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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7)가족법

민유숙 부장판사(대전고법)

1.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가.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므1256 판결 : 제3자와 중혼적 사실혼관계를 유지한 남편의 이혼청구 허용

[사안] 원고(남편)와 피고(아내)는 1958년 혼인하였고 그 사이에 자식이 없다. 원고는 1964년 일을 하기 위하여 홀로 서울로 올라왔다가 다른 여성과 동거하면서 3명의 자녀를 두고 살아왔고, 피고는 고향집에서 시부를 부양하다가 그의 사망 후에는 인근에서 거주해왔다. 피고는 자녀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의 외도를 묵인하면서 혼인 외 자녀들을 친자식처럼 여겨왔고 그 자녀들은 피고를 큰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다. 이러한 별거가 46년에 이르러 원·피고 사이에서 혼인의 실체는 완전히 해소되었다.

원고는 피고가 자식을 낳지 못한다는 점과, 오랜 기간 별거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다른 여자와 동거해 자녀를 두는 등 혼인 파탄의 직접 원인을 제공하였고, 홀로 시아버지를 부양한 피고에게 최소한의 부양의무도 이행하지 않았고 피고가 자녀를 출산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원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를 주된 유책배우자라고 보아 이혼 청구를 기각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원·피고 각자 독자적인 생활관계가 고착화되었으며, 혼인파탄이 장기화되면서 원고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 정도 약화되고 원고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현 상황에 이르러 원고와 피고의 이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파탄에 이르게 된 데 대한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의 법적·사회적 의의는 현저히 감쇄되었다는 요지로 민법 840조 6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이유로 이혼청구를 허용하여야 한다며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위 파탄의 책임은 원고에게 있지만, 별거 상태가 46년간 계속된 데에는 피고의 책임도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가 혼인관계 존속을 원하더라도 이를 허용하면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계속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나.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므1140 판결 : 성관계 불능과 남편의 이혼청구 허용

[사안] 원고(남편)와 피고(아내)는 1999년 혼인한 후 성관계에 실패하여 직접적인 성교를 하지 못한 채 7년을 살았다. 원고는 비뇨기과 전문의로부터 성기능 검사를 받은 결과 '상세불명의 경미한 성기능장애'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피고가 성관계를 거부하였다고 주장하며 이혼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성교섭이 없었던 것이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부부 중에 성기능의 장애가 있거나 부부간의 성적인 접촉이 부존재하더라도 부부가 합심하여 전문적인 치료와 조력을 받으면 정상적인 성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은 일시적이거나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므로 그 정도의 성적 결함만으로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정도를 넘어서서 정당한 이유 없이 성교를 거부하거나 성적 기능의 불완전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하거나 그 밖의 사정으로 부부 상호간의 성적 욕구의 정상적인 충족을 저해하는 사실이 존재하고 있다면, 부부간의 성관계는 혼인의 본질적인 요소임을 감안할 때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종전에도 대법원 2009므2413 판결로 확인된 판시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나아가 "비록 피고의 성교 거부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유로 정상적인 성생활을 저해하는 원인이 존재한다면, 혼인관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나아가 경우에 따라 피고에게 성적 기능의 불완전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이 불가능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거나, 그러한 사정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피고 상호간에 성적 욕구의 정상적인 충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으로 책임이 있다고 인정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으므로 정신과 감정 등을 통하여 이를 심리하여 파탄 여부와 귀책사유를 가려야 한다"고 판시하며 파기환송하였다.

다.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므1475 판결 : 유책배우자인 남편의 이혼청구 허용

[사안] 원고(남편)와 피고(아내)는 1982년 혼인하였다. 원고는 가부장적·독단적 성격에 음주 후 폭력을 행사하였고, 피고는 이러한 원고 및 시가와 불화를 겪다가 1995년부터 종교적 이유로 제사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2005년부터 피고와 각방 생활을 하며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다가 2006년부터 별거함으로써 위 혼인은 회복할 수 없는 파탄상태에 이르렀다.

원고는, 피고가 가정을 소홀히 한다는 등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혼인파탄의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은 원고의 가부장적 태도와 음주, 폭행, 이러한 원고의 태도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와 시집식구들과의 불화관계를 중재하여 원만히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고 오히려 별거를 하면서 생활비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있고, 따라서 원고는 주된 유책배우자로서 이혼을 구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민법 826조 1항의 부부의 동거 및 협조의무에 따라 배우자 쌍방은 혼인생활에 장애가 발생하였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이해, 자제 및 설득을 통하여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공동의 의무가 있고, 한쪽 배우자의 성격이나 행동에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그 상대방이 원만한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도외시한다면 위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므로, 양쪽 배우자는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을 동등하게 나누어 가져야 하고, 당초 한쪽 배우자의 인격적 결함이 불화의 단초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그를 주된 유책배우자라고 볼 수 없다는 요지로 판시하였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앞서 본 원고의 태도에 대하여 적대적·신경질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원고의 일상생활에 조력하지 않고, 아무 설명 없이 밤늦게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등 부부의 결합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의무를 모두 저버린 책임이 있으므로 원고만을 주된 유책배우자라고 할 수 없다며 파기 환송하였다.

라. 해설

대법원은 이혼사유에 있어서 엄격한 유책주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안별로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은 지난 몇 년 동안의 평석에서 이미 밝힌 바와 같으며, 위 판결들도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연장선에 있다고 이해된다. 그러나 위 판결들은 유책배우자인 남편이 제기한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결론을 채택하였다는 점과, 위 결론에 이르기 위하여 파탄주의를 채택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다른 배우자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을 지웠다는 점에서 종전 판결들과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위 판결들은 민법상 부부의 협조의무로부터 혼인관계 유지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의무를 도출한 다음, 한쪽 배우자의 유책행위로 혼인이 파탄되었음에도 다른 배우자에게 그러한 혼인관계조차 감내하고 유지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그런데 유책주의 원칙을 유지하는 이상, 위 사건의 아내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책배우자인 남편과 동등한 정도의 유책이라고 인정되어야만 남편인 원고가 제기한 이혼청구를 인용할 수 있으므로, 결국 위 판결들은 '아내의 혼인유지에 관한 책임'이 '혼인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남편의 책임'과 동등한 정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독선적·폭력적인 남편에 대항하여 싸우면서 가정을 지켜 온 억척스러운 아내도 유책배우자이고, 성관계 없는 혼인을 참고 살아 온 아내에게 오히려 성기능상 문제점이 있거나 성관계를 맺을 노력을 게을리한 잘못이 있을 '가능성'을 상정하여 심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파탄주의에 근접한 2010므1256 판결조차 자식 못낳은 죄책감에 다른 여성의 자식을 받아들여 일생을 살아온 피고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부가하고 있다.

유책주의의 문제를 파탄주의 채택으로 해결하지 않고 위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합한 대안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유책배우자가 위자료지급의무를 지는 우리 민법의 해석론으로 더욱 그러하다.

같은 시기에 선고된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므844 판결은 유책주의 원칙을 충실히 따라, 파탄주의적 관점에서 남편의 이혼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는 점도 같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 특별법에 의하여 연급수급권이 인정되는 '사실혼'의 범위 확대

가.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두14091 판결 : 혼인무효사유가 있는 사실혼배우자에게 연급수급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안] 공무원연금법 3조는 '재직당시 사실혼배우자'만을 유족연금의 수급권자로 인정하고 있다. 공무원 A男은 처와 사별한 후 처제인 B女와 사실혼 관계를 맺고 동거하여 왔다. A男은 2003년 퇴직하여 연금을 수령하다가 2009년에 사망하였다. 공무원연금공단은, A男의 재직 당시에는 민법상 형부와 처제의 혼인은 무효이었고 혼인무효에 해당하는 사실혼 배우자는 수급권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B女에 대한 연금지급을 거절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민법에 의하여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관계라고 하더라도 반윤리성·반공익성이 현저하게 낮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유족연금제도의 목적을 우선할 특별한 사정이 있고, 사실혼관계가 혼인무효라는 사정만으로 유족연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A男이 재직할 당시 시행되던 민법상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이 무효였다고 하더라도 2005. 3. 31. 개정된 민법에 따라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은 금지되지만 취소사유에 그치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므로 그 개정 민법 시행 이후에는 위 사실혼에 대하여 무효를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도 들고 있다.

나.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두9631 판결 : 중혼적 사실혼에서 법률상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사안] 군인연금법 3조는 유족연금수급권자인 사실혼배우자는 '사망 당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로서 퇴직 후 61세 이후에 사실혼관계를 맺은 자를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인이었던 A男은 혼인신고한 아내가 있음에도 B女와 중혼적 사실혼을 유지하였는데, A男이 60세 2개월이 되었을 때 아내가 사망하였고 A男은 계속 B女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하다가 사망하였다. 국가는 B女가 중혼적 사실혼의 배우자라는 등의 이유로 유족연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판결 요지]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률혼 관계와 경합하고 있는 사실상의 동거관계에 불과한 이른바 중혼적 사실혼관계의 배우자는 군인연급법상의 유족연금수급권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판결은 종래의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는 군인이 퇴직한 후 61세 전에 법률상 배우자가 사망하였다면 법률혼이 해소됨과 동시에 종전의 중혼적 사실혼관계는 통상적인 사실혼이 되었고, 그 배우자는 수급권자인 사실혼배우자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B女는 당초에는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에 불과하였지만 A男이 61세에 이르기 전에 법률상 배우자가 사망함으로써 통상적인 사실혼 배우자가 되어 연금수급권을 인정받게 되었다.

3. 중혼적 사실혼과 부부운전자한정 특별약관의 해석

종래 대법원은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대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으로서의 보호를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자동차종합보험의 부부운전자한정운전 특별약관은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를 법률상 배우자 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앞서 본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위 약관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이에 관하여 흥미로운 두 건의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다.

가.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79156 판결 : 약관 적용

[사안] 원고(보험회사)는 피고 1과 부부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을 붙인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2는 몽골 교포로서 다른 남자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그 법률상 남편이 집을 나가 행방불명되자 피고 1과 동거하면서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왔다. 피고 2가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원고는 피고 2가 타인과 혼인신고가 되어 있음을 들어 사실혼관계를 부인하며 보험사고처리를 거절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중혼적 사실혼에 관한 종래 대법원 판례를 전제로 하면서도, 피고 2.의 법률상 혼인은 남편의 가출로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고 피고들은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의 실체를 갖추었으므로 보험약관상 사실혼 배우자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보험약관은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므로 사실혼 배우자가 중혼적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보험약관의 해석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험회사가 중혼적 사실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피보험자에서 배제하려고 하였다면 약관에 별도의 규정을 두어 이를 명시하였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나.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84141 판결 : 약관 적용 부정

[사안] 원고(보험회사)는 피고 1과 부부운전자 한정운전 특별약관을 붙인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들은 각자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에도 그들과 별거하고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던 중 피고 2가 교통사고를 냈는데, 원고는 위 규정을 들어 보험금 채무를 부정하였다.

[판결 요지] 대법원은 종래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들은 중혼적 사실혼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사실혼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그 점은 보험계약자(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체결시 부부한정특약에 관하여 설명한 이상 특약상 사실혼 배우자에 중혼적 사실혼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4.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므574 판결 : 국내취업을 목적으로 한 혼인신고의 효력

[사안과 판결 요지] 필리핀 국적의 피고(아내)는 원고(남편)와 혼인신고를 마친 후 이에 근거하여 한국에 입국하여 혼인생활을 시작하였으나 한 달 후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결혼했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겨 두고 가출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혼인 무효 청구를 하였다. 대법원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가 없음에도 단지 한국에 입국하여 취업하기 위한 방편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것이므로 그 혼인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해설] 조선족 등 외국여성이 '위장결혼브로커'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그를 통하여 한국인남성을 만나서 혼인신고를 한 다음 이를 근거로 입국하여 극히 단기간 동거한 후 가출하여 혼인공동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먼저 위 혼인신고가 형법상 공전자기록불실기재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7504 판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856 판결은 혼인신고 당시 실제로 혼인할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수긍하였고, 반면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4463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7202 판결은 외국여성이 종전에 이미 한국에서 불법체류하면서 알았던 한국남성과 나중에 혼인신고를 마친 경우, 한국남성이 혼인신고 전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여 여러 차례 출국하여 외국여성을 만났던 경우 등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한편 대법원 2009. 10. 8. 자 2009스64 결정은, 공전자기록불실기재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면 그 혼인신고는 무효임이 명백하므로 혼인무효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105조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만으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례들의 취지를 종합할 때, 당사자가 공전자기록불실기재죄로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이에 해당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혼인무효 청구가 인용되는 것이 상당하다. 만약 그 당사자가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된다면 혼인무효 판결조차 필요 없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5.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므3652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므639 판결 : 금치산자의 이혼청구

한쪽 배우자에게 금치산이 개시되면 다른 배우자가 1순위로 후견인이 되는바, 이 경우 금치산자가 후견인인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하는 절차가 문제된다. 위 판결들은, 금치산자의 친족이 민사소송법 62조에 따라 수소법원에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신청하여 그 특별대리인이 금치산자를 대리하여 재판상 이혼 소송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금치산자 측은 그 도중에 민법 940조에 따라 별도로 후견인 변경심판을 받아 스스로 후견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6. 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전원합의체 판결 : 한정승인한 경우 상속채권자와 담보권을 가진 고유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

[사안] 망인의 처 A는 적법하게 한정승인을 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망인의 채권자(상속채권자)였고, 피고는 A의 채권자(고유채권자)였다. A는 한정승인이 수리되자 상속재산(부동산)에 대하여 상속등기를 하고, 피고에게 A자신의 고유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었다. 상속재산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었고 피고에게 원고보다 선순위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가 작성되었는데, 원고는 배당이의 소를 제기하였다.

[쟁점과 판결의 요지]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되고, 상속채권자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 한정승인자는 민법 1032조 이하에서 정하는 순서와 절차에 따라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등에게 변제를 하여야 한다. 한편, 한정승인은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상속재산의 범위 내로 제한하는 것일 뿐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에 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것 자체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것은 아니므로, 한정승인자가 상속채권자의 강제집행이 개시되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여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는 상속채권자가 그 재산에 추급하여 강제집행할 수 없다. 그런데 위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 즉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개시 전에 자신의 고유채권자에게 저당권을 설정함으로써, 상속채권도 변제되지 않고 한정승인자가 소유권을 상실하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상속채권자와 담보권부 고유채권자 중 누가 우선하는지 문제된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10:3의 의견으로 담보권을 가진 고유채권자에게 우선적 권리를 인정하였다.

다수의견은, 한정승인자로부터 상속재산에 관하여 저당권 등의 담보권을 취득한 사람과 상속채권자 사이의 우열관계는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야 하고 상속채권자가 한정승인의 사유만으로 우선적 지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한정승인자가 상속채권을 변제하기 전에 자신의 고유채권자에게 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면, 고유채권자는 상속재산에 대하여도 저당권자로서 상속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견은, 한정승인자가 여전히 상속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어 상속채권자가 그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할 수 있는 한에 있어서는 상속채권자는 상속재산에 대한 우선적 권리를 유지하고 따라서 배당절차에서 담보권을 취득한 고유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보충의견에서 지적된 것처럼, 한정승인 제도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채무를 무한정 상속하여 파탄에 빠지는 것을 막아 상속인을 보호하려는 데 본래의 목적이 있다. 따라서 상속채권자의 보호는 위 처분행위가 상속재산의 부당한 감소로 이어질 때 단순승인 간주의 불이익(민법 1026조 3호)을 부여하거나 한정승인자의 부당한 변제 절차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민법 1038조)을 인정하는 정도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아니면 상속채권자는 민법 1045조에 따라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의 분리를 청구하는 방법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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