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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 지적재산권

오승종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후3896 판결

이 판결의 요지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의 적용과 관련하여, 모방대상상표가 출원일 당시에 상표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 모방대상상표의 권리자가 이를 상표로 계속 사용하려고 하는 의사가 있는지 여부는 모방대상상표가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는지 여부와 등록상표 출원인의 부정한 목적 여부 등 위 규정에서 정한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요소 중 하나가 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출원일 당시에 사용되고 있지 아니하거나 모방대상상표의 권리자가 이를 상표로 계속 사용하려는 의사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모방대상상표가 과거의 사용실적 등으로 인하여 여전히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고,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모방대상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의 적용과 관련하여, 모방대상상표(선사용상표)가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는지 여부, 출원인에게 부정한 목적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은 출원 시를 기준으로 한다. 이 사건 원심은 출원 당시를 기준으로 모방대상상표가 사용되고 있지 않고, 사용하려고 하는 의사가 명백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이 사건 등록상표가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그러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 규정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 하여 과거의 사용실적 등으로 인하여 여전히 국내 또는 외국의 수요자 사이에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되어 있고,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서울고등법원 2012. 7. 25. 선고 2011나70802 판결

이 판결은 크게 세 가지 쟁점에 관하여 법률적 판단을 하고 있다. 먼저 첫 번째 쟁점은 저작재산권의 보호에 관한 준거법에 관한 부분인데, "국제사법 제24조는 지적재산권의 보호는 그 침해지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지적재산권에 관한 국제조약에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를 대비한 보충적 성격의 규정이므로, 국제조약에 법률관계에 적용될 준거법에 관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하여야 한다. 한편 저작권에 관한 국제조약인 베른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호가 요구된 국가'는 '그 영토 내에서의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보호국'을 의미하며, 특히 저작재산권 침해와 관련하여 '그 영토 내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침해지국'을 의미하는데, 원고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가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음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결국 대한민국 법률이 보호국법이자 침해지국법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의 침해를 원인으로 한 침해정지 및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지적재산권의 보호'에 관한 법률관계로서 원칙적으로 국제사법 제24조에 의해 그 준거법을 '침해지법'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만, 국제사법 제24조는 국제조약에 준거법 규정이 없는 경우를 대비한 보충적 규정이라는 것이 통설적인 해석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대한민국(침해지)과 미국(저작물의 발생지, 본국)은 모두 베른협약의 가입국이고,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은 "저작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의 범위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주어지는 구제의 수단은 오로지 보호가 요구된 국가의 법률에 의해 규율된다"고 하고 있으며, 특히 저작재산권의 침해 문제에 관련해서는 이는 "그 영토 내에서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보호가 요구되고 있는 국가," 즉 '침해지국'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시는 침해지가 대한민국이고 저작물의 발생지(본국)이 중국으로서 역시 양국 모두 베른협약 가입국이었던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6. 20. 선고 2007가합43936 판결의 판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국제사법 제24조를 보충적 규정으로 보고, 나아가 베른협약 제5조 제2항에 대하여는 보호국법 준거법설의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의 두 번째 쟁점은, 특정한 도안이 국내외에 상표로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 그 도안이 응용미술저작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도안이 가지는 상품표지 기능과 분리가능성이 있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인데, 대상판결은 "원고가 이 사건 도안을 대한민국 이외의 나라들에서 상표로 등록하였고 피고들이 이 사건 도안을 국내에 적법하게 등록된 상표로 사용하고 있어 이 사건 도안에 상품 표지로서의 상표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법은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여 물품과의 물리적 또는 관념적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할 뿐 별도의 상품 표지 기능과의 분리가능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도안을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함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도안은 여우 머리 또는 영문 'FOX'를 형상화한 도안으로서 원고가 자전거용 의류와 장비, 스포츠용 헬멧, 가방, 장갑 등에 표시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서 판매하여 왔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50여 개 국가에 상표등록을 한 도안으로서, 우리나라에는 피고가 상표권자로 등록되어 있다. 피고가 상표권자로서 이 사건 도안을 사용함에 대하여 원고는 그러한 사용이 응용미술저작물인 이 사건 도안에 대한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응용미술저작물로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분리가능성)'이 있어야 하지만, 더 나아가 '상품표지 기능과의 분리가능성'까지를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도안은 스포츠 의류 등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응용미술저작물로서 스포츠 의류 등 제품 이외의 다른 물품의 디자인으로도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고, 원고가 제작, 판매하는 스포츠 의류 등 물품이 가지는 실용적 기능과 이 사건 도안에서 느껴지는 미적인 요소는 관찰자로서 물리적으로나 관념적으로나 모두 분리하여 인식될 수 있다고 하여, 응용미술저작물로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물품과의 구분되는 독자성'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의 세 번째 쟁점은 특허권, 저작권 등 법률로 그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이 정해져 있는 권리를 근거로 부작위 등을 명령하는 경우 판결 주문에 종기를 기재하여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원고 승소 판결에 있어서 주문에는 법원이 인정하는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특히 기판력과 집행력의 범위에 의문이 없도록 명확하게 나타내야 하므로, 변론종결 시에 이미 그 법률관계의 종기(終期)가 확정되어 있다면 법률관계와 집행력의 시적 한계를 의미하는 그 종기도 함께 표시하여야 한다. 판결을 함에 있어서 이미 확정된, 장래에 도래할 법률관계의 종기를 변론종결 후의 사유로 보아 이를 주문에 표시하지 아니한 채 단지 변론종결 후의 '시간의 흐름'을 청구이의 사유로 한다면(이러한 입장에서는 판결 주문에 종기를 표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결론이 된다), 장래의 특정한 때에 법률효과가 소멸하고 집행력 역시 소멸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이를 심리하여 주문에 표시하는 것은 금지되고 언제나 그 종기가 도래한 후에 피고로 하여금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게 하는 것이 되어, 소송제도의 이상에 반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특허권이나 저작권 등과 같이 법률로 그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이 정해져 있는 권리를 근거로 부작위명령을 구하는 사건에 있어서 그러한 권리의 존속기간 또는 보호기간은 원고가 주장하는 권리에 대하여 해당 법률을 적용함으로써 얻어지는 결론일 뿐이고, 본래 영원한 권리에 관하여 새로운 사실이 발생함으로써 그 종기가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항변할 사항도 아니라고 하면서, 법원은 사건을 심리한 결과 그 법률관계의 확정적인 종기가 밝혀진다면 당사자의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반드시 주문에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판결 주문에서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도안의 보호기간 종기인 2026. 12. 31.까지 이 사건 도안의 사용금지 및 폐기 등을 명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2. 8. 23. 선고 2012노260 판결

이 사건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티셔츠, 두건 등의 상품에 복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Be the Reds' 서체도안이 사용된 의류 등을 착용한 모델의 사진들을 피고인들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촬영하여 웹페이지에 게시한 행위가 저작권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종전 판례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쟁점들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어서 연구가치가 높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먼저 대상판결은 이 사건 도안의 성격과 관련하여, 이 사건 도안은 일단 형상 또는 색채에 의하여 미적으로 표현된 미술저작물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순수한 서예작품과 달리 그 자체로 독립하여 감상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 창작된 것이라기보다 주로 티셔츠, 두건 등의 상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 인쇄되어 상품의 가치를 높이거나 고객흡인력을 발휘하도록 하거나 광고에 이용하는 것과 같은 실용적인 목적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서, 이용되는 상품 내지 표현 소재인 문자 재차와 구분되어 어느 정도 독자성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응용미술저작물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도안의 저작권법상 보호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 사건 도안이 현재 누리고 있는 표현력과 가치의 상당 부분은 이 사건 도안의 독창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외부적인 요인들, 즉 이 사건 도안이 표현 소재로 삼은 문자 내지 응원문구(그 응원문구 자체는 이 사건 도안의 저작자가 창작한 것이 아니다) 자체의 특성과 불특정 다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의 집단적 활동에 기한 것이라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고려되어야 하는바, 결국 현재 이 사건 도안이 갖는 표현력 중 상당 부분은 불특정 다수의 공중에 의해서 부여된 것으로서 자유이용이 가능한 공중의 영역 내에 있거나 그에 근접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위와 같은 역사적이고 사회·문화적 의미내용을 갖는 월드컵에 대한 이미지와 기억을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되살려 표현하기 위해서는 당시에 널리 사용된 도안이 인쇄된 티셔츠와 두건 등의 사물을 이용하는 것이 부득이하거나 필수적이고, 이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그에 대한 표현이 어렵게 되는 면이 있으며, 이 사건 도안이 인쇄된 티셔츠 등을 착용한 인물을 표현에 이용하는 경우까지 침해에 해당한다거나 이 사건 도안이 이용된 모든 경우에 이용허락을 받을 것을 요구하게 되면, 이 사건 사진과 같은 사진저작물은 물론이고 미술, 연극, 영상저작물 등에 대한 창작 활동을 통하여 2002년 당시 공중이 집단적으로 형성한 월드컵 이미지를 표현할 자유 내지 표현방법 선택의 자유가 부당하게 제한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도안의 저작권자로서는 권리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가 아닌 한 공공복리와 문화의 다양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법의 이념상 그 이용을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였다.
사실 이 사건 이전에도 월드컵 대회 기간 중에 홈쇼핑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 도안이 사용된 티셔츠와 두건 등을 착용한 쇼호스트가 상품광고를 한 것이 이 사건 도안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하여 분쟁이 제기되는 등, 이 사건 도안은 월드컵 대회가 열릴 때마다 거의 매번 저작권침해 주장이 제기된 바 있었다. 이 사건 도안이 특유의 고객흡인력을 갖게 된 것은 대상판결이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저작자의 표현 그 자체에서라기보다는 다수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 사건 도안이 사용된 티셔츠나 두건 등을 착용하고 집단응원을 펼치는 등 공중의 집단적 표현활동 등 외부적 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도안은 공중이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일종의 '공적 어휘'(public vocabulary)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이 이 사건 도안의 저작권 보호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성격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문제가 된 티셔츠나 두건 등이 이 사건 도안의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을 받아서 제작된 것이라면, 저작권자가 그러한 이용허락을 해 주었다는 것은 그 티셔츠나 두건 등의 통상적인 사용을 예상한 허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사건 도안이 주된 피사체로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델들이 그 티셔츠나 두건 등을 착용하고 사진촬영을 하여 그 사진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이는 이용허락에 따른 통상적인 이용행위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역시 저작권의 보호범위로부터는 제외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이 저작권법상 '복제'는 저작권에 대한 침해와 비침해 사이의 경계를 획정하기 위한 '규범적인 개념'으로서 물리적·기계적·형식적으로는 복제에 해당할 수 있더라도 저작권법상으로는 복제나 침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복제 여부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형식적으로 유형적인 재제(再製)가 있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그 밖의 여러 요소를 감안하여 규범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어떤 미술저작물이 사진에 촬영된 경우라 하더라도 당해 저작물이 직접적으로 촬영된 것이 아니라 간접적이고 부수적으로 이용된 것에 불과한 경우로서 그 이용의 목적과 방식, 그 이용이 당해 저작물에 대하여 갖는 실질적인 권리나 경제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9. 21. 선고 2012가합10930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경주시 상징건축물 건립을 위한 피고의 설계공모에 응모하여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그 상징건축물을 건축함에 있어서 원고의 설계에 기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저작자로 표시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성명표시권 등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금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그 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이 된 바 있었다. 그 후 원고는 별소로서 이 사건 청구를 통하여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로서 그 상징건축물에 원고가 저작자임을 기재한 내용을 청동명판으로 표시할 것을 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본안전 항변으로서, 저작권법 제127조에 의하면 저작권을 침해받은 자는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청구할 수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손해배상을 먼저 구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추가로 제기되는 명예회복청구의 소는 소송요건을 흠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종전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거나 재소금지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부적법하다고 항변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저작권법 제127조는 민법 제764조와 같이 손해배상 이외에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 근거규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손해배상과 반드시 병합하여 청구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가 제기되고 그 판결이 확정된 이후라도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소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손해배상청구권과 이로 인한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 청구권은 별개의 소송물로서 그 중 1개의 청구에 관한 판결의 기판력이 다른 청구의 소에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127조는 명예회복 등의 청구는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이를 청구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원래 저작인격권이 침해된 경우에 저작자는 각각의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손해배상 청구권과 명예회복 등 청구권을 가지며, 이들 두 가지 청구권은 그 중 하나가 성립하면 다른 하나가 성립할 수 없는 택일적 관계가 아니라, 두 가지 청구권이 양립할 수 있는 병존적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들 두 가지 청구권을 함께 행사할 것인지, 아니면 그 중 하나의 청구권만을 행사할 것인지는 원고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져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저작권법 제127조가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 등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이러한 법리를 확인하는 정도 외에 특별히 다른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소송에 있어서도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와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본 조에서 "손해배상에 갈음하여"라는 문구가 문제로 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사건과는 반대로 설사 원고가 명예회복 등의 청구만을 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특별히 "손해배상에 갈음하여" 청구하고 있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지 않은 이상, 이는 단순히 손해배상의 청구를 유보하고 있을 뿐이지 굳이 손해배상에 갈음하여 명예회복 등의 청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피고 상징건축물은 원고의 설계에 의거하여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제작되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으므로 이로 인하여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데, 그 수단 중에서는 피고 상징건축물 주위에 원고가 그 저작권자임을 표시하는 것이 피고 상징건축물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그 취지를 알림으로써 저작권자로서의 원고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적절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원고가 주요 일간지에 피고가 저작권을 침해하였음과 피고 상징건축물이 원고의 저작물임을 공고하는 조치도 명예회복에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피고 상징건축물 주위에 원고의 저작권을 표시하는 것과 별도로 피고 상징건축물을 직접 목격하거나 관람하지 않는 일반인도 독자로 되어 있는 일간지에 원고 주장과 같은 공고를 할 필요는 없다고 하여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23. 선고 2012가합512054 손해배상(기)

영화제작자들이 음악저작권자로부터 음악저작물을 영화에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받은 허락에는 음악을 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는지 아니면 공연에 대하여 별도로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이다. 원고(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주장은, 영화상영관에서 영화를 상영하거나 그 부대시설에서 영화의 일부를 상영 또는 영화에 삽입된 음반을 재생하는 것은 모두 저작권법상 공연에 해당하므로, 공연사용료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영화를 상영한 피고(영화상영관 운영회사, CJ CGV)는 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영화로 인한 매출액의 1%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저작권법 제99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저작재산권자가 저작물의 영상화를 다른 사람에게 허락한 경우에 특약이 없는 때에는 영상저작물을 공개상영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여 허락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와 영화제작자들 사이에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영화제작자들이 원고로부터 받은 음악저작물 이용허락에는 음악을 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별도의 공연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저작권법 조항에서 말하는 '저작물의 영상화'란 저작물을 시각적인 영상, 즉 일정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므로 일정한 이야기가 없는 음악저작물의 경우에는 위 조항이 적용되지 않으며, 음악저작물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저작물을 단순히 주제곡이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저작물의 영상화로 볼 수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위 저작권법 제99조 제1항의 대상이 되는 저작물의 범위를 이야기가 있는 어문저작물로만 한정한다면 영화 제작단계에서 저작권자들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상영을 위하여 별도로 모든 저작권자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여 영상저작물의 이용의 원활을 기하고자 하는 위 조항의 입법취지가 크게 훼손되며, 음악저작물이 영화에 이용되는 형태 중에는 음악저작물을 특별한 변형 없이 영화의 주제곡이나 배경음악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데, 이러한 경우를 위 조항의 '영상화'에서 제외시킨다면 역시 그 입법취지가 몰각된다고 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한편, 원고는 노래방 기기 제작업자들이 음악저작물의 컴퓨터칩의 형태로 복제하는 것을 승낙한 것에 그 공연까지 허락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는 법리가 이 사건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대상판결은, 노래방의 경우는 저작권법 제99조 제1항의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가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해당 법리가 이 사건의 경우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음악저작물의 이용을 권리주체면에서 보면 작곡자와 작사자인 음악저작권자와 가수 및 연주자 등 실연자, 음을 고정한 음반제작자 등 여러 권리자의 권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들 각각의 주체들의 권리를 신탁 받아 관리하는 집중관리단체들도 별도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 이용관계가 복잡하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이용하는 단계에 있어서도 복제, 공연, 방송, 전송, 디지털음성송신 등 각각의 행위 유형마다 별도의 저작지분권이 작용하여 그 법률적 효과도 달라지게 된다. 한편, 영상저작물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저작물들이 복합적으로 모여서 구성되는 종합예술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각각의 저작자들이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게 되면 그 원활한 이용이 크게 저해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저작권법은 위에서 본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영상저작물에 관한 특례규정을 영상저작물의 이용 및 유통의 원활을 기하고자 한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본격적인 해석을 한 사례로서 의미가 있으며, 그런 점에서 향후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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