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9)해상법

김인현 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I. 해상운송계약

1. 히말라야 조항(대판 2009. 8.20. 20007다82530)

(1) 사실관계

수입자는 운송인 甲과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甲은 乙과 해상운송계약을, 丙과 부산항내에서 컨테이너 적입 용역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丙은 작업 중 화물에 손상을 입히게 되었다. 수출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丙에게 구상청구를 하게 되었다. 피고 丙은 사고 후에 발행된 선하증권(B/L)상 히말라야 약관 및 상법의 히말라야 규정에 의하여 책임이 제한된다고 주장하였다.

(2) 대법원 판시

구 상법 제789조의3 제2항에서 운송인이 주장할 수 있는 항변과 책임제한을 원용할 수 있는 사용인 또는 대리인이란 고용계약 또는 위임계약 등에 따라 운송인의 지휘감독을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하고 그러한 지휘감독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기 고유의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적인 계약자는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그러한 독립계약자는 구 상법 제789조의2에 기한 운송인의 책임제한 항변을 원용할 수 없다.

(3) 의의

운송인은 자신의 의무의 하나인 양륙작업을 독립계약자인 하역업자로 하여금 실행하도록 한다. 하역업자들의 과실로 운송물에 손상이 야기된 경우 이들은 책임제한을 할 수 없다. 이들도 운송인처럼 책임제한의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운송인과 송하인이 약정을 체결한다(히말라야 약관). 상법도 이를 명문화하고 있지만 오직 운송인의 사용인과 대리인에게만 허용된다.

본 사안의 사고는 B/L이 발행되기 전이므로 B/L상의 권리를 피고가 주장할 수 없지만, 상법상의 히말라야 조항을 이용하여 책임제한을 이용할 수 있다. 사고가 육상에서 발생하였지만 해상운송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경우이므로 상법 해상편이 적용되지만, 하역업자는 상법상 히말라야 조항의 사용인이 아니므로 책임제한의 이익을 향유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시하였다.

2. 실제운송인과 계약운송인의 해상화물인도시기(대판 2009. 10.15. 2009다39820)

(1) 사실관계

계약운송인 甲은 중국의 수출자와 운송계약을 체결한 다음 실제운송인 乙과 제2의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甲은 하우스 B/L을 발행하여 수출자에게 주었다. 乙은 마스터 B/L을 甲에게 발행하여 주었다. 운송물이 보세창고에 보관되어있던 중, 수입자가 보세창고업자 丙에게 마스터 인도지시서(D/O)를 제시하고 운송물의 인도를 요구하자 丙은 운송물을 인도하게 되었다.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수출자는 B/L 소지인으로서 불법행위책임을 丙(피고)에게 제기하게 된다. 丙은 마스터 D/O를 확인하고 운송물을 인도하였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丙의 항변을 인정하였다.

(2) 대법원 판시

해상운송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는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해상운송화물에 관하여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과의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중략),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을 인도함에 있어서 운송인의 지시없이 수하인이 아닌 사람에게 인도함으로써 수하인의 화물인도청구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하우스 화물인도지시서(D/O)는 수입업자에 의한 대금결제까지 모두 이루어진 후 운송인이 수입업자에게 발행하는 D/O로서 수입업자가 보세창고업자로부터 화물을 인도받을 수 있는 근거서류가 된다. 마스터 D/O는 실제운송선사가 선박 내 창고에서 화물을 반출할 수 있는 근거서류로 발행한 것이고, 마스터 D/O는 수입업자에 대한 D/O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회사가 운송선사 발행의 마스터 D/O만을 확인한 채 운송물을 수입자에게 인도해 줌으로써 그 회수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하우스 B/L을 소지한 원고들의 운송물에 대한 인도청구권을 위법하게 침해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3) 의의

운송수단을 보유하지 않은 자도 운송을 인수하여 운송인이 된다. 그런 다음 자신(계약운송인)은 운송수단을 갖는 해상운송인(실제운송인)과 제2의 운송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계약운송인은 송하인에게 하우스 B/L을 발행하여 준다. 하우스 B/L에는 송하인의 성명이 적히고 수하인의 란에는 신용장 발행은행이 적힌다. 수입자는 신용장 발행은행에 대금을 지급한 다음 하우스 B/L의 소지인이 되어 운송인에게 이와 상환하여 운송물을 인도받게 된다. 한편, 마스터 B/L에 송하인으로는 계약운송인이 적히고 수하인에는 계약운송인의 현지 대리점이 적힌다. 이렇게 함으로써 운송물이 양륙항에 도착하면 계약운송인의 대리점이 마스터 B/L을 가지고 실제운송인에게 가서 운송물을 인도받게 되고 차후의 하우스 B/L의 소지인이 운송물의 인도를 요구할 때 인도할 준비를 하게 된다. 운송물이 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도 운송인과 창고업자 사이에는 임치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 창고업자는 하우스 B/L과 운송물을 상환해야 하고 이에 위반하면 불법행위책임을 B/L소지인에게 부담하게 된다.

B/L을 제시하면 운송인은 운송물을 소지인에게 인도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운송물은 선박이나 창고에 있기 때문에 운송인이 B/L을 회수한 다음, 현장의 선장이나 창고업자에게 이미 B/L이 회수되었기 때문에 D/O에 기재된 자에게 운송물을 인도하라는 지시(D/O)를 내리게 된다. 위의 법리에 따른다면 창고업자는 마스터 D/O가 아니라 하우스 D/O를 확인한 다음 운송물을 인도해야 한다. 마스터 D/O는 실제운송인이 선장에게 운송물을 계약운송인에게 인도해주라는 지시서이다. 한편, 하우스 D/O는 계약운송인이 창고업자/선장에게 수하인(하우스 B/L 소지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하여 주라는 지시서이다. 따라서 창고업자가 마스터 D/O를 신뢰하여 운송물을 수하인(수입자)에게 인도하였다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된다.

3. 액체화물의 인도시점(대판 2009. 10.15. 2008다33818)

(1) 사실관계

甲은 홍콩의 乙로부터 가스오일을 수입하였다. 원고 은행은 乙을 수익자로 하여 신용장을 발행하였다. 피고 운송인 丙은 乙과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하였다(제10조"화물은 용선자의 비용, 위험 및 책임하에 본선에로 펌프로 선적되고, 본선의 비용으로 펌프를 이용하여 양륙된다. 다만, 본선의 위험과 책임은 용선자 혹은 그 수하인이 화물인도를 받아야 하는 본선에 영구적으로 부속된 호스의 연결점까지만 미친다"). 온산항에 도착한 가스오일은 창고업자 丁이 소유하는 탱커 터미널에 입고되어졌다. 통관절차를 마친 후 甲은 피고 丁에게 화물의 반출을 요청하자, 丁은 甲으로부터 면책각서를 수령한 다음 B/L과 상환없이 화물을 반출하여 주었다.

B/L 소지인인 원고는 손해배상청구를 丁(피고)에게 제기하였다. 丁은 액체화물의 경우 운송물의 인도는 선상(船上)에서 이루어지므로 선상에서 운송물을 인도할 때 운송인이 B/L과 상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때 B/L을 회수하지 못한 운송인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것이지 그 이후에 자신이 다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인도시기를 입고된 때라고 보아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2) 대법원 판시

유류화물은 운송인이 수입업자인 용선자(수입업자)와 사이에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용선계약 양식에 따라 항해용선계약을 체결하고, 유조선이 도착항에 도착한 후 (중략) 유조선 갑판위의 영구 연결점에서 유류화물을 인도하는 것으로 약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약정에 따라 운송인이 유조선 도착후 갑판위의 영구호스 연결점을 통하여 수입업자가 미리 확보한 육상의 저장탱크에 연결된 파이프 라인으로 유류화물을 보낸 경우에(중략) 창고업자는 운송인의 유류화물 운송 내지 보관을 위한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유류화물이 위 영구호스 연결점을 지나는 때에 운송인의 점유를 떠나 창고업자를 통하여 수입업자에게 인도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판 2004. 10.15. 2004다2137).

위의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운송인인 丙이 수입업자 甲으로부터 면책각서를 교부받고 항해용선계약에서 정한 인도약정에 따라 甲이 임치한 피고의 육상 유류저장탱크에 이 사건 유류화물을 반입함으로써 운송인으로부터 甲에 대한 유류화물의 인도가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고, 운송인이 B/L과 상환없이 유류화물을 甲에게 인도하여 B/L의 정당한 소지인인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 이상 그 이후 보세창고업자인 피고가 이 사건 유류화물을 甲에게 반출하면서 B/L등을 교부받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별도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상고를 기각한다.

(3) 의의

인도의무는 운송인의 강행적인 의무의 하나이다. 대법원은 인도란 사실상의 점유의 이전이라고 본다(대판1996. 3.12. 94다55057).

우리 나라에서 수입화물은 보세창고에 입고되어 세관의 통과절차를 거쳐야 한다. 보세창고는 자가용 보세장치장과 영업용 보세장치장이 있다. 대법원은 자가용 보세장치장은 실화주가 직접관리하기 때문에 창고에 입고되는 순간에 현실적으로 인도가 일어나지만, 영업용 보세장치장의 경우에는 창고업자를 이행보조자로 하여 운송인이 여전히 운송물을 지배관리하고 있다고 본다. 운송인이 B/L을 상환해야 할 때는 전자의 경우는 보세창고에 입고할 때이고 후자의 경우는 보세창고에서 출고할 때가 된다. B/L과 상환하여 운송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는 창고업자는 이에 위반하여 인도하면 선의의 B/L소지인의 소유권을 침해한 것이 되므로 불법행위책임을 소지인에게 부담하게 된다. 그러데, 입고 시에 이미 불법행위가 발생하였다면 그 후 출고 시에 B/L을 상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불법행위가 저질러진 다음이기 때문에 창고업자가 또 다른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본 판결은 FO(수하인이 하역작업 행함) 약정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판 2004. 10.15. 2004다2137)과 같이 액체화물의 인도의 경우에도 선상에서 운송물에 대한 인도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순간에 운송인은 B/L과 운송물을 상환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 후에 다시 B/L과 상환하지 않은 책임을 다른 자에게 물을 수 없다는 것고 결국 창고업자가 불법행위를 부담하지 않게 된다. 액체화물의 경우에는 실수입자들이 액체화물 창고를 임대하여 사실상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자가 보세장치장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대법원이 본 것으로 판단된다.

4. 화물선취보증서상 손해액 (대판 2009.5.28. 2007다24008)

(1) 사실관계

원고 운송인 甲은 수출자 乙과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B/L을 아직 소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송물을 인도받기 위하여 은행은 수입자와 연대하여 화물선취보증장(이하 보증장)을 발행하여 甲에게 주었다. 甲은 보증장과 상환하여 운송물을 인도하여 주었다. 수출대금을 수입자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여 B/L을 그대로 소지하고 있던 乙에게 甲은 운송물인도를 하여 주지 못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 그런데 실제 매매대금은 미화 42,500달러이지만 보증장의 상업송장 가액란에는 미화 12,500달러로 기재되어있다. 甲은 보증장 발행자들에게 자신의 손해액인 42,500달러를 구상 청구하였지만, 원심은 발행자들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상업송장 가액란의 12,500달러라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의 판시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화물선취보증서에는 "피고의 요청으로 원고가 화물을 인도함으로써 입게 된 손해 등에 관하여 면책을 보증한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을 뿐 달리 피고의 보증책임의 범위를 상업송장 가액의 한도로 제한하는 내용의 명시적인 기재는 없는 점, 보증도의 방법에 의하여 운송물의 회수가 사회통념상 불가능하게 됨으로써 그것이 멸실된 후에 운송인이 송하인에 대하여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그 운송물의 멸실 당시의 가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금액이라 할 것이다. (중략) 원심은 보증도에 있어서 화물선취보증서에 관한 의사표시의 해석을 그르친 잘못으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의의

운송인은 B/L과 상환하여서만 운송물을 수하인에게 인도하여 주어야 한다. 그런데 운송물보다 B/L이 늦게 도착하는 경우, 실화주인 수입자는 운송인에게 보증장을 제시하고 운송물을 회수하여 간다. 만약 운송인이 실화주에게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B/L과 관련하여 입게 되는 손해를 모두 자신이 보상하여주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보증장은 발행자와 운송인 사이의 법률관계는 유효하지만, 운송인과 선의의 제3자로서 소지인에게는 효력이 없는 것이다. 실화주가 B/L을 회수하지 못하면 B/L 소지인이 운송인에게 운송물의 인도를 요청하게 되고 운송인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 운송인은 보증장 발행자에게 구상청구를 하게 된다. 이 때 보증금액이 얼마인지가 문제된다. 운송인이 보증장을 통하여 보호받고자 하는 것은 B/L을 상환받고 인도한 경우에 자신이 입게되는 손해액이어야 할 것이다. 운송인은 상업송장이나 매매계약서의 기재 등에 대하여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자신이 입은 손해를 모두 배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하에서 보증도를 할 것이고 또한 보증도를 통하여 이익을 보는 자는 수하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운송인에게 유리하게 판단되어져야 할 것이다.

II. 복합운송

1. 복합운송에서 손해구간 불명의 경우 적용법규(대판 2009. 8.20. 2007다87016)

(1) 사실관계

수출자와 운송인 육상구간 및 해상구간을 포함하는 변압기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수출에 앞선 품질검사에서 합격하였다. 미국에서 변압기를 수령받은 수입자는 처음에는 훼손에 대한 통지없이 변압기를 수령하고운임을 지급하였지만, 나중에 하자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충격기록기에 의하면 육상운송도중 비정상적인 충격이 있었다. 수출자에게 발생한 수리비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원고)가 구상청구소송을 운송인에게 제기하였다.

원심에서 피고는"운송인의 책임은 수하인 또는 화물상환증 소지인이 유보없이 운송물을 수령하고 운임기타의 비용을 지급한 때에는 소멸한다"는 상법 제146조 규정을 근거로 수하인이 아무런 유보없이 목적물을 수령하고 비용을 지급하였으므로 자신은 면책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위 규정은 육상에서 운송이 완성되는 육상운송인에게만 적용되고, 본 운송은 복합운송이므로 구 상법 제800조의2가 적용되어 수하인의 훼손 등에 대한 통지가 없는 경우에는 훼손된 것으로 단지 추정될 뿐이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의 판시

복합운송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해상운송을 주로 하여 육상운송이나 항공운송이 결합되어 운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만일 복합운송에서 발생한 운송인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하여, 그 손해발생구간이 어느 구간인지 불분명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상법 제146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하면, 실질적으로 손해발생이 해상운송구간에서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강행규정인 구 상법 제800조의2 제1항과 제2항의 적용이 배제되어 수하인으로서는 운송인에게 귀책이 있는 사유로 하자가 발생한 것을 증명하여 운송물이 멸실 또는 훼손없이 수하인에게 인도되었다는 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운송인의 책임을 추궁할 수 없게 되어 불합리하므로 손해발생구간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상법 제146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3) 의의

복합운송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육상운송 규정 혹은 해상운송 규정 중 어느 것을 적용할지에 대하여 많은 다툼이 있다.

충격에 대한 기록을 근거로 육상운송 중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원심법원은 판단하면서도, 제146조의 규정은 단지 육상운송만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고 해상운송에 대한 제800조의2가 적용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고발생지가 불분명한 것으로 보았고, 강행규정으로서 화주를 보호할 수 있는 제800조의2를 적용하였고 화주는 하자없는 인수에 대한 추정을 깨트릴 수 있게 되어 운송인은 면책되지 않았다.

2. 복합운송증권에서 9개월 제소기간(대판 2009. 8.20. 2008다58978)

(1) 사실관계

복합운송인 甲은 원고로부터 화물을 인수하고 하우스 B/L(송하인: 원고, 수하인 바그다드 대학)을 발행하였다. 증권에는 9개월 제소기간(제17조) 및 운송인의 주된 사무소가 있는 국가(한국)의 법이 준거법이 된다는 약정(제19조)이 있었다. 甲은 부산항에서 요르단 항까지의 해상운송은 P에게 의뢰하고 요르단에서 이라크까지의 육상운송은 A에게 의뢰하였다. 운송물은 이라크 아카바항에 도착하였으나 트럭으로 옮겨져 운송되는 도중 이라크 라마디에서 도난당하였다.

피고는 도난된 후 9개월이 지나 제기된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은 한국 법인데, 한국은 복합운송을 규율하는 법규가 없으므로, 해상운송이 포함된 복합운송에서는 해상운송법이 적용(1년의 제척기간)되어야 하기 때문에 1년 미만의 제소기간 약정은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육상운송법이 적용되어 9개월 제소기간은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

(2) 대법원의 판시

복합운송인이 9개월 이내에 소송이 제기되지 아니하면 복합운송인은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제척기간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 복합운송은 운송물을 육상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 중 적어도 두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운송수단을 결합하여 운송을 수행하는 것인데, 이러한 복합운송에 전체적으로 적용될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손해발생구간에 따라 적용되는 개별적인 강행법규의 구속을 받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중략) 복합운송에서 손해발생구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구간에 적용되는 강행법규에 반하지 않는 한 B/L에서 정하고 있는 제소기간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육상운송의 경우에는 구 상법 제147조, 제121조에 따라 운송인의 책임은 수하인이 운송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고, 이는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하거나 단축할 수 있다고 볼 것인 점, (중략) 복합운송에서 손해발생구간이 육상운송구간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복합운송증권에서 정하고 있는 9개월의 제소기간은 강행법규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의의

복합운송인의 운송구간은 해상과 육상이 복합된 것이 통상이다. 따라서 운송중의 사고가 해상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물론 육상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본 사안은 육상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에 과연 9개월의 제소기간이 우리 상법상 유효한지에 대한 것이다.

대법원은 육상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에는 육상운송법이 적용되고 결국 상법 제147조 규정은 소멸시효라서 연장은 불가하고 단축은 가능한 것으로 규정되어 있고(민법 제184조 제2항), 따라서 제147조의 1년 소멸시효는 약정으로 9개월로 단축되어 질 수 있기 때문에 증권의 9개월 제소기간은 유효하다고 대법원은 판시하였다. 이 판결의 결과로 복합운송증권상 9개월 제소기간은 해상운송에서는 무효가 되지만(대판 1997.11.28. 97다28490), 육상운송의 경우에는 유효한 결과가 되었다.

- 2010년 5월 6일 (제3838호) 12·13면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