상사법 분야의 쟁점들은 판례를 통해서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판례가 새로이 나오고 있으며 그 내용의 폭도 깊어지고 있다. 상거래와 회사를 둘러싼 경제활동이 그만큼 정밀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래에서는 2014년 선고된 상법총칙 및 회사법 분야의 중요한 판결을 분석하였다. 다수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10개 정도를 선정하여 살펴보았다.

Ⅰ. 당사자 일방이 수인이고 그중 1인에게만 상행위가 되는 경우,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4.4.10., 2013다68207)

1. 사실관계
A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甲은 공장매입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2005년 5월 2일 원고로부터 돈을 빌렸고, 피고는 이를 연대보증하였다. 원고는 연대보증인인 피고를 상대로 차용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주채무자가 상인인 A회사이므로 이 사건 차용금채무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의 연대보증채무는 시효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3조에 따라 당사자 중 그 1인의 행위가 상행위인 때에는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되므로, 당사자의 일방이 수인인 경우에 그중 1인에게만 상행위가 되더라도 전원에 대하여 상법이 적용된다.

3. 평석
상법 제3조(일방적 상행위)는 일방적 상행위의 경우에 비상인에 대해서도 상법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당사자의 일방이 수인인 경우, 그중 1인 또는 일부에 대해서만 상행위가 되는 경우에도 상법이 적용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 상법의 적용을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견해가 있었으나, 대법원은 상법 제3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상법 제3조의 입법취지는 법률관계의 획일적인 처리를 위한 것인데, 당사자 중 일부에 대해서는 5년의 상사시효가 적용되고, 다른 이에 대해서는 10년의 민사시효가 적용된다고 해석하면 법률관계의 명확성과 획일성을 해치게 된다. 상법 제3조가 당사자들 중 1인에 대해서만 상행위가 되는 경우를 배제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상법의 일률적인 적용이 비상인에게 반드시 불리하지도 않으므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Ⅱ. 원고가 피고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근저당권설정비용 등의 근거가 된 약관조항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비용 등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부당이득 반환채권의 소멸시효(5년)(대판 2014.7.24., 2013다214871)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은행으로부터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면서 피고은행이 미리 마련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 표준약관을 사용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서에는 근저당권설정을 위한 인지세 등의 부담에 있어서 '본인', '은행', '본인과 은행 각 50%씩'의 난에 표시하게 하는 '선택형 부담조항'이 있었다. 원고를 비롯한 고객이 '은행'의 비용부담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가산금리를 적용받거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는 조건이 결부되어 있었다. 원고는 이러한 약관조항이 약관규제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인지세 등 비용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2. 판결요지
원고가 구하는 근저당설정비용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피고은행이 대출거래 등 영업을 위하여 체결하는 근저당설정계약 중 비용부담에 관한 약관조항에 기하여 발생한 것이다. 이는 상행위에 해당하는 대출거래 약정에 기초하여 발생한 것으로, 그 채권 발생의 경위나 원인 등에 비추어 그로 인한 거래관계를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으므로 상법 제64조가 적용되어 5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

3. 평석
이 판결은 2010년 대법원 판결과 이에 따른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 판결 이후 집단적으로 제기된 부당이득금 청구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가운데 하나이다. 판례는 민법상의 청구원인이지만 상사거래에 기반한 사건은 '상거래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따라서 민사시효와 상사시효의 적용을 결정한다. 이에 따르면, 피고은행의 근저당권 설정행위는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고 그에 기초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5년의 상사소멸시효에 걸린다고 보아야 한다.

Ⅲ. 주권발행 전에 주식이 이중으로 양도된 사안에서, 제1양수인(원고)이 회사에 대해서 주식양도의 통지나 승낙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는 없으며,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명부 명의개서가 필요하다고 한 사례(대판 2014.4.30., 2013다99942)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2006년 11월 27일 설립된 비상장회사로서 회사 성립 이후 주권이 발행되지 않았다. 甲은 대표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피고회사를 운영하여 온 자인데, 자신이 보유하는 피고회사의 주식을 원고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다. 甲은 원고에게 양도한 주식의 일부를 乙 등 자신의 지인들에게 이중으로 양도하였다. 원고(1양수인)는 주식양수사실을 피고회사에게 통지하였으나 명의개서는 되지 않았고, 乙(2양수인)은 양수받은 주식에 대해서 피고회사에 명의개서를 마쳤다. 피고회사는 2011년 7월 29일 원고를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면서, 원고(1양수인)에게는 주총 소집통지를 하지 않았고, 乙(2양수인)을 비롯하여 주주명부상에 기재된 자들에게는 통지하여 이들이 주주로서 참석하여 원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였다. 원고는 피고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식의 이중양도와 명의개서의 효력과 관련하여, 제1양수인(원고)이 주식의 양도통지나 승낙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회사에 대하여 곧바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양수인이 회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주장할 수 있기 위해서는 주주명부에 주주로서 명의개서를 하여야 하므로, 회사가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주식양수인(원고)에 대하여 주주총회소집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주주총회결의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평석
회사설립 또는 신주납입기일 후 6월이 경과하였으나 아직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지명채권 양도의 방법과 효력에 의해서 '당사자 간의 합의'만으로 주식이 양도될 수 있으므로 주식이 이중으로 양도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회사는 주주명부상의 주주인 乙(2양수인) 등에게 주총소집 통지를 하고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면 면책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제2양수인인 乙은 대표이사이자 주식양도인인 甲의 지인으로서 피고회사가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서 면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서 원심은 피고회사는 면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이중양수인 간에는 그 지위에 우열이 없으므로 주주명부에 기재된 대로 주총소집통지를 하고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였다면 그 절차에는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대상판결에서는 주식양도의 방법과 효력, 주식의 이중양수인 간의 우선적 효력, 주주명부 명의개서의 효력, 주주총회 소집절차의 하자와 판단 등 전형적인 쟁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1심 법원, 2심 법원, 대법원의 판단이 모두 달랐다. 이처럼 주권 발행 전 주식양도에 있어서 법률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은 주식양도 사실의 회사(피고회사)에 대한 대항력은 '주주명부 명의개서'에 의하고, 이중양수인 등 제3자(원고와 乙)에 대한 대항력은 '양도인의 주식양도의 통지 또는 회사의 승낙'에 의하는 등 그 판단기준이 이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양도를 둘러싼 법률관계의 획일적 확정을 위해서는 '회사' 및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주권불발행 회사의 경우에는 '주주명부 명의개서'를 회사 및 제3자에 대한 '공통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여 이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日會 130조①). 우리나라도 이러한 개정이 필요하다.

Ⅳ. 상행위로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주식에 질권을 설정한 경우, 질권설정계약 등 약정으로 질권자가 가지는 권리의 범위와 행사 방법을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담보권자가 담보물인 주식에 대한 담보권 실행을 위한 약정에 따라 담보제공자인 주주에게서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판 2014.1.23., 2013다56839)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회사의 대주주이다. 원고는 피고회사의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 등이 보유하는 피고회사 발행주식에 관하여 A은행에 주식근질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근질권 설정계약에 따르면 근질권 설정자(원고)는 모든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근질권자(A은행)에게 위임하고, 대출원리금 미납시 근질권자는 주주총회 개최, 임원변경 등을 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피고회사가 대출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A은행은 원고로부터 받은 의결권 행사의 위임장에 근거하여 원고 등을 대표이사로부터 해임하는 내용의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이에 근거하여 피고회사의 임원 변경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위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주는 상법 제368조 제2항에 따라 타인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거나 대리행사하도록 할 수 있다. 이 경우 의결권의 행사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항에 국한하여 위임해야 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근거는 없고 포괄적으로 위임할 수도 있다.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주식에 대하여 질권이 설정된 경우에 질권자가 가지는 권리의 범위 및 그 행사 방법은 원칙적으로 질권설정계약 등의 약정에 따라 정하여질 수 있고(상 59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담보권자가 담보물인 주식에 대한 담보권실행을 위한 약정에 따라 그 재산적 가치 및 권리의 확보 목적으로 담보제공자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그 약정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된다.

3. 평석
대상판결은 실무상 행하여지는 의결권 포괄위임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결권의 위임약정이 수회의 주주총회에 걸쳐서 포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그 유효성을 인정할 것인지는 의문이 있다. 주주가 언제든지 의결권 위임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으나, 주주권에서 의결권을 분리하는 것이므로, 법령에 의하지 아니하고서는 새로운 유가증권의 창설을 금지하는 유가증권 법정주의를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Ⅴ.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등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열람?등사를 청구한 주주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가 부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원칙적 소극)(대결 2014.7.21., 2013마657)

1. 사실관계
이 사안은 H주식회사의 2대 주주인 甲이 H회사의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를 신청한 사건이다. H회사는 2006년부터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H상선 주식매입과 관련하여 파생상품계약을 수차례 체결하고 그 계약의 만기를 연장하여 왔다. 甲은 H회사가 특정주주의 이익만을 위하여 무리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의심이 든다는 이유 등을 들어서 파생상품거래, H건설 인수 등과 관련하여 자료와 관련한 이사회 의사록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자 H회사를 상대로 의사록의 열람 및 등사를 구하였다.

2. 결정요지
주주가 회사의 이사에 대하여 대표소송을 통한 책임추궁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등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청구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청구하는 주주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청구가 정당한 목적을 결하여 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주주가 회사의 경쟁자로서 그 취득한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가 있거나 또는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를 택하여 행사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허용되어야 한다.

3. 평석
상법은 회사는 주주의 회계장부의 열람?등사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상 466조②)고 규정한다. 즉, 회사는 주주의 열람?등사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면 회계장부의 열람이나 등사를 거부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어떤 주주가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하여 곧 그 주주에 의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등사청구가 부당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이 사안에서는 파생상품 거래손실, H건설 인수참여에 따른 손실 등으로 인해 이사들에 대한 책임추궁 등 주주로서의 권리행사 필요성이 인정되는 상황이었으므로 열람?등사청구를 인용한 것은 타당하다. 다만, 어떠한 경우가 부당한 것인지는 여러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이므로, 법원이 적대적 인수합병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Ⅵ.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이사회결의를 거쳐야 할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 그 거래행위의 효력(원칙적 유효), 거래상대방이 이사회결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자(회사)(대판 2014.6.26., 2012다73530)

1. 사실관계
A회사는 원고에게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 피고회사는 A회사가 투자하여 설립한 회사로서 두 회사의 대표이사는 동일하다. 피고회사는 A회사가 원고에게 부담하는 채무 50억원을 연대보증 하였는데, 원고는 이에 근거하여 피고회사에게 보증책임의 이행을 구하고 있다. 연대보증계약시 피고회사의 이사회 승인은 없었고, 이 사안에서는 위 연대보증계약의 유효성이 주된 쟁점이 되었다.

2. 판결요지
대표이사가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와 같은 이사회 결의사항은 회사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그 거래상대방이 그와 같은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 이때 거래상대방이 이사회 승인이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 또는 이사회 결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3. 평석
대상판결은 회사와 이사 간의 자기거래에 있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도 이는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하여 원칙적으로 유효하고(원칙적 유효), 다만 거래상대방이 악의인 경우에는 대항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상대적 무효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대표이사의 행위에 대해서 법령이나 정관에서 이사회결의를 요구하는 경우에 이사회결의는 법률행위의 효력발생요건이므로 그 결의 없이 한 대표이사의 대표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다(원칙적 무효). 다만, 이사회결의가 없는 대표이사의 행위를 무효로 해석하면, 외관을 신뢰하고 거래한 상대방의 보호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회사는 선의의 거래상대방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상대적 무효설). 거래상대방의 악의나 중과실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 측이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같은 결론이지만 대상판결과 같이 유효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무효에서 출발하는 것이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Ⅶ. A회사가 이사회에서 정기주주총회에서 실시할 임원선임결의에 관한 사전투표 시기를 정관에서 정한 날보다 연장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에게 골프장 예약권 등을 제공하기로 결의하여 이에 따라 이루어진 주주총회에서 종전 대표이사 甲 등이 임원으로 선임된 결의에 하자가 있는지(적극)(대결 2014.7.11., 2013마2397).

1. 사실관계
주주제로 운영되는 골프장인 A회사(주)는 2012년 11월 13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2013년 3월 25일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임원들을 선임하고, 위 임원선임결의에 관한 사전투표의 시기(始期)를 주주총회일로부터 '2주 전'에서 '24일 전'으로 연장하여 24일간 사전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의하였다. A회사는 2013. 2. 5.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주주들에게 주주당 1회에 한하여 양도가능한 골프장 예약권을 부여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교환권을 지급하기로 결의하였다. 주주들은 이사회 결의대로 예약권과 상품권을 제공받았고, 투표결과 종전의 대표이사인 甲 등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결의가 이루어졌다.
대표이사 후보자로 등록하였다가 선임되지 못한 주주 乙 등은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는 그 결의방법이 정관과 법령에 위반하여 결의부존재 또는 결의취소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사들의 직무집행 등을 구하는 이 사건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2. 결정요지
회사는 누구에게든지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공여할 수 없고, 회사가 특정의 주주에 대하여 무상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는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하여 이를 공여한 것으로 추정한다(상 467조의2).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골프장 예약권과 상품권은 주주권 행사와 관련되어 교부되었을 뿐아니라 그 액수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써 상법상 금지되는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된 이익공여에 해당하고, 이러한 이익공여에 따른 의결권행사를 기초로 한 이 사건 주주총회결의는 그 결의방법이 법령에 위반한 것이다.

3. 평석
대상결정은 상법 제467조의2(이익공여의 금지)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사례이다. 상법상 금지되는 회사에 의한 이익의 공여는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하여' 이루어질 것을 요하는데, 그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상법은 회사가 '특정주주'에게 무상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는 그 이익공여가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상 467조의2②).
이 사안에서는 사전투표 또는 의결권을 행사하기만 하면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공여될 수 있으므로 '특정주주'에게만 이익이 공여된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있으나, 대상판결은 이 사안이 '특정주주'에게 이익을 공여한 경우로 보아 추정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았다.
한편 상법 제467조의2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이 문제가 된다. 대법원은 상법 제467조의2에 위반한 의결권 행사를 기초로 한 주주총회 결의방법이 법령에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익공여는 주주권 행사의 동기에 불과하고 이익을 얻은 대가로 의결권을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주권 행사의 효력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단체적인 회사관계에서는 무효사유를 엄격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익공여위반 사실만으로 주총결의에 하자를 인정하기는 곤란하고, 다른 사정이 더해져야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다.

Ⅷ. 주식의 시가하락 시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을 하향조정하는 이른바 '리픽싱(refixing) 조항'을 둔 경우, 신주인수권자가 발행회사를 상대로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지(원칙적 적극) 및 그 이행의 소는 신주인수권의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허용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4.9.4., 2013다40858)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회사가 2009년 6월 25일자로 발행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 사채의 권면금액 5억원인 신주인수권을 2010년 11월 1일자로 양수한 자이다. 위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은 1주당 2,580원이다. 한편 이 사건 신주인수권의 발행조건에는 ① 주식의 시가하락 시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을 하향조정하는 내용의 '리픽싱 조항', ② '자본감소, 주식분할 및 주식병합, 합병 등의 경우에는 주식수의 가치희석에 따른 신주인수권의 가치를 보장하는 내용의 이른바 '반희석화 조항'이 규정되어 있다. 피고회사의 주식가격이 하락하면서 리픽싱 조항에 따라 이 사건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은 2010년 6월 25일자로 그 최저한도인 액면가 500원까지 하향조정 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하여 2011년 4월 11일 10대1의 감자결정을 한 다음 감자를 이유로 반희석화 조항에 따라 신주인수권의 행사가액을 종전 500원에서 5000원으로 상향조정하였다(액면은 500원으로 동일).
원고는 반희석화 조항에 따른 행사가액 조정 이후 주식의 시가가 계속하락 하였으므로 리픽싱 조항에 따라 행사가액이 다시 하향 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년 4월 27일 피고를 상대로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1주당 798원으로 조정하는 절차를 이행하라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회사가 이른바 '리픽싱(refixing) 조항'을 둔 경우, 주식의 시가하락에 따른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의 조정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발행회사가 그 조정을 거절하고 있다면, 신주인수권자는 발행회사를 상대로 조정사유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는 신주인수권의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허용된다.

3. 평석
신주인수권부사채의 행사가액이나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의 조정에 관한 규정으로는 리픽싱조항(refixing)과 반희석화 조항이 있다. 리픽싱조항이 사용되는 이유는 시가하락에 따른 위험을 회사나 기존주주가 부담하고 투자자는 시가상승으로 인한 이익만을 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할 한 사채의 발행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리픽싱조항에 따른 행사가액의 하향조정의 한계가 논란이 된다. 원래 리픽싱조항은 주가 상승 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주가가 낮아진 경우에는 행사가격을 낮춤으로써 발행회사 기존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상판결은 발행조건 중 '행사가액은 액면가액을 하회하지 못한다'는 조항의 문리에 충실하게 판단하였으며, 액면가 외에는 행사가액의 조정의 하한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리픽싱 및 반희석화조항을 통하여 기존주주들이 희생이 클 수 있으므로 향후 규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유가증권 발행 및 공시규정에서는 시가하락에 따른 행사가액 조정의 최저한도를 발행당시 행사가액의 70%로 규정하고 있다(동규정 61조의2 2호 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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