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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8)언론

조원철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1. 개관

2009년은 언론 분야에서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판결들이 선고된 한 해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명예훼손에 대한 포털의 책임 인정기준을 정립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고, 그 밖에 사실왜곡에 의한 인격권 침해를 명예훼손과 구별하여 본 판결, 피의자의 실명 공개가 가능한 한계를 밝힌 판결, 기사 제목에 의한 명예훼손을 다룬 판결 등이 그것이다. 아래에서는 그와 같은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배경 및 그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에 대하여 차례로 보기로 한다.

2. 명예훼손에 대한 포털의 책임 (대법원 2009. 4.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각종 사이트에 게재된 정보를 분류하여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비롯하여 인터넷 이용자가 직접 정보를 게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블로그', '미니홈페이지', '카페' 등의 공간을 제공하는 인터넷 종합 정보제공 사업자(이하 '포털'이라 한다)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내용의 표현물이 게시된 경우에는 불특정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로 인한 피해도 심각할 정도로 크다. 한편, 포털이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 중에는 언론사로부터 기사를 넘겨받아 그 중 일부를 선별하여 뉴스 전용 게시공간에 게재하는 것이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포털을 언론매체로 볼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크게 논란이 있어 왔다. 이를 긍정하는 쪽에서는 포털이 단순히 기사들을 분야별로 분류하는 데서 나아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주요뉴스 란에 배치하거나 제목을 변경하기도 하는 등 전통적인 편집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공하는 정보의 전파력과 영향력이 워낙 커서 개인의 명예에 심각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 주목하여 규제를 하고자 하는 입장이고, 부정하는 쪽에서는 포털에 대한 규제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이를 통한 여론의 형성이라는 순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 주목한다. 2009. 2.6. 개정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그 적용 대상에 인터넷 뉴스서비스 사업자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자를 추가하여 포털의 뉴스서비스에 대하여도 위 법률에 의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언론매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대법원은 그가 제공하는 사이버 공간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올려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이를 삭제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였을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1. 9.7. 선고 2001다36801 판결, 하이텔 사건). 이는 1996년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과 판례를 통하여 인터넷 정보제공자는 편집기능의 행사나 피해자의 게시물 삭제 요청 등으로 명예훼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립한 미국과는 달리 일정한 경우에 인터넷 정보제공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영국이나 독일, 일본 등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2003. 6.27. 선고 2002다72194 판결에서는 인터넷상의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전제가 되는 게시물 삭제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게시의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반론 또는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당해 사이트의 성격 및 규모·영리 목적의 유무, 개방정도, 운영자가 게시물의 내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 삭제의 기술적·경제적 난이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고, 단지 홈페이지 운영자가 제공하는 게시판에 다른 사람에 의하여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게시되고 그 운영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운영자가 그 글을 즉시 삭제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일반적인 불법행위법리에 입각한 추상적인 기준을 제공하였을 뿐인 하이텔 사건과는 달리 인터넷 공간의 특수성을 반영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판례에 대해서는 명확한 책임의 기준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관련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하여 개개 사건에서의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고자 할 뿐 사전에 예측 가능한 룰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대법원은 2009. 4.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로 포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위 사건은 원고와 교제하며 임신까지 하였으나 원고의 결별 요구에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자살한 A의 母가 원고를 비난하는 글을 A의 미니홈페이지와 원고가 다니던 대학교의 게시판에 올리면서 원고를 비방하는 글들이 폭발적으로 피고 포털에 게시되었고, 이를 다룬 언론사의 기사까지 포털의 뉴스서비스에서 검색되자 원고가 피고 포털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인데, 다수의견은 '명예훼손적 게시물이 게시된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반론 또는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등에 비추어 ① 포털에 게시된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② 포털 사업자가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은 경우는 물론,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며, ③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포털 사업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고, 그 게시물 삭제 등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처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된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된다'고 판시하였다. 다수의견은 피해자의 삭제요구가 없었더라도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포털의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한 삭제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해자로부터 문제의 게시물을 구체적·개별적으로 특정하여 삭제하여 달라는 요구를 받은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는 별개의견과 큰 차이가 있다. 별개의견에 따르면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명확해야 하는데, 다수의견은 엄청난 분량의 정보 앞에서 사업자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다수의견에 의하더라도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사업자가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게시물의 삭제의무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실제 적용 면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한 포털의 삭제 및 차단의무의 발생요건과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엄격하면서도 예측가능한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

3. 사실왜곡에 의한 인격권 침해 (대법원 2009. 4.9. 선고 2005다65494 판결)

일반적으로 명예훼손과 구별되는 인격권 침해의 유형으로는 모욕, 프라이버시 침해 등이 있고, 그 중 프라이버시 침해의 한 유형으로 개인적 사항을 진실과 다르게 왜곡하여 공중에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False Light Invasion of Privacy)이 있다. 개인은 비록 명예훼손적인 허위사실은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의 프라이버시 영역이 잘못 알려지는 것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미국에서는 False Light Invasion of Privacy가 불법행위가 되려면 첫째, 타인의 신상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개해야 하고, 둘째, 그러한 허위사실의 공개가 지극히 불쾌한 것이어야 하며, 셋째, 행위자가 그 공개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알았거나 또는 무모할 정도로 이를 무시한 채 공개한 것이어야 한다. False Light Invasion of Privacy는 독일법상의 Personlichkeitsbild의 왜곡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방헌법재판소에서도 1980년 Eppler 사건에서 개인은 자신의 사적 영역을 제3자가 공개할 수 있는지, 공개한다면 그 범위나 내용은 어떠한지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False Light Invasion of Privacy와 명예훼손은 모두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전자의 경우 공개된 사실은 허위사실이어야 하고, 주관적인 명예감정을 침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그 자체만으로는 대상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 신문사는 원고 ○○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하여 일련의 보도를 하면서 사설과 오피니언 코너에서 ○○자동차 근로자가 연간 165~177일(또는 170~180일)의 휴일을 누리면서 평균 5,000만 원에 이르는 연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면서 결국 그로 인한 부담이 소비자나 협력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도 위협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균연봉 4,827만원을 받기 위해서는 연간 63일의 휴일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09. 4.9. 선고 2005다65494 판결은 '타인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표현에서 타인의 신상에 관하여 다소간의 과장을 넘어서서 사실을 왜곡하는 공표행위를 함으로써 그 인격권을 침해한다면 이는 명예훼손과는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속 근로자들의 휴일이나 임금 수준 자체는 그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원고 조합이나 그 조합원들의 객관적인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 사건 기사에서는 보도된 휴일수가 실제로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휴일수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장된 최대한의 휴일수임을 시사하는 단서나 표현을 전혀 사용하지 아니한 채 연간 165~180일의 휴일을 누리면서도 연봉 5,000만 원을 받게 되었다고 양자를 병렬적으로 거시한 점을 고려할 때, 피고 신문사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함으로써 원고 조합 내지 그 조합원들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참고로, 원심에서는 위와 같은 기사를 보도한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그 보도 내용이 단순히 사실을 과장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피고가 이를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여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나아가 대법원은 위 사건에서 '언론매체가 보도한 수개의 기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기사들이 연재기사로 기획되어 게재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기사별로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언론사가 개인의 신상에 관하여 고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한 경우에 비록 그 내용이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인격권 침해가 되어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 최초의 판례이고, 실무상 양자가 많이 혼동되어 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참고로, 대법원 2009. 6.11. 선고 2009다11570 판결에서는, 1980년에 발생한 사북탄광사태에서 노조지도위원으로 활동한 피고가 민주화운동관련자로 결정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태 발생 당시 광부들로부터 폭행 및 성적 가혹행위를 당한 원고의 피해사실을 축소하여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범죄행위의 피해자로서의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피고의 인터뷰는 원고가 입은 피해가 그리 중한 것이 아님에도 이를 과장하여 민주화운동을 매도하는 데에 이용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줄 여지가 있으므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4. 피의자의 실명 공개 (대법원 2009. 9.10. 선고 2007다71 판결)

그 동안 피의사실의 보도와 관련하여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되어 왔는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다71 판결에서는 '언론기관이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범죄사실을 보도하는 경우 피의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정도 역시 훨씬 커질 것이므로 실명보도로 얻어지는 공공의 이익과 피의자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을 비교형량한 후 전자의 이익이 후자의 이익보다 더 우월해야 할 것이고, 나아가 그 보도 내용이 진실과 다를 경우 실명이 보도된 피의자의 법익침해의 정도는 더욱 커지므로 언론기관이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범죄사실을 보도할 경우에는 그 보도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주의의무는 더 높아진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피의사실의 보도와 관련하여 피의자의 실명을 보도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최초의 판결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위 판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피의자의 실명보도를 허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범죄사실의 내용 및 태양, 범죄 발생 당시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배경과 그 범죄가 정치·사회·경제·문화에 미치는 영향력, 피의자의 직업, 사회적 지위·활동 내지 공적 인물로서의 성격 여부, 범죄사건 보도에 피의자의 특정이 필요한 정도, 개별 법률에 피의자의 실명 공개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여부,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이익 및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광협 등을 종합·참작하여 정해야 할 것이지만, ①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관한 것이거나, ② 사안의 중대성이 그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갖고 있어 공공에게 중요성을 가지거나 공공의 이익과 연관성을 갖는 경우, ③ 피의자가 갖는 공적 인물로서의 특성과 그 업무 내지 활동과의 연관성 때문에 일반 범죄로서의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서 공공에 중요성을 갖게 되는 경우 등에서는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더 우월하다고 보아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보도하는 것도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례의 사안은, 한센병 환자들의 정착촌에서 상조회의 임직원들이 거액을 횡령, 배임하여 주민들이 예금을 찾지 못하자 3명이 자살을 기도하여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피고 방송의 고발 프로그램인 '○○수첩'이 보도하면서 그 동안 상조회 이사장으로 있던 원고의 실명을 주민들의 시위장면을 방영하는 과정에 간접적으로 공개되도록 한 것인데, 사건의 실체와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련 임직원들의 범죄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상조회의 명칭과 그 전임 이사장에 대한 언급은 보도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 공개가 불가피해 보이고, 원고의 실명이 공개되었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더 심각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명보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례는, 개인은 자신의 성명 표시 여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성명권'을 가지나, 성명의 표시행위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실과 밀접불가분한 관계에 있고,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한도 내에 있으며, 그 표현내용이나 방법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그 성명의 표시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앞서 든 법리를 성명권의 측면에서 달리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5. 제목에 의한 명예훼손 (대법원 2009. 1.30. 선고 2006다60908 판결)

신문기사에서 제목이 갖는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사 내용의 대강을 알 수 있게 하는 색인(Index)기능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사의 제목은 당해 기사의 내용을 가장 잘 요약하고 전달하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매체들끼리의 경쟁에 따라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하여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제목을 작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논조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며, 심지어 기사 내용과는 전혀 동떨어진 표현을 사용하여 기본적인 색인기능이 무시되기까지 한다. 근래 들어 종이신문보다는 인터넷상의 뉴스사이트를 통하여 기사를 접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인터넷신문의 경우 클릭 수에 따라 광고단가가 달라지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당해 기사의 제목을 클릭하도록 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병폐적인 현상들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기사의 제목에 의한 명예훼손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목이 기사 내용을 제대로 요약한 것이 아니라면 기사 내용과 독립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하고, 기사 내용과 관련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하여 제목과 관련하여서도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라는 Fair Index Rule이 상당수의 법원에서 원용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기사 제목에 다소의 과장이 있더라도 허용되어야 하고, 기사 내용으로부터 현저히 벗어나 있지 않다면 그 자체 독립된 기사로 보아서는 아니된다는 것이 최근의 판례 흐름이라고 한다.

대법원 2009. 1.30. 선고 2006다60908 판결은 이러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판례이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문기사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본문의 내용을 간략하게 단적으로 표시하여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켜 본문을 읽게 하려는 의도로 붙여지는 것이므로, 신문기사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목이 본문의 내용으로부터 현저히 일탈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별개의 독립된 기사로 보지 않을 수 없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목만을 따로 떼어 본문과 별개로 다루어서는 아니되고, 제목과 본문을 포함한 기사 전체의 취지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6. 반론보도재판의 집행정지사유 (대법원 2009. 1.15.자 2008그193 결정)

반론보도청구권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7조, 언론·출판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21조 제1항, 언론·출판의 자유의 한계와 책임을 규정한 제21조 제4항 등의 헌법적 요청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원보도의 내용이 허위임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나아가 반론보도의 내용도 반드시 진실임을 증명할 필요가 없으며 이에 따라 반론보도의 내용이 허위일 위험성은 불가피하게 뒤따르게 되지만 이는 반론보도청구권을 인정하는 취지에 비추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고, 반론보도청구를 인용한 재판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심리한 결과 반론보도가 기각되었어야 함이 판명된 경우에는 취소재판의 내용을 보도하고 반론보도 및 취소재판 보도에 소요되는 비용의 배상을 명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반론보도 재판에 대한 집행정지는 반론보도 거부사유의 존재에 관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7.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초상권 (서울중앙지법 2009. 10.14. 선고 2009가합41071 판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관한 헌법 제10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헌법 제17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것으로서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초상권에 대한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이 기존의 대법원 판례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0.14. 선고 2009가합41071 판결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집회·시위는 거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집단적인 행위를 통하여 자신들의 의사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는 본질적 성격에 주목하여 '집회·시위 현장에서 사진을 촬영하여 보도매체에 게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피촬영자에 대한 초상권 침해가 되지 아니하고, 다만 ① 피촬영자의 영상 자체 또는 그 사진과 결부된 기사의 내용이 독자 또는 시청자에게 왜곡된 사실을 전달하는 결과를 가져왔거나(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 기사내용과 무관한 피촬영자의 사진을 사용하거나, 피촬영자가 집회·시위의 주도자가 아님에도 독자나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인상을 주도록 의도적으로 편집되거나 사용되는 경우 등), ② 피촬영자의 영상 자체 또는 그 사진과 결부된 기사의 내용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으로 피촬영자를 모욕하거나 비방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점(순간적으로 촬영된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나 동작의 일부를 전후 설명 없이 보여줌으로써 피촬영자가 의도하지 아니한 의사표현이나 동작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여 피촬영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갖도록 의도된 경우 등,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한 것이어야 한다), ③ 당해 사진 또는 그에 결부된 기사 자체로는 위와 같은 점이 없더라도 근접한 시기에 이루어진 별도의 보도 등과 종합하면 각 위와 같은 효과가 초래될 수 있는 점 등이 피촬영자에 의하여 주장·입증이 되어야 비로소 초상권에 대한 침해로 보아 보도자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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