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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⑩ 상법

김홍기 교수(연세대 로스쿨)

Ⅰ. 부동산에 대한 상사유치권의 성립 당시에 이미 제3자의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자는 선행저당권자 또는 그 승계인에게 대항할 수 없음(대판 2013.2.28., 2010다57350)

1. 사실관계
원고는 상가를 분양받고 상가건축주인 A회사로부터 분양받은 점포의 점유를 이전받아 사용하여 왔다. 피고은행은 A회사에게 대출을 하고 이를 피담보채권으로 하여서 상가건물에 대해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그 후 피고은행은 경매를 통하여 상가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A회사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됨으로써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였고 이를 변제받을 때까지 상가점포를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은행을 상대로 유치권의 존재확인을 청구하였다.

2. 판결요지
상사유치권 성립 당시에 이미 목적물에 대하여 제3자가 권리자인 제한물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상사유치권은 그와 같이 제한된 채무자의 소유권에 기초하여 성립할 뿐이고, 기존의 제한물권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가치를 사후적으로 침탈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 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

3. 평석
상사유치권(상 58조)은 상인 간의 거래에 적용되며 민사유치권(민 320조)의 특칙이다. 그런데 상사유치권은 유치목적물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이면 충분하고, 유치목적물과 피담보채권 간에 개별적인 견련성이 요구되지 아니하여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비판을 반영하여 사실상 최우선순위담보권인 상사유치권의 효력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유치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에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서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상사유치권의 특성을 반영하여 그 성립요건과 효력범위에 대해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유치권 제도의 개선을 위해서 상사유치권을 포함하여 등기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입법예고 되어있다(법무부공고 2013-6호).

Ⅱ. 주권발행 전 주주명의를 신탁한 실질주주의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실질주주를 대위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주주명부상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적극)(대판 2013.2.14., 2011다109708)

1. 사실관계
피고명의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이 사건 주식은 소외 甲이 피고명의로 신탁한 것으로 실질적인 주주는 甲이었다. 원고는 甲의 채권자로서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甲을 대위하여 甲이 피고에게 신탁한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그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하면서, 그 명의수탁 사실을 부인하면서 주주권의 귀속을 다투는 피고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권발행 전 주식에 관하여 주주명의를 신탁한 사람이 수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면 그 주식에 대한 주주의 권리는 해지의 의사표시만으로 명의신탁자에게 복귀하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 형식상 주주명의인이 주주권을 다투는 경우에 실질적인 주주가 주주명부상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이는 실질적인 주주의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실질적인 주주를 대위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주주명의인을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그 주식을 발행한 회사를 상대로 명의개서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거나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직접적인 분쟁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평석
주식은 주식양도의 합의와 주권의 교부에 의해서 이전되지만, 이와는 별도로 회사의 주주명부에 기재되는 형식상의 주주가 다를 수 있어서 실질적인 주주와 형식적인 주주 중에서 누구에게 주주권 행사를 허용할 것인지가 자주 문제가 된다. 이는 실질주주의 법적 지위와도 관련이 되는데, 판례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여 그 대금을 납입한 명의차용인만이 실질상의 주식인수인으로 주주가 되고, 단순한 명의대여자에 불과한 자는 주주로 볼 수 없다."(2002다29138 등)고 하는 등 일관되게 실질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법리는 실질주주의 채권자인 원고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실질주주인 소외 甲을 대위하여 명의신탁계약을 해지하고 주주명부상의 주주명의인인 피고를 상대로 주주권의 확인을 구하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실질주주의 채권자인 원고의 권리행사를 인정하고 있다. 기존 대법원의 판례와 태도를 같이하는 것으로 타당하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명의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직접적인 분쟁이 없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인 원고가 명의수탁자인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경우 회사를 상대로 실질주주인 명의신탁자 명의로 주주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고, 이는 원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볼 것이다.

Ⅲ.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건축대금을 받기 위해서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한 경우, 회사와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적극)(대판 2013.6.27., 2011다50165)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건축회사로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의 공사를 도급받아 2008.2. 이후에 공사를 마쳤다. 그런데 이 사건 건물에 대해서는 피고회사가 공사하기 이전인 2006.4.경 이미 다른 채권자에 의하여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이루어진 상태이었다. 피고 甲은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던 중에 유치권 신고를 하고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를 관리하도록 한 이래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낙찰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유치권을 주장하면서 원고를 배제한 채 피고회사를 위한 점유상태를 유지해 왔다.
원고는 피고회사와 그 대표이사인 甲을 상대로 이 사건 건물을 불법 점유함으로써 인하여 그 소유자인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해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과 관련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부동산을 지배·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을 침해하고 있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부동산에 대한 불법적인 점유상태를 형성·유지한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회사와 별도로 부담한다. 대표이사 개인이 부동산에 대한 점유자가 아니라는 것과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회사의 불법점유 상태를 야기하는 등으로 직접 불법행위를 한 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별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3. 평석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회사는 그 대표이사와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 389조 3항, 210조). 여기서 "업무집행으로 인하여"란 "대표행위로 인하여"라는 뜻이다.
대상판결은 건축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甲이 직원 등으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을 지배·관리하도록 한 것은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건물소유자인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판시는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할 경우에 회사의 책임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책임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위의 규정들은 좀더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상법 제389조 제2항이 준용하는 상법 제210조는 본질적으로 조합의 성격을 가지는 합명회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합명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은 무한책임사원에 해당하며, 처음부터 합명회사의 채무에 대해서 연대하여 무한책임을 진다. 하지만 주식회사는 물적 회사로서 대표이사의 업무집행 행위의 효력은 주식회사에 귀속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업무집행이 위법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위의 사례에서는 대표이사 甲이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더라도, 그 위법성이 크지 않고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를 크게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회사의 책임은 인정하더라도 대표이사인 甲의 연대책임은 가능하면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할 수 있다. 즉 상법 제389조 제2항에 의하여 상법 제210조를 준용하여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주식회사의 성격을 반영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Ⅳ. 제3자가 표현대표이사에게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회사가 상법 제395조에 따른 책임을 지는지 여부(소극) 및 '제3자의 중대한 과실'의 의미와 판단 기준 (대판 2013.2.14., 2010다91985)

1. 사실관계

A회사는 상표권의 전용사용권자이고, 피고회사는 A로부터 상표의 사용허락을 받은 통상사용권자이다. 피고회사의 이사인 甲은 A회사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상표의 사용권을 부여하는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부터 상표사용료를 지급받아 왔다. 甲은 이 사건 업무협약 체결 당시 피고회사의 인감을 소지하고 사장 직함을 사용하였으며, 甲이 제시한 A회사의 사용허락서에는 단지 "계약기간 연장과 사용품목 외의 모든 조항은 원래 계약서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원고로서는 그 기재만으로는 A회사와 피고 사이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약정이 있었는지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원고는 위 상표를 부착하여 상품을 제조·납품하여오다가 A회사로부터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 당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회사를 상대로 표현대표이사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395조가 표현대표이사의 행위로 인한 주식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는, 외관에 대한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외관을 믿은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상거래의 신뢰와 안전을 도모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인 제3자가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에게 그 거래행위를 함에 있어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 할지라도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회사는 위 규정에 의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3. 평석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의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제3자가 그 외관을 신뢰하여야 하는데, 이는 상대방의 선의를 요구하는 것으로서 제3자의 선의에는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는 원고가 甲의 대표권을 믿은 것에 중과실이 있었는지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중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비록 A회사의 사용허락서의 기재내용이 불충분하고 이를 믿은 원고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원고에게 경과실은 인정될지는 몰라도 중과실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중과실이 인정되는가는 결국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하다고 본다.

Ⅴ. 모회사 이사가 자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는 거래가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는지(소극), 이사가 경업대상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는 경우 이사의 겸직금지의무에 위반하는지 여부(적극) 및 경업여부의 판단기준(대판 2013.9.12., 2011다57869)

1. 사실관계

광주A회사는 A회사가 광주광역시에서 백화점 등을 운영하기 위하여 설립한 자회사이다. 광주A는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모회사인 A회사와 협의하여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주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되 실권 시에는 일반이 인수하는 것으로 하였다. 그러나 A회사는 이사회결의로 인수를 포기하였고, A회사의 이사인 甲이 광주A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여 최대주주가 되었다. 甲은 A회사의 지배주주인 乙의 아들로서 A회사와 특수관계인이어서 광주A의 대주주가 되더라도 A회사와 경쟁할 이유가 없었다.
원고는 A회사의 소액주주들로서 실권을 의결한 A회사의 이사들을 상대로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⑴ 상법 제398조의 이사의 자기거래금지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사 등의 거래상대방은 당해 이사가 직무수행에 관하여 선관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당해 회사이어야 한다. 따라서 모회사(A회사)의 이사인 甲과 그 자회사(광주A)와의 거래는 개정전상법 제398조가 규율하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모회사의 이사는 그 거래에 관하여 모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⑵ 상법 제397조의 이사의 경업금지의무는 이사가 경업대상 회사의 이사,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어 그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경우에도 적용되며, 이 경우 이사는 자신이 속한 회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경업 여부는 회사 간의 지분소유와 지배구조, 영업형태 등 거래 전반의 사정에 비추어 판단한다. 그러나 광주A가 A회사의 지점 내지 영업부문으로 운영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에 있다면 광주A와 A회사 사이에는 서로 이익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⑶ 상법 제397조의2에 의하면 이사는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가 있으면 이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로 하여금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회사의 이사회가 그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그러한 사업기회를 포기하거나 어느 이사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다면 그 의사결정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는 한 그와 같이 결의한 이사들의 경영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3. 평석
⑴ 모회사와 그 자회사는 독립된 별도의 법인이므로, 모회사(A회사)의 이사인 甲과 그 자회사(광주A)와의 거래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타당하다. 그런데 회사법 등 상거래를 규제대상으로 하는 경제법규에서는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다는 형식적인 측면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해당 법규의 취지를 위반하였는지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대상판결에 있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한 고려가 있었는지는 알기 어려우나 향후 경제적 분쟁을 다루는 사건에서는 경제적 실질이 충분히 고려되었으면 한다.
⑵ 상법 제397조의 이사의 경업금지의무는 이사가 경업대상 회사의 이사, 대표이사가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지배주주가 되어 그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경우에도 적용되며, 경업 여부는 회사 간의 지분소유와 지배구조, 영업형태 등 거래 전반의 사정에 비추어 판단한다는 대상판결의 태도는 타당하다. 광주A가 甲이 속한 A회사의 지점 내지 영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서로 이익충돌의 여지가 없었다는 대법원의 판단은 지나치게 엄격한 듯 보이지만 사실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이 평석에서는 생략한다.
⑶ 대상판결은 상법 제397조의2의 회사의 사업기회를 판단함에 있어서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회사에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라고 하면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업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사업기회를 이처럼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로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자회사의 신주발행에 있어서 모회사가 그 인수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였고, 그 대신 모회사의 이사이자 지배주주의 아들인 甲이 모회사가 포기한 신주를 인수하였다면, 그 사실만으로 어느 정도 충분한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회사의 기회를 판단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이익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이 옳다. 다만, 대상판결은 경영판단원칙을 적용하고 있는데, 급변하는 회사의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경영판단의 명확한 기준' 하에서 경영판단원칙이 좀더 널리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찬성한다.

Ⅵ. 임기만료 전에 해임된 감사가 회사를 상대로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보수상당액을 청구하는 경우, 남은 임기 동안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인지(한정 적극)(대판 2013.9.26., 2011다42348)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회사의 상임감사였는데, 업무추진비, 출장비 일부의 부적절한 집행 등의 잘못을 이유로 주주총회의 결의로 임기만료 전 해임되었다. 원고는 해임 이후인 2009. 3. 27. 부터 A회사에서 상근감사로 재직하면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
원고는 출장비의 부적절한 사용 등 사유만으로는 원고가 감사로서의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될 만한 객관적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는 감사해임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피고회사를 상대로 그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2. 판결요지
감사가 임기만료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었음을 이유로 회사를 상대로 남은 임기 동안 또는 임기 만료 시 얻을 수 있었던 보수 상당액을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으로 청구하는 경우, 당해 감사가 그 해임으로 인하여 남은 임기 동안 회사를 위한 위임사무 처리에 들이지 않게 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해임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해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

3. 평석
대상판결은 감사 등의 해임 시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의 상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의 상실 등 감사가 그 직무를 수행하는데 장애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위의 사례에서는 업무출장비, 출장비 등의 일부 부적절한 집행만으로는 감사로서의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될 만한 객관적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보지는 않았다.
결국 손해배상의 범위가 문제인데, 이 사건에서는 감사의 해임 이후에 감사가 다른 일에 종사함으로써 얻은 수익을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서 반영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해임한 A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은 고의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는 상법상의 법정책임이므로 일반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책임에서와 같은 과실상계의 법리가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만으로 원고가 그 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서 얻은 수익을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해임당한 원고가 더 이상 회사를 위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는 없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의 액수를 정함에 있어 그 잔여임기 동안의 이사의 보수 등에서 그 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서 얻은 중간수입을 공제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으로서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성질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가 해임 이후에 다른 회사에 근무함으로써 보수를 얻었다면, 그 이익은 손익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를 공제함이 타당할 것이다. 대상판결에 찬성한다.

Ⅶ. 구증권거래법(현행 상법 542조의9 1항)상 상장법인의 이사 등에 대한 '금전 등의 대여행위'의 금지대상에는 그 행위의 실질적인 상대방을 상장법인의 이사 등으로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되는지(적극)(대판 2013.5.9., 2011도15854)

1. 사실관계

피고인은 코스닥상장법인인 A회사로 하여금 동일 기업집단 내에 있는 비상장법인 또는 개인 명의로 A회사의 자금을 대여하게 한 다음 A회사의 이사들이 그 비상장법인 등으로부터 다시 그 각 금원을 대여 받게 하였다.

2. 판결요지
구증권거래법 제191조의19 제1항 제1호 ㈎목이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의 '이사 등을 상대방으로 하는' 금전 등의 대여행위와 아울러 '이사 등을 위하여 하는' 금전 등의 대여행위도 금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규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금전 등의 대여행위에는 상장법인이 그 이사 등을 직접 상대방으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금전 등의 대여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실질적으로 상장법인의 이사 등에게 귀속하는 경우와 같이 그 행위의 실질적인 상대방을 상장법인의 이사 등으로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3. 평석
이 사건은 증권관련 각종 범죄행위와 관계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이사 등에 대한 금전대여행위에 대해서만 검토한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의 이사 등에게 직접적인 자금대여가 아닌 우회적인 대여행위를 한 경우에도 구증권거래법상 이사 등에 대한 신용공여금지규정이 적용되는지가 문제되었다. 위의 사실관계에 비추어보면 A회사의 대여금은 직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동일 기업집단 내에 있는 비상장회사 등을 거쳐 이사들에게 전해졌으나 결국 A회사의 이사들에게 전해진 것으로 이는 주요주주나 이사 등에 대한 금전 등의 대여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법조문에도 "상대방으로 하거나 그를 위하여" 신용공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있으므로 이사 등이 대여행위의 직접상대방인지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 대상판결의 취지는 상장법인의 특례규정이 상법에 이관된 현행상법 제542조의9 제1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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