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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3)어음·수표

장재형 교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2009년에 선고된 어음·수표 판례의 동향은 보증이나 어음 할인, 부정수표 등 어음·수표 자체에 관한 내용과 더불어 회생절차와 파산, 기업어음의 증권거래 등 다른 민·상사와 복잡하게 연관된 법률관계가 전개되고 있어 어음·수표가 완전유가증권으로서의 그 기본 법리가 중요함을 다시 일깨운다.

Ⅰ. 어음·수표

1. 어음의 배서와 원인관계에 대한 민사보증(대법원 2009. 10.29. 선고 2009다44884 판결, 대여금반환)

가. 사실관계

피고와 소외 회사 모두 주주가 동일한 ○○학원의 수익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소외 회사가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로 학원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피고가 소외 회사에 피고 명의의 어음을 발행하거나 소외 회사 명의의 어음에 배서를 해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하였는데, 빌딩과 전문학교 신축 등 자금이 필요하여 소외인(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발행할 당시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였고 어음 발행 직전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이 소외 회사의 이사에게 자금 조달을 지시하였고, 이에 동 이사의 자금 대여 부탁에 따라 원고들이 소외 회사가 발행한 어음을 교부받으면서 피고의 배서를 요구하자, 동 이사가 피고에게 요청하여 약속어음에 피고 명의의 배서를 마친 후 원고들은 별도의 차용증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각 대여금을 대여한 사안.

나. 판결요지

배서인이 단순히 어음법상의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는 형태로 채권자에게 신용을 공여한 것이 아니라 민사상의 보증의 형태로도 신용을 공여한 것이라는 점이 채권자 및 채무자와 배서인 사이의 관계, 배서에 이르게 된 동기,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교섭 과정 및 방법, 약속어음의 발행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의 귀속 등 배서를 전후한 제반 사정과 거래계의 실정에 비추어 인정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만 배서인과 채권자 사이의 민사상 보증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다. 분석

(1) 어음·수표관계는 어음·수표의 실질관계에 있어서 어음·수표 수수의 직접 당사자 사이에서 어음행위를 하는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인 원인관계와 분리되어 어음·수표의 유효·무효 또는 어음·수표상 권리의 발생은 원인관계의 존부, 유효·무효에 의하여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다(抽象性, 無因性). 그러나 이러한 원인관계와 어음·수표관계의 분리는 제3취득자의 지위를 보호하여 어음의 유통증권으로서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고 어음관계는 경제적으로는 원인관계의 수단인 것이어서 양자의 상호관련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2) 어음·수표관계가 원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음·수표의 수수가 기존채무의 '지급을 위하여' 또는 기존채무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아니면 기존채무의 '지급에 갈음하여'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에 어음·수표관계에 의하여 원인관계의 채무 등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예컨대 대여금채무의 변제기가 이 채무를 위하여 발행된 어음·수표의 만기로 추정된다든가 또는 소비대차상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이나 수표에 배서한 자에게 기존채무에 대한 민법상 연대보증채무의 부담을 인정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이른바 '숨은 어음보증'). 

(3) 어음·수표의 배서와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 여부
먼저 어음·수표의 배서(또는 발행의 경우도 마찬가지)시 원인채무에 대하여 보증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당연히 그 의사에 따라 어음·수표상의 배서인으로서의 책임 이외에 민법상 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컨대 배서시 보증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단순히 동 어음·수표가 금융목적으로 발행된 사정만을 알고서 담보한 경우에는 배서인의 의사를 너무 의제하여 배서인에게 가혹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고. 원래 민법상 보증채무는 청약과 승낙에 의한 보증인과 채권자간의 보증계약에 의하여 성립하므로 이에 버금가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배서인에게 민법상 보증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에 대하여 종래 대법원은 보증책임을 긍정한 경우(대법원 1986. 9.9. 선고 86다카1088 판결, 1989. 7.25. 선고 88다카19460 판결, 대법원 1985. 11.26. 선고 84다카2275 판결 등)도 있으나, 부정한 것이(대법원 2007. 9.7. 선고 2006다17928 판결, 대법원 2005. 10.13. 선고 2005다33176 판결, 2003. 4.22. 선고 2000다63950 판결, 2002. 4.12. 선고 2001다55598 판결, 1998. 6.26. 선고 1998다2051 판결, 1988. 3.8. 선고 87다446 판결, 1987. 12.8. 선고 87다카1105 판결 등) 주류이고. 통설도 부정설의 입장으로, 보증의 취지로 배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원인채무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에 관해서는 현재 학설·판례가 일치되어 있다. 이제는 원인채무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발행한 어음에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 보증의 취지로 배서하였다는 사실에다가 어느 정도의 사실이 추가되어야 민사보증을 추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인지, 특히 배서인이 貸主와 직접 교섭하여 대주의 면전에서 보증의 취지로 배서했다면 원인채무에 대해서도 보증한 것으로 사실상 추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안은 그 이유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대여를 전후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교섭관계 또는 알선관계가 전혀 없었으므로 구체적 타당성의 면에서는 종래의 논란과는 궤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판결은 이에 덧붙여 피고가 원고들과 소외 회사의 대여관계의 내용을 알고 배서를 하였다는 점이나 원고들도 피고의 보증이 없었다면 이 사건 각 대여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러한 사정을 피고도 잘 알고 있었다는 점은 피고에게 어음법상의 채무를 부담 지우는 근거가 될 수는 있으나 민사상의 보증채무까지도 부담 지우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사족을 달고 있다.

2. 어음채권추심금 지급청구권과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대법원 2009. 9.24. 선고 2009다37107 판결, 사해행위취소)

가. 사실관계

소외인이 원고와의 추심위임약정에 따라 원고로부터 약속어음을 배서·양도받아 피고를 상대로 청구소송 중 회사정리절차 개시에 따라 정리채권으로 변경되었는데, 소외인이 자신의 대여금에 대한 피고와의 대물변제약정에 따라 위 정리채권을 피고에게 양도한 사안으로, 원고는 주위적으로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반환 청구를, 예비적으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함.

나. 판결요지

어음채권의 추심을 의뢰받은 수임인이 위임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추심금의 지급의무는 현실적으로 제3채무자로부터 이를 지급받은 경우에 구체적으로 발생하는 것일 뿐이므로, 추심의 의뢰 혹은 제3채무자에 대한 청구(지급제시)의 사실만으로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 구체적 권리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분석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고, 다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대법원 1999. 4.27. 선고 98다56690 판결).

그러나 어음채권의 추심을 의뢰받은 수임인이 위임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추심금의 지급의무는 현실적으로 제3채무자로부터 이를 지급받은 경우에 구체적으로 발생하는 것일 뿐이어서( 대법원 2005. 9.28. 선고 2003다61931 판결), 추심의뢰나 지급제시 자체를 수임인의 위 의무 발생의 구체적·직접적 원인으로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 구체적 권리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안과 같은 어음추심금 지급청구권에 대하여 구 회사정리법 제163조 제2호 단서 (나)목에 따른 상계를 부정한 대법원 2005. 9.28. 선고 2003다61931 판결(예금)도 같은 논지이다. 다만 처음부터 추심위임에 의한 채권회수를 전제로 금원을 대여하였다거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심위임이 이용된 경우에 채무자가 추심위임을 철회하거나 직접 추심하거나 혹은 제3자에게 중복하여 추심위임을 하지 아니한다는 특약을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하였다.

3 . 파산절차와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한 권리(대법원 2009. 9.24. 선고 2009다50506 판결, 어음금)

가. 사실관계

원고가 이 사건 약속어음에 대하여, 피사취 사고신고를 하면서 담보금을 예치한 피고회사를 상대로 어음금 청구소송을 하던 중 피고회사가 파산선고를 받고 파산관재인이 소송을 수계하였는데, 원고가 따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정한 채권신고 및 채권조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2심법원이 원고의 어음금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안.

나. 판결요지

어음발행인에 대하여 파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어음의 정당한 소지인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급은행을 상대로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청구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지만, 이 경우 파산채권자로서 파산절차에 참가하여 채권신고를 하고 채권조사절차 또는 채권확정소송 등을 거쳐 그 채권을 확정 받는 방법을 통해야 한다.

다. 분석

(1) 사고신고담보금의 법적 성질
사고신고담보금은 어음발행인이 어음의 피사취 등을 이유로 지급은행에 사고신고와 함께 그 어음금의 지급정지를 의뢰하면서 당해 어음금의 지급거절로 인한 부도제재를 면하기 위하여 하는 별도의 예금으로서, 일반의 예금채권과는 달리 사고신고내용의 진실성과 어음발행인의 자력을 담보로 하여 부도제재회피를 위한 사고신고의 남용을 방지함과 아울러 어음소지인의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당해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한편 어음교환업무규약시행세칙 및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를 위한 약정에 의하면 사고신고담보금은 정당한 어음소지인으로 판명된 자가 지급은행에 수익의 의사표시만 하면 어음소지인은 지급은행에 대하여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청구권을 가지게 되므로, 결국 지급은행은 어음소지인에 대하여 구 회사정리법 제240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회사의 보증인'과 유사한 지위이다. 이는 사고신고담보금의 처리에 관한 약정이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서, 어음소지인과 어음발행인 사이의 수익의 원인관계에 변경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약자인 지급은행이 제3자인 어음소지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급부의무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어음발행인에 대한 회사정리절차에서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가 정리계획의 규정에 따라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리채권인 어음소지인의 어음상의 권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불과하고 어음소지인이 지급은행에 대하여 갖는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한 권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음발행인에 대하여 파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어음의 정당한 소지인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지급은행을 상대로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청구권을 행사하여 그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대법원 2001. 7. 24. 선고 2001다3122 판결).

(2) 파산선고와 소송절차의 중단
그러나 이 경우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어음권리자로서 지급은행으로부터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제출이 요구되는 확정판결 등의 증서를 얻기 위해서는 파산채권자로서 파산절차에 참가하여 채권신고를 하고 채권조사절차 또는 채권확정소송 등을 거쳐 그 채권을 확정받는 방법을 통해야 한다. 이는 파산채권에 관한 소송이 계속하는 도중에 채무자에 대한 파산선고가 있게 되면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민사소송법 제239조),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인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행사할 수 없으므로 파산채권자는 파산사건의 관할법원에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채권신고를 해야 하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23조, 제424조), 채권조사절차에서 그 파산채권에 대한 이의가 없어 채권이 신고한 내용대로 확정되면 위 계속중이던 소송은 부적법하게 되고, 채권조사절차에서 그 파산채권에 대한 이의가 있어 파산채권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구하고자 하는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위 계속중이던 소송을 수계하고 청구취지 등을 채권확정소송으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5. 10.27. 선고 2003다66691 판결).

4. 어음의 양도담보와 구 회사정리법상의 정리담보권(대법원 2009. 12.10. 선고 2008다78279 판결, 부당이득금등)

가. 사실관계

회사정리절차에서 어음의 양도담보에 대하여 채권자가 정리담보권으로 신고하였으나 관리인이 정리담보권을 부인하고 '정리채권'으로만 시인함에 따라 채권자가 어음상의 권리를 정리절차 외에서 행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정리절차 종결 후의 회사가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한 것을 신의칙을 적용하여 배척한 사안(정리회사 아시아자동차).

나. 판결요지

구 회사정리법 제123조 제1항의 정리담보권에 관하여 어음의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만 위 규정의 양도담보에서 배제할 이유를 찾아 볼 수 없고, 정리채권자로 볼 경우 정리채권자는 정리절차 외에서 어음상 권리를 행사하여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결과가 되어 어음의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만 다른 정리담보권자보다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되어 채권자 평등의 원칙에도 반하므로 어음의 양도담보도 위 정리담보권에 해당한다.

다. 분석

위 규정 본문의 '유치권, 질권, 저당권, 양도담보권, 가등기담보권, 전세권 또는 우선특권' 중 양도담보권에 어음의 양도담보도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해석이다. 이러한 해석은 구 파산법 제84조의 별제권에 '유치권, 질권, 저당권 또는 전세권'만을 규정하고 있더라도 어음의 양도담보권자가 채무자의 어음 발행인에 대한 어음상 청구권에 대하여 담보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유치권자나 질권자 등과 다르지 않으므로 구 파산법상 별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자로 보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회사정리법 제241조에서 정리계획이나 위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한 모든 담보권이 소멸하도록 규정한 것은, 그럼에도 채권자가 여전히 담보권을 행사한다면 정리회사의 갱생과 정리계획의 원활한 수행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견지에서 둔 것이므로, 이사건 사안의 경우에는 정리계획에서 담보권이 인정되지 않아 소멸되는 경우라 할 수 없다.

Ⅱ . 형사

5 . 어음 할인에 의한 사기죄에서의 편취액(대법원 2009. 7.23. 선고 2009도2384 판결, 사기·부정수표단속법위반)

가. 판결요지

어음·수표의 할인에 의한 사기죄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수령한 현금액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교부한 어음 등의 액면금보다 적을 경우,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의 이익액은 위 어음 등의 액면금이 아니라 피고인이 수령한 현금액이다.

나 . 분석

(1) 어음할인의 법적 성질
어음할인은 어음행위(어음수수)의 원인이 되는 실질적 법률관계로서의 채권계약인 어음할인계약과 어음할인계약의 이행으로서의 어음행위(통상은 배서이고, 약속어음의 발행인 경우도 있다)라는 두 개의 구조로 분석할 수 있다. 어음할인의 법적성질에 관하여는 매매설, 소비대차설, 병존설, 무명계약설 등이 있으나, 현재 금융기관을 통하여 어음할인이 된 경우 이의 법적 성질은 매매라고 보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입장이나( 1985. 2.13. 선고 84다카1832 판결), 어음 또는 수표의 할인이 금융기관이 아닌 사인 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거래의 실태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소비대차 또는 어음의 매매 여부를 결정한다(대법원 2002. 4.12. 선고 2001다55598 판결). 이러한 매매설 또는 소비대차설에 따라 이자제한법의 적용, 이득상환청구권의 발생, 하자담보책임 여부가 달라진다. 

(2) 어음할인에 의한 사기와 편취액
판결요지는 대법원 1998. 12. 9. 선고 98도3282 판결과 같은 취지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2.6.23. 선고 91다43848 전원합의체 판결도 위조된 수표를 할인에 의하여 취득한 사람이 입게 되는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위조수표를 취득하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출연한 할인금 상당의 금액이고, 그 수표가 진정한 것이었더라면 지급받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그 수표 액면 상당의 금액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위조수표의 액면 상당 금액은, 그 수표가 위조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소지인이 그 금액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이익에 지나지 아니할 뿐, 수표의 위조라는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그 소지인이 원래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사자가 선이자와 비용을 공제한 현금액만을 실제로 수수하면서도 선이자와 비용을 합한 금액을 대여원금으로 하기로 하고 대여이율을 정하는 등의 소비대차특약을 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한다. 소비대차와 관련하여 이자(선이자)와 비용(소개료, 저당권설정비용)을 미리 공제하고 잔액을 교부하면서 위 공제한 이자와 비용을 합쳐서 대여원금으로 하는 소비대차의 경우, 상대방을 기망하여 금원을 차용한 때에는 편취액은 현실로 수령한 금액이 아니고 이자와 비용을 합친 전액이라는 것이 일본의 판례, 학설의 입장이다.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대차의 성립에 이른바 간이인도에 의한 현금의 수수를 인정하고, 이러한 경우 이자와 비용 상당액은 소비대차에 의하여 차용하는 금원을 가지고 이자와 비용의 지불에 충당하기 위하여 합의에 의하여 그에 관한 현금의 수수를 생략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편 어음할인은 어음대부와 구별해야 하는데, 어음할인에서는 어음자체가 거래의 대상이 되는데 반해 어음대부에 있어서는 금전소비대차가 존재하고 그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어음을 수수하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구별되므로 결국 일정한 차금의 반환의 의사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6 . 공범에 의한 수표 회수와 부정수표단속법위반(대법원 2005. 10.7. 선고 2005도4435 판결, 사기·부정수표단속법위반 등)

가. 사실관계

피고인이 액면 1억 3,000만원과 1억 2,100만원인 수표를 발행하였으나 지급되지 아니하여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혐의를 받고 소재불명으로 기소중지처분을 받았다가 수사 재기되었으나 검찰에서의 피의자신문 및 공범에 대한 체포영장 및 불기소·기소중지결정문 상의 범죄사실 기재 내용에 비추어 액면 1억 3,000만원인 수표는 공소제기일 이전에 공범에 의해 회수되었다고 본 사안.

나. 판결요지

제1심판결 선고 전에 공범에 의하여 부도수표가 회수된 경우, 공소기각의 선고를 해야 한다.

다. 분석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부정수표가 회수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의 취지는 부정수표가 회수된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 및 제3항의 반의사불벌죄와 마찬가지로 수표소지인이 부정수표 발행자 또는 작성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한 것으로서, 부도수표 회수나 수표소지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의 표시가 제1심판결 선고 이전까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1996. 1. 26. 선고 95도1971 판결 등).

또한 이는 부정수표가 공범에 의하여 회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도900 판결).

- 2010년 6월 3일 (제3845호) 12·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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