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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7) 국제거래법

유중원 변호사(법무법인 한결)

1.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까지 의뢰받은 것인지 또는 운송주선만을 의뢰받은 것인지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판단 기준 및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에 자기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적인 계약자가 포함되는지 여부(대판 2011다103564 판결)

가. 사실관계

(1) 원고는 ○○기업주식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발전기를 제작하여 납품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2008년 6월21일경 피고 ○○항운과 사이에 이 사건 발전기를 국내에서 베트남 하이퐁까지 육상 및 해상을 통해 운송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 ○○항운은 2008. 6. 21. 이 사건 발전기의 선적작업을 하면서 피고 주식회사 ○○에스엔엘에게 선적에 필요한 고박작업을 맡겼는데, 해상운송 도중인 2008년 6월25일 이 사건 발전기가 컨테이너로부터 이탈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이 사건 발전기가 손상되었다. (3) 이 사건 발전기를 선적한 선박은 2008년 6월27일 베트남 하이퐁 항에 도착하였고, 이 사건 발전기는 당일 원고에게 인도되었다. (4) 원고의 적하보험회사와 피고 ○○항운 등의 협의에 따라 베트남 현지의 업체가 사고원인을 조사하게 되었는데, 위 업체는 2008년 12월22일경 피고 ○○에스엔엘의 고박작업 잘못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보고서('1차 조사결과')를 제출하였다. (5) 이후 원고는 피고 ○○항운에 이 사건 사고에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였고, 피고 ○○항운도 피고 ○○에스엔엘에게 순차적으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6) 피고 ○○에스엔엘은 자신의 보험회사인 ○○○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 보험사고 발생을 통보하였는데, 이후 ○○○화재의 의뢰로 진행된 별도의 사고원인 조사에서 피고 ○○에스엔엘 측의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의 결과가 보고되자, 피고 ○○에스엔엘은 2009년 6월18일자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피고 ○○항운에 손해배상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이에 피고 ○○항운은 위 재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7) 원고는 이 사건 발전기를 인도받은 2008년 6월27일로부터 1년이 지난 후인 2009년 8월18일이 되어서야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8) 원고는 원심에서, "당시 사고원인이나 배상범위가 분명해지면 그때 가서 사고책임이 있는 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원고와 피고 ○○항운 간에 합의 되어 있었다"는 취지의 피고 ○○항운의 직원 작성의 각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나. 판결요지

(1) 물품운송계약은 당사자의 일방이 물품을 한 장소로부터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로 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일정한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므로, 운송계약에 따른 권리·의무를 부담하는 운송인이 누구인지는 운송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 운송을 인수한 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확정된다. 따라서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 관련 업무를 의뢰받은 경우 운송까지 의뢰받은 것인지, 운송주선만을 의뢰받은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때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탐구하여 운송인의 지위도 함께 취득하였는지를 확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의사가 명확하지 않으면 선하증권의 발행자 명의, 운임의 지급형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운송주선업자가 운송의뢰인으로부터 운송을 인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확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27. 선고 2007다4943 판결 참조).
한편 구 상법은 운송인의 책임에 관해서 제788조 제1항(현행 상법 제795조 제1항)에서 운송인은 자기 또는 선원 기타의 선박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보관, 양륙과 인도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에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운송주선인의 책임에 관해서는 제115조에서 운송주선인은 자기나 그 사용인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운송인이나 다른 운송주선인의 선택 기타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상법 제811조(현행 상법 제814조 제1항)는 운송인의 송하인 등에 대한 채권·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하고 다만 위 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상법 제121조는 운송주선인의 책임은 수하인이 운송물을 수령한 날(운송물이 전부 멸실한 경우에는 그 운송물을 인도할 날)로부터 1년을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해상운송에 있어 운송인과 운송주선인은 그 책임의 범위와 손해배상책임의 부담 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해상운송인과 운송주선인의 구별은 권리·의무의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2) 피고 ○○항운이 이 사건 계약운송인에 해당하여 구 상법 제811조에서 정한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는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항운 사이에는 구 상법 제811조 단서에 따른 제척기간 연장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 특히 위 제척기간의 도과 여부는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는 사항인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심으로서는 위 각 사실확인서가 뒤늦게 제출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여 이를 그대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원고가 1차 조사결과가 나온 후 약 5개월 동안 피고 ○○항운 등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이 사건 사고의 원인 규명을 주도하여 의뢰하였던 원고의 적하보험회사 등은 운송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제척기간의 제한이 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터인데, 그 역시 제척기간이 도과되도록 아무런 조치 없이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등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대하여 충분히 심리해 볼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

(3) 피고 ○○항운이 이 사건 발전기의 선적 과정에서 피고 ○○에스엔엘에게 고박작업을 의뢰하였다는 점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피고 ○○에스엔엘과 피고 ○○항운 사이에 고용계약이나 위임계약 등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 ○○에스엔엘은 컨테이너의 고정 및 고박작업 전문 업체이고, 피고 ○○항운도 제1심 및 원심에서 자신은 피고 ○○에스엔엘의 고박작업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과 원심 판시의 사고 경위 등에 관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에스엔엘은 피고 ○○항운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계약자'라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 ○○에스엔엘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이 점에서도 관련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평석

(1) 운송주선인과 운송인은 업무 내용이 운송의 주선이고, 운송 자체이므로 법적 지위가 엄연히 다르다. 그래서 (헤이그비스비규칙 제3조 제6항에 따른) 현행 상법 제814조는 해상운송인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동조는 청구원인을 불문하기 때문에 계약책임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되고, 동조가 규정한 1년의 기간은 소멸시효가 아니라 제척기간이고 당사자의 합의 여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반면에 제121조는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이고 운송주선인의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통설 판례는 청구권 경합설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운송주선인은 상법 제116조에 따라 개입권을 행사할 수 있고, 제 119조에 따라 운송주선계약에서 운임을 확정한 경우에는 운송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운송주선인은 계약운송인이 될 것이고, 다시 실제 운송인과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단순한 운송주선인인지, 아니면 개입권의 행사 때문에 계약운송인의 지위까지 취득하였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2) 독립계약자는 구 상법 제789조의 3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운송인의 사용인 또는 대리인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구 상법 제811조에 기한 제척기한 도과의 항변이나 기타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선하증권의 이면에 운송인이 주장할 수 있는 책임제한의 항변을 운송 관련자들이 원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히말라야약관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독립계약자는 이 약관조항에 근거하여 운송인이 주장할 수 있는 항변을 원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상세한 것은 유중원 저, 운송증권, 371~414면 참조)

2. 국제물품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계약에서 합의된 조건에 따라 신용장을 개설하였는지 여부, 이 경우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대판 2011다103977 판결)

가. 사실관계


우리나라의 동물사료 수입업자는 호주의 수출자와 국제물품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물품대금을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을 개설하여 지급기로 하였다. 그런데 수입업자가 위 물품매매계약의 조건과 일반적인 무역관행, 또한 신용장 통일규칙 등에 근거해서 신용장을 개설 통지하였으나 수출자는 신용장 조건이 심히 부당하다는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나. 판결요지

(1) 이 사건 계약의 준거법인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이하 '협약'이라고만 한다)에 의하면, 매수인은 계약과 협약에 따라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제53조), 매수인의 대금지급의무에는 그 지급을 위하여 계약 또는 법령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고 절차를 따르는 것이 포함된다(제54조). 그리고 당사자 일방의 계약위반이 그 계약에서 상대방이 기대할 수 있는 바를 실질적으로 박탈할 정도의 손실을 상대방에게 주는 경우 이는 본질적인 계약위반이 되며(제25조), 매도인은 계약 또는 협약상 매수인의 의무 불이행이 본질적인 계약위반으로 되는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제64조 제1항 제(가)호].
따라서 협약이 준거법으로 적용되는 국제물품매매계약에서 당사자가 대금의 지급을 신용장에 의하기로 한 경우 매수인은 계약에서 합의된 조건에 따라 신용장을 개설할 의무가 있고, 매수인이 단순히 신용장의 개설을 지체한 것이 아니라 계약에서 합의된 조건에 따른 신용장의 개설을 거절한 경우 이는 계약에서 매도인이 기대할 수 있는 바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서 협약 제25조가 규정한 본질적인 계약위반에 해당하므로, 매도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2) 원심은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부합하는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고 40피트 컨테이너 포장, 환적 불허, 피고에 의하여 지정된 자가 발행한 검사증명서, 비유전자변형생물체 증명서 등 실현이 곤란하거나 이 사건 계약에서 합의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원고의 책임과 비용으로 돌릴 수 없는 사항을 신용장조건 또는 요구서류에 추가하고, 원고가 합리적인 부가기간을 정하여 그 수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이를 거절한 이상,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본질적인 계약위반 및 부가기간 내 의무불이행에 모두 해당하고, 이 사건 신용장은 2009년 5월 선적분에 관한 것이지만, 위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장래의 분할 부분에 대한 본질적인 계약위반의 발생을 추단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되므로, 원고는 협약 제73조 제2항에 의하여 장래에 향하여 나머지 선적분에 관한 계약도 해제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그 전체가 원고의 해제통보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다. 평석

(1) 이 사건에 적용되는 비엔나협약은 국제무역거래(국제물품매매거래)의 기본법이고, 우리 민·상법상 매매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특별법의 지위에 있다. 또한 신용장통일규칙은 대법원 판례도 이미 인정한 바와 같이 국제적인 상관습법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무역규모가 세계적으로 9위를 유지할 만큼 무역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비엔나협약에 관한 우리나라 논문은 수백 건에 이르지만, 비엔나협약 관련 판례는 이 사건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판결내용이 부실하여 도저히 인용 또는 원용할 여지가 없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

(2) 이 사건의 경우, 당사자 간 국제물품매매계약서에 맞춰 신용장이 개설되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고, 원고(수출자)는 피고 측에서 개설한 신용장 조건이 매우 부당하다는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비엔나협약 제25조, 제26조, 제64조, 계약해제의 경우 우리 민법 제544조, 본질적 계약위반과 그 입증책임, Intercom상 CFR조건인 경우 매도인의 지위와 물품인도의무, 매수인에 대한 통지의무, 매도인의 서류제공의무, 이 경우 비엔나협약 제34조, 사적자치의 대원칙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비엔나협약 제6조, 물품의 분할인도계약과 계약해제의 범위에 관한 제73조, 신용장통일규(UCP 600) 제4~5조, 제10조 a항, 제16조 b항, ISBP의 제규정, 우리나라에서 2008. 2.부터 시행하고 있는, '유전자변형생물체의국가간이동등에관한법률'과 관련하여 유전자변형생물체, 즉NON-GMO 관련 신용장조건의 정당성 여부, 원고의 선적 관련 선통지의무와 그 위반 여부, 40피트 컨테이너 선적조건의 정당성 여부, 환적조건의 정당성 여부 등 수많은 쟁점을 안고 있다.

(3) 그러나 이 사건 대법원 판례는 참으로 무책임하게도 이 모든 쟁점에 관해서 판단을 회피하였다. 그러려면 차라리 심리불속행을 할 일이지.

3. 선하증권이 신용장통일규칙 및 국제표준은행관행에서 규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대판 2011다16431, 16448, 16455 판결)

가. 사실관계


(1) 이 사건 신용장의 개설은행인 ○○은행은 2009년 2월13일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를 수익자로 하여 이 사건 신용장을 개설하면서 이 사건 신용장거래에는 신용장통일규칙이 적용되고, 신용장조건으로 '운송인이 서명한 무사고 선적 선하증권 전통' 등의 서류를 요구하였다.

(2) 이 사건 신용장거래에는 제6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UCP 600)이 적용되는데, 위 신용장통일규칙 제20조 a항 i호는, 신용장에서 선하증권을 요구한 경우에 선하증권의 문면상 운송인의 명칭이 표시되고 운송인 또는 그 대리인이 서명하거나 선장 또는 그 대리인이 서명하여야 하며, 운송인, 선장 또는 대리인에 의한 서명은 운송인, 선장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라는 것이 확인되어야 하고, 대리인의 서명은 운송인을 위하거나 대리하여 서명하였는지, 또는 선장을 위하거나 대리하여 서명하였는지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국제표준은행관행(ISBP) 제94조는 선하증권 원본은 위 신용장통일규칙 제20조 a항 i호에 규정된 형태로 서명되고 운송인이 특정되어야 하며 운송인의 명칭이 표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피고 ○○해운주식회사는 미국 운송회사인 '○○캐리어즈'의 국내 대리점으로서 해운 대리점 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법인이고,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쉬핑은 운송주선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법인이다.

(5) 피고 ○○쉬핑은 2009. 2. 중순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화물의 운송 주선을 의뢰받고 ○○캐리어즈에 그 운송을 의뢰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 ○○해운은 2009. 2. 23. ○○캐리어즈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화물을 선적한 후 선하증권 4통(이하 '이 사건 선하증권'이라 한다)을 발행하였다.

(6) 이 사건 선하증권은 피고 ○○해운이 ○○캐리어즈의 선하증권 양식을 이용하여 대리 발행한 것인데, 그 좌측 상단에는 ○○캐리어즈의 상호가 인쇄되어 있고, 그 우측 하단의 '운송인을 위한 서명'(SIGNED FOR THE CARRIER)란에는 피고 ○○해운의 상호 및 전화번호와 함께 피고 ○○해운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으며, 운송선박의 명칭 란에는 '사가 보이저'라고 기재되어 있다.

(7) 이 사건 선적서류의 매입은행인 ○○은행은 2009년 3월6일 개설은행에 이 사건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를 제시하면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개설은행은 2009년 3월 9일 이 사건 선하증권이 "운송인에 의하여 서명되지 않았고 운송인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신용장조건과의 불일치를 이유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나. 판결요지

(1) 신용장에 의한 거래는 서류에 의한 거래이고 직접적인 상품의 거래가 아니므로 신용장거래의 이행은 신용장에 기재된 조건과 형식상 엄격하게 일치함을 요한다. 그러나 개설은행이 신용장을 개설하면서 신용장통일규칙(UCP)이나 국제표준은행관행(ISBP) 등과 다른 조건을 신용장에 기재하는 경우에는 신용장의 수익자나 매입은행이 그 객관적인 의미나 취지를 인식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신용장조건을 기재하여야 한다. 만일 그 객관적인 의미나 취지가 불분명하거나 모호하여 신용장통일규칙이나 국제표준은행관행과 다르지 않은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는, 신용장의 수익자나 매입은행이 그에 따라 요구서류를 갖추어 제시하더라도 개설은행으로서는 자신이 내심으로 의도한 신용장조건과 불일치한다는 이유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2) 제6차 개정 신용장통일규칙은 제14조 a항에서 "지정에 따라 행동하는 지정은행, 확인은행이 있는 경우의 확인은행 그리고 개설은행은 서류에 대하여 문면상 일치하는 제시가 있는지 여부를 단지 서류 만에 의해서 심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d항에서 "신용장, 서류 그 자체 그리고 국제표준은행관행의 문맥에 따라 읽을 때의 서류상의 정보는 그 서류나 다른 적시된 서류 또는 신용장상의 정보와 반드시 일치될 필요는 없으나, 그들과 저촉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신용장조건이 운송인의 서명이 있는 선하증권을 운송서류로 요구하고 있는 경우, 개설은행은 신용장통일규칙 제20조 a항 i호 및 국제표준은행관행 제94조의 규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서류만을 신용장조건에 합치하는 서류로서 수리하여야 하고, 선하증권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는 신용장 관련 다른 서류의 기재를 참고하지 아니하고 해당 선하증권의 문언만을 기준으로 하여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신용장의 요구서류로 제시된 선하증권에 운송인 본인을 나타내는 명칭이 기재되어 있고, 대리인이 그 본인을 실제로 대리하여 선하증권에 대리인으로서 서명하였더라도, 선하증권의 문면에 그 본인이 운송인의 지위에 있음이 명시적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개설은행의 입장에서는 신용장 관련 다른 서류의 기재를 참고하지 아니하고 해당 선하증권의 문언만을 기준으로 하여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하므로, 그 본인이 운송인의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선하증권은 신용장통일규칙(UCP 600) 제20조 a항 i호 및 국제표준은행관행 제94조의 규정에 따른 서명 요건을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평석

(1) 이 사건의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자(수익자)인 원고가 미국으로 물품을 수출하고 매입은행인 ○○은행에서 선적서류를 매매하고 매입은행이 미국의 개설은행 앞으로 선적서류를 제시하면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개설은행이 선하증권상 운송인 표시의 미비를 이유로 대금지급을 거절하자 매입은행은 외국환거래약정에 따라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하였고, 이에 수출자는 반환을 완료한 후 선하증권을 발급한 선박대리점 또는 운송인을 상대로 선하증권이 잘못 발급 되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2) 이 사건 관련한 대법원의 판시 내용은 아쉽게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선하증권의 운송인 표시 여부와 대리인에 의한 서명이 타당하다는 것인지, 아니다 라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선하증권은 거의 태반이 대리인에 의해 서명된다. (국제적으로 해상운송인은 세계적으로 흩어져있는 수 만개의 항구에 대리점을 둘 수밖에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설시된 내용에 따르면 선하증권은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정상적으로 발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개설은행은 수입자(개설신청인)와 무슨 문제가 생기자 억지 트집을 잡아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고가 미국에서 개설은행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엉뚱하게 운송주선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패소한 것이다.

4.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에 대한 제조물책임소송에서 손해발생지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는지, 준거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대판 2006다17539 판결)

가. 판결요지

(1) 국제재판관할은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기한다는 기본이념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송당사자들의 공평, 편의 그리고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및 판결의 실효성 등과 같은 법원 내지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2) 구 섭외사법 제13조 제1항에 의하면, 외국적 요소가 있는 섭외사건에서 불법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의 성립 및 효력은 그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곳의 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불법행위에서 그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곳에는 불법행위를 한 행동지 뿐만 아니라 손해의 결과발생지도 포함된다.

나. 평석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에 관련 이 사건 판시 내용은 기존 판례의 이론을 충실하게 답습하여 반복하고 있다.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할 게 없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