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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3)언론법

문재완 교수(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Ⅰ. 언론·출판의 자유

2010년 언론법 관련 판례 동향을 보면, 표현의 홍수 시대를 맞아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헌재의 태도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법리적으로는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의 의미와 동조 제2항의 '언론·출판의 자유'의 의미가 같은 것인지가 문제된다.

세간의 주목을 끈 판결로는, 명예훼손 분야에서 2008년 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야기하였던 문화방송 PD수첩 사건 판결, 알 권리 분야에서 2008년 불온서적의 군부대 반입금지 사건 결정 등이 있었지만, 법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Ⅱ. 헌법 제21조의 적용대상

1. 허위사실의 표현 (헌재 2010. 12. 28. 2008헌바157등)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를 형사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위헌에 이르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공익'이라는 개념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재판관 5인은 보충의견으로 '허위' 개념도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며, 또한 위 법률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하였다. 반대의견을 낸 재판관 2인은 위 법률조항이 명확성 원칙이나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주목할 점은 과잉금지 원칙의 위배여부를 검토하는 데 있어서 보충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허위사실의 표현이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인정한 것이다.

(1) 재판관 5인(이강국, 이공현, 조대현, 김종대, 송두환)의 보충의견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

나아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임이 인정되는 때에도, 그와 같은 표현이 언제나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행위자의 인격의 발현이나, 행복추구, 국민주권의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단언하기도 어렵다.

또한 다양한 허위사실의 표현 가운데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표현"이 존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떤 표현이 바로 위와 같은 이유에 의하여 "국가의 개입이 1차적인 것으로 용인되고,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의 중요한 기본권을 떠나서는 규명될 수 없는 것이다.

(2) 재판관 2인(이동흡, 목영준)의 반대의견

허위사실이라고 하여 반드시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허위사실의 표현도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원론적으로 사상이나 지식에 관한 정치적·시민적 표현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민주주의의 발전이나 인격발현에 미치는 효과가 중대하다고 하기 어려운 반면, 타인의 명예나 공공질서를 해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허위사실의 표현에 대한 규제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비례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를 심사하는 정도로 완화되는 것이 상당하다.

(3) 평석

헌법재판소는 '음란'(헌재 2009.05.28, 2006헌바109)에 이어, '허위사실의 표현'을 표현의 자유 보호영역에 넣었다.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은 표현의 자유가 일응 보호하고자 하는 범위를 확정하기 때문에 기본권 제한의 위헌심사에서 중요하다. 기본권의 제한에 대한 위헌성 심사는 일반적으로 해당 기본권의 보호영역 확정, 기본권에 대한 제한, 제한의 정당성이라는 세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관문을 확대한 것은 기본권 보호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헌심사의 3단계에서 마지막 단계만 의미를 가지게 돼 이를 담당하는 헌법재판소의 역할이 과중해지는 문제가 있다. 헌법 문제와 단순한 법률 문제를 구별하고, 헌법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중심이 되어 그 위헌성을 심사하고 법률 문제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민주주의 원리와 권력분립 원리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최근 헌재 태도에 동의하기 어렵다.

헌재는 '허위임을 알고도 이를 전파하는 행위'와 '허위임을 모르고 이를 전파하는 행위'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허위임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허위 진술하는 경우, 즉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 '의도적인 허위사실의 표현'과 '불가피한 허위사실의 표현'은 구분하는 해석론이 타당하다.

2. 기능성 표시·광고와 사전검열 (헌재 2010. 7. 29. 2006헌바75)

(1) 결정 내용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표시·광고와 같이 규제의 필요성이 큰 경우에 언론·출판의 자유를 최대한도로 보장할 의무를 지는 외에 헌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국민의 보건에 관한 보호의무도 지는 입법자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보건·건강권 모두를 최대한 보장하고, 기본권들 간의 균형을 기하는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광고에 관한 사전심의절차를 법률로 규정하였다 하여 이를 우리 헌법이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의 내용을 심사하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허위·과장 광고를 방지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표시·광고 문안을 사전에 심사하고 이의가 있을 경우 불복절차를 두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 할 것이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국민들이 입을 수 있는 신체·건강상의 피해가 크고 광범위한 반면에 사후 제재 등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건강기능식품의 표시·광고에 대하여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인 것으로 보이고, 추구하는 공익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균형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2) 평석

위 결정은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지하고 있는 사전검열의 대상범위를 축소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수의견은 '언론·출판'에 관한 사전심의절차가 마련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접근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이강국, 송두환, 이공현, 김종대 등 4명의 재판관은 헌법 제21조 제1항의 '언론·출판'과 제2항의 '언론·출판'을 동일하게 해석하여 사전검열 여부를 검토하였다. 다만, 검열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 두 재판관은 합헌의견을, 다른 두 재판관은 위헌의견을 내놓았다.

이처럼 견해가 크게 둘로 나뉜 것은 허가제와 검열제를 절대적으로 금기시하는 헌법재판소의 태도에 기인한다. '언론·출판'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는 것보다,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허가제와 검열제는 '법률'로도 허용할 수 없다고 헌법재판소가 '해석'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 및 권력분립 원리에 부합하기 어렵다. 대의기관인 국회는 허가제와 검열제를 법률로 도입할 수 있지만, 자의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두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다. 이렇게 해석할 때 허가 및 검열의 대상인 표현의 유형, 매체의 특성에 따라 유연성 있는 입법이 가능하다.

Ⅲ. 명예훼손 사건

1. 영화 '실미도' 사건 (대법원 2010.7.15. 선고 2007다3483 판결)

(1) 사건 개요

영화 '실미도'의 소재가 되었던 특수부대 훈련병 12명의 유가족들이 영화감독과 제작회사를 상대로 영화가 허위사실을 묘사하고, 훈련병들이 살인범 또는 사형수라거나, 용공주의자로 보이게 하여 망인들과 그 유족인 원고들의 명예나 인격권을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시사항

1)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행위자가 적시된 사실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행위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인바, 그와 같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 표현 방법,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특히 적시된 사실이 역사적 사실인 경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망인이나 그 유족의 명예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탐구 또는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어야 하며 또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의 한계로 인하여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용이하지 아니한 점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2) 아울러 영리적 목적 하에 일반 대중을 관람층으로 예정하여 제작되는 상업영화의 경우에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하더라도 영화제작진이 상업적 흥행이나 관객의 감동 고양을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다소간 각색하는 것은 의도적인 악의의 표출에 이르지 않는 한 상업영화의 본질적 영역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또한 상업영화를 접하는 일반 관객으로서도 영화의 모든 내용이 실제 사실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극적 허구 사이의 긴장관계를 인식·유지하면서 영화를 관람할 것인 점도 그 판단에 참작할 필요가 있다.

3) 실제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라 하더라도 상업영화의 경우에는 대중적 관심을 이끌어 내고 이를 확산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광고·홍보행위가 수반되는바, 영화가 허위의 사실을 표현하여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그 행위자에게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그 광고·홍보의 내용이 영화에서 묘사된 허위의 사실을 넘어서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광고·홍보행위가 별도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러한 상업영화에 있어서 그 내용의 특정 부분을 적시하지 않은 채 진실이라고 광고·홍보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영화의 모든 내용이 진실이라는 의미라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전체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었으며 극적 허구와의 조화 속에서 확인된 사실관계를 최대한 반영하였다는 취지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3) 평석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명예훼손소송에 있어서 상당성을 판단할 때 상업영화의 특수성을 고려하여야 하며, 상업영화의 광고·홍보행위는 상업영화와 별도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상업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채 상업영화의 광고·홍보물에 노출되어 그 내용만 접한 사람이 다수임을 고려할 때, 상업영화의 광고·홍보행위가 별도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다는 결론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2. PD수첩 사건 (서울중앙지법 2010.12.2. 선고 2010노380 판결)

(1) 사건의 개요 및 소송 경과

2008.4.29. MBC 'PD수첩'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이 방송되자, 검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단 대표와 주무부처 장관의 자질 및 공직수행 자세를 비판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공직자들인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관한 허위사실을 방송함으로써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담당 PD들을 기소하였다. 1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자(서울중앙지법 2010.1.20. 선고 2009고단3458 판결), 검찰이 항소하였다. 2심 역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2) 판결 내용

1심과 2심은 쟁점이 된 방송내용의 허위여부에 대한 판단을 달리 하였다. 1심은 허위 논란을 빚었던 방송 내용 중 ①동영상에 등장하는 다우너 소들을 '광우병 의심소'라고 보도한 내용 ②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임을 시사하는 내용 ③우리나라 국민이 다른 나라 국민에 비해 유전적으로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내용 ④소의 특정위험물질과 관련한 내용 ⑤우리 정부 협상단의 실태 파악 관련 보도 등 주요 내용 모두에 대해서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반하여 2심은 ①, ②, ③을 허위로, ④, ⑤는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록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해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될 수 있다 하더라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방송 보도의 내용이 일부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이 사건 보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며, 달리 피고인들의 범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Ⅳ. 알 권리 사건

1. 불온서적 군내 반입 금지 (헌재 2010.10.28. 2008헌마638)

(1) 판결 내용

1) 군인복무규율 제16조의2는 국군의 이념 및 사명을 해할 우려가 있는 도서로 인하여 군인들의 정신전력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할 것이고, 규범의 의미내용으로부터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는 행위인지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 법령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2) 군의 정신전력이 국가안전보장을 확보하는 군사력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점이 분명한 이상, 정신전력을 보전하기 위하여 불온도서의 소지·전파 등을 금지하는 규율조항은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군의 정신전력에 심각한 저해를 초래할 수 있는 범위의 도서로 한정함으로써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지키고 있고,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으로 달성되는 군의 정신전력 보존과 이를 통한 군의 국가안전보장 및 국토방위의무의 효과적인 수행이라는 공익은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군인의 알 권리라는 사익보다 결코 작다 할 수 없다.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되지 아니한다.

3) 군인사법 제47조의2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군통수권을 실질적으로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군인의 복무에 관한 사항을 규율할 권한을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다소 광범위하게 위임하였다 하더라도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복무규율조항은 이와 같은 군인사법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정당한 위임의 범위 내의 규율이라 할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을 준수한 것이다.

(2) 평석

공무원 등 특수한 신분관계에 있는 사람은 일반 국민보다 더 넓게 기본권 제한이 허용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위 결정은 군인의 복무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명확성원칙, 법률유보원칙을 폭 넓게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2. '추적 60분' 정보공개 사건 (대법원 2010.12.23. 선고 2008두13101 판결)

(1) 사건의 개요

KBS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의혹 사건에 관련, 2006.4. 초순경 60분 분량의 가제 '새튼은 특허를 노렸나'라는 제목의 방송용 가편집본 테이프를 제작하였다. 원고는 2006.11.20. 피고 KBS에게 미방영된 위 테이프의 공개를 청구하였다.

(2) 판결 내용

1) 정보공개법의 입법 목적 등을 고려하여 보면, 제9조 제1항 제7호 소정의 '법인 등의 경영·영업상 비밀'은 '타인에게 알려지지 아니함이 유리한 사업활동에 관한 일체의 정보' 또는 '사업활동에 관한 일체의 비밀사항'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공개 여부는 공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2)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정보공개청구의 방법으로 방송사가 가지고 있는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등에 관한 정보 등을 제한 없이 모두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방송사로 하여금 정보공개의 결과로서 야기될 수 있는 각종 비난이나 공격에 노출되게 하여 결과적으로 방송프로그램 기획 등 방송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방송사의 경영·영업상의 이익을 해하고 나아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등에 관한 정보로서 방송사가 공개하지 아니한 것은, 사업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나 위법·부당한 사업활동으로부터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7호에 정한 '법인 등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 공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익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평석

위 판결은 KBS와 같은 공영방송사가 제작하였으나 방영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정보공개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정보공개법이 이를 명시하고 있지 않아, 방송사의 미방영 프로그램뿐 아니라 방영된 프로그램 중 편집 중 삭제된 프로그램까지 정보공개의 대상인지 여부가 논란이 되었다.

원심은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에 정한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 아니고, 공개될 경우 피고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였다. 방송사의 미방영 프로그램을 정보공개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결론은 타당하나, 이를 '경영·영업상 비밀'이라고 본 것은 문리해석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Ⅴ.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

1. 선거게시판 실명제 사건 (헌재 2010. 2. 25. 2008헌마324등)

(1) 판결 내용

1) 인터넷이용자로서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거치지 아니하고 자신의 글을 게시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사전검열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수에 의한 여론 왜곡으로 선거의 평온과 공정이 위협받아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부작용을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되며, 인터넷의 특성상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이 빠르게 유포되어 정보의 왜곡이 쉬운 점, 짧은 선거운동기간 중 이를 치유하기 불가능한 점, 인터넷이용자의 실명이 표출되지 않고 다만 '실명확인' 표시만이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요건도 갖추었다.

(2) 평석

위 결정은 선거운동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본인확인제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태도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으로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 또는 가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 보호영역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남은 쟁점은 본인확인제가 익명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다. 위 결정의 경우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기간 중'이라는 한시적인 기간에,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의 글'이라는 내용에 한정하여 본인확인제가 적용되어 헌재가 침해의 최소성을 인정하기 수월했으나, 상시적이고 포괄적인 본인확인제까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될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2. 최병성 목사 사건 (서울행정법원 제12부 2010.2.11. 2009구합35924)

(1) 사건의 개요

원고 최병성 목사는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 블로그에 국내산 시멘트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게시글을 게재하였다. 피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게시글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2호 소정의 '불법정보'(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9.4.24. 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해당정보의 삭제를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의신청을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2009.6.23.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대통령이 위촉하는 9인으로 구성되고 위원들은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국가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급받을 수 있고 그 규칙이 제정·개정·폐지될 경우 관보에 게재·공표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행정청에 해당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게시물의 삭제 등의 시정요구는 단순히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2) 원고는 환경운동가로서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해성을 공론화할 의도로 몇몇 연구소들에 국내외 시멘트 제품에 대한 시험을 의뢰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글을 게시한 점 등에 비추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에 재활용 폐기물로 생산된 국내산 시멘트의 유해성에 관한 글을 게시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거기에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2호의 불법정보로 보아 게시글의 삭제를 요구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는 위법하다.

(3) 평석

법원은 그동안 몇 차례 사건에서 방송통신심의원회의 시정요구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해당 사건을 각하하여왔다. 처분성이 인정된 것은 위 판결이 처음이다. 심의위원회는 통신심위와 관련, 스스로를 행정기관이 아니며, 시정요구는 제재가 아니라고 주장하여왔기 때문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한편, 위 사건의 항소법원인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는 2011.2.1. 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근거조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가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Ⅵ. 맺는 글

우리나라 언론관련 판례는 발전 중이다. 매체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언론법제도 급변하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되는 사안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 관한 것이다. 시정요구의 근거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될 경우 현 정부 들어 출범한 심의위원회의 권한 축소는 물론이고, 존재 자체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합헌으로 결론난다고 해도 시정요구의 처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새로운 매체로 인하여 발생하는 헌법적 가치의 침해와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조화할 것인지에 관한 것으로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