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2)상법

김홍기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Ⅰ. 옥호(屋號) 또는 영엽표지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의 책임(대법원 2010.9.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1. 사실관계
A닷컴(주)은 "○○종합예술원"이라는 명칭으로 평생교육시설을 운용하면서, 원고에게 임대료 등 1억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 A닷컴은 교육시설 등의 영업을 피고회사에게 양도하였고, 그 후 피고회사는 "○○종합예술원"이라는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면서 이 사건 교육시설을 운영하여 왔다. 원고는 A닷컴이 임대료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회사를 상대로 그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영업양도의 경우에 영업양수인에 의하여 속용되는 명칭이 상호 자체가 아닌 옥호(屋號) 또는 영업표지인 때에도 그것이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영업상의 채권자가 영업주체의 교체나 채무승계 여부 등을 용이하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호속용의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42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 채무를 부담한다.

3. 평석
상법 제42조 제1항은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 책임은 영업양도에 따른 계약상 책임이 아니고 외관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이므로, 상호속용, 채권자의 선의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양수인은 책임을 부담한다. 상호속용과 관련하여, 판례는 영업양도인이 사용하던 상호와 그 양수인이 사용하는 상호가 전혀 동일할 필요까지는 없고, 다만 전후의 상호가 주요부분에 있어서 공통되면 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1989.12.26. 선고 88다카10128 판결).

그런데 영업양도의 경우에 영업양수인에 의해서 속용되는 명칭이 상호 자체가 아니라 '옥호(屋號)' 또는 '영업표지'인 때에도 상법 제42조를 유추적용하여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우리나라의 대법원판례 중에서는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한 선례가 없었다. 대상판결은 영업양도인과 영업양수인 사이에 상호는 전혀 다르지만 "○○종합예술원"이라는 옥호 또는 영업표지가 그대로 유지된 사례에 있어서, 양수인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명확하게 한 선례로서 의미가 있다.

Ⅱ. 사채(社債)의 상환청구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소멸시효기간(대법원 2010.9.9. 선고 2010다28031 판결)

1. 사실관계
소외 K건설 등은 1996. 11. 25. 피고은행에게 각 발행금액 100억원의 사채(社債)를 수회에 걸쳐서 발행하였고, 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은행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원고은행은 2007. 12. 28.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원고은행은 위 사채로 인한 이자 및 지연손해금 등 피담보채무가 모두 시효소멸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은행을 상대로 위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하고 있다.

2. 판결요지
금전채무에 대한 변제기 이후의 지연손해금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지체함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으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그 소멸시효기간은 원본채권의 그것과 같다. 한편, 상법 제487조 제1항에 "사채의 상환청구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같은 조 제3항에 "사채의 이자와 전조 제2항의 청구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채의 상환청구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사채의 상환청구권과 마찬가지로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사채의 이자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사채의 이자와 마찬가지로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3. 평석
이 사건에서는 사채의 상환청구권 자체가 아니라, 사채의 상환청구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 그 소멸시효기간을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상법 제487조 제1항에 따라서 10년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되었다.

대상판결은 금전채무에 대한 변제기 이후의 지연손해금의 소멸시효기간은 원본채권의 소멸시효기간과 같다고 보아서, '사채의 상환청구권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사채의 상환청구권'과 마찬가지로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9.9. 선고 2010다28031 판결). 사채의 공중성과 사채의 상환청구권에 대하여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을 규정한 상법 제487조 제1항의 특칙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상사시효를 5년으로 하는 것은 다수인을 상대로 집단적·반복적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상거래의 경우에는 법률관계를 신속히 종결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짧은 기간 내에 법률관계를 신속하게 종결시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상법상 명시적인 특칙이 있는 사채의 상환청구권과는 달리,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해서 까지도 특칙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법원과는 달리 1심과 원심은 사채의 원리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보았다.

Ⅲ. 합자회사 사원의 책임 변경(대법원 2010.9.30. 선고 2010다21337 판결)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택시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합자회사이고, 원고는 피고회사의 유한책임사원이다. 피고회사의 정관에서는 사원총회는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출석사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의하고(제14조), 무한책임사원 5명 이내, 감사 2명 이내를 사원총회에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6조). 피고회사는 사원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피고회사의 유한책임사원에서 무한책임사원으로 변경하고 대표자로 선출하였다. 원고는 사원총회의 결의에 따라서 무한책임사원으로의 사원변경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있다.

2. 판결요지
상법 제270조는 합자회사 정관에는 각 사원이 무한책임사원인지 또는 유한책임사원인지를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정관에 기재된 합자회사 사원의 책임 변경은 정관변경의 절차에 의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관에 그 의결정족수 내지 동의정족수 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26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상법 제204조에 따라 총 사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3. 평석
대상판결의 쟁점은 정관변경을 위해서는 총사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상법 제20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피고회사의 정관 제16조에 의해서 사원총회의 일반 의결정족수에 의해서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을 선출하는 것이 가능한지의 여부이다.

우선 합자회사에 있어서 무한책임사원의 선출과 같이 중요한 사항에 관해서는 총 사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본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정관에 의결정족수 내지 동의정족수 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다면 총 사원의 동의가 없이도 합자회사 사원의 책임을 변경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 부분의 판시에 대해서는 찬성하기 어렵다.

상법은 합자회사 사원 책임의 변경과 관련하여, 정관에는 각 사원이 무한책임 또는 유한책임인 것을 기재하여야 하며(상 270조), 이러한 정관은 총 사원의 동의에 의해서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상 269조, 204조). 그런데 이 규정은 유한책임사원을 무한책임사원으로 변경하거나 또는 반대로 무한책임사원을 유한책임사원으로 변경함에 있어서는 총 사원의 동의에 의해서 정관의 기재를 변경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읽어야 하며, 사원의 책임변경에 필요한 의결정족수 등을 정관에 규정하고 이를 따르기만 하면 합자회사 사원의 책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 합명회사 또는 합자회사에 있어서 누가 무한책임사원인지는 회사의 성립·존속·소멸, 다른 사원 및 제3자의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극히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자회사 사원의 책임을 변경함에 있어서는 정관에 그 의결정족수 내지 동의정족수 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총 사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것이다.

Ⅳ. 주권발행 전 주식의 이중양수인의 대항요건 (대법원 2010.4.29. 선고 2009다88631 판결)

1. 사실관계
A는 甲으로부터 2002. 10.경 피고회사의 주식 1,900주를 양수받고 A 앞으로 명의개서를 마쳤다. B는 甲으로부터 2007. 11.경 A가 양수한 위 주식 중 1,500주를 이중으로 양수받고 B앞으로 명의개서를 마쳤다. 피고회사는 2007. 12. 24. 영업양도를 결의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B를 주주로 인정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였는데, 당시 A나 B는 모두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나 승낙의 요건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甲은 2008. 9. 24.에서야 비로소 B에 대한 주식양도사실을 확정일자 있는 서면(내용증명)에 의하여 피고회사에 통지하였다. 원고는 A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전전 양수한 자인데, 위 임시주주총회결의의 하자를 전제로 피고회사가 체결한 영업양도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다.

2. 판결요지
주권발행 전 주식의 이중양수인이 모두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나 승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제2 양수인으로서는 그 주식양수로써 제1 양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우선적 지위에 있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회사에 대하여 제1 양수인 명의로 이미 적법하게 마쳐진 명의개서를 말소하고 제2 양수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여 줄 것을 청구할 권리는 없다. 따라서 회사가 제2 양수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그 명의로 명의개서를 마쳐 주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명의개서는 위법하므로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는 여전히 제1 양수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주권이 발행된 주식의 양도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 및 주권의 교부에 의한다(상 336조 1항). 그러나 주권발행 전이어도 회사성립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후 6월이 경과한 때에는 주주는 지명채권양도의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만으로 주식을 양도할 수 있다(상 335조 3항). 주권발행 전 주식이 이중양도된 경우 이중양수인 상호간의 우열은, 그 이중양수인 중 일부에 대하여 이미 명의개서가 경료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누가 우선순위자로서 권리취득자인지를 가려야 하고, 지명채권 양도와 마찬가지로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가 회사에 도달한 일시 또는 확정일자 있는 승낙의 일시의 선후에 의하여 결정한다(대법원 2006.9.14. 선고 2005다45537 판결). 따라서 이중양수인 모두 또는 그중 1인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나 승낙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우열관계를 따지는데 별 문제가 없다. 문제는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이중양수인 모두가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나 승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의 우열관계이다. 이와 별도로 주식 발행회사는 누구를 주주로 인정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나. 대상판결은 주식 양도통지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한 이상, 제2 양수인은 제1 양수인에 대하여 우선적 지위에 있음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제1 양수인 명의로 적법하게 마쳐진 명의개서의 말소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하였다. 즉 제1 양수인 앞으로 적법하게 명의개서가 마쳐진 이상 회사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제1 양수인(A)만이 주주로 취급된다는 것이다(상 337조 1항). 지명채권양도의 원칙에 충실한 해석으로 대상판결의 판시에 찬성한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이중양수인 사이의 우열관계 보다는 주식발행인인 피고회사가 2007. 12. 24.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중양수인 가운데 누구를 주주로 보아서 권리행사를 허용할 것인가라는 '권리행사의 문제'에 중점을 두어서 판단한 것임을 주의하여야 한다. 위의 사례에 있어서 주식은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양도통지의 요건을 먼저 갖춘 제2 양수인(B)에게 결국 귀속될 것이지만(2008. 9. 24. 확정일자 통지), 제1 양수인 앞으로 적법하게 명의개서가 마쳐진 이상 임시주주총회일(2007. 12. 24)을 기준으로 하여서는 피고회사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제1 양수인(A)만이 주주로 취급된다.

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에 있어서는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명의개서)과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 또는 승낙)이 다르고, 이중양수인 사이의 우열관계와 회사에 대한 적법한 권리행사자의 문제가 분열되어 법률관계가 복잡해진다. 따라서 대량으로 거래되는 주식거래 등에 있어서는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 또는 승낙 보다는, 주주명부 또는 전자주주명부에 대한 명의개서를 채무자(회사) 및 제3자에 모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하는 것이 법률관계를 획일적, 통일적으로 규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은 2005년 회사법에서 주권 미발행 주식의 경우 명의개서를 회사 이외에도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여 입법적으로 이를 해결하였다(일본 회사법 130조 1항).

Ⅴ. 이사의 자기거래로서 제한되는 거래 범위와 이사회의 승인 없는 거래의 효력 (대법원 2010.3.11. 선고 2007다71271 판결)

1. 사실관계
A주식회사는 통신기기 제조판매회사이고, 피고는 A회사의 지배주주로서 회사설립시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해 온 자이다. 원고는 A회사의 파산관재인이다. A회사는 B보험회사 등과의 사이에 A회사의 임원들을 피보험자로 하여서 A회사의 퇴직금관련규정에 따라서 퇴직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퇴직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A회사가 그 이사인 피고를 피보험자로 퇴직보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하고, 이사회의 승인이 없는 위 퇴직보험계약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수령한 퇴직보험금을 부당이득금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398조 전문이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이사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와 직접 거래를 하거나 이사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회사와 제3자 간에 거래를 함으로써 이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 및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양자 사이의 이해가 상반되지 않고 회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 때에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3. 평석
가. 상법은 회사와 이사간의 자기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상 398조). 그런데 이사의 자기거래를 금지하는 이유는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양자 사이의 이해가 상반되지 않고 회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 때에는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0.3.11. 선고 2007다71271 판결).

나. 어떠한 거래가 이사와 회사 간에 이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① 당해 행위의 일반적·추상적 성질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견해, ② 1차적으로는 당해 행위의 일반적·추상적 성질에 따라 판단하고, 2차적으로는 실질적·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할 것이라는 견해, 그리고 ③ 당해 행위의 실질적·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회사에 대한 부담 없는 증여, 회사에 대한 무이자의 금전대여, 채무의 이행행위 등은 위 ①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도 이해충돌의 우려가 없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 그런데 위의 사례와 같이 회사가 그 이사를 피보험자로 하여서 보험회사와 퇴직보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위 ①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이해충돌의 우려가 없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대상판결은 실질적·구체적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A회사가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서 퇴직보험계약을 체결한 행위는 회사에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할 우려가 없는 행위였기 때문에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당해 행위의 실질적·구체적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은 상법 제398조의 입법취지와는 상치될 우려가 있다. 당해 행위가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어서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지의 여부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서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고, 거래의 안전, 획일적인 처리 등에 있어서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①의 기준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Ⅵ. 주주총회의 자본감소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방법(대법원 2010.2.11. 선고 2009다83599 판결)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2008. 4. 24.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감소 결의를 하였다. 원고들은 위 임시주총 당시 출석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32.48%에 불과할 뿐이어서 상법 제438조 제1항, 제434조에서 정한 요건인 발행주식총수의 1/3에 미달하므로 이 사건 자본감소결의는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무효의 결의라고 주장하였다. 1심과 원심은 위 자본감소 결의는 상법상의 자본감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주총회가 2008. 4. 24.에 한 자본감소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445조는 자본감소의 무효는 주주 등이 자본감소로 인한 변경등기가 있은 날로부터 6월 내에 소만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설령 주주총회의 자본감소 결의에 취소 또는 무효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극히 중대하여 자본감소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정도에 이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본감소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는 자본감소 무효의 소에 의해서만 다툴 수 있다.

3. 평석
하자있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해서 자본감소가 이루어진 경우에, 주주총회결의의 하자는 동시에 감자무효의 소(상 445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자의 관계가 문제된다. 자본감소는 회사·주주·채권자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자본감소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는 설령 주주총회의 자본감소 결의에 취소 또는 무효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극히 중대하여 자본감소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정도에 이르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본감소 무효의 소에 의해서만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5.27. 선고 92누14908 판결, 대법원 2004.8.20. 선고 2003다20060 판결 등). 대상판결은 이러한 내용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Ⅶ. 분할당사회사가 부담하는 연대책임의 법적 성질(대법원 2010.8.26. 선고 2009다95769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2006. 10. 4. A회사의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 소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나, A회사가 대출금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그 대출금 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 A회사는 2006. 11.경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관급공사의 입찰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전기공사부분을 떼어서 피고회사에 분할합병하였다. 원고는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따라 피고회사는 A회사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 구상금 등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 또는 존속하는 회사('분할당사회사')가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의하여 각자 분할계획서나 분할합병계약서에 본래 부담하기로 정한 채무 이외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지는 경우, 이는 회사분할로 인하여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변동이 생기게 되어 채권 회수에 불이익한 영향을 받는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부과된 법정책임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법정 연대책임의 부담에 관하여 분할당사회사 사이에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분할당사회사는 각자 분할계획서나 분할합병계약서에 본래 부담하기로 정한 채무 이외의 채무에 대하여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평석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서 분할당사회사가 부담하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의 법적 성질에 대해서는 연대채무설, 부진정연대채무설, 민법 제437조 제2문의 연대책임으로 보는 연대보증설, 법률에 의한 중첩적채무인수로 보는 중첩적채무인수설 등 견해가 대립한다.

대상판결은 분할당사회사인 피고회사는 부진정연대채무자로서 변제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대상판결에 찬성한다. 분할당사회사는 원래 각자 분할계약서에서 부담하기로 정한 채무 이외의 채무에 대하여는 아무런 주관적 공동관계가 없지만, 책임재산 감소에 따라 피해가 우려되는 채권자보호 차원에서 법정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부진정연대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부진정연대관계로 보더라도 구상관계는 인정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등). 다만 부진정연대채무에 대하여는 민법 제418조 제2항이 적용 내지 유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어느 부진정연대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상계할 채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상계를 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는 그 채권을 가지고 상계를 할 수 없다(대법원 1994.5.27. 선고 93다21521 판결).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