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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2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⑥ 가족법

민유숙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 이 글은 독자의 이해편의를 위하여 필자가 대법원 판결을 요약한 것으로서, 판결원문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1.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므4719 판결 : 이혼시 친권자와 양육권자를 다르게 정할 수 있는지(적극), 공동친권자로 정할 수 있는지(적극)

[판결 요지]

이혼 후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있어서 친권과 양육권이 항상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양육권이 부모 중 어느 일방에, 친권이 다른 일방에 또는 부모에 공동으로 귀속되는 것으로 정하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법원이 위와 같이 결정함에 있어서는 자(子)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해설]

가정법원 실무에서 이혼 후 자녀에 대한 친권을 보유하는 자(친권자)와 실제 양육을 담당하는 자(양육권자)를 분리하여 귀속시키는 실무례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대상판결은 민법과 가사소송법 조문의 해석상 양자가 분리 귀속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실무상 친권자는 부모를 공동으로 지정하고, 양육자는 한쪽으로 지정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대상판결도 같다). 친권자와 양육권자가 분리되는 경우 친권자의 거소지정권 등은 양육권자의 의사를 무시하지 않는 범위 내로 제한되고, 실제의 양육을 담당하는 쪽의 의사가 우선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대상 판결은 이혼 후 친권의 공동귀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백히 판시하였다. 친권은 실제 양육과 조문상,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실무상 이혼 후 친권의 귀속이 문제되는 경우는 미성년 자녀가 인신사고를 당하여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거나 보상금을 수령하는 경우, 자녀 명의로 된 재산의 관리·처분 등이다. 자녀가 어리고 성년자가 될 때까지 법률행위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특히 자녀 명의로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서 그 처분권한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공동친권자 지정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친권과 양육권의 분리귀속, 공동친권자 지정은 부모 쌍방의 권리가 충돌함으로써 자의 복지를 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당사자들이 부부의 문제와 자녀 문제를 별개로 다룰 줄 아는 성숙한 능력을 가지고 협조하는 자세를 가진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대상판결은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나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판시에서 이러한 당부를 엿볼 수 있다.
대상판결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혼시 부부 쌍방을 '공동양육자'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혼 후의 공동양육은 두 가정을 오가는 자녀에게 현실적인 어려움과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자녀가 이혼 후에도 비양육친을 잃지 않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공동양육자를 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 허용은 극히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2.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므1482 판결 : 자녀를 실제로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양육비 청구권(소극)

[판결 요지]

원고는 이혼 등과 함께 양육자 지정 및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자녀들이 성년에 이를 때까지의 양육비 청구를 하였으나, 원고가 자녀들을 양육하지 않은 이상 소장부본 송달 이후의 양육비를 전부 인정할 수는 없다.

[해설]

부부 사이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비청구권은 이를 청구하는 배우자가 실제로 자녀를 양육할 것을 논리적 전제로 한다. 따라서 법원에 의하여 양육자로 지정된 쪽이라도 실제로 양육을 하지 않는 이상 양육비청구를 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이를 명백히 하였다.
이 경우 '인도일' 또는 '양육을 개시한 날'부터 상대방의 양육비지급의무가 발생할 것이므로 청구취지 또는 주문은 "피고는 사건본인 ○○○에 대한 양육을 원고가 개시한 날부터(또는 사건본인 ○○○이 원고에게 인도된 날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이 될 때까지 사건본인의 양육비로 매월 말일에 △△△원씩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가 될 것이다(대법원 2010. 2. 25. 자 2009스113 결정 참조). 상대방으로부터 자녀를 순조롭게 데려오기 어려운 당사자는 자녀의 인도청구도 병합하여 제기하면 좋을 것이다.

3.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 배우자와 친족 사이의 부양료 구상

[사안]

원고는 A의 모이고, 피고는 A의 아내이다. A는 지난 5년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병원비·간병비는 원고가 부담하여 왔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다.

[판결 요지]

부부간의 상호부양의무(민법 826조 1항)는 1차 부양의무이고, 부모의 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민법 974조 1호, 975조)는 2차 부양의무로, 2차 부양의무자는 1차 부양의무자보다 후순위로 부양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2차 부양의무자가 부양을 한 경우에는 소요비용을 1차 부양의무자에게 상환청구할 수 있고, 그 청구는 민사소송사건이다.
배우자가 상대방의 친족에게 상환하여야 할 과거 부양료의 액수는 부부간 부담하여야 할 부양의무에 한정되는바, 부양의무자인 부부의 일방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청구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이행지체에 빠진 후의 것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양의무의 성질이나 형평의 관념상 이를 허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이행청구 이전의 과거 부양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그리고 부부 사이의 부양료 액수는 당사자 쌍방의 재산 상태와 수입액, 생활정도 및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부양이 필요한 정도, 그에 따른 부양의무의 이행정도, 혼인생활 파탄의 경위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해설]

부부간 상호부양의무(민법 826조 1항)는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로서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고(1차 부양의무), 부모의 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민법 974조 1호, 975조)는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부양을 받을 자가 그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2차 부양의무)이다. 대상판결은 2차 부양의무자가 먼저 의무를 이행하면 1차 부양의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구상할 범위는 부부 상호간 부양의무의 범위 내로 한정되며, 구상청구의 성질상 과거에 지출한 부양료를 청구하게 될 것이다. 대법원 2008. 6. 12.자 2005스50 결정은 부부간 과거 부양료를 원칙적으로 이행청구 이후의 것으로 제한하였는데, 대상판결은 위 2005스50 결정을 원용하면서도 이행청구 이전의 과거부양료를 구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에 관하여 "부양의무의 성질이나 형평의 관념상 이를 허용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명시하면서, A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여 피고에게 부양을 청구하기가 곤란하였으며, 피고 또한 A에 대한 부양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A의 부양 이행청구 이전의 과거 부양료도 구상이 가능할 여지가 많다고 하였다.
관할에 관하여, 배우자와 친족 사이의 과거 부양료 구상청구는 가사소송법 2조에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사 사건으로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상판결의 결론이다. 그런데 위 구상청구가 논리적 전제로 하는 부부간 부양범위의 확정은 가사비송사건이다. 즉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되지 않고 적극적·후견적인 입장에서 적정한 부양의무의 범위를 형성하며, 이는 당사자의 주장에 따른 이행의무의 범위를 확인하는 소송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배우자와 친족 사이의 부양료 청구사건 역시 그 본질은 비송사건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법원이 일반적인 민사사건으로 처리하여 변론주의, 입증책임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인지, 비송사건으로서의 본질을 참작하여 유연하게 대처할 것인지, 실무례의 축적을 기대한다.

5.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88699 판결 : 제사주재자지위 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

[사안]

원고는 피고 종중의 종중원이자, 중시조인 ○○공의 제사주재자인 A의 외아들로서 A의 사망 후 ○○공의 제사를 지내 왔고, 위토를 관리하면서 그 수익으로 제수비용을 충당하였다. 피고 종중은 위토에 대한 수용보상금을 둘러싸고 원고와 갈등을 빚게 되자, 총회결의로서 제사주재자를 피고 종회 대표자로 하고 ○○공에 대한 봉사손의 지위를 원고로부터 박탈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공에 대한 제사주재자 지위를 갖고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판결 요지]

제사용 재산의 귀속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등으로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 다툼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로서 제사주재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 그러나,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 무관하게 공동선조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 종중 내에서 단순한 제사주재자의 자격에 관한 시비 또는 제사 절차를 진행할 때에 종중의 종원 중 누가 제사를 주재할 것인지 등과 관련하여 제사주재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법률상 이익이 없다.

[해설]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대두되었다.
단체의 구성원이 단체 내부에서 특정한 지위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인 때에 한하여 단체를 상대로 지위확인의 소를 제기할 이익이 있다. 단체의 대표권자 지위(종중 대표, 사찰 주지, 교회 목사)가 대부분이나, 법령, 단체내부규정 등에 따라 특정 지위의 유무가 법률상 이익(불이익)을 가져오는 경우라면 지위확인청구의 이익이 긍정될 것이다. 사찰의 창건주지위(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17274 판결), 종중원지위(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등의 사례가 있다.
민법 1008조의2는 금양임야, 묘토, 족보, 제구의 소유권은 제사주재자가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위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은 선조의 유골, 피상속인의 유체 역시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된다고 하였으므로, 제사주재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제사용 재산은 넓은 범위에 걸친다. 나아가 종중 규약이나 관습으로 제사주재자에게 종중재산에 대한 수익권을 부여하거나 생활비보조 등 금전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경우 제사주재자 지위는 곧 재산권과 직접 관련될 것이다.
대상판결이 확인의 이익이 없는 경우로 판시한 '단순한 제사주재자의 확정 또는 자격에 관한 시비'는 이와 같은 광범위한 재산상 권리 중 어느 것과도 관련이 없는 사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6.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두13630 판결 : 한정승인 후 상속재산이 임의경매로 매각된 경우 한정승인상속인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적법)

[사안]

원고들은 상속 한정승인을 하였다. 원고들이 상속받은 부동산에는 피상속인의 채권자에 의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위 한정승인 후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었고 매각대금은 전액 채권자들에게 배당되었다. 과세관청은 위 임의경매에 의한 매각이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판결 요지]

저당권의 실행을 위한 부동산 임의경매는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자산의 양도'에 해당한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라도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여 해당 부동산의 소유자가 된다는 점에서는 단순승인을 한 상속인과 마찬가지로 양도소득인 매각대금의 귀속자이고,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부과처분은 적법하다.

[해설]

저당권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는 담보권의 내용을 실현하는 환가행위로서 경매절차의 매수인은 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을 승계취득하는 것이므로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자산의 양도에 해당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1986. 7. 8. 선고 86누73 판결 등).
한정승인제도는 채무의 존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범위를 제한할 뿐이므로,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이라도 상속재산의 소유자가 된 이상, 그 상속재산이 경매로 매각됨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의무를 '상속인의 고유채무로서' 부담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정승인을 하는 상속인의 의사는 상속재산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일체의 채무는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해결하려는 것이다. 상속재산에 대한 경매가 종결된 후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면, 한정승인상속인에게 예상치 못하였던 채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다. 한정승인제도가 정착되어 합리적으로 상속채무를 청산하게 하려면 과세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문제된 양도소득세 채무가 상속채무의 변제를 위한 상속재산의 처분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로서 민법 998조의2에서 규정한 상속에 관한 비용에 해당하고, 상속인의 보호를 위한 한정승인 제도의 취지상 이러한 상속비용에 해당하는 조세채무에 대하여는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질 뿐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여 판시하였다. 앞으로 이 쟁점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이 기다려진다.
관련 쟁점으로서 취득세에 관한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5두9491 판결은,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의 취득세 납부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7.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50809 판결 :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중단

[사안]

A는 자신의 유일한 재산(토지)을 아들 부부(피고들)에게 증여하여 이전등기를 마치고 9년 후 사망하였다. A의 딸인 원고는 사망 6개월 후 위 증여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말소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1심 소송 계속 중(사망 후 1년 도과) 예비적 청구로 유류분 반환 청구를 추가하였다. 원심 법원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A가 사망한 때부터 진행하여 1년이 지남으로써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판결 요지]

상속인이 증여의 무효를 주장하여 상속분의 반환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와 양립할 수 없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지만, 상속인이 증여행위의 효력을 명확히 다투지 아니하고 수증자에게 재산 분배나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유류분반환의 방법에 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비록 유류분의 반환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청구 속에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원고는 A의 사망 직후 피고들을 찾아가 증여를 인정하는 전제에서 재산 분배를 요구하다가 피고들로부터 거절당하자, 자신도 문제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회복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여기에 이 사건 토지가 이미 피고들에게 증여된 사실을 알고 있던 원고로서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상속인으로서의 권리를 적법하게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이러한 행위에는 원고 자신의 유류분을 침해한 증여행위를 지정하여 이에 대한 반환청구를 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고, 이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한다.

[해설]

유류분반환청구권의 행사에 관하여 민법 1117조가 정하는 1년의 기간을 단기소멸시효로 보는 데에 판례와 해석론이 일치되어 있다.
피상속인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노쇠한 시점에, 또는 비밀리에 재산을 증여하고 사망하기 때문에 재산분배에서 배제된 상속인은 우선 증여의 법률적 효력 자체를 다투면서 상속재산 전부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택하고, 거기에서 패소할 때에 이르러서야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는바, 단기소멸시효는 상속인에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한다.
대상판결은 유류분권자가 의무자에 대하여 유류분의 반환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의사표시로서 유류분반환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인정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유류분권자의 구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유류분반환청구권에 대하여 민법 162조 이하 규정들, 특히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되는 경우'에 관한 규정들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유류분반환청구를 소제기 외의 방법으로 한 경우(청구권의 재판 외 행사) 민법 174조가 적용되어 최고의 효력만이 있는 것이고, 6개월 내에 유류분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 이상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게 되고 결국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인가?
해석론 중에는, 유류분반환청구권은 형성권이고, 따라서 민법 1117조를 단기소멸시효로 해석하더라도 형성권의 본질상 일단 반환청구권을 행사한 이상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다시 소멸하는 경우는 인정될 여지가 없다는 취지의 견해가 있다.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반환의 의사표시는 '재판 외의 청구'에 해당하는바, 대상판결은 민법 174조의 적용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기대한다.

8. 대법원 2012. 4. 13.자 2011스160 결정 : 출생·사망일시의 정정 절차(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허가 신청)

[사안]

신청인은 2007. 12. 18. 출생하였는데, 그의 모(母) A는 개인적 사정으로 신고를 미루다가 남편 B와 2009. 9. 28. 이혼신고를 한 후 뒤늦게 신청인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면서 마치 신청인이 2010. 7. 31. 출생한 것처럼 신고하였다. 신청인은 그 후 자신의 출생연월일을 진실한 일자로 바로잡기 위하여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허가 신청으로 출생일의 정정 신청을 하였다.
원심은, 출생일을 정정할 경우 신청인은 B의 자(子)로 추정되어(민법 844조) 그 결과 친족법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 등의 절차를 거쳐 위 추정을 번복한 후 등록부 정정을 허가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하였다.

[결정 요지]

가사소송법 등이 사람이 태어난 일시 또는 사망한 일시를 확정하는 직접적인 쟁송방법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족관계등록부 기록사항 중 출생연월일·사망일시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허가의 대상이다.

[해설]

가족관계등록부 기록에 오류가 있을 때 바로잡는 절차는 두 가지가 있다.
①가정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허가 신청을 하여 법원의 허가에 따라 정정하는 절차[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 104조]와, ②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아서 정정하는 절차(법 107조)이다.
①은 간이한 절차에 의하여 정정이 가능해지므로 경미한 사항에 한하여 허용되고,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②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3. 5. 22.자 93스14,15,16 전원합의체 결정은, 정정 대상 사항과 관련된 신분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직접적인 쟁송방법이 가사소송법 2조에 규정되어 있는지 여부를 구별기준으로 하여, 위 법조에 규정되어 있는 가사소송사건으로 판결을 받게 되어 있는 사항은 모두 친족·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확정판결에 의하여서만 호적정정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항은 간단하게 호적정정 허가 신청을 하여 정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전원합의체 결정의 논리적 전제는 '친족·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 = 가사소송법 2조에 규정된 재판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분등록사항의 변경은 연쇄적으로 다른 신분관계와 상속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망일자 역시 상속순위와 상속분에 직접 관련되어 있다. 당사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잘못된 가족관계등록사항을 정정하려고 법원을 찾는 이유는, 그 사항이 친족·상속법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가사소송법 2조가 '중요한 신분관계'에 관한 다종다양한 분쟁을 규율하는 소송을 망라한다고 볼 수도 없다.
판례가 '친족·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라는 추상적인 기준을 견지하는 이상 법원 실무에서는 전체적으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에 확정판결을 받아올 것을 요구하는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당사자가 신분관계존부확인의 소를 가정법원에 제기하더라도 그 청구가 가사소송법 2조에 정하여진 가정법원 관할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당할 우려도 있다.
등록부기재를 고치려는 당사자에게 정정신청과 가사소송 사이에서 우와좌왕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궁극적으로 가사소송법 2조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가족관계등록부정정 허가 절차를 적극 허용하되, 허가절차에서 심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정정허가 절차에는 비송사건절차법이 준용되어(가족관계등록규칙 87조 1항 4호), 법원이 직권으로 사실탐지와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비송사건절차법 10조, 11조). 법원은 그동안 정정허가절차에서 신청인 제출 증거에 의존해 왔던 관행을 개선하여 적극적인 심리를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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