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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7) 가족법

노정희 부장판사(광주 고법·전주 원외재판부)

1.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혼인파탄 후 제3자와의 성적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

[사안]
원고(夫)와 소외인(妻)은 2008년 소외인이 이혼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같은 해 9월 이혼판결을 선고받았다. 원고는 항소한 후 같은 해 11월 이혼청구의 반소를 제기하여 2010년 항소심에서 본소와 반소에 의하여 이혼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동 판결이 확정되었다. 한편, 피고는 2009년 1월 소외인의 집에서 소외인과 애무하는 등 성적 행위(이하 '이 사건 성적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판결요지: 다수의견]
부부가 아직 이혼하지 아니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법률관계는 재판상 이혼청구가 계속 중에 있다거나 재판상 이혼이 청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해설]
1. 혼인파탄 후 제3자와의 성적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의무(민법 제826조)와는 달리 성적 성실의무를 정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그러나 이를 부정하는 견해는 없고 근거를 달리할 뿐이다. 대상판결은 위 동거의무 내지 부부공동생활 유지의무의 내용으로서 부부는 부정행위를 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성적 성실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부부의 일방이 부정행위를 한 경우 배우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무를 지고,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한 제3자의 행위도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법률상 이혼을 하면 부부간의 성적 성실의무가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역시 이론이 없다. 문제는 부부가 아직 법률상 이혼을 하지 아니하였지만 장기간 별거하는 등의 사유로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 성적 성실의무가 소멸 또는 완화되는지 여부이다. 이는 법이 혼인 내부관계에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인가 하는 이념적·정책적인 문제임과 동시에, 대상판결의 별개의견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법률혼주의와 일부일처주의, 형법상 간통죄, 민법 제840조 소정의 이혼사유에 관한 유책주의적 해석과의 조화 등이 얽혀있는 난제이다(다만 최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제241조에 관하여 위헌결정을 함으로써 형법과의 법체계상 모순은 해소되었다).

대법원은 그동안 간통죄에 관한 판결에서 '혼인 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 혼인관계가 존속한다고 하더라도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인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90도1188 판결 등)이라고 판단하였을 뿐이나, 다수의 학설은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뒤에는 이른바 사실상 이혼으로 보아 성적 성실의무가 소멸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상판결은 보충의견에서 '부부로서는 민법에서 정한 의무 내지는 이를 이행하여야 하는 부담이 당연히 소멸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소멸하여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이상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의 원칙에 비추어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사생활에 관여하여 회복 불가능한 부부공동생활을 강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와 같은 상태에서 제3자가 부부의 일방의 생활에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자의 행위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부부관계의 파탄만으로 성적 성실의무가 소멸한다고 판시하지는 않으면서도 불법행위법리에 따른 구체적인 해결을 도모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혼사유에 관한 파탄주의의 채택 여부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 여론: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와의 구별
부부의 일방이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이혼 그 자체로 인한 손해는 이혼 원인을 이루는 개별적 유책행위에 의한 손해와 준별된다는 견해(준별설)와 이혼위자료라는 것은 이혼 그 자체의 위자료만이 아니라 이혼원인이 되는 개별적 유책행위에 의한 위자료까지 포함하여 전체를 이르는 것이라는 견해(일체설)의 대립이 있다. 대법원은 일체설에 가까운 판시를 한 바 있으나(92므143판결) 구별을 배척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해석된다. 부부의 일방이 배우자의 유책행위에 가공한 제3자를 상대로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843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806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민법 제750조, 제751조에 의하여 규율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경우에도 관념상 이혼 원인을 이루는 개별적 유책행위에 의한 손해의 배상청구와 이혼 그 자체로 인한 손해의 배상청구는 구별될 수 있다. 이 사건 원심은 피고와 소외인의 성적행위로 인하여 원고와 소외인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면서도, 피고와 소외인의 성적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하였고, 대상판결은 후자에 관하여 판단한 것이다.


2.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의 재산분할 청구 사건

[사안]
피고는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이 사건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퇴직하여 퇴직연금을 수령하고 있었다. 피고의 재직기간 32년 중 원고와의 혼인기간은 13년 정도(약 40%)이다. 원심은 퇴직연금을 포함한 전체 재산의 분할 비율을 30:70으로 정한 후 피고로 하여금 장래 지급받을 퇴직연금의 30%를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대법원은 아래 2항의 판단으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판결요지: 전원 일치]
1. 공무원 퇴직연금에는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 외에 임금의 후불적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으므로, 혼인기간 중의 근무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의 협력이 인정되는 이상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 중 적어도 그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미 발생한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도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2.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에 대하여 정기금 방식으로 재산분할을 할 경우에는 대체로 가액을 특정할 수 있는 다른 일반재산과는 달리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은 연금수급권자인 배우자의 여명을 알 수 없어 가액을 특정할 수 없는 등의 특성이 있으므로 전체 재산에 대한 하나의 분할비율을 정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과 다른 일반재산을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분할비율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그 결과 실제로 분할비율이 달리 정하여지더라도 이는 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해설]
1. 지급이 개시된 퇴직연금의 재산분할 대상성
종래 대법원은 부부 일방이 이혼 당시 이미 수령하여 소지하고 있는 퇴직금(94므1584 판결), 이혼 후 재산분할청구권의 제척기간 내에 퇴직하여 수령한 퇴직금(2000스13 결정)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경우 그 지급이 이미 개시된 사안에서도 향후 수령할 퇴직연금은 그 배우자의 여명을 확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바로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시킬 수는 없고,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참작사유로 삼으면 된다고 판시하여왔다. 그러나 재산분할의 취지, 퇴직연금수급권이 후불임금적 성격도 아울러 가지는 점,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수령한 경우와 비교하여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되고, 기타 사정으로 참작하는 경우 그 기준이 불명확하며, 미수령 퇴직연금 외에 분할할 재산이 없는 때에는 기타 사정으로도 참작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장래의 퇴직연금수급권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또한 국민연금법 제64조는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이혼한 배우자에게 노령연금의 분할수급권을 인정하고 있는바, 분할수급권을 인정하지 않는 다른 공적 연금수급자와 국민연금수급자 사이에 불공평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대상판결은 긍정설의 논거를 대부분 받아들여, 지급이 개시된 장래의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도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그동안의 논란을 종식시켰다.

2. 분할의 방법 및 분할비율의 산정
미수령 퇴직연금을 분할대상 재산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분할의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법원이 정하는 비율에 따라 별도의 관청이 연금수급시기에 맞추어 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관할유보방식은 해석론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 ①현가산정방식(퇴직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가 장래 수령할 퇴직연금의 일시금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한 후 그 액수를 쌍방배우자 사이에서 분할하여 상대방배우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금액을 확정한 다음, 퇴직연금 수급권자인 배우자의 다른 재산에서 분할을 명하거나 그 액수 상당액을 상대방 배우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하는 방식)이나 ②비율인정방식 등이 가능하고 각기 장단점이 있다. 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적합한 방식을 결정하게 될 것인바, 대상판결은 원심의 비율인정방식을 긍정하였다. 다만,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이 일신전속적 권리인 점을 고려하여 분할권리자의 정기금채권도 제3자에게 양도되거나 상속인에게 상속될 수 없다고 판시한 부분은 이론적인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 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므로, 법원이 합리적 근거 없이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구별하여 분담비율을 달리 정한다거나,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함으로써 분할할 적극재산의 가액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2005다74900 판결 등). 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로서, 대법원은 채무초과 부부의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채무분담의 경우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귀속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 대상판결에서는 더 나아가 퇴직연금수급권을 정기금방식으로 재산분할할 경우 정기금채권의 전체 액수를 확정할 수 없으므로 다른 일반재산과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고, 분할비율을 일괄하여 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니면 개별적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심리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할비율을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참고로 환송 후 원심은 재산분할의 비율을 30:70으로 정하되 퇴직연금의 분할비율을 15:85로 정하였고, 상고기간도과로 확정되었다).

대상판결과 아래 3항의 판결은 위 2010므4071, 4088 전원합의체 판결과 더불어 재산분할제도와 관련하여 오랫동안 끌어 온 논쟁에 큰 획을 긋는 중요한 판결이다. 이혼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과 재산분할의 부양적 기능에 보다 충실한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채권의 압류 금지 등에 비추어볼 때 집행의 불확실성은 간접강제 등에 불구하고 여전히 큰 바, 연금분할채권의 실행과 보전방법 등에 관한 입법적 해결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3.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장래 퇴직급여 재산분할 청구 사건

[판결요지: 전원 일치]
이혼 당시 부부 일방이 아직 재직 중이어서 실제 퇴직급여를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여 그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재산인 퇴직급여채권은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의 채권이 그 대상이 된다.

[해설]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원고는 사립학교 교원, 피고는 정부출연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사안이다. 대법원은 종래 이혼 당시 아직 퇴직하지 아니한 채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의 퇴직일과 수령할 퇴직금이 확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가 장차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장래의 퇴직금을 청산의 대상이 되는 재산에 포함시킬 수는 없고, 장래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은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 참작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여왔다(94므1713, 1720 판결 등). 물론 퇴직급여채권은 퇴직이라는 사유가 발생함으로써 현실화되는 것이므로 이혼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나 변동가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별사안에서 불확실성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분할방법을 택함으로써 문제에 대처할 수도 있으므로,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부부가 혼인 중 형성한 재산관계를 이혼에 즈음하여 청산·분배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당사자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도 반하여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대상판결은 장래 퇴직급여채권의 분할대상성을 인정하였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분할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하여, 이혼 확정 전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그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예상퇴직급여 상당액을 각자의 적극재산에 포함시켜 다른 재산과 함께 일괄하여 청산하거나(이혼시 청산형) 이에 준하는 적절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재산분할을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장래 퇴직금을 수령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현재 자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현시점에서 퇴직하면 받을 수 있는 예상퇴직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을 실제 퇴직금 수령을 조건으로 지급하는 방법(퇴직시 청산형)이나, 퇴직급여채권의 일부를 분할권리자에게 이전하는 현물분할 방법도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므1656 판결: 재산분할과 가집행 선고 등

[판결요지]
1. 재산분할의 방법으로 금전의 지급을 명한 부분은 가집행선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는 이혼이 먼저 성립한 후에 재산분할로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당사자가 이혼 성립 후에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고 법원이 재산분할로서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나 심판을 하는 경우에도 이는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으로서 분할의무자는 그 금전지급의무에 관하여 판결이나 심판이 확정된 다음 날부터 이행지체책임을 지고, 그 지연손해금의 이율에 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이 정한 이율도 적용되지 아니한다.

[해설]
대법원은 민법상의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에 그 법적 효과로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이혼이 성립하기 전에 이혼소송과 병합하여 재산분할의 청구를 하고 법원이 이혼과 동시에 재산분할로서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하는 경우 그 시점에서 가집행을 허용할 수는 없고(98므1193 판결), 그 금전지급채무에 관하여는 그 판결이 확정된 다음날부터 이행지체책임을 지게 되고, 따라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같은 조항 본문에 정한 이율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2001므725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재산분할심판과 양육비심판의 유사성, 민법 제839조의3 신설의 취지, 당사자의 신속한 권리실현 및 소송지연의 방지 등을 근거로 위 판례에 반대하는 견해가 있고, 특히 이혼이 성립한 후에 재산분할심판이 이행심판으로 제기된 경우에는 이를 달리 해석하는 하급심 실무례가 있었다. 대상판결은 이혼성립 후 재산분할을 구하는 경우에 관하여도 명시적으로 판단함으로써 혼선을 일단락지었다.

5. 2014. 7. 24. 선고 2012므806 판결: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성과 다른 성역할을 하는 사람의 입양이 무효인지 여부
[판결요지]
2013년 7월 1일 민법 개정으로 입양허가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당시의 민법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입양신고를 마친 사람이 단지 동성애자로서 동성과 동거하면서 자신의 성과 다른 성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입양이 선량한 풍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는 그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해설]
여성인 망인은 여성인 갑과 1965년부터 사망시까지 동성애 관계를 유지하였다. 망인은 1969년 원고를, 1970년 피고를 친생자로 출생신고하고 갑과 함께 원, 피고를 양육하였다. 원고가 피고와 망인 사이의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한 데 대하여, 제1심은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출생신고를 한 경우의 법리에 따라 소를 각하하였다. 원고는 항소기각한 원심판결에 상고하면서, 망인이 동성애자로서 동성과 기거하면서 자신의 성과 다른 성역할을 했으므로 그와 피고 사이의 입양은 선량한 풍속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타당한 결론인데, 2013년 7월 1일 이후에는 입양허가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입양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미혼이나 법률혼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이 자녀를 입양하여 양육하는 것이 양자의 복리에 부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성찰이 필요한 사안들이 제기되고 있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6.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31802 판결: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과 유류분 반환

[판결요지]
대습상속인이 대습원인의 발생 이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이는 상속인의 지위에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상속분의 선급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대습상속인의 위와 같은 수익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설]
민법 제1118조는 같은 법 제1008조를 유류분에 준용하고 있다. 대법원은 위 준용조항의 의미에 관하여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에 의하여 특별수익을 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제1114조의 규정은 그 적용이 배제되고, 따라서 그 증여는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당사자 쌍방이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고 판시(95다17885 판결 등)하였다. 이 때 어떠한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피상속인의 생전의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당해 생전 증여가 장차 상속인으로 될 자에게 돌아갈 상속재산 중의 그의 몫의 일부를 미리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한다(97므513 판결). 헌법재판소 2007헌바144 결정에서도 다수의견은 유류분 권리자의 보호와 공동상속인들 상호간의 공평이라는 위 준용조항의 입법목적, 대법원이 위와 같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 증여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준용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헌재결정에는 위와 같은 해석은 피상속인의 재산처분권을 무시하고 상속제도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라는 재판관 2인의 소수의견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대상판결은 위 판결요지에 덧붙여 "유류분제도가 상속인들의 상속분을 일정 부분 보장한다는 명분 아래 피상속인의 자유의사에 기한 자기 재산의 처분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제한하는 것인 만큼 인정 범위를 가능한 한 필요최소한으로 그치는 것이 피상속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바람직하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위 준용조항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취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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