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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6) 노동법

이경우 변호사(법무법인(유) 한결)

Ⅰ. 개별적 근로관계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임금)


가. 판결요지
피고 회사가 도급제 사원들과의 관계에서 작업장과 생산라인을 갖추고 작업도구 및 소모품까지 제공하여 도급제 사원으로 하여금 이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한 점 등과 같이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기는 하나, ㉮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각 노무도급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 체결된 점, ㉯ 도급제 사원의 퇴근시간이 일반 사원과 달리 자유로웠고, 피고 회사 역시 도급제 사원에 대해서는 출·퇴근 카드의 작성 등을 요구하거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에 따른 규제를 하지 않은 점, ㉰ 피고 회사가 납품기한에 따른 작업 물량의 독촉이나 도급제 사원이 작업한 제품에 대한 품질검사 이외에 도급제 사원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개별적으로 감독한 적이 없는 점, ㉱ 피고 회사가 도급제 사원에게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을 적용하거나 건강보험·국민연금·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해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 도급제 사원의 보수가 근무시간 등이 아닌 실제 작업한 물량에 따라 산정되었고, 일반 사원과 달리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휴가비 등을 지급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상고기각).

나. 평석
대법원은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과 관련하여,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정도에 대하여 구체적·직접적 지휘·감독이라는 표지를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그 정도를 완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와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러한 판단표지들은 부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판단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실질관계에 있어,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근로자를 사용하는 형태가 날로 다양해지고 상황에서 명목상의 도급, 파견, 위임 등이 실질적으로 근로관계인지의 여부는 판례의 집적으로 기준이 정립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기간제교원의 재임용심사청구권의 법적성격 (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1두22686 재임용거부처분 취소)

가. 판결요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4항 내지 제8항은 사립대학교육기관의 교원에 관한 임면권자의 재임용심의 신청 여부의 사전 통지의무 및 당해 교원의 재임용심의 신청권, 임면권자의 재임용거부사실 및 거부사유의 사전 통지의무, 객관적 기준에 의한 재임용심의와 당해 교원의 재임용심의절차에서의 의견진술 및 제출권, 재임용거부 시 이에 대한 불복방법 등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로 임용되어 정상적으로 임용기간이 만료되는 사립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임면권자에게 학생교육, 학문연구,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에 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 사립학교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할 법률상의 신청권을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다16041 판결 참조). 한편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재임용심사신청권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4항 내지 제8항의 위와 같은 규정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재임용심사신청권을 보장한 규정은 강행규정으로 보아야 한다(상고기각).

나. 평석
대상판결은 사립학교 법 53조의 2 기간제 교원의 재임용심사권 관련 규정이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여, 재임용심사사신청을 배제하고 교원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면직처분한 행위는 위법, 무효로 판결하였다. 기간제 근로자 보호취지에 합당한 판결이다

3. 해고기간중 임금의 범위 및 소멸시효 중단사유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임금)

가. 판결요지
피고 회사의 단체협약은 조합원이 1년간 개근할 경우 연말에 금 1돈(3.75g)을, 정근(지각 3회 이하)할 경우 금 반 돈을 교부하여 표창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원고 등이 피고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기간 중 지급받지 못한 표창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해고기간중 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 단체협약,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 관행 등에 의하여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모든 금원이라 할 것이므로, 위 표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에 포함된다.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해고를 당한 경우, 근로자가 위 관계 법령에 따라 노동위원회로부터 구제명령을 받은 후, 사용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피고를 보조참가하여 그 권리관계를 다투는 것 역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파기환송).

나. 평석
부당해고 기간중 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의 범위와 관련하여, 현금 급여뿐 아니라 현물급여도 포함됨에는 의문이 없다. 이 사안에서 표창의 조건은 1년간 개근 또는 정근(지각 3회 이하)인 근로자인데, 해고기간 동안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해고가 없었다면 근로자가 개근 또는 정근할 것인지의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및 해고기간동안의 임금지급을 명한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근로자가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를 보조 참가하여 권리관계를 다투는 경우, 이는 자신의 임금 채권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으로 소위 권리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비록 행정소송이라고 할지라도 사권의 시효중단 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

4. 임금 지급에 갈음한 채권양도의 효력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01308 임금 등)

가. 판결요지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그 전부가 무효임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원고 등 근로자가 이 사건 채권양도 합의에 따라 양도받은 채권의 일부를 추심하여 미수령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에 충당한 사실이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이 충당된 부분의 임금 및 퇴직금은 변제로 소멸될 뿐이다(파기환송).

나. 평석
임금 직접지급원칙의 취지는 임금을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의 수중에 들어가게 하여 그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기고 나아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있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판결). 따라서 사용자가 임금채권에 갈음하여 자신이 제3자에게 갖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함으로써 임금지급의 의무를 면하게 하면, 근로자는 채권의 불안정성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지위에 놓이게 된다. 반면 채권양도의 합의를 임금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범위 내에서만, 임금 직접지급원칙의 취지에 반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5.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임금)

가. 판결요지
이 사건 상여금은 피고가 6개월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한 근로자에게 근속연수의 증가에 따라 미리 정해놓은 각 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상여금으로 분기별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매월 월급 형태로 지급되는 근속수당과 달리 분기별로 지급되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단체협약 관련 규정에 의하면, '상여금 지급은 매분기 말까지 재직한 자로 하고'라고 규정하면서도 곧이어 '퇴직자에 대해서는 월별로 계산 지급한다'고 추가로 규정함으로써 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중도퇴직자를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또한 상여금 지급대상에 관한 위 규정의 의미가 기본급 등과 마찬가지로 비록 근로자가 상여금 지급대상 기간 중에 퇴직하더라도 퇴직 이후 기간에 대하여는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지만 재직기간에 비례하여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라면, 이 사건 상여금은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근로자의 실제 근무성적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오히려 그 금액이 확정된 것이어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파기환송).

나. 평석
2012년에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통상임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상 판결은 그 시발점이 된 판례이다. 대상 판결은 통상임금에 대한 기존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편으로는 통상임금의 판단기준 중 하나인 고정성의 의미를 구체화하고 분명히 함으로써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여지를 넓혔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통상임금 소송이 확대되고 있고 한편에서는 통상임금 입법론이 제기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6.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의 범위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0다3629 해고무효확인 등)

가. 판결요지
기업의 전체 경영실적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더라도 일부 사업부문이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경우, 그러한 경영악화가 구조적인 문제 등에 기인한 것으로 쉽게 개선될 가능성이 없고 해당 사업부문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결국 기업 전체의 경영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등 장래 위기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면, 해당사업부문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보아 불합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파기 환송).
원심으로서는 피고의 ○○공장이 계속하여 영업손실을 낸 원인이 무엇인지, 위 ○○공장의 경영악화가 구조적인 문제 등에 기인하여 쉽게 개선될 가능성이 없었는지, 위 ○○공장의 경영악화가 피고 전체의 경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피고가 ○○공장의 폐쇄를 결정한 것이 피고 전체의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등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심리하여 최종 판단할 필요가 있다.

나. 평석
경영상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중 하나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의 정도에 대하여, 대법원은 도입 초기에 도산에 이를 정도로 엄격하게 해석한 적이 있으나, IMF를 겪으면서 객관적으로 보아 인원감축의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도 인정하는 방식으로 그 판단요건을 완화하여 왔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경향을 재확인하고 또 강화하였다. 그러나 근로자의 귀책사유 없이 사용자측 사유에 의한 해고임에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이처럼 넓게 인정하게 되면 항상 리스크가 발생하는 경영의 특성상 상시적인 정리해고를 용인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 학력 허위기재를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 판단기준 (대법원 2012. 7. 5. 선고 2009두1676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가. 판결요지
학력 등의 허위 기재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한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도, 고용 당시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제 학력 등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하였을 지에 대하여 추단하는 이른바 가정적 인과관계의 요소뿐 아니라 고용 이후 해고 시점까지의 제반 사정을 보태어 보더라도 그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되어야만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참가인 회사 등이 그 취업규칙에서 학력 등의 허위 기재행위를 해고사유로 명시한 취지, 4년제 대학졸업자는 생산직 사원으로 고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면서 채용 당시 그러한 조건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아니한 이유, 위 원고들이 학력을 허위기재하여 취업한 경위 및 그 목적과 의도, 고용 이후에 해고에 이르기까지 위 원고들 각자가 종사한 근로의 내용과 기간, 학력이 당해 근로의 정상적인 제공 등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 학력 허위 기재가 드러나게 된 경위와 그 이후 위 원고들의 태도 및 참가인 회사 등의 조치, 학력 허위 기재가 드러남으로써 노사간 또는 근로자 상호간의 관계나 기업경영 환경 및 사업장 질서유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심리해 본 다음, 이를 토대로 해서 보더라도 학력 허위기재를 이유로 해고를 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는 아니어서 그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원고들 각자의 사정을 개별적으로 살펴서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파기환송).

나. 평석
학력 허위기재를 이유로 이루어진 해고와 관련, 종래 대법원은 근로자에 대한 전인격적 판단을 그르치게 한 것이므로 해고가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노동운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발현일 수 있으며, 근로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의무불이행이 문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상적인 위험을 이유로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으며, 해고의 정당성 판단은 현재의 해고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함에도 과거 사유를 이유로 하였다는 점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문제점을 탈각시켜 해고의 정당성 판단을 현재의 시점에서 실질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 해고 절차와 노동조합의 사전합의권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38007 근로자 지위확인 등)

가. 판결요지
단체협약에서 노동조합 간부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합의'를, 조합원 인사에 대하여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규정한 경우,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을 구분하여 제한 정도를 달리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인사권은 노사 간 '의견의 합치'를 보아 행사하여야 하고, 단체협약에서 정리해고에 관하여 노사간 사전 '합의'를 하도록 한 규정을 정리해고의 실시여부가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라는 사정을 들어 이를 사전 '협의'를 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사전 합의 조항을 두고 있더라도 노동조합이 사전 합의권을 '남용'하거나 스스로 사전 합의권을 '포기'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사용자는 노사 '합의'없이 인사처분 할 수 있다. 노동조합측이 사전 합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의 절차 흠결이 초래되었다거나, 인사 처분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사용자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없이 무작정 인사처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등 사정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상고기각).

나. 평석
대법원은 단체협약에 정리해고시 노사가 '합의'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반드시 노조의 사전 동의를 요건으로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전에 노조에게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는 등 구조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협의의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도 있으나 이는 쟁의행위의 정당성 관련한 방론적 판시라 할 것이고(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대상판결은 정리해고의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된 판시로서 보다 직접적인 해석으로, 단체협약상 해고 등 인사 절차와 관련하여 규정된 '동의'나 '합의' 조항에 대한 대법원의 일반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다(대법원 93.8.24. 선고 92다34926 판결 등).

9. 영업양도시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표시의 기한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45217 퇴직금 판결)

가. 판결요지
영업양도시 양수기업으로의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는 근로자가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사실을 안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에게 표시하여야 하고, 상당한 기간 내에 표시하였는지 여부는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이 근로자에게 영업양도 사실, 양도이유, 양도가 근로자에게 미치는 법적·경제적·사회적 영향, 근로자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조치 등을 고지하였는지 여부, 그와 같은 고지가 없었다면 근로자가 그러한 정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그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근로관계 승계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시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는 영영양도 사실을 원고 등에게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 등은 피고 법인의 영업이 제 3자에게 양도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2개월이 경과한 때 피고 법인에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 시경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영업양도로 인한 근로관계의 승계를 상당한 기간 내에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고, 근로관계는 영업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고 종료된다 (상고기각).

나. 평석
영업양도가 되었을 경우, 양도기업의 근로자는 양수기업의 재정 상태, 근로조건 등을 고려하여 근로관계의 승계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언제까지 근로관계 승계 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는가·대상 판결은 이에 대한 의사표시의 기한은, 근로자가 근로관계의 제반 사정을 파악하고 그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승계의사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상당한 시간으로 해석함으로써 근로자의 승계거부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Ⅱ. 집단적 노사관계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2항 등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2012. 4. 24. 2011헌마338 결정)


가. 판결요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복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를 일원화하여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과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기 위한 것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소수 노동조합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참여하게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그러한 실질적 대등성의 토대 위에서 이뤄낸 결과를 함께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노사대등의 원리 하에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청구인들은 소수 노동조합에게 교섭권을 인정하는 자율교섭제도 채택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 경우 하나의 사업장에 둘 이상의 협약이 체결·적용됨으로써 동일한 직업적 이해관계를 갖는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차이가 발생될 수 있음은 물론, 복수의 노동조합이 유리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경우 그 세력다툼이나 분열로 교섭력을 현저히 약화시킬 우려도 있으므로 자율교섭제도가 교섭창구단일화제도보다 단체교섭권을 덜 침해하는 제도라고 단언할 수 없다. 따라서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심판청구기각).

나. 평석
사업장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동시에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도입되었는데, 헌법 제33조가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있고 단체교섭권은 노동조합의 권리로도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체계에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고 있는 위 제도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지 문제되었다. 단체교섭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지 않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소수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으로 헌법에 합치된다고 판결함으로써 단체교섭의 효율성, 안정성을 중시하였다. 이에 향후 공정대표의무의 실효성 확보와 같이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효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이슈가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III. 통근재해의 업무상 재해 해당여부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28165 유족급여등 부지급처분 취소)

1. 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는 예시적 규정으로,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외형상으로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이지만,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였다거나 통상적인 출퇴근시간 이전 혹은 이후에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나 그 밖에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그러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와 업무 사이에는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하여 그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두4127 판결 참조). 원고의 남편인 망인이 그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출근하던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 등이 사실상 망인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볼 수 없어 업무와 사이에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상고 기각).

2. 평석
대상판결은 통근재해 규정이 불비한 현행법 체계에서, 근로자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경우에도 업무상재해로 해석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일본과 독일 등 외국에서 통근재해가 인정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는 통근재해를 업무상재해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일반 산업재해의 경우에도 해석으로나마 통근재해 인정 가능성을 확장한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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