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3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① 헌법

황도수 교수(건국대 로스쿨)

1. 머리말

헌법재판소는 올해 9. 28. ~ 10.1. 세계헌법재판회의 제3차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형식상으로는 3차 총회이나, 2011년 9월 세계헌법재판회의가 규약을 갖춘 정식 회의체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창립총회에 해당된다. 세계 100여 개국 헌법재판기관, 관련 국제기구 및 단체의 대표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게 될 것이고, 우리 헌법재판소는 영미법계와 대륙법계의 헌법재판제도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헌법재판 제도의 특징과 그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및 국가발전에 어떻게 기여하였는지를 널리 홍보하게 될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헌법재판소 5기를 이끌고 있는 박한철 헌재소장은 취임에 즈음하여 '늘 국민의 편에 서겠다'는 돛을 올린 바 있고, 모든 재판관들은 2013년 100여일 가까운 공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건을 처리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먼저 국가질서의 관점에서, 국민이 주권자로서 국정의 중심이고, 국가권력은 국민을 위하여 존재할 뿐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였다. 국가 정통성의 확립을 위하여 친일반민족행위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법률조항에 대하여 합헌을 선언하였고, 정부에 대한 비판을 국가위기로 단정하여 취해진 1974년 대통령긴급조치에 대하여 위헌을 선언하였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에 대한 비방을 전면 금지하는 것에 대하여는 위헌의견이 5인에 이르렀으나, 6인의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여 합헌이 선고되었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결정에 의한 입법개선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국회의 권한행사에 대하여는 국민들에게 손실을 끼칠 수 없다고 천명하여 국가기관의 책무를 엄격하게 선언하였다.

사회질서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가 과거 유교적 가치질서를 벗어나서 '양성이 대등한 개인주의적 민주질서'로의 가치질서 이행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자격을 여성에 한정한 것에 대하여는 대학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합헌이라고 선언하였고, 단순히 연장자라는 이유로 독립유공자 유족보상금을 독차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입법에 대하여는 위헌을 선고하였다. 독신자 가정에 대하여 친양자 입양을 금지하는 민법조항에 대하여는 5인의 위헌의견이 있었으나, 6인의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여 합헌이 선고되었다.

사회적 가치질서의 변동을 확인하는 결정도 많았다. 사립학교의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개방이사제, 대학평의회제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제도 등에 대하여 합헌을 선언함으로써 사립학교가 더 이상 설립자 가족의 사유물이 아니라,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객관적 기구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또 국제적멸종위기종에 대한 용도제한에 대하여 합헌을 선고함으로써, 동식물이 단순한 재산권의 대상물이 아니라, 인간과 공존하는 자연환경의 일부라는 가치관을 헌법적으로 확인하였다.

한편, 기간제근로자 2년 사용제한, 국민연금 수령연령의 상향조정에 대하여 합헌을 선언함으로써,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여야 하는 국가사회의 현실을 잘 반영해 주었다.

2. 국가정통성 및 민주주의

가. 친일반민족행위 결정 합헌(2013. 5. 30. 2012헌바19, 합헌)

1) 사건의 개요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2009. 7. 6. 1930년대 후반부터 황도학회 이사 등 친일단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면서 일본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하는 다수의 글을 발표하였던 망 구○옥의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하였다.
망인의 아들인 청구인은 위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한 뒤, 그 근거법률조항이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의 요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 전쟁 개전 시부터 1945. 8. 15.까지 일본제국주의를 위하여 행한 친일반민족행위의 진상을 규명하여 역사의 진실과 민족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사회정의 구현에 이바지하고자 제정된 '일제강점 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은 헌법 전문에서 천명된 3·1 운동의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계승의 의미를 되살리는 합헌적 입법이다.
일본인과 조선인이 완전히 융화되도록 한다는 내선융화 및 조선인에게 철저한 황국신민이 될 것을 요구하는 황민화운동은 일본이 한국민족의 고유성을 말살시키고, 한국인을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전쟁에 동원하기 위하여 실시한 정책이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는 위 법률조항은 민족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사회정의 구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서 합헌이다.

나.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위헌(2013. 3. 21. 2010헌바70등, 위헌)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1974. 8. 8. 비상군법회의에서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위반 및 반공법위반으로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위 확정판결에 대하여 2009. 2. 12.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청구를 한 뒤, 긴급조치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우리 헌법은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합리적인 홍보와 설득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 자체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려는 공권력의 행사나 규범의 제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할 수 없다.
주권자이자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은 당연히 유신헌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개정을 주장하거나 청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당시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유신헌법에 대한 비판적 의사표시나 개헌을 위한 적극적인 의견제시 등을 특정 시기에 집약적이고 집합적으로 표출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긴급조치와 같은 국가긴급권으로서 대처하여야 할 국가적 비상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1974년 긴급조치는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내용으로서, 국가긴급권이 갖는 내재적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다. 후보자 비방 처벌 합헌(2013. 6. 27. 2011헌바75, 합헌)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2010. 3.경 ○○당 홈페이지에 당시 ○○당 서울시의회의원 후보가 되고자 하는 김○배를 비난하는 글을 게시하거나 댓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비방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후보자비방을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251조에 대하여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법정의견) 위 조항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중상모략과 인신공격, 흑색선전을 자행하여 선거풍토를 혼탁하게 하고 사회혼란까지 야기하였던 과거의 선거현실에 대한 반성의 산물이다. 근거가 희박한 의혹 등의 제기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 유권자들의 선택을 오도하는 결과가 야기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공익은 현저하다. 반면, 적시한 사실이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때에는 처벌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조항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도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다. 결국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5인의 반대의견) 선거의 공정성이란 선거의 혼탁을 방지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직수행능력, 공직후보자의 인격 등 공직적합성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고 이에 근거하여 가장 최선의 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사실은 그것이 진실한 이상 유권자인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라. 입법개선의무 불이행에 대한 국가의 책임(2013. 8. 29. 2010헌바354등, 위헌)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직권남용죄로 징역 6월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당연퇴직 하였고, 퇴직 이후 2008. 12. 31.까지 구 공무원연금법('구법조항')에 따라 퇴직연금을 감액하여 지급받고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2007. 3. 29. 구법조항에 대하여 2008. 12. 31.까지 입법개선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2005헌바33)을 하였으나, 그 때까지 법은 개정되지 아니하였고, 구법조항은 2009. 1. 1.부터 효력을 상실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09. 1. 1.부터 청구인에게 퇴직연금 전액을 지급하였다.
공무원연금법 제64조는 2009. 12. 31. 비로소 개정되어 청구인과 같은 사례의 경우에는 퇴직급여를 감액하도록 개정되었는데, 부칙에서 위 감액 개정규정을 2009. 1. 1.부터 소급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010. 1. 20. 청구인에게 이미 지급한 2009년분 퇴직연금액 중 2분의 1 상당액을 환수하는 내용의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처분을 법적으로 다투면서, 위 부칙에 대하여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소급입법금지의 주된 이유는 문제된 사안을 사전에 입법을 통하여 행위시법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자에 의해 사후입법을 통해 과거의 일들을 자의적으로 규율함으로써 국민의 법적 신뢰를 깨뜨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2007. 3. 29.부터 잠정적용시한인 2008. 12. 31.까지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국회에서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에 따라 공무원들은 2009. 1. 1.부터 퇴직연금을 전부 지급받았는데, 이는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않은 것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 기간 동안 지급받은 퇴직연금 등을 다시 소급적으로 환수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잘못으로 인한 법집행의 책임을 퇴직연금을 받는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사법기관과 입법기관 전체에 대한 국민들의 객관적인 신뢰를 저버리는 소급입법은 허용될 수 없다.

3. 사회질서, 남녀평등, 가족질서

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남성입학금지(2013. 5. 30. 2009헌마514, 기각)

1) 사건 개요

피청구인 교육부장관은 2008. 9. 1. 피청구인 학교법인 이화학당에게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하면서 여성만을 입학자격요건으로 할 수 있도록 인정하였다.
청구인은 대학교를 졸업한 남성으로서 2010년에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입학하고자 하였으나 불가능하게 되자, 여성만을 입학자격요건으로 하는 입학전형계획을 인정한 피청구인의 권한행사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교육부장관이 이화여자대학교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인가를 하면서 여성만을 입학자격요건으로 하는 모집요강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 것은, 1886년 국내 최초의 여성 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된 120년 전통을 유지하려는 이화여자대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가 여자대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지,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대학교 자율성의 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반면 청구인은 이화여자대학교 이외에 전국 24개 다른 법학전문대학원, 총 1900명의 입학정원에 지원하여 입학할 수 있고, 소정의 교육을 마친 후 변호사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그 불이익이 과도하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독신자의 친양자 입양 봉쇄(2013. 9. 26. 2011헌가42, 합헌)

1) 사건 개요

미혼 여성으로 의사인 제청신청인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박○식이 2005년 사망한 뒤, 그의 처, 자녀 박○이, 유○엽과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하였다. 제청신청인은 이들과 상의한 뒤, 자녀들의 복리를 위해서 서울가정법원에 유○엽에 대하여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하였다. 법원은, 독신자는 친양자 입양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908조의2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법정의견) 혼인관계를 바탕으로 부와 모가 함께 양육을 담당하는 기혼자 가정에 비하여, 독신자 가정은 기본적으로 양부 또는 양모 혼자서 양육을 담당해야 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편친 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 내지 불안감 때문에 독신자 가정에서 양육되는 자녀는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친양자의 양친을 기혼자로 한정하고 있는 위 조항은 양자에게 보다 나은 양육환경을 제공하여 양자의 복리를 보다 확실하게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독신자를 기혼자에 비하여 차별 취급하는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 편친가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타파되어야 할 대상인데, 편친가정을 이유로 독신자의 친양자 입양을 봉쇄하는 것은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시키는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다. 친양자 입양 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양자의 복리를 고려할 때 친양자 입양이 적당한지 여부이지, 단순히 양친이 혼인을 하였는지 여부가 아니다. 기혼자 중 친양자의 양친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람이 있을 수 있듯이, 독신자 중에서도 양자의 복리에 도움을 주는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다. 독립유공자 유족보상금지급 나이기준 위헌(2013. 10. 24. 2011헌마724, 헌법불합치)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1962. 3. 1. 건국훈장을 받았던 망 이○재의 외손녀로서, 독립유공자의 유족(손자녀)으로 등록되어 있다. 청구외 이○호는 청구인의 오빠로서 2011. 9. 15.부터 독립유공자의 손자녀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매월 유족보상금을 수령하고 있다.
유족보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청구인은 '나이가 많은' 손자녀 1명에게만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12조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불가피하게 유족 중 1명에게 한정하여 보상금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국가의 재정부담 능력, 보상금 수급권의 실효성 보장 등 그 선정기준을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나이에 따른 차별은 연장자를 연소자에 비해 우대하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나,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오늘날 형제간에도 결혼 후에는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연장자인 손자녀가 나이가 적은 다른 손자녀를 부양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연장자가 직업이나 보유재산 등 경제적으로 형편이 더 나은 경우에도 다른 유족을 배제하면서까지 연장자라는 이유로 보상금을 지급받는 것은 보상금 수급권이 갖는 사회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단순히 연장자만을 우대하는 차별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라. 국제적멸종위기종의 용도사용제한(2013. 10. 24. 2012헌바431,합헌)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1990년경부터 국제적멸종위기종인 수입 반달가슴곰으로부터 증식된 2001년생 반달가슴곰 수컷 2마리를 소유하고 있다. 청구인은 ○○유역환경청장에게 위 곰의 용도를 '웅담, 웅지(곰기름), 가공용품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을 하였으나, 2011. 12. 28. '약용(웅담)'으로 용도변경이 승인되었을 뿐, 나머지 신청은 불허되었다.
청구인은 위 불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근거가 된 야생동·식물보호법 제16조에 대하여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은 동식물이 멸종하고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증식된 종을 포함하여 국제적멸종위기종에 대한 사인(私人)의 자의적 용도변경을 원천적으로 봉쇄함으로써 그 이용범위를 엄격히 국가의 통제 아래 둔 것은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당하고, 적절한 수단이다.
증식된 종을 포함한 국제적멸종위기종 자체의 용도를 규제하지 않고서는 멸종위기종의 무분별한 상품화나 이윤추구를 위하여 국제적멸종위기종을 소비하고 처분하는 것을 막기 어려워, 결국 자연생태계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우므로, 침해의 최소성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

4. 교육제도 관련

가. 사립학교 개방이사제 (2013. 11. 28. 2007헌마1189등, 기각)

1) 사건 개요

'개방이사제' 등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중 개정법률안이 2005. 12. 29. 공포되고 2006. 7. 1.부터 시행되었다. 청구인들은 사립학교 학교법인, 법인 이사장, 대학교 총장, 교장 등으로서, 위 법률개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학교법인이 본질적으로 사법인이라 할지라도 학교운영이라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이상 그 이사회는 단순히 사법인의 내부의사결정기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담보하는 역할과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독립적인 외부 인사의 이사회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 입법자의 판단은 그 정당성을 수긍할 수 있다.
개방이사제도는 사립학교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제고하는 수단으로 국가가 직접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구성원을 참여시키는 방식을 택하였는데, 이는 학교운영의 민주성을 고려한 것으로 그 정당성과 적절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학교법인은 이사 정수의 4분의 1에 한하여 자율적 구성권의 제약을 받을 뿐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여전히 자율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 이사 정수의 4분의 1에 불과한 개방이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입법자의 의도가 개방이사로 하여금 학교법인의 운영권을 장악하도록 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학교운영에 관하여 공정하게 사안을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에 있음을 잘 보여준다. 개방이사제도가 학교법인의 사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권 합헌(2013. 11. 28. 2009헌바206등, 합헌)

1) 사건 개요

청구인들은 학교법인 ○○학원의 설립자 망인의 처 또는 아들로서 위 학원의 이사장 또는 이사로 선임되어 있었다가, 1992. 12. 11. 그 취임승인이 취소된 바 있다. 위 학교법인은 임시이사회 체제로 운영되다가, 학교법인 정상화 절차를 밟으면서, 서울특별시 교육감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8. 12. 23. 박○국 등 5인을 ○○학원의 정식이사로 선임하였고, 이후 ○○학원 이사회는 박○국을 이사장으로, 백○걸을 상임이사로 선임하는 결의를 하였다.
청구인들은 박○국 등 5인이 ○○학원 이사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는 확인 및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뒤, 학교법인의 정상화 절차에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주된 역할을 하도록 규정한 사립학교법 제24조의2가 위헌이라며 위헌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학교법인 설립 목적의 영속성은 설립자로부터 이어지는 이사의 인적 연속성보다는 '위임관계의 본지(本旨)'라 할 수 있는 정관에 의하여 보장된다. 임시이사의 선임사유가 해소된 경우, 정식이사 선임을 위한 학교법인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되는데, 정상화 단계에서 반드시 종전이사 등이 이사회로 복귀하거나 이들에게 정식이사 선임의 주도권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정관에 명시된 학교법인의 설립 목적이 유지되고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면 학교법인의 정체성은 의연히 유지·계승되는 것이다.
사립학교법 법령에 종전이사 등 학교법인의 이해관계인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절차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정상화 심의과정에서 이들로부터의 의견청취 등 정식이사 선임에 관한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거나 나아가 이들을 정식이사로 선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관할청에 의한 정식이사 선임 절차가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5. 복지, 노동관련

가. 기간제근로자 2년 사용제한 합헌(2013. 10. 24. 2010헌마219등, 기각)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2008. 3. 1.부터 ○○테크에서 비정규직 생산직 사원으로 업무에 종사하여 오던 중 2010. 2. 28. 계약갱신이 거절되었다.
청구인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최장 2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가 위헌이라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기간제근로자 사용을 2년으로 제한하게 되면 사용자가 동일 근로자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된다. 한편 기간제법 시행 이후 더 이상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여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노동시장의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공기업이나 공공부문 또는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점차 확대되어 고용안정을 이루었고, 달리 이 제도 시행 이후 기간제근로자의 고용이 불안정해졌다는 유의미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으로 인해, 경우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게 일시 실업과 같은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제한은 기간제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 유도를 통한 고용불안 해소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보아야 한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