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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8)공정거래법

홍대식 교수(서강대)

2010년에도「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해석, 적용과 관련하여 새로운 법리를 담고 있거나 기존에 나온 법리의 내용을 더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하는 판례들이 다수 선고되었다. 특히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소비자 이익의 현저한 저해행위, 최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요건에 대한 법리가 처음으로 정립되는 등 공정거래법 분야 발전에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된다. 아래에서는 공정거래법에 관하여 선고일을 기준으로 2010년에 선고된 것으로서 판례공보에 게재된 판결들을 위주로 하여 판결의 쟁점과 판시 내용을 소개하면서 간략한 해설 및 평석을 덧붙이기로 한다.

1.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가. 판매대리점에 대한 부당한 사업활동 방해행위의 요건 판단기준(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두7465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는 승용차 및 5톤 이하 화물차 제조·판매시장에서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자체 생산한 자동차를 본사 직판 또는 직영판매점(지점)과 판매대리점을 통하여 판매하는 이중적 유통체계(dual distribution)를 갖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원고가 판매대리점에 대하여 (1) 판매거점 이전제한행위, (2) 판매인원 채용제한행위, 그리고 (3) 판매목표설정 및 선출고 요구행위를 하였고, 이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부당한 사업활동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2007년에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인 포스코 판결의 부당성 판단기준과 입증방법에 관한 법리를 충실히 따라 부당성의 주관적 요소(경쟁제한에 의한 시장질서 영향의 의도와 목적)와 객관적 요소(행위 당시의 경쟁제한 효과의 우려)를 모두 고려할 때 (1), (2)의 행위의 경우에는 부당성이 인정된다고 본 반면에, 판매목표 설정 및 선출고 요구 행위의 경우에는 부당성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경쟁제한성 기준에 충실하게 문제되는 원고의 행위가 관련시장에서 직영판매점과 판매대리점의 자유로운 경쟁에 미치는 효과와 그와 관련된 원고의 의도나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행위 요건인 '다른 사업자'의 범위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거래상대방인 사업자도 포함된다는 점이 명확하게 판시되었다.

나. 소비자 이익의 현저한 저해행위의 요건 판단기준(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두16407 판결 및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두1983 판결)

두 사건에서 문제된 행위는 각각 종합유선방송사업자가 보급형 상품 중에서 인기 상위 채널을 고급형 상품으로 전환, 변경하여 보급형 상품의 품질을 감소시킨 행위와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의 입주자들과의 단체계약의 신규계약 체결을 중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순차적으로 단체계약 방식의 기본형 상품의 공급을 폐지한 행위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 규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하위 법령에 구체적인 행위유형 및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 한편, 소비자이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의 존재와 소비자이익 저해 정도의 현저성 및 그 행위의 부당성이 구별되는 요건임을 분명히 하였다. 대법원은 현저성의 판단기준에 대하여는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는 당해 상품이나 용역의 특성, 이익이 저해되는 소비자의 범위, 유사 시장에 있는 다른 사업자의 거래조건, 거래조건 등의 변경을 전후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비용 변동 정도, 당해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등과 경제적 가치와의 차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법원의 입장은 현저성 요건을 공정위보다 좁게 해석하여 합리적인 비교기준 설정에 의한 명확한 판단을 요구하면서 그 요건에 대한 공정위의 증명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부당성의 판단기준과 관련하여, 소비자이익의 현저한 저해행위 역시 독과점 시장에서 경쟁촉진과 아울러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과도한 독점적 이익 실현행위로부터 경쟁시장에서 누릴 수 있는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행위의 규제목적을 고려하여 그 부당성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당성의 주관적 요소와 객관적 요소를 모두 고려하는 포스코 판결의 원칙을 적용하였다. 다만 소비자이익의 현저한 저해행위는 통상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과도한 독점적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행위로서 부당하다고 볼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법원의 입장은 배제남용의 성격을 갖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의 유형과 관련하여 정립된 법리를 착취남용의 성격을 갖는 소비자이익의 현저한 저해행위에도 적용하면서, 이 행위의 경우 '독과점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목적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과도한 독점적 이익 실현 방지'라는 목적이 중시된다는 점에서 부당성 요건에 대한 공정위의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 부당한 공동행위와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해서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참여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조사에 협조하여 입증자료를 제공한 데에 대하여 혜택을 부여하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규정의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판례가 다수 선고된 점이 주목된다. 이는 최근 공정위의 부당한 공동행위 조사와 입증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자들의 협조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첫째,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규정과 과징금의 법정 상한액의 적용 순서에 대하여 법령 및 과징금 고시에 아무런 규정이 없어 생긴 논란과 관련하여, 제도의 취지, 침익적 제재규정의 엄격해석 원칙 등에 비추어 볼 때 법에 정한 과징금의 한도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산정한 다음, 그와 같이 산정된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15043 판결). 공정위 역시 이 사건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같은 법리가 판시된 후인 2009. 8. 과징금 고시를 개정하여 같은 취지의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이미 종전의 입장을 변경한 바 있다. 둘째, 2005. 3. 개정 전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과징금 감면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던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아니하였을 것'과 관련하여 '주도적 역할'이라 함은 다른 사업자를 설득·종용하거나 거부하기 어렵도록 회유함으로써 공동으로 당해 행위에 나아가도록 이끄는 역할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원고가 최초의 조사협조자이지만 과징금 면제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69 판결). 다만 법에서 감면의 기준·정도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2005. 3. 시행령의 개정으로 '주도적 역할'과 관련된 요건은 삭제된 바 있다. 셋째, 자진신고 감면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과징금 감면사유가 되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자진신고는 원칙적으로 단독으로 하여야 하고, 다만 2 이상의 사업자가 실질적 지배관계에 있는 계열회사이거나 회사의 분할 또는 영업양도의 당사 회사로서 그들이 함께 당해 공동행위에 참여한 사실이 없는 경우 등과 같이 공동 자진신고를 허용하더라도 감면제도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두2548 판결). 한편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그의 전신인 회사의 영업을 양도 받은 다른 회사에 의한 대리신고가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예외적인 공동 자진신고 요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였는데, 대법원은 원고와 다른 회사가 영업양도의 당사 회사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함께 당해 공동행위에 참여한 사실을 들어 위 법리에 따라 공동 자진신고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반하여 대법원은 같은 날 선고된 다른 사건에 관하여 타인에 의한 대리신고가 가능하고 그에 따라 공동 자진신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두8939 판결), 이 사건은 영업양도의 당사 회사들이 함께 당해 공동행위에 참여한 사실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였다. 이러한 판시는 2009. 5.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감면제도 운영고시에 규정된 단독 자진신고 원칙 하의 예외적 공동 자진신고 허용 요건의 취지를 고려한 것이다.

3. 불공정거래행위

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요건으로서의 거래관계의 존재 여부(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8두14739 판결)

이 사건에서 손해보험회사들인 원고들은 보험사고 발생 시 보험약관에 따라 피해차주(피보험자의 상대방)의 청구에 의하여 피해차주에게 대차료, 휴차료, 시세하락손해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는데, 피해차주의 청구가 없는 경우에는 위 각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공정위는 원고들의 이러한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 중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는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이므로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거래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거래'라는 용어에는 행위자의 의사표시가 전제되어 있으므로 법률행위와 그에 수반하는 행위는 거래에 포함되나 불법행위와 그에 수반하는 행위는 거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적용범위를 좁게 해석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불공정거래행위에서의 '거래'는 통상의 매매와 같은 개별적인 계약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넓은 의미로서 사업활동을 위한 수단 일반 또는 거래질서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행위자와 상대방(피해차주) 사이에 제3자(피보험자)를 매개로 한 거래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의 여러 유형은 미국의 반독점법이나 유럽연합의 경쟁법상 수직적 거래제한 규정과 많이 비교되는데, '합의'를 요건으로 하는 미국이나 유럽연합 법과 달리 많은 경우 '거래관계'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불공정거래행위가 적용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를 보다 넓게 인정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주는 한편, 그 합리적 적용을 위한 한계 설정을 위한 법리의 필요성을 제기해 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시중은행의 조기상환수수료 징수 행위와 불이익제공에 의한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의 성립(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4695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된 행위는 시중은행인 원고가 아파트를 분양 받은 고객들에게 대출해 준 대출금을 중도상환 받으면서 조기상환수수료를 징수한 행위이다. 이 사건에서는 대출약정서상에 조기상환수수료에 관한 조항이 있었으나, 조기상환수수료 징수 기간과 수수료율에 관한 사항이 괄호 부분으로 되어 있을 뿐 그 괄호 안에 고객의 자필 기재가 없어 아예 공란으로 되어 있거나 혹은 원고 직원들이 추후에 이를 임의로 보충 기재한 사실이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경우 조기상환수수료에 관한 구체적 약정은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은행업을 영위하는 금융기관인 원고로서는 조기상환수수료 약정이 제대로 체결되지 못하였음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행위는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은 비록 원고의 행위가 당사자 간 계약서의 해석에 대한 다툼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대법원이 원고의 거래상 지위와 상대방이 입은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를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기 위하여 거래 내용의 공정성의 관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다.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약정에 의한 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의 성립 여부(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다28185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된 행위는 캐나다 법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인 피고들이 계약 당시 계약 해지사유 중의 하나로서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전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려는 당사자의 편의에 따라 60일 전에 사전 통보를 함으로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약정에 따라 계약 체결 후 3년 6개월 정도가 지난 후에 계약을 해지한 행위이다. 이 사건에서는 먼저 위 계약이 약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여기에 우리나라 약관규제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외국의 법률이 준거법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 사건 계약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약관규제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고, 또한 준거법인 캐나다 온타리아 주에서의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계약 조항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계약 조항의 효력을 부인할 근거가 없는 경우에도 그 계약 조항에 따른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는 있다. 이러한 근거에서 원고는 피고들이 위 계약 조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불이익제공에 의한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또는 기타의 거래거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정립된 법리에 기초하여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특히 대법원이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원고가 지출한 비용 회수를 위해서 피고들과의 거래관계 유지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거래거절의 부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비록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더라도 피고들로서도 원고의 제품 판매가 부진하다는 등 피고들 나름대로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 해지 권한도 부여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사항으로 들고 있는 원심의 판단을 인용함으로써 사적 자치의 영역과 경쟁 및 공정거래 원칙에 의하여 정부가 개입할 영역을 구분하기 위한 미세조정을 하고 있는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라. 제약회사의 판매촉진활동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의 성립(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두9543 판결)

이 사건은 뒤에서 보듯이 최저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정당성에 관한 새로운 법리를 제시한 획기적인 판결이지만, 다른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법리 발전의 기회가 적었던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관해서도 의미 있는 법리가 선언되었다. 대법원은 의약품 선택에 있어 전문성이 요구되어 환자 대신 의약품을 선택하는 의사의 선택에 미치는 제약회사의 판매촉진활동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약회사인 원고가 의약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병·의원 또는 의사에게 각종 지원을 제공한 행위는 투명성, 비대가성, 비과다성 등의 판단 기준 하에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보아 부당하거나 과다한 이익의 제공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고, 이러한 판단 과정에서 한국제약협회에서 제정한 보험용 의약품의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인용하였다.

4. 사업자단체금지행위-구성사업자의 사업활동 제한 행위의 허용범위(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4084 판결)

자동차부분 정비사업자들로 구성된 사업자단체인 원고가 자신이 선정한 폐기물처리업자와 거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성사업자를 제명하는 의결을 한 행위에 관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로서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사업자단체의 결의의 내용이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구성사업자 사이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데에 있다는 종전의 확립된 판시사항을 인용하면서, 원고의 행위가 이러한 금지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이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러한 결론에 이르기 위한 대법원의 논리 구성이 보다 정교해지고 경쟁법 원칙에 보다 충실해졌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구성사업자들로서는 당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지정폐기물인 폐유의 처분 단가나 폐기물 처리업체의 처리능력 등을 고려하여 자신들의 이윤 형성에 유리할 수 있는 거래상대방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통하여 구성사업자들의 사업활동 여건이 개선됨으로써 정비 서비스 이용요금 하락 등 가격경쟁이 촉진될 수 있는데, 위 사업자단체가 구성사업자들로 하여금 지정폐기물을 공동으로 처리하도록 강제함으로써 그러한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구성사업자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5. 재판매가격유지행위-최저가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정당성(위 대법원 2009두9543 판결)

이 사건에서 문제된 행위는 제약회사인 원고가 거래하는 도매상들과 도매거래약정을 하면서, 그 약정서에 원고가 생산하는 보험의약품을 보험약가로 출하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과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에 원고가 약정 해지와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음을 명시하는 조항을 두고, 실제 도매상들이 보험약가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위반행위를 적발하였을 때 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가한 행위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에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 규정을 적용하였는데, 법에는 특히 최저가격유지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성립하는 경우 위법성 판단의 근거를 두지 않음으로써 외형상 당연위법 규칙을 채택하고 있다. 그에 따라 종전의 대법원 판례도 위법성 평가보다는 강제성 또는 구속조건이 수반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정거래법의 입법 목적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당해 상표 내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 할지라도, 시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행위가 관련 상품시장에서의 상표 간 경쟁을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후생을 증대하는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를 정립하였다. 아울러 그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관련시장에서 상표 간 경쟁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여부, 그 행위로 인하여 유통업자들의 소비자에 대한 가격 이외의 서비스 경쟁이 촉진되는지 여부, 소비자의 상품 선택이 다양화되는지 여부, 신규사업자로 하여금 유통망을 원활히 확보함으로써 관련 상품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관련 규정의 취지상 사업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수직적 거래제한의 경우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같은 전형적인 가격제한의 경우에도 상표 내 경쟁(intrabrand competition)에 대한 효과보다도 상표 간 경쟁(interbrand competition)에 대한 효과를 중심으로 위법성을 판단하겠다는 분명한 선언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6. 과징금

과징금과 관련한 주목할 판결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첫째, 위반행위가 법령 개정 전후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한 근거법령을 정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행위종료일을 기준으로 그 일자에 적용되는 법령을 위반행위 전(全) 기간에 적용하더라도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69 판결). 둘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에서 "관련 상품의 범위는 위반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의 종류와 성질, 거래지역, 거래상대방, 거래단계 등을 고려하여 행위유형별로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위 대법원 2008두7465 판결). 구체적인 사안의 해결과 관련해서는, 행위의 대상이 된 판매대리점의 매출액이 아니라 원고의 위반행위로 인하여 판매대리점이 피해(매출액 감소) 영향을 받는 반면, 행위자 소속 직영판매점이 이익(매출액 증가) 영향을 받는 관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행위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지위에 있는 원고의 직영판매점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였다. 이러한 판결은 위반행위로 인한 영향이라는 개념이 부당이득이나 사회적 피해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에서 위반행위의 종료일 판단과 관련하여 담합의 성립요건 중 '2인 이상 사업자들 사이의 의사의 합치'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그 담합은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8두15176 판결). 이 사건에서는 담합에 참여한 3개사가 순차적으로 합의 파기의사를 대외적으로 표시하였는데, 대법원은 위 기준에 따라 3개사 중 2개사가 담합에서 탈퇴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남아 있는 회사가 1개뿐이므로 그 시점에서 그 담합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넷째,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산정의 전제가 되는 매출액은 사업자의 회계처리기준 등을 참고하여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업회계기준상 매출액에서 차감되는 매출에누리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관련 매출액에서 제외되고, 이를 매출액에 포함시키려면 공정위가 그와 같이 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두21362 판결). 다섯째,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인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서의 관련 매출액의 범위를 의약품별로 실제 적발된 특정 거래처로 볼 것인지 아니면 원고의 전체 거래처에 대한 매출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 이익제공행위가 본사 차원에서 수립된 거래처 일반에 대한 판촉계획의 실행행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전체 거래처의 매출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각 지원행위는 포괄하여 하나의 위반행위로 볼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두22815 판결).

7. 형사적 제재-공정위의 고발 대상에서 제외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 제기 허용 여부(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8도4762 판결)

이 사건에서 공정위는 가격담합에 참가한 8개 회사들 중 4개 회사만을 검찰에 고발하고 1, 2순위 자진신고자 및 그 임원들은 고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는데, 검사는 이들을 함께 기소하면서 공정위의 고발에는 주관적 불가분원칙이 적용되어 4개 회사에 대한 고발의 효력이 이들에게도 미친다는 것을 그 근거로 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고발의 주관적 불가분원칙의 적용 여부에 관해서는 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친고죄에 관한 고소의 주관적 불가분원칙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33조를 공정위의 고발에도 유추적용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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