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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⑮ 공정거래법

홍대식 교수(서강대 로스쿨)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해석, 적용과 관련하여2013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들은 그 동안 논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법리로 확인되지 못했던 쟁점에 대하여 대법원이 처음으로 새로운 법리를 선언하는 판결 또는 반복하여 등장하는 쟁점에 대하여 기존에 정립된 법리의 내용을 더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하거나 그 적용 모습을 보다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판결들로 나눌 수 있다. 아래에서는 공정거래법 분야에서 2013년에 선고된 대표적인 대법원 판결들의 쟁점과 판시 내용을 소개하면서 간략한 해설 및 평석을 덧붙이기로 한다.

1. 부당한 공동행위

가. 묵시적 합의의 증명,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의 판단-온라인음악서비스사업자 사건(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17773 판결 등), 음원유통사업자 사건(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두19298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두17421 판결 등)

이 사건은 공정위가 온라인음악서비스사업자(OSP)의 상품의 가격 및 종류·규격 등에 대한 부당한 공동행위와 음원유통사업자(CP)의 음원공급 조건에 대한 부당한 공동행위 혐의를 조사하여 해당 사업자들을 제재한 사건이다. OSP 6개사는 음원 권리자들의 권리를 신탁 받아 관리하는 신탁 3단체의 저작권사용료 징수규정의 개정으로 Non-DRM 음원이 전면 허용됨에 따라 그로 인해 초래될 시장의 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Non-DRM 상품의 구성과 내용에 대하여 합의하였다. 그 후 OSP들 중 CP의 지위를 겸하는 주요 4개사와 CP의 지위만을 갖는 사업자들이 OSP들에게 합의 대상인 Non-DRM 상품에 음원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그 조건에 합의하였다. 특히 CP들 간의 합의는 주요 4개사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다른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합의에 명시적 합의뿐만 아니라 묵시적 합의도 포함된다는 것은 이전의 판결에서도 암시되고 있었으나, 합의, 특히 묵시적 합의의 본질적 요소가 무엇이고 이를 인정하기 위하여 증명하여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판례상 분명하지 않았다. 관련 법리의 발전은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던 것과 일치하는 외형이 존재하더라도 합의의 존재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 이를 증명하는 사례의 축적을 필요로 하는데, 그런 사례가 판례로 거의 다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례 축적이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공정위가 과거 법률상 추정을 쉽게 허용하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5항에 주로 의존하였고, 최근에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합의의 증거를 확보하였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사건은 공정위가 여러 정황증거들에 기초하여 묵시적 합의의 증명을 시도하였고 당사자들이 이를 적극 다투고 있어 관련 법리를 정립하기에 적절한 사례가 되었다. 대법원은 합의는 둘 이상 사업자 사이의 의사의 연락이 있을 것을 본질로 하므로 사업자간 의사연결의 상호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에 대한 증명이 있어야 하며,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러한 합의를 이유로 시정조치 등을 명하는 공정위에게 있다는 법리를 정립하였다(대법원 2012두17421 판결). 구체적으로는 부당한 공동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을 양수한 사업자의 경우와 회의에 참석은 하였지만 합의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직접증거가 없는 사업자의 경우가 문제되었다.
먼저 대법원은 양수인의 경우 기존의 합의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받아들여 양도인과 동일하게 기존 합의를 실행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기존의 합의 가담자들도 양수인의 영업을 기존 합의에서 배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양수인과 함께 합의를 실행하는 행위를 계속하였다면 부당한 공동행위에 가담하여 이를 유지·계속하는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2두17773 판결). 이는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기존의 합의 사실에 대한 인식과 수용, 그리고 그 실행행위에의 참여가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기 위하여 증명하여야 할 사항임을 나타내준다.
다음으로 회의에 참석은 하였지만 합의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직접증거가 없는 주요 4개 사업자 외의 CP 사업자들의 경우 제시된 정황증거에 대한 해석, 평가에 따라 판단이 달라졌다. 공정위는 대체로 이들 사업자가 합의 전에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하였고 합의 후에는 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수용할 필요도 있었고, 결국 합의 내용에 부합하는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묵시적 합의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부 사업자의 경우 합의 전에 합의 내용에 반대하는 태도를 견지하였고 주요 4개사 합의 직후에 있었던 회의에는 불참하였으며 합의 후에 합의 내용에 부합하는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당시의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경영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는 점 등을 인정하여 묵시적 합의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2두17421 판결). 이에 반하여 대법원은 다른 사업자의 경우 합의 전에 회의에 참석하면서 합의 대상인 Non-DRM 상품에 음원 공급의사를 밝혀 왔고 주요 4개사의 합의 직후에도 회의에 참석하였으며 합의한 대로 음원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정을 들어 합의에 가담하였다고 판단한 것이 정당하다고 보았다(대법원 2012두19298 판결). 묵시적 합의를 증명하기 위한 정황증거는 합의 내용이 논의된 회의와 같은 의사소통증거와 합의의 실행으로 볼 수 있는 외형을 갖춘 행위와 같은 경제적 증거로 나뉠 수 있는데, 대법원의 판단은 의사소통증거의 증명력의 정도, 의사소통증거의 증명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증거의 지위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한편 대법원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위법성을 지시하는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을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의 두 가지 요건으로 구별하여 왔다. 대법원은 경쟁제한성에 관해서는 공정거래법 제2조 제8의2호를 참조하여 당해 공동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경쟁이 감소하여 가격겮値츃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로 그 내용을 이해하고, 그 판단기준은 당해 상품의 특성, 소비자의 제품선택 기준, 당해 행위가 시장 및 사업자들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제시하였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99두6514 판결 등). 이에 대하여 부당성에 관해서는 가격결정행위의 경우 법의 궁극적인 목적에 실질적으로 반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을 뿐이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두19584 판결,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두26117 판결 등). 따라서 기존의 판례만으로는 부당성의 경우 그 판단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었고, 경쟁제한성의 경우에도 경쟁의 과정 및 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이 판단에서 어떤 구체적 상관관계나 우선순위를 갖는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경쟁제한성 판단과 관련하여 특히 당해 공동행위가 경쟁제한적 효과 외에 경쟁촉진적 효과도 함께 가져오는 경우에는 양자를 비교·형량하여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경쟁제한적 효과는 공동행위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 공동행위 가담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제한의 정도 등을 고려하고, 경쟁촉진적 효과는 당해 공동행위로 인한 효율성 증대가 소비자 후생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를 포괄적으로 감안하되, 당해 공동행위가 그러한 효과 발생에 합리적으로 필요한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2두19298 판결). 이는 경쟁제한성 판단 단계에서 경쟁제한적 효과와 경쟁촉진적 효과에 대한 비교·형량이 이루어져야 하고, 효율성 증대효과는 소비자 후생의 증가로 이어지고 공동행위에 특유한 것인 경우 경쟁촉진적 효과에 포괄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한 부당성 판단과 관련해서는 공동행위의 부당성은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한다는 공정거래법의 궁극적인 목적(제1조) 등에 비추어 당해 공동행위에 의하여 발생될 수 있는 경쟁제한적인 결과와 아울러 당해 공동행위가 경제전반의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비롯한 구체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가 선언되었다(대법원 2012두17773 판결). 그에 따라 가격결정행위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공동행위 유형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리로서,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의 판단 단계와 각 단계 별로 고려되는 요소들의 내용과 상관관계에 대한 법리가 보다 구체화되었다.

나. 관련 상품시장의 의미와 그 획정방법-음료회사 사건(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두28939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두11829 판결 등)

이 사건에서 확인된 법리는 2012년에 선고된 수입차 딜러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대법원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먼저 관련 상품시장을 구체적으로 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관련 상품시장을 획정함에 있어서는 거래대상인 상품의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그와 관련한 경영의사 결정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이 사건의 원심판결들은 모두 관련 상품시장을 전체 음료시장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나, 일부 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것과 달리 합의의 대상·목적·효과 등을 기준으로 한 독자적인 방식을 적용한 반면에, 다른 판결은 상품의 기능적 상호 대체가능성, 잠재적 공급대체성 등을 기준으로 하여 대법원이 제시한 것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하였다. 그에 따라 대법원이 제시한 것과 다른 방식을 적용한 판결은 그 자체로 법리오해 및 그에 따른 심리미진이 문제되었던 반면에, 대법원이 제시한 것과 유사한 방식을 적용한 판결은 관련 상품시장 획정에서 고려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이 구체적으로 지적되었다.

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에 의하여 감경 또는 면제되는 자의 범위와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정도 등은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다. 그런데 시행령에서는 위임 받은 사항에 대하여 어느 정도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한 후 다시 세부적인 사항은 공정위 고시에 재위임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제정된 것이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이다. 대법원은 감면고시 규정은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마련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즉 재량준칙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28783 판결). 또한 법률 및 시행령의 순차위임에 따라 감면고시에 규정된 사항 중에 신고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감면 정도와 증거제출방법에 관한 사항의 해석, 적용과 관련된 판결이 선고되었다.
먼저 신고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감면 정도에 관하여 감면고시에는 다른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하여 첫 번째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의 추가적인 감면의 구체적인 정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감면고시는 당해 공동행위가 1개의 행위이고 다른 공동행위가 1개의 행위임을 전제로 그 규모를 서로 비교하여 감경률이나 면제 여부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당해 공동행위가 여럿이고 다른 공동행위도 여럿인 경우 그 감경률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공정위는 후자의 경우가 문제가 된 구체적인 사건에서 그에 필요한 기준을 정하여 적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추가감면 신청 시 그에 필요한 기준을 정하는 것은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므로 그 기준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이 아니라든가 타당하지 아니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공정위가 적용한 기준이 과징금제도와 추가감면제도의 입법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1두28783 판결).
다음으로 증거제출방법은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또는 두 번째 자'라는 요건을 구성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의 판단에 관한 사항이다. 감면고시는 이러한 증거는 직접자료 또는 기술자료에 해당할 것을 요구하는데, 특히 기술자료의 경우 추가자료를 함께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면고시에서는 추가자료의 형태와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 증거가치의 정도를 한정하고 있지는 않은데, 공정위는 원고가 추가자료로서 제출한 자료들이 증거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2순위 조사협조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추가자료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증명하는 데 얼마나 증거가치가 있는지의 문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징금 등 감경 여부에 재량권이 인정되는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이른바 '2순위 조사협조자'에 대한 감경 여부를 정함에 있어 재량판단 사항으로 고려할 요소가 될 수는 있겠지만, 추가자료로서의 적격성을 부정할 사유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그 이유로서 침익적 제재 규정의 엄격해석 원칙과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의 취지 등을 들고 있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2두8724 판결).

2. 불공정거래행위

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원고가 방송채널 거래 상대방인 3개 TV홈쇼핑사업자에게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게 한 행위가 구입강제 행위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두1188 판결)에서는 불이익으로서의 구입강제 행위가 존재하였는지, 그것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구입강제 행위에 해당하는 상황은 주위의 사정으로 보아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행위자가 불이익 의사표시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하였다는 것과 같은 주관적인 사정은 반드시 필요로 하지는 않다는 전제 하에, 원고가 사실상 원고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3개 TV홈쇼핑사업자는 원고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입게 될지도 모르는 불이익을 고려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구입강제 행위를 인정하였다. 또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골프장 회원권 거래는 그 성질상 방송채널 송출계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므로 방송채널 거래시장에서의 정상적인 거래관행과 거리가 먼 것이라고 판단하여,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공정거래저해성 판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의 범위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실인정에 기초한 판단을 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원고인 병원의 선택진료제도 운영 방식이 불이익제공행위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두7854 판결)에서는 병원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신청서와 다른 양식을 사용하여 진료지원과에 관한 선택진료제도를 운영함으로써 환자에게 진료지원과에 대한 추가적인 진료비 부담이 발생하게 된 것이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인지가 문제되었다. 원심은 구체적인 사실인정을 통하여 원고의 제도 운영 방식은 환자의 의사선택권을 의료 현실에 맞게 보장함과 아울러, 보다 정선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보장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수긍하였다. 이 사건 역시 정상적인 거래관행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나. 구속조건부 거래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

정유사가 자영주유소업자들과 사이에 해당 주유소에서 판매할 석유제품 전량을 공급하는 거래를 한 행위가 문제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정위가 내부지침으로 경쟁제한성 위주로 판단하는 행위 유형으로 분류한 구속조건부 거래행위 중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부당성의 내용과 그 판단기준에 대하여 종전의 다른 행위 유형에 대한 판단보다 진일보한 법리를 제시하였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0두25909 판결). 먼저 대법원은 공정거래법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를 규제하면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포함한 모든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배타조건부 거래행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떠나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거나 그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거래처 선택의 자유 등을 제한함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다.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부당성'은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가 물품의 구입 또는 유통경로의 차단, 경쟁수단의 제한을 통하여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나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관련시장에서 배제하거나 배제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비롯한 경쟁제한성을 중심으로 그 유무를 평가하되, 거래상대방인 특정 사업자가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로 인하여 거래처 선택의 자유 등이 제한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저해되었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도 아울러 고려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한다. 이는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의 부당성은 경쟁제한성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되, 그 경쟁제한성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존재와 관계없이 인정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고, 부당성 판단에 거래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 저해성도 추가적으로 고려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대법원은 부당성 판단기준으로서 당해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로 인하여 대체적 물품구입처 또는 유통경로가 차단되는 정도, 경쟁사업자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을 침해받는지 여부 등과 같이 경쟁제한성과 관련된 요소와 아울러 배타조건부 거래계약을 체결한 거래당사자의 지위, 계약내용, 계약체결 당시의 상황 등과 같이 거래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 저해성과 관련된 요소를 열거하면서 이들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 이러한 판단은 불공정거래행위의 부당성 판단에서 경쟁제한성이 여전히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부당성 판단의 요소로 제시된 거래상대방의 의사결정의 자유 저해성의 경우 그 추상적인 성격 때문에 그것이 경쟁제한성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독자적으로 이를 평가할 기준이 있는지 하는 점에 대하여 앞으로 풀어야 할 규범적 과제를 던져준다.

다. 사업활동 방해행위

사업활동 방해행위는 일정한 수단을 사용하여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존재하고, 그 행위가 부당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에 성립한다. 방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부당하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은 그 행위가 바람직한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불공정한 경쟁수단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수단으로서의 행위의 불공정성을 따지기에 앞서 확인되어야 할 것은 과연 그로 인하여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이 방해되었는지, 즉 심히 곤란하게 되었는지 여부이다. 이런 쟁점이 제기된 사건이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16667 판결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경쟁사업자의 제품에 대하여 허위 내용을 거래처에 알린 행위는 부당한 행위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그 행위 전후로 오히려 2배 이상 증가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를 들어 원고의 위와 같은 부당한 행위로 인하여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이 심히 곤란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다.

3. 과징금

과징금과 관련해서는, 하나의 회사 내부에 여러 개의 사업 부문이 존재하는 경우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 및 그로 인한 과징금 부과대상을 판단함에 있어, 다른 사업자와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사업자는 회사 내부 조직인 관련 특정 사업 부문이 아니라 회사 자체라고 보아야 하고, 과징금 역시 그 회사에 대하여 부과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판결(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두4302 판결), 공정위가 2007. 12. 2. 종료된 원고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하여 과징금 납부명령을 함에 있어, '2007년 과징금고시' 시행 전에 종료된 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에는 과징금 상한을 관련매출액의 5%로 정하고 있는 '2004년 과징금고시'에 의하도록 한 2007년 과징금고시 부칙을 따르지 않고, 과징금 상한을 관련매출액의 10%로 정하고 있는 '2005년 과징금고시'를 적용하여 과징금을 산정한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과 유사하게 어떠한 과징금고시를 적용할 것인지가 문제되었던 사건에서 피심인에게 덜 침익적인 2004년 과징금고시를 적용한 기존 선례와 달리 2005년 과징금고시를 적용하여 과징금 납부명령을 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평등의 원칙과 자기구속의 법리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한 판결(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두7103 판결), 합의의 대상이 되는 상품과 함께 그 상품과 대체관계에 있으면서 그 가격에 영향을 받는 상품을 관련 상품의 범위에 포함한 판결(대법원 2012두17773 판결)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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