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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헌법

황도수 교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

법률신문은 '200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을 매주 목요일자에 게재합니다. 올해로 6년째 계속하고 있는 중요판례분석은 지난 1년간 분야별 주요판례의 경향을 분석, 소개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1. 머리말

2009년 성년으로서 첫 해를 지내면서, 헌법재판소는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국민 개개인에 대해서는 그 주체성과 자율성에 대하여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결정을 많이 선고하였다.

야간옥외집회 위헌 사건에서 다원적인 '열린사회'를 구성하는 개개 국민의 주체성을 헌법적 결단으로 확인하였고,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사건, 음란표현 기본권성 확인 사건에서는 '사회일반의 건전한 성적 풍속 내지 성도덕'에 대한 국민의 자율성에 신뢰를 보여주었다.

반면, 국가기관에 대해서는 국민대표로서의 책임성을 강조하면서, 현실에서 보여주는 자율적 책임의식의 부족에 대하여 아쉬움을 비추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선거범죄 당선무효 의원 의석승계 사건,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 궐원 의원 의석승계 사건에서는 국가기관의 국민대표성을 강조하였고, 서울특별시 정부합동감사 사건, 하남시장 주민소환 사건에서는 지방자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불안하게 교차시켰고 방송법 날치기 사건에서는 국회의 국민에 대한 자율적 책임의식의 부족을 헌법적으로 꼬집었다. 방송법 날치기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론에 대해서는 사회적 평가가 나뉘었다.

2. 정치·선거 관련

가. 방송법 날치기 사건(2009. 10.29, 2009헌라8, 일부인용)

1) 사건 개요
국회부의장은 2009. 7.22. 11:00경 직권 상정된 방송법 원안에 대하여 질의와 토론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한 뒤 표결을 진행하였다. 몇 분이 경과한 후 "투표를 종료합니다"라고 선언하였고, 곧이어 투표종료버튼이 눌러졌는데 전자투표 전광판에는 국회 재적 294인, 재석 145인, 찬성 142인, 반대 0인, 기권 3인이라고 표시되었다.
이에 국회부의장은 "의안에 대해서 투표를 다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석의원이 부족해서 표결 불성립되었으니 다시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여 다시 투표가 진행되었고, "투표 종료를 선언합니다"라고 말한 후 전자투표 게시판에 재적 294인, 재석 153인, 찬성 150인, 반대 0인, 기권 3인으로 투표 결과가 집계되자 방송법 수정안이 가결되었으므로 '방송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수정된 부분은 수정안대로, 나머지 부분은 원안대로 가결되었다고 선포하였다.
위 의안에 반대하였던 국회의원들은 국회부의장의 권한행사가 일사부재의의원칙에 반하여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전자투표에 의한 표결의 경우 국회의장의 투표종료선언에 의하여 투표 결과가 집계됨으로써 표결 절차가 종료된다.
방송법 의안에 대한 1차 투표가 종료되어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에 미달되었음이 확인된 이상,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국회부의장이 이를 무시하고 재표결을 실시하여 그 표결 결과에 따라 방송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행위는 일사부재의 원칙(국회법 제92조)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그러나 법률안의 가결선포행위의 효력은 입법 절차상 '헌법'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하자가 있을 때에만 상실된다. 피청구인의 방송법안 가결선포행위는 비록 국회법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지만, 그 하자가 입법 절차에 관한 헌법규정을 위반하는 등 가결선포행위를 취소 또는 무효로 할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결선포행위에 관한 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한다.

나.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 궐원 의원 의석승계 사건(2009. 6.25, 2008헌마413, 헌법불합치)

1) 사건 개요
한나라당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박재완, 이주호가 한나라당을 각 탈당하면서 국회의원직에서 퇴직하였다.
청구인들은 제17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 후보자명부에 등록된 자들인데, "임기만료일 전 180일 이내에 궐원이 생긴 때"에는 의원의 의석을 승계하지 못하도록 규정된 공직선거법 조항으로 인하여 의석을 승계할 수 없었고, 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비례대표선거제하에서 선거에 참여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에 의하여 직접 결정되는 것은, 어떠한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후보자가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으로 선출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의석을 할당받을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의 의석수라고 할 수 있다.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전체 임기(4년)의 1/8 정도에 해당하는 180일이라는 기간은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서 국정을 수행함에 있어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라 할 수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은 그 기간 동안 합리적 이유 없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를 통하여 표출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무시,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회의 정상적인 기능 수행에 장애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에서 헌법의 기본원리인 대의제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선거범죄 당선무효 의원 의석승계 사건(2009. 6.25, 2007헌마40, 위헌)

1) 사건 개요
국민중심당의 비례대표논산시의회의원 후보자명부에 1순위로 등록된 자가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되어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하였다.
청구인은 위 후보자명부에 추천순위 2순위로 등록된 자인데 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하여 당선이 무효로 된 때에는 궐원된 비례대표의원의 의석을 승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으로 인하여 의석을 승계할 수 없었고, 이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비례대표선거제하에서 선거에 참여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에 의하여 직접 결정되는 것은, 정당에 배분되는 비례대표국회의원의 의석수라고 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오로지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한 제재를 통한 공명한 선거 분위기의 창출이라는 추상적이고도 막연한 구호에만 이끌려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를 통하여 표출된 선거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명을 무시,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더구나 선거범죄에 관하여 귀책사유도 없는 정당이나 차순위 후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필요 이상의 지나친 제재라고 아니할 수 없다.

라. 하남시장 주민소환 사건(2009. 3.26. 2007헌마843, 기각)

1) 사건 개요
하남시 총 유권자 31.2%인 3만2,848명은 하남시장이 주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도 않은 채 독선적으로 장사(葬事)시설을 유치하려 한다는 등의 이유로 2007. 7.23.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에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였다.
이에 하남시장은 주민소환의 요건과 절차를 규정하는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주민소환 청구인들 위주로만 규정되어 있어서 공직자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주민소환제를 규범적인 차원에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할 것인지, 아니면 사법적인 절차로 할 것인지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주민소환투표 청구를 준비하는 동안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측에게만 서명요청 활동을 보장할 뿐 그에 대응하여 소환대상 공직자의 반대운동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서명요청 활동 중에는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실제로 이루어질 것인지 사전에 알 수 없는 상태이고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소환대상 공직자에게 소환반대 활동의 기회를 보장하게 되면 그 기간만큼 행정공백의 상태가 불필요하게 늘어날 위험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건대 위 조항은 합헌이다.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주민소환투표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경우 공직자로서 신뢰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의 원활한 수행이 어렵다는 점,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공익을 달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통상적으로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20일 내지 30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지나지 아니하다는 점을 고려하건대,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후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행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과도하게 공무담임권이 제한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 서울특별시 정부합동감사 사건(2009. 5.28, 2006헌라6, 인용)

1) 사건 개요
행정자치부 등 정부합동감사반은 2006. 9.14.부터 2006. 9.29.까지 청구인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자치사무에 대한 정부합동감사를 실시하였다.
청구인은 고유사무인 자치사무에 대하여 사전적·포괄적으로 감사를 실시하는 것은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은 헌법적 보장을 받고 있으므로 비록 법령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자치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도에 이를 수는 없다.
현행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중앙행정기관의 감독권 발동은 지방자치단체의 구체적 법위반을 전제로 하여 작동되도록 제한되어 있는 점, 그리고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원의 사전적·포괄적 합목적성 감사가 인정되어 국가의 중복감사의 필요성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중앙행정기관이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자치사무에 관하여 특정한 법령위반행위가 확인되었거나 위법행위가 있었으리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경우이어야 하고, 그 감사대상을 특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 사건 정부합동감사는 감사의 개시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것이므로 서울특별시의 지방자치권을 침해한 것이다.

바. 선거위반 50배 과태료 사건(2009. 3.26, 2007헌가22, 헌법불합치)

1) 사건 개요
○○당 당원이던 박○준은 2006. 1.26. 우체국택배를 이용해 발송인을 ○○당 소속 부산광역시장 후보예정자였던 '오○돈'으로 표시한 다음, 선거권자들에게 건어물 1상자씩을 발송하였다.
부산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따라 2006. 9.14. 위 선거권자들에게 과태료 450,000원(=위반 물품 가액 9,000원×50배)을 각 부과하였다. 위 과태료를 다투는 재판 계속 중 제청법원은 위 공직선거법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기부행위금지 위반의 동기 및 태양, 기부행위가 이루어진 경위와 방식, 기부행위자와 위반자와의 관계, 사후의 정황 등에 따라 위법성 정도에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기부받은 물품 등의 가액만을 기준으로 하여 일률적으로 50배액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구체적 위반행위의 책임 정도에 상응한 제재가 되기 어렵다.
그리고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입법목적의 달성은, 반드시 과태료의 액수가 '50배'에 상당하는 금액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과태료의 액수를 '50배 이하'로 정하는 등 보다 완화된 형식의 입법수단을 통하여도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위 공직선거법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3. 국민의 자율

가. 야간옥외집회 사건(2009. 9.24, 2008헌가25, 헌법불합치)

1) 사건 개요
제청신청인은 2008. 5.9. 19:35경부터 21:47경까지 야간에 옥외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주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8. 10.13. 야간옥외집회를 허가제로 규율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하여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 가치 중의 하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것은 관용과 다양한 견해가 공존하는 다원적인 '열린사회'에 대한 헌법적 결단이다.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집회의 자유에 있어서는 다른 기본권 조항들과는 달리, '허가'의 방식에 의한 제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결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야간옥외집회의 허용여부가 행정권의 사전판단에 따라 결정되도록 규율하고 있는 바, 비록 그 허용여부가 행정권의 기속재량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자체에서 직접 금지하는 '허가'에 해당되는 것이다.
결국 야간옥외집회에 관한 일반적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 본문과 관할 경찰서장에 의한 예외적 허용을 규정한 단서는 그 전체로서 야간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 제21조 규정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다.

나.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사건(2009. 11.26. 2008헌바58, 위헌)

1) 사건 개요
청구인 임△△은 2006. 2.14.부터 2006. 4.13.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혼인을 빙자하여 음행의 상습없는 이○○를 간음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혼인빙자간음으로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형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나 여성의 착오에 의한 혼전 성관계를 형사법률이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이미 미미해졌고 성인이 어떤 종류의 성행위와 사랑을 하건, 그것은 원칙적으로 개인의 자유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명백히 사회에 해악을 끼칠 때에만 법률이 이를 규제하면 충분한 것이다. 그리고 사생활에 대한 비범죄화 경향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세계적으로도 혼인빙자간음죄를 폐지해 가는 추세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남녀 평등의 사회를 지향하고 실현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의무(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하는 것이자 여성을 유아시(幼兒視)함으로써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사실상 국가 스스로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여성의 존엄과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장차 결혼생활의 불행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혼인빙자간음죄에 의한 처벌이 두려워 혼인한다면, 결국 형법이 파탄이 자명한 혼인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이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도 부당하다.
그러므로 성인 부녀자의 성적인 의사결정에 폭행·협박·위력의 강압적 요인이 개입하는 등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때에만 가해자를 강간죄 또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 등으로 처벌받게 하면 족할 것이고, 그 외의 경우는 여성 자신의 책임에 맡겨야 하고 형법이 개입할 분야가 아니라 할 것이다.

다. 음란표현 기본권성 확인 사건(2009. 5.28, 2006헌바109, 합헌)

1) 사건 개요
청구인 최○○는 야후, 네이버 등 인터넷포털사이트 및 (주)케이티프리텔 운영의 이동전화망 내 이동통신서비스에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공연히 전시하였다는 이유로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
청구인은 형사재판 계속 중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음란표현'은 헌법상 언론·출판 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1998. 4.30. 95헌가16).
그러나 '일단 표출되면 그 해악이 처음부터 해소될 수 없거나 또는 너무나 심대한 해악을 지닌 음란표현'이 존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음란표현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해당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판시한 헌법재판소의 의견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이 사건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은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한 것으로서 합헌이다.

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중상해 사건(2009. 2.26. 2005헌마764, 위헌)

1) 사건 개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에 가입된 경우에는 도주 등의 사유가 없는 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청구인은 교통사고로 뇌손상 등 상해를 입고 좌측편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자로서, 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조항이 피해자의 권익을 과다하게 소홀히 하여 결국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위 법률조항은 운전자들의 종합보험 가입을 유도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구제하고, 교통사고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서 그 정당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가해자들이 위 법률조항에 기대어 보험금 지급 등 사고처리를 보험사에 맡기고 피해자에 대하여 실질적인 피해회복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풍조가 있는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위 법률조항은 피해자의 권익을 현저히 경시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헌법에 위반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

마. 표준어 규정 사건(2009. 5.28, 2006헌마618, 기각)

1) 사건 개요
국어기본법은 공공기관의 공문서를 표준어 규정에 맞추어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초·중등교육을 위한 교과용 도서에서도 표준어 규정을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표준어 규정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위 표준어 규정과 국어기본법이 지역어 보전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위헌이라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지역 방언은 각 지방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등 정서적 요소를 그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주민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및 정서교류의 기초가 된다. 그리고 지역 방언을 자신의 언어로 선택하여 공적 또는 사적인 의사소통과 교육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이고,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의 한 내용이 된다.
그러나 국민들은 공공기관이 작성하는 공문서에 사용되는 언어의 통일성에 대하여 일정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인데, 공문서에 사용되는 국어가 표준어로 통일되지 않는 경우 의사소통상 혼란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공문서의 작성에 있어서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필요불가결한 규율이다.
또한, 교과용 도서의 표준어 규정 준수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각기 다른 지방의 교과서를 각기 다른 지역의 방언으로 제작할 경우 각 지역의 방언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표준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국가 공동체 구성원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교과용 도서에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공익을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규율이다.

- 2010년 3월 4일 (제3822호) 12·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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