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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1)도산법

김형두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I. 머리말

도산절차에서 발생하는 쟁점들은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도산법분야를 비유하여 마이크로 코스모스(소우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9년에는 세밀한 논점에 관하여 뜻깊은 판례들이 많이 나왔다. 지면 관계상 이하에서는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재판례 중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례만을 가려서 소개한다.

II. 회생절차

1. 정리담보권 시부인과 신의칙 : 대법원 2009.12.10. 선고 2008다78279 판결

가. 사건의 경과
종금사가 어음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이후에 채무자회사에 대하여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었다. 종금사는 어음의 양도담보권자로 정리담보권 신고를 하였으나, 관리인은 정리담보권으로서는 부인하고 정리채권으로서만 시인하여 확정되었다. 그 후 위 어음의 발행인에 대하여 별도의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자, 종금사는 위 어음의 소지인으로서 정리채권 신고를 하여 어음금을 변제받았다. 그러자 채무자회사는, 사실은 위 어음담보대출채권은 어음을 양도담보로 하는 정리담보권이었고 정리계획인가결정이 되어 그 양도담보권이 소멸하였으므로 종금사는 위 어음들을 채무자회사에게 반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다가 이를 사용하여 어음의 발행인에 대한 정리절차에서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여 변제를 받은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종금사를 상대로 정리담보권의 담보물인 위 어음으로 인하여 얻은 이득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채무자회사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유지하였다.

나. 대법원 판결 요지
회사정리절차에서 어음의 양도담보에 대하여 채권자가 정리담보권으로 신고하였음에도 관리인이 그 법률적 성질이 정리채권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취하여 채권자에게 어음의 양도담보에 대하여 정리채권으로 취급하는 한편 그 어음은 채무자의 재산이 아니어서 자유로이 그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신뢰를 부여하였고, 이에 따라 채권자가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대출금 채권에 관하여 정리회사의 정리계획에서 정리담보권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인 정리채권으로 권리변경이 이루어지는 불이익을 감수하였으며, 정리회사나 관리인으로부터 아무런 이의를 받지 아니하고 어음상 권리를 행사하여 왔는데, 정리절차 종결 후의 회사가 어음의 양도담보가 정리담보권인데 정리채권으로 확정되었으므로 담보권이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며 채권자가 그 어음에 기하여 취득한 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다. 이 판결의 의의
대부분의 정리계획에서 정리담보권을 정리채권에 비하여 우대하고 있으므로 관리인들은 정리담보권신고에 대하여 담보권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정리채권으로만 시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관리인이 일단 정리채권으로 시인을 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정리담보권임을 주장할 수 없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2. 출자전환으로 소멸되는 정리채권액의 범위 : 대법원 2009. 11.12. 선고 2009다47739 판결

가. 대법원 판결 요지
정리계획에서 출자전환으로 정리채권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경우에는, 정리채권자가 인수한 신주의 시가를 평가하여 정리계획에 따라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액수를 한도로 그 평가액에 상당하는 채권액이 변제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주채무자가 정리회사인 때에는 그 보증한 보증인이, 보증인이 정리회사인 때에는 주채무자가 정리채권자에 대하여 위 변제된 금액의 공제를 주장할 수 있다.

나.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 이전에 대법원 판례는, 정리계획에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의 출자전환으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의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경우 신주발행의 효력발생일 당시를 기준으로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인수한 신주의 시가 상당액만큼 채무가 소멸한다는 취지로 판결을 해왔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12703, 12710(반소) 판결,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다34643 판결 등}. 얼핏 보면, 이 사건 판결은 위 종전 판례들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위 종전 판례들은 신주발행의 효력발생일 당시 출자전환 주식의 가치가 정리계획에서 1주당 변제에 갈음하기로 한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 판결은 신주발행의 효력발생일 당시 출자전환 주식의 가치가 정리계획에서의 1주당 변제액을 초과하는 경우에 관한 최초의 판례로서 의의가 있다. 이 판결 이후에도 대법원은 같은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대법원 2010.3.25. 선고 2009다85830 판결, 2010.3.25. 선고 2009다45344 판결 등).

3. 정리계획에 의하여 징수유예된 조세에 관한 중가산금 부과 가부 : 대법원 2009.1.30.자 2007마1584 결정

가. 사건의 경과
이 사건 회생계획은 조세채무에 관하여 「① 채무자회생법 제140조에 의하여,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일 이후 제3차 연도(2009년) 12월 30일까지 국세징수법 또는 국세징수의 예에 의한 체납처분은 유예한다. ② 신고된 조세채무의 본세 및 회생계획안 인가결정 전일까지 발생한 가산금 및 중가산금은 제1차 연도(2007년)부터 제3차 연도(2009년)까지 분할하여 변제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회생계획에 대한 인가결정에 대하여, 대한민국은 회생계획 중 「본세 및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 전일까지 발생한 가산금, 중가산금」을 「본세 및 변제일까지 발생한 가산금, 중가산금」으로 변경하여야 한다며 항고하였다. 원심은 항고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은 원심을 유지하였다.

나. 대법원 결정 요지
(1) 채무자회생법 제140조 제2항, 제3항에서 규정하는 조세 등 청구권도 같은 법 제251조에서 규정하는 권리변경의 대상이 되는 회생채권에 속하므로, 채무자가 회생계획인가 후 이러한 조세 등 청구권에 대하여 변제하여야 할 채무의 범위는 다른 일반 회생채권과 마찬가지로 인가된 회생계획의 내용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따라서 회생계획에서 조세 등 청구권에 대하여 징수유예의 규정을 둔 이상, 징수가 유예된 체납액 등에 대하여는 회생계획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중가산금이 부과될 수 없는 것이며, 별도로 징수유예에 관한 구 국세징수법의 규정이나 세무서장 등의 징수유예에 따라 그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2) 구 국세징수법 제19조 제4항이 납세자가 납세의 고지 또는 독촉을 받은 후에 "국세 또는 체납액의 납부기한 전에" 채무자회생법 제140조의 규정에 의한 징수의 유예가 있는 때의 징수유예의 효력만을 규정하고 있더라도, 위 규정에 의하여서만 인가된 회생계획에서 정한 징수유예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회생계획에서는 체납액의 납부기한이 도과된 경우에도 징수유예를 정할 수 있고 회생계획의 인가에 따라 채무자가 부담할 조세 등 청구권의 수액과 기한이 정해진다. 따라서 회생계획에서 위 규정과 달리 체납액의 납부기한이 경과된 후에 징수유예를 정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회생계획에 대한 인가결정이 구 국세징수법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거나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III. 파산절차

1. 구 파산법 제38조 제2호 일부 위헌 : 헌법재판소 2009.11.26. 선고 2008헌가9 결정

가. 심판대상조항
(1) 구 파산법 제38조(재단채권의 범위) : 다음 각 호의 청구권은 이를 재단채권으로 한다.
2. 국세징수법 또는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 단,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한다.

(2)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과징금) : 공정거래위원회는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각 호의 1의 규정에 위반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매출액에 100분의 2(제7호의 규정에 위반한 경우에는 100분의 5)를 곱한 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매출액이 없는 경우 등에는 5억 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나. 이 결정의 주문
구 파산법 제38조 제2호 본문의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 중에서,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5조의5 제2항에 의하여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제24조의2의 규정에 의한 과징금 및 제55조의5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가산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다. 이 결정의 요지
(1) 파산절차에서 이 사건 과징금 및 가산금 채권을 특별히 취급하여 다른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받게 하는 것은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수단이 되는 과징금을 능률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2) 그러나 실체법상 우선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는 이 사건 과징금 및 가산금 채권을 구 파산법상 일반우선파산채권으로 취급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재단채권으로까지 이를 인정할 강한 공익성과 정책적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고, 파산절차상의 특성을 고려하여 볼 때에도 이 사건 과징금 및 가산금 채권이 일반적으로 파산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것, 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거나 또는 파산절차상 형평의 이념상 우선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침해성의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

(3)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실현되는 이 사건 과징금 및 가산금 채권의 징수확보라는 공익이 일반 파산채권자들의 불이익보다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균형성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반 파산채권자를 과징금 등 채권자인 국가에 비하여 차별취급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차별을 정당화할 합리적 이유가 없으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라. 이 결정의 의의
이 결정 이전에 헌법재판소 2005. 12. 22. 선고 2003헌가8 결정은, 구 파산법 제38조 제2호 본문 후단의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 중에서,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74조 제1항, 구 임금채권보장법 제14조 및 구 고용보험법 제65조에 의하여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파산선고 전의 원인에 의하여 생긴 채권에 기하여 파산선고 후에 발생한 연체료 청구권에 해당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바가 있다. 이 사건 결정은 2003헌가8 결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들은 그 성격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구 파산법 제38조 제2호는 위 청구권들의 성격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포괄적으로 조세와 똑같은 특별처우를 하고 있었다. 이는 채권자평등에 반하여 다른 채권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들의 성격을 크게 분류하면, ① 개별적 강제집행절차에서 징수순위가 일반채권보다 앞서는 것(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등)과 ② 그렇지 아니한 것(과태료, 국유재산법상의 사용료·대부료·변상금채권 등)의 2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개별적 강제집행절차에서 일반채권에 앞서지 않는 위 ②에 해당하는 청구권을 도산절차에서 조세채권에 준하여 일반채권에 앞서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채권자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채무자회생법은 제정 당시부터 제473조 제2호를「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파산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을 포함하며, 제446조의 규정에 의한 후순위파산채권을 제외한다). 다만, 파산선고 후의 원인으로 인한 청구권은 파산재단에 관하여 생긴 것에 한한다」라고 규정하여, 구 파산법 제38조 제2호와 같은 위헌의 소지를 없애고자 하였다.

2. 악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보험회사가 대위변제한 경우 구상금채권이 비면책채권인지 여부 : 대법원 2009.5.28. 선고 2009다3470 판결

가. 사건의 경과
보증보험회사의 신원보증보험계약하에 입사한 경리직원이 그 직위를 이용하여 1억원이 넘는 공금을 횡령하였다. 보증보험회사는 위 계약에 따라 보험금 4천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위 경리직원은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결정이 확정되었다. 보증보험회사는 위 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대위 규정에 따라 위 지급금액 한도에서 위 경리직원에 대한 고용회사의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위 경리직원에 대하여 구상금채권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청구를 인용하였고, 대법원은 원심을 지지하였다.

나. 대법원 판결 요지
(1) 구 파산법 제349조 제3호는 '파산자가 악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비면책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파산자의 채무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면책결정에 의하여 그 채무에 관한 책임을 면제하는 것은 정의의 관념에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2) 한편, 상법 제682조에 의하면,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피보험자 등의 제3자에 대한 권리는 동일성을 잃지 않고 그대로 보험자에게 이전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자가 취득하는 채권이 구 파산법 제349조 제3호 소정의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보험자 등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다. 이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논의를 확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각호에 규정된 다른 비면책채권들, 즉, 조세, 파산자가 중대한 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 파산자의 근로자의 임금 등이 대위변제된 경우에 그 구상금채권도 여전히 비면책채권이 되는지는 추가적인 검토를 요한다. 일본의 다수설은 각 비면책채권들의 입법취지·종류에 따라 개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인 반면, 미국의 판례들은 대위변제의 법리상 모두 비면책채권이 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5다32418 판결은, 납세보증보험의 보험자가 본래의 납세의무자를 대신하여 세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변제자대위에 관한 민법 제481조를 유추적용하여 피보험자인 세무서가 보험계약자인 납세의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3. 부인권의 행사에 따른 원상회복의무의 범위 : 대법원 2009.5.28. 선고 2005다56865 판결

(1) 채권자가 보증인의 파산선고 전에 보증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담보목적물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하여 채권 변제에 충당하였는데, 그 후 파산선고를 받은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이 위 채권 변제가 유효함을 전제로 채권자를 대위하여 주채무자에게 이행청구를 하고 이에 따라 주채무자가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에게 선의·무과실로 변제한 경우에는, 비록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이 채권자를 상대로 제기한 부인권 소송 등에서 위 담보제공행위가 부인됨으로써 채권자의 위 담보권 실행에 따른 채권 변제가 무효로 되고, 그에 따라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이 대위변제자로서 갖는 권리가 소급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더라도, 주채무자의 위 변제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고,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은 주채무자로부터 변제받은 금원을 주채무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채권자는 위 담보제공행위가 부인됨에 따라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되는바, 채권자가 이 의무를 전부 이행한다 하더라도, 채권자의 주채무자에 대한 채권 중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이 채권자를 대위하여 주채무자로부터 변제받았던 채권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소멸한 채 그 나머지 채권 부분만이 부활하게 되므로, 채권자는 주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일부 상실하게 되고 만다.

이러한 경우에도 채권자로 하여금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에게 원상회복의무를 전부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반하므로, 보증인의 파산관재인은 그가 채권자를 대위하여 주채무자로부터 변제받아 이득을 취함으로써 상실시킨 채권자의 일부 채권액의 한도에서는 부인권행사를 이유로 채권자에게 원상회복을 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2) 파산절차의 채권조사기일에서 신고채권이 이의 없이 확정되어 채권자표에 기재된 때에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는 바, 그와 같이 확정된 파산채권을 갖고 있는 자가 자신의 파산채권 취득원인인 대위변제가 부인 대상 행위에 해당된다며 대위변제를 받은 원채권자를 상대로 부인권 소송 등을 제기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승소 여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그러한 사정만으로 파산관재인이 그 파산채권자의 확정된 파산채권에 대한 배당을 거절할 권한이나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채권자가 그 파산채권자의 부인권행사에 응하여 실제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하고 원채권이 부활하였음을 증명하면서 자신을 파산채권자로 취급해 줄 것을 요구하지 않는 한 파산관재인이 원채권자를 파산채권자로 취급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파산관재인이 위와 같은 상태에서 구 파산법에 따라 채권자표 등에 기초하여 당해 파산채권자의 확정된 파산채권에 대하여 실시한 배당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

4. 파산자 발행 어음의 소지인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받기 위한 방법 : 대법원 2009.9.24. 선고 2009다50506 판결

어음발행인에 대하여 파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어음의 정당한 소지인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급은행을 상대로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청구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 경우에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어음권리자로서 지급은행으로부터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제출이 요구되는 확정판결 등의 증서를 얻기 위하여는 파산채권자로서 파산절차에 참가하여 채권신고를 하고 채권조사절차 또는 채권확정소송 등을 거쳐 그 채권을 확정받는 방법을 통하여야 한다.

5. 부친의 재산상태에 관한 허위진술과 면책불허가사유 : 대법원 2009.3.20.자 2009마78 결정

가. 사건의 경과
채무자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그 부친이 토지 및 그 지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누락한 채 부모의 재산이 없다고 신청 서류에 기재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채무자의 행위는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3호에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인 '채무자가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면책을 불허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였다.

나. 대법원 결정 요지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3호는 "채무자가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를 면책불허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그 재산상태'란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채무자의 재산에는 채무자가 자신의 명의로 보유하는 재산뿐만 아니라 타인의 명의를 빌려 실질적으로 자신이 보유하는 재산도 모두 포함된다. 그러나 이에 해당하지 않는 재산으로서 채무자의 친족 등이 보유하는 재산은 채무자의 재산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가 이러한 친족 등의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하여 위 조항에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6. 파산자에 대한 개명 허가 요건 : 대법원 2009.10.16.자 2009스90 결정

가. 사건의 경과
파산선고 및 면책결정을 받은 자가 자신의 이름이 '흔하고 개성이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개명신청을 하였다. 원심은, 신청인이 2007. 2.에 파산선고를 받고 2007. 3.에 면책결정을 받았는데, 개명이 허가될 경우 파산선고에 따른 법령상의 제한을 회피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이유로 개명을 불허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명신청자 스스로 파산선고 및 면책결정을 받은 사실을 개명신청 이유의 하나로 표명하고 있는 등 개명신청권의 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심결정을 파기하였다.

나. 대법원 결정 근거
대법원은, ① 파산자가 받는 공·사법상의 신분적 제한은 그에 대한 전부면책결정이 확정되어 복권됨으로써 모두 제거되는 점(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1항 제1호), ② 파산선고와 면책이 같이 신청되어 파산자에 대한 전부면책결정이 행하여진 경우에는 애초에 등록기준지에 파산선고확정사실의 통보가 아예 행하여지지 아니하는 점(개인파산 및 면책신청사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6조 제1항 제1호), ③ 법원은 금융기관이 채권자인 면책신청사건에서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전국은행연합회의 장에게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 등과 함께 그 사실을 통보함으로써(위 예규 제5조) 그에 관한 정보가 통합하여 관리되고 있어서, 금융기관과의 관계에서 파산선고 및 면책결정을 받은 사실이 가려질 가능성은 없는 점, ④ 주민등록번호가 모든 국민에게 부여되어 개인의 식별에서 그것이 현저한 기능을 수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생활관계와 관련하여서도 원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파산선고에 따른 법령상의 제한을 회피할 가능성'을 함부로 운위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지극히 타당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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