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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3) IT법

최승재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I. 서론

2012년도 법원과 헌재에서 의미 있는 IT 분야 판결들이 다수 선고되었다. 아래의 사건 외에도 (1) 임시조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통망법") 제44조의2 제2항)의 위헌성에 대해서 헌법재판소 2012. 5. 31. 선고 2010헌마88결정에서 합헌으로 판단한 것도 의미 있는 판결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하여금 사생활의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지장치인 임시조치는 인터넷 공간이 빠른 전파가능성으로 말미암아 인격 파괴가 이루어질 정도로 피해를 줄 수 있어, 정보의 공개 그 자체를 잠정적(30일 이내)으로 차단하는 방법 외에 반박내용의 게재, 링크, 퍼나르기 금지, 검색기능 차단 등의 방법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를 근거로 위헌을 주장한 청구인의 청구를 배척한 헌재 결정이나, (2) 서울고법 2012. 10. 18. 선고 2011나19012판결(소위 "회피연아 판결")도 검토의 가치가 있는 판결이었다. 그리고 (3) 구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위반 사건인 대법원 2012. 2. 23. 선고2010도1422판결도 기술적 보호조치의 해당여부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본다.



II. 대법원 2012. 12. 26. 선고 2011다59834판결 (GS 칼텍스 사건)

1. 사실관계

지에스칼텍스 계열사인 GS넥스테이션 직원이던 갑(甲)은 고객정보를 빼낸 후 이를 시중에 판매하거나 집단소송을 의뢰받을 변호사에게 판매하는 방법 등으로 금원을 취득하기로 모의한 다음, 2008년 7월 회사 서버에 접속해 보너스카드 회원 1,151만 여명의 이름, 주민번호 등 회원정보를 사무용 컴퓨터에 내려 받은 뒤 DVD에 DVD에 저장한 다음,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소외 을(乙)에게 이를 넘겨줄 것이니 피고 지에스칼텍스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에 활용하고 그 수익을 달라고 제의하였고, 이에 을(乙)은 집단소송을 위해서는 우선 개인정보유출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여, 기자들을 만나 '도심 쓰레기 더미에서 피고 지에스칼텍스의 고객정보가 담긴 DVD를 주웠다'라고 말하여,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후 갑(甲) 등 정보유출에 관여한 5명은 정통망법 위반죄로 기소돼 형사 처벌되었다.

대상 판결은 이 사건의 민사손해배상사건이다. 정보 유출 피해자 2만8000여명은 GS칼텍스가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관리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피고 지에스칼텍스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지에스칼텍스 계열사에 대하여 사용자 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사안의 경과

(1) 하급심의 판단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16. 선고 2008가합90021판결), 2심은 원고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거나 침해될 상당한 위험성이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1.06.24 선고 2010나97152 판결에서 서울고등법원은 헌법 제10조와 헌법 제17조에 따라 개인의 사생활 활동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소극적인 권리는 물론, 오늘날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까지도 보장된다고 보아(대법원 1998. 7. 24. 선고 96다42789 판결) 원고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개인정보가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권리(소위 "개인정보자기결정권")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인 피고 지에스칼텍스에게 개인정보 누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우선 위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위 피고의 지배영역을 떠나 외부로 누출됨으로써 위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정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고 할 것인바, 개인정보의 누출로 인하여 당해 개인정보를 모르는 제3자가 현실적으로 그 내용을 알게 되었다거나 적어도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도의 위험이 발생할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개인정보가 외부로 누출됨으로써 위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어 이를 열람할 수 있는 상태 또는 위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위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수집·이용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 위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거나 침해될 상당한 위험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자기정보결정권이 침해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그 개인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는 없고, 개인정보의 유출로 인하여 그 개인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는 그 유출된 개인정보의 종류와 성격, 개인정보와 개인정보 주체와의 관계, 유출의 정도 및 이에 따라 예상되는 위험성, 정보수집주체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방식과 규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개인정보는 원고들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이고,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와 같이 정보주체에 관한 아주 민감한 정보는 아닐 뿐만 아니라, '은행계좌번호, 은행계좌의 비밀번호 등 금융에 관한 정보'와 같이 공개될 경우 곧바로 정보주체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높은 정보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인 점, 이 사건 개인정보는 범행공모자와 언론기관 관계자에게 유출된 직후 곧바로 전체가 회수되어 폐기된 점, 실제로 이 사건 개인정보가 부정하게 사용되었다거나 이 사건 개인정보의 유출로 말미암아 이를 취득한 제3자로부터 많은 양의 스팸메시지나 스팸메일을 받게 되었다는 등의 원고들이 개별적, 구체적인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원고들의 이 사건 개인정보가 한때나마 유출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에게 정신적인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중 1,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원고 2,200여명(위자료로 1인당 100만원씩의 지급을 구했음)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의 개인정보는 갑(甲)에 의해 유출된 후 편집과정을 거쳐 판매처 물색 부탁을 위한 목적으로 타인에게 전달 또는 복제됐고, 이후 집단소송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언론관계자 등에게 유출됐지만 언론보도 직후 개인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 등을 소지하고 있던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모두 압수, 임의제출되거나 폐기되었으며, 개인정보 저장매체가 유출됐다가 회수되거나 폐기되기까지 정씨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범인들이나 언론관계자들이 일부를 열람한 적은 있으나 그들 스스로 개인정보의 내용을 지득하거나 이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원고들에게 명의도용이나 추가적인 개인정보 유출 등 후속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상황이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배상할 만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판결의 의의

개인정보침해 사건은 옥션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 14. 선고 2008가합116961 판결)과 같이 해킹과 같은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빼내오는 행위를 통해 개인정보가 누출되는 경우가 있고, 이 사건과 같이 내부자에 의해서 개인정보가 누출되는 경우로 크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사이트가 해킹당해 1,8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사건의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현재 항소심(서울고법 2010나31510 사건)이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2012. 11. 23. 선고2011가합90267판결(SK컴즈 사건)도 해킹 사건의 경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원격접속을 통해서 네이트 회원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 서버, 싸이월드 회원정보가 데이터베이스 서버 등에서 개인정보를 해커가 지정한 IP주소로 전송한 사건으로, 피고 SK컴스는 2011. 7. 28. 이 사건 해킹 사고를 경찰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였고, 회원들에게 해킹사실을 공지하였다. 법원은 해킹사고의 경우 사고 방지를 위해서 취하여야 하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위반 여부의 판단기준으로 관련 법령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요구하고 있는 기술적·관리적 보안 조치의 내용, 해킹 당시 당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취하고 있던 보안조치의 내용, 해킹 방지 기술의 발전 정도, 해킹 방지 기술 도입을 위한 경제적 비용 및 그 효용의 정도, 해커가 사용한 해킹 기술의 수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이용자가 입게 되는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 기준에 따라서 사건을 판단하였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기술적·관리적 보안 조치의 경우 최소수집의 원칙(정통망법 제23조의2), 백신소프트웨어의 설치(정통망법 제28조, 시행령 제15조 제5항 등), 개인정보보호 내부관리계획의 수립 및 시행(정통망법 제28조, 시행령 제15조 제1항 등)이 문제가 되었으며, 2012. 8. 23. 방송통신위원회 고시(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기준 제4조 제6항)를 통하여 도입된 망분리 조치 의무의 경우에는 이 사건 발생 당시에는 법률상의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이 이 점의 판단에 있어 전문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을 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리니지 II 사건(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다17888판결)은 개인정보 누출의 의미에 대해서 개인정보가 관리통제권의 범위를 벗어나 제3자가 현실적으로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으로 제3자가 현실적으로 그 내용을 알게 되었다거나 이와 동일한 정도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고도의 위험이 발생할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리니지 II 사건의 경우 32명에게 각 10만원의 손해배상을 명했다.

대상판결의 경우 이런 기준에 의하면 제3자인 기자나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현실적으로 그런 내용을 인지하였고 그 이외의 자에게 누설될 위험이 존재한 상황이었지만, 대법원은 위자료 배상에 있어서도 단순히 이런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는 정신적 손해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향후 개인정보 침해사건에서 흔히 청구되는 위자료 배상에 대해서 의미가 있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II.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도2212 판결(싸이월드 미니홈피 사건)

1. 사실관계

피고인들이 방문자 추적프로그램을 유포하였던 바, 이 프로그램은 피고인들에게 방문자 추적서비스를 신청한 유료회원들의 싸이월드(그 도메인 이름은 'www.cyworld.com'이다) 가입자 홈페이지(이하 '미니홈피'라고 한다)에 설치되어 해당 미니홈피 방문자의 정보를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각 방문자 추적사이트의 서버로 유출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그 설치 후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운용이나 이용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피고인들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유료회원 미니홈피 방문자의 싸이월드 고유 아이디(id), 방문 일시, 접속 IP, 이름, 그 전에 방문한 미니홈피의 운영자 이름 등을 파악하였다. 이런 방문자 접속기록은 싸이월드에서 제공하지 않는 정보로서 그 일반회원들은 알 수 없는 것이고, 단순한 방문자의 확인 차원을 넘어선 개인적인 신상정보에 해당하는 정보였다.

2. 판결요지

(1) 정통망법 제48조 제2항의 "악성프로그램"(=소극)대법원은 각 방문자 추적프로그램으로 인하여 싸이월드 서버의 접속을 지연시키는 등 정보통신시스템의 운용을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정통망법 제48조 제2항이 정한 정보통신시스템의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악성프로그램 유포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2010. 1. 22. 선고 2009노3284 판결을 확정하였다.

(2) 정통망법 제4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타인의 비밀"인지 여부(=적극)
정통망법 제4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타인의 비밀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로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본인에게 이익인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7309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6도6389 판결 등 참조). 미니홈피 방문자들은 자신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자유롭게 미니홈피를 방문하기 때문에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방문자들에게 이익이므로, 위 방문자 접속기록은 정보통신망법 제49조의 '타인의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2의 비밀침해로 인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판결의 의의

대법원의 이 사건 판결로 인해서 정통망법 제49조의 타인의 비밀이라는 요건을 재확인하였다. 한편 악성프로그램의 의미에 대해서 대법원은 "데이터파일은 여러 가지 데이터들의 집합에 불과할 뿐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고, 소스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레미콘 자동생산제어시스템의 발주자이자 운용자인 유진기업의 요청에 따라 위 시스템에 추가된 프로그램으로서, 비록 이 사건 소스코드로 인하여 배합비율과 생산실적의 조작 및 허위의 배치리스트(Batch List) 출력 등이 가능해져서 위 시스템이 불법적인 목적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그 운용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어서 이 경우에도 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운용되는 것일 뿐 이 사건 소스코드로 인하여 그 운용이 방해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소스코드를 구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이 정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1.7.28. 선고 2010도4183 판결) 대법원은 악성프로그램의 판단을 문언에 충실하게 운용을 방해하는지 여부에 따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IV. 헌법재판소 2012. 2. 23. 선고 2008헌마500결정(언론소비주권 국민켐페인 사건)

1. 결정의 요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에 근거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이하 '이 사건 시정요구'라 한다)의 항고소송 대상성과 이 부분 심판청구의 보충성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서, 이 사건 시정요구는 서비스제공자 등에게 조치결과 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서비스제공자 등이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해당 정보의 취급거부ㆍ정지 또는 제한명령이라는 법적 조치가 내려질 수 있으며,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결과의 발생을 의도하거나 또는 적어도 예상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ㆍ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갖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이 사건 시정요구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이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을 결여하여 부적법하다.

2. 결정의 의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는 방송통신심의원회의 직무에 대해서 심의라고 규정하면서, 제4호에서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라고 하여 시정요구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 시정요구의 의미에 대해서 밝힌 점은 이 사건에서의 의의가 있다.

한편 이 사건은 인터넷 매체의 속성을 감안하여 본건과 같은 입법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한 의미 있는 판시를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신속하고 광범위한 정보유통이 가능한 온라인매체를 범죄에 이용하거나 범죄를 조장하는 데 이용하는 경우 그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데 이 사건 정보통신망법조항의 목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보게시자가 범행에 착수하였거나 혹은 교사 또는 방조된 정범이 범행에 착수하였을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이라고 하여 따라서, 이 사건 정통망법 제44조의7(불법유통정보의 금지 등)이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해하거나 행정기관이 자의적 집행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불명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합헌으로 보았다.


V. 헌법재판소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252결정(제한적 본인확인제 위헌 결정)

1. 대상법령

인터넷게시판을 설치ㆍ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본인확인제를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된 것) 제44조의5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2009. 1. 28. 대통령령 제21278호로 개정된 것) 제29조, 제30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아 위헌으로 판단하였다.

2. 판결요지

이 사건 법령조항들이 표방하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의 조성 등 입법목적은, 인터넷 주소 등의 추적 및 확인, 당해 정보의 삭제ㆍ임시조치, 손해배상, 형사처벌 등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약하지 않는 다른 수단에 의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본인확인제의 적용범위를 광범위하게 정하여 법집행자에게 자의적인 집행의 여지를 부여하고, 목적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기본권 제한을 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이 사건 법령조항들은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의 해외 사이트로의 도피,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사이의 차별 내지 자의적 법집행의 시비로 인한 집행 곤란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고, 나아가 본인확인제 시행 이후에 명예훼손, 모욕, 비방의 정보의 게시가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는 반면에, 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사전에 제한하여 의사표현 자체를 위축시킴으로써 자유로운 여론의 형성을 방해하고, 본인확인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정보통신망상의 새로운 의사소통수단과 경쟁하여야 하는 게시판 운영자에게 업무상 불리한 제한을 가하며, 게시판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었는바, 이러한 인터넷게시판 이용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불이익은 본인확인제가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결코 더 작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본인확인제를 규율하는 이 사건 법령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를 침해한다.

3. 결정의 의의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소위 제한적 본인확인제 위헌 결정은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실명제로 불법 정보 게시가 감소했다는 증거가 없지만 인터넷 이용자는 신원 노출로 피해를 우려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국내 사업자는 해외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당하는 등 입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보아 위헌이라고 보았지만, 인터넷 공간이 가지는 익명성 뒤에 숨은 공격성에 대한 제한이라는 취지에 대해서 여전히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대상결정을 통해서 2007년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는 5년 만에 사라졌다. 이 제도는 인터넷 악성 댓글로 인한 연예인 자살 논란 등이 발생하면서 도입됐던 제도다. 익명성을 악용한 허위 사실 유포나 인신공격을 막는다는 취지에 공감할 수 있는 제도였지만,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인터넷 업계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수긍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해결하여야 할 과제를 준 결정이다.


VI.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13783판결(네이버 편승광고 사건)

1.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다국어검색지원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프로그램'이라 한다)이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 화면상에 그들이 제공하는 광고를 국내에 널리 인식된 피해자 엔에이치엔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영업표지가 표시되어 있는 네이버 화면의 일부로 끼워 넣어 그 화면에 흡착되고 일체화된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거나, 이 사건 영업표지가 표시되어 있는 네이버 초기화면에 접속과 동시에 출처의 표시가 없는 이른바 레이어 팝업(Layer Pop-up)의 형태로 나타나도록 하였다. 다만 이 사건 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상 그 이용약관이 기재되어 있는 팝업창에서 '약관에 동의합니다'라는 항목을 클릭하여야만 이 사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네이버 화면에 있는 이 사건 영업표지의 식별력에 기대어 이를 피고인들 광고의 출처를 표시하는 영업표지로 사용하였고, 이로써 피고인들의 광고가 마치 피해자 회사에 의해 제공된 것처럼 오인하게 하여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 활동과 혼동을 하게 하였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수긍하였다.

한편 사용자들이 약관에 동의하였으므로 혼동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경우 약관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에도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어 실제 프로그램의 설치 시 약관을 확인하는 경우가 드물고 약관을 확인하는 경우에도 그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프로그램이 위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알기 어려운 점, 이 사건 프로그램과 같이 액티브엑스(ActiveX) 방식의 보안경고창을 통하여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경우 이용자들은 그 사이트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할 때 계속적으로 보안경고창이 표시됨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서비스의 이용을 위하여 어떠한 프로그램이 설치되는지에 관한 별다른 고려 없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 회사의 광고영업 활동과의 혼동이 방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제18조 제3항 제1호가 적용을 긍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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