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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상담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통장명의자의 법적 책임

채권/채무/금전대차/보증

질의

직장을 잃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甲은 우연히 손님 乙에게 힘든 사정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乙은 자신이 대기업회장을 잘 아는데 취업을 주선해줄 수 있다고 하며 甲명의의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주민등록증 사본을 요청했고 甲은 반드시 취업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이를 乙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러나 甲의 통장은 보이스피싱범죄에 사용되었고 피해자로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범과 함께 통장명의자인 자신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하게 되었는데 과연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은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합니다. 이를 위하여 노숙자에게 돈을 주고 통장 명의를 빌리거나, 취업, 상품 판매, 자금 대출, 투자 등을 명목으로 통장 명의를 확보해서 범죄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사례의 경우 먼저 형사책임과 관련하여, ‘전자금융거래법’ 에 따르면 현금카드 등의 전자식 카드나 비밀번호 등과 같은 전자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접근매체를 양도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및 제49조 제4항 제1호).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양도행위 자체를 처벌함으로써 속칭 대포 통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서, 甲이 모르는 사람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건네주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준 행위는 이 법에 따라 형사처벌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 문제는 민사책임 즉,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가 여부입니다. 만약, 갑이 통장, 카드, 비밀번호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면, 보이스피싱 범죄가 성공하지 못하였을 수 있고, 게다가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돈을 입금 받은 예금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가 또는 할 수 없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대법원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물리적인 원인과 결과 관계가 있는가 여부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통장 명의를 준 행위와 범죄 행위간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과연 상당한가에 대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느 범위에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대법원은 통장 등의 양도 당시의 정황, 당시 취업을 목적으로 하였고, 통장 등의 양도 등에 대해서 별도의 이익 제공이 없었으며, 취업 목적 이외에 다른 용도로 써도 된다고 허락한 정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통장 제공 행위와 보이스피싱 범죄에 따른 피해 발생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 대법원의 입장은 보이스피싱 범죄 행위에 대해서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오히려 속아서 통장을 넘겨준 사람은 어느 정도 보호 받아야한다는 정책적인 고려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만약, 甲이 손님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관련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거나, 통장제공에 대한 별도의 대가를 제공받았거나, 취업 목적뿐만 아니라 그 손님의 개인적인 목적으로도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면, 대법원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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