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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1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 언론법

문재완 교수(한국외대 로스쿨)

Ⅰ. 표현의 자유에 관한 균형 잡힌 시각

표현의 자유가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프랑크 라 뤼 UN 특별조사관은 2011.6.3. UN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대한 특별보고관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현 정부 들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공권력의 행사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UN 특별조사관이 지적한 사안이 모두 타당한 것은 아니다. 2011년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다른 헌법적 가치 간 조화와 균형을 강조하는 판례를 몇 가지 만들었다.

Ⅱ. 표현의 자유 사건

1. 업무방해죄와 표현의 자유(헌재 2011.12.29. 2010헌바54)

(1) 사건 개요


2008. 4. 18.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조치가 발표되자 광우병을 우려하여 수입확대를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한 달 이상 진행되었다. 그 즈음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정부 입장만을 옹호하는 취지의 보도를 계속 하고 있다고 판단한 네티즌들이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조·중·동에 광고를 싣는 광고주들에게 광고 중단 압박행위를 실시하였다. 검찰은 카페 운영자와 일부 행위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피고인들은 정당한 표현행위, 소비자보호운동행위 등 광범위한 행위유형을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하여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2) 결정 내용

소비자들의 집단적 표현행위가 정당한 헌법적 한계를 벗어난 '업무방해행위', '강요행위', '공갈행위'로 평가되는 경우 이를 다른 업무방해행위, 강요행위, 공갈행위와 마찬가지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의 제한에 관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다른 한편 그러한 집단적 표현행위가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의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인정될 수 없는 범위 내에 있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의 실질적 침해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헌법상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의 내용과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을 구체적으로 비교형량하여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개별사건에서의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소비자들의 집단적 광고중단압박행위에 적용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의 문제는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에 대한 것이 아니며, 구체적 사안을 전제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할 법률의 해석·적용문제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다.

(3) 평석

표현행위의 제한이 곧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인 것은 아니다. 입법목적이 표현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라면 그 제한으로 인하여 표현행위가 제한되더라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예컨대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기망행위를 구성요건으로 한다. 기망이란 허위의 의사표시로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사기죄는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표현행위를 제한하지만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 미국 판례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을 표현행위에 적용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도 이를 확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위 사건에서 형법 제314조 제1항에서 '위계', '위력', '업무', '방해' 등의 용어들이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며,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한계를 넘어선 소비자불매운동은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정당행위 기타 다른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 한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2. 모욕죄의 위헌 여부 (헌재 2011.06.30. 2009헌바199)

(1) 사건 개요


청구인은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행위를 제지하는 경찰관을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후 모욕죄로 약식기소되자 2009. 2. 6.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다. 청구인은 위 소송 진행 중 모욕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11조가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반되어 위헌이라고 주장하였다.

(2) 결정 내용

1) 모욕죄에 있어서 '공연성'과 '모욕'은 사회통념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 사건 형법 조항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에 의하여 보완될 수 있고, 이 사건 형법 조항의 입법목적 등을 고려하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이 사건 형법 조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집행기관이 이 사건 형법 조항을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염려도 없으므로 이 사건 형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형법 조항은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그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그리고 사람의 인격을 경멸하는 가치판단의 표시가 공연히 이루어질 때 그 사람의 사회적 가치가 침해될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모욕적 행위가 쉽게 전파되고 그 피해가 극심하며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고소가 있을 것을 조건으로 형사처벌을 그 제재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현저히 자의적인 것으로서 국가형벌권 행사에 관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형법 조항에 의하여 달성될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행위는 공연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형법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Ⅲ. 명예훼손 사건

1. PD수첩 정정보도 사건 (대법원 2011.9.2. 선고 2009다52649 전원합의체 판결)

(1) 사건의 개요 및 소송 경과


2008. 4. 29. 문화방송에서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이 방송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문화방송을 상대로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 쟁점 중 하나는 과학적 사실의 허위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에 있었다.

(2) 판결 내용

현재까지의 과학수준이나 연구 성과에 의하여 논쟁적인 과학적 사실의 진위가 어느 쪽으로든 증명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음이 분명하고, 아직 그러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 일반적·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경우, 언론이 논쟁적인 주제에 관한 과학적 연구에 근거하여 그 과학적 연구의 한계나 아직 그 진위가 밝혀지지 아니한 상태라는 점에 관한 언급 없이 그 과학적 연구에서 주장된 바를 과학적 사실로서 단정적으로 보도하였다면 그 과학적 사실에 관한 언론보도는 진실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언론보도의 내용에 관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피해자로서는 그 과학적 사실이 틀렸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할 필요 없이 위와 같이 그 과학적 사실의 진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그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하다는 데에 대한 증명을 다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3) 평석

MBC PD수첩 사건은 부정확한 내용의 선동적 보도, 비판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이다. 대법원 판결은 법리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여 주장된 과학적 사실의 진실 여부가 현재 과학수준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단계에서 법원이 과학적 사실의 진실성을 심리·판단하는 방법에 관한 판시 내용은 선례적 가치가 크다. 이에 대하여 과학적 사실에 관한 언론보도가 있는 경우 그 사실적 주장의 진실 여부는 사실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에서 사용된 과학적 원리에 중대하고도 명백한 결함이 있어 묵과할 수 없는 불합리성이 있는지 및 그러한 사실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현저히 부실한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대법관 3인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2. 박원순 소송 사건 (서울고등 2011.12.2.선고 2010나94009판결)

(1) 사건의 개요 및 쟁점


박원순 서울시장이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사찰 및 개입의혹을 제기하자 국가가 박원순을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였다. 가장 큰 쟁점은 국가정보원을 산하 국가기관으로 두고 있는 대한민국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자로서 소송을 제기할 적격이 있는지에 있었다.

(2) 판결 내용

국가는 원칙적으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자로서 소송을 제기할 적격이 없다. 국가는 언론매체나 제보자의 명예훼손 행위가 감시·비판·견제라는 정당한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언론매체 등의 명예훼손 행위가 현실적인 악의에 기한 것이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인 국가에게 있다.

Ⅳ. 알 권리 사건

1. 전교조 가입 교사 공개 사건(헌재 2011.12.29, 2010헌마293)

(1) 사건의 개요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가 취학 중인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는지 여부 및 어떤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산광역시교육청에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나,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위 공개청구가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등에 위반된다고 하여 정보공개를 거부하였다.

(2) 결정 내용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교원의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에 관한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알 권리와 그 정보의 비공개를 요청하는 정보주체인 교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경우로서, 이와 같이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공시대상정보로서 교원의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현황(인원 수)"만을 규정할 뿐 개별 교원의 명단은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교원의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에 관한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민감정보로서 특별히 보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고,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되는 '공시'로 말미암아 발생할 교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학부모 등 국민의 알 권리와 교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라는 두 기본권을 합리적으로 조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2. 변호사 인맥정보 제공 사건(대법원 2011.9.2. 선고 2008다42430 전원합의체 판결)

(1) 사건의 개요


한 인터넷 법률정보 포털이 법조인들의 개인신상정보와 사건수임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분석해 변호사들의 승패율, 전문분야, 인맥관계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자, 일부 변호사들이 이 서비스로 인하여 자신들의 인격권 및 자기정보통제권이 침해되었다며 정보게시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 내용

1)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인격적 법익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표현행위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 개인이 공적인 존재인지 여부, 개인정보의 공공성 및 공익성,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 개인정보 이용의 필요성,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의 성질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비공개 이익)과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공개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어느 쪽 이익이 더욱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2) 인맥지수의 사적·인격적 성격, 산출과정에서 왜곡 가능성, 인맥지수 이용으로 인한 변호사들의 이익 침해와 공적 폐해의 우려, 그에 반하여 이용으로 달성될 공적인 가치의 보호 필요성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운영자가 변호사들의 개인신상정보를 기반으로 한 인맥지수를 공개하는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변호사들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결국 운영자의 인맥지수 서비스 제공행위는 변호사들의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것이다.

3) 공적 존재인 변호사들의 지위, 사건정보의 공공성 및 공익성, 사건정보를 이용한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 산출 방법의 합리성 정도,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의 이용 필요성, 이용으로 인하여 변호사들 이익이 침해될 우려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웹사이트 운영자가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나의 사건검색'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사건정보를 이용하여 승소율이나 전문성 지수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는 행위는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한 것으로 보여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Ⅴ. 선거와 표현의 자유

1.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사건 (헌재 2011.12.29, 2007헌마1001)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하여 자신들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해 이른바 UCC(User-Created Contents)에 지지·추천·반대 등의 내용을 담아 이를 각종 포털사이트 또는 미니 홈페이지, 블로그 등 인터넷상에 게시하고자 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07. 1. 26. '선거 UCC물에 대한 운용기준'을 발표하여, 대통령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한 지지겷喪탛반대의 내용을 담거나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UCC를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 그것이 단순한 의견 개진의 정도를 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및 제255조 제2항 제5호의 규제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청구인들은 위 법률조항들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 요지

선거일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및 제255조 제2항 제5호 중 제93조 제1항의 각 '기타 이와 유사한 것' 부분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이 포함된다고 해석한다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 내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2. 정책선거와 선거법 위반(대법원 2011.6.24. 선고 2011도3447 판결)

(1) 사건의 개요


지역 환경운동연합의 사무국장과 간사인 피고인들이 2010. 6. 2.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쟁점인 이른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였다고 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위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위 지방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낙선운동의 목적이 있었다거나 기타 선거운동 목적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고,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선거운동 목적 또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으로 '4대강 사업' 반대와 관련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2) 판결 내용

단체가 선거 이전부터 지지·반대하여 온 특정 정책이, 각 정당 및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입후보예정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하거나 정당·후보자 간 쟁점으로 부각된 정치적·사회적 현안을 말하는 이른바 '선거쟁점'에 해당하게 되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특정 정책에 대한 단체의 지지·반대활동이 전부 공직선거법에 의한 규제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 또는 입후보예정자와 특정 정책의 관련성을 나타내지 않고 정책 자체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단체의 활동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할 목적의 탈법행위' 또는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는 그 정책이 '선거쟁점'이 되었는지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될 수 없고, 일정한 판단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선거쟁점이 된 특정 정책에 대한 단체의 지지·반대활동이 결과적으로 그 정책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정당, 후보자, 입후보예정자에게 유·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Ⅵ. 안기부 X 파일 사건

(1) 사건의 개요

1997년 9월 삼성그룹의 회장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사장이 대선 후보에 대한 정치자금 지원 및 검찰 고위관계자에 대한 추석 떡값 지원 등을 논의하는 사적 대화를 국가안전기획부 직원들이 도청한 녹취록 소위 '안기부 X파일'이 2005년 7월 언론에 보도되었다. 검찰은 그 내용을 보도한 MBC 기자와 월간조선 편집장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하였다. 이와 별도로 국회의원 노회찬은 X파일에 거론된 검사들의 실명을 밝힌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를 게재하여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2) 보도의 정당행위 여부(대법원 2011.3.17. 선고 2006도8839 전원합의체 판결)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아니한 언론기관이, 그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보도하여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첫째 보도의 목적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 자체를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거나, 불법 감청·녹음 등에 의하여 수집된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면 공중의 생명겱택펯재산 기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등과 같이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고, 둘째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할 때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여서는 아니 되며, 셋째 보도가 불법 감청·녹음등의 사실을 고발하거나 비상한 공적 관심사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에 한정되는 등 통신비밀의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넷째 언론이 그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얻어지는 이익 및 가치가 통신비밀의 보호에 의하여 달성되는 이익 및 가치를 초과하여야 한다. 여기서 이익의 비교·형량은 불법 감청·녹음된 타인 간의 통신 또는 대화가 이루어진 경위와 목적, 통신 또는 대화의 내용, 통신 또는 대화 당사자의 지위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불법 감청·녹음 등의 주체와 그러한 행위의 동기 및 경위, 언론기관이 불법 감청·녹음 등의 결과물을 취득하게 된 경위와 보도의 목적, 보도의 내용 및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위 공개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3) 통신비밀보호법의 위헌 여부 (헌재 2011.08.30, 2009헌바42)

청구인은 위법하게 지득한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하였다고 하더라도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해 이를 공개한 경우에는 처벌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이에 관한 면책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청구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불법 취득한 타인간의 대화내용을 공개한 자를 처벌함에 있어 형법 제20조(정당행위)의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을 적정하게 해석 적용함으로써 공개자의 표현의 자유도 적절히 보장될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에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와 같은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는 점만으로 기본권 제한의 비례성을 상실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법원이 구체적인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요건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할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구체적인 사건에서 당해법원이 형법 제20조의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규정을 적정하게 해석 적용하였는지 여부의 문제, 나아가 위와 같이 공개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 그것을 사법절차 내에서 어떤 방법으로 시정할 것인지의 문제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공개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의 문제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Ⅶ. 여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에서의 건전한 문화 창달과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설립된 기관이다. 많은 언론시민단체들은 방통심위가 마치 검열기관처럼 운영되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통신 심의의 문제점이 자주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2월 23일 재판관 5(합헌) : 3(위헌)의 의견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직무의 하나로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규정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이하'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건전한 통신윤리'라는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 또는 도덕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빠른 변화속도 등을 감안할 때 함축적 표현이 불가피한 면도 있으므로, 명확성 원칙, 나아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방송통신심의조직의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인격권 등 다른 헌법적 가치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묘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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