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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7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언론법

문재완 교수(한국외대 법대)

Ⅰ. 인격권 침해 관련 판례의 정착

언론 보도로 인한 인격권 침해 소송의 법리는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언론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은 10년 이상 판례가 쌓이면서 의견과 사실의 구분 원칙, 익명보도의 원칙, 공인과 사인의 구분 원칙 등 중요한 법리가 정립되었다. 2007년에도 언론 보도와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큰 판례는 보이지 않는다. 종래 판례를 확인하거나 일부 실무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판례만 눈에 띨 뿐이다.

선거에 있어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원리에 비추어 볼 때 가장 두텁게 보호받아야 하지만, 선거의 공정 확보 논리에 밀리는 현상은 2007년에도 계속 이어져 공직선거법 관련 조항들이 합헌결정을 받았다.

언론관련 판례의 범위를 언론 보도에 국한하지 않고 넓게 보면, 치열한 법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현의 자유와 표리의 관계에 있는 알 권리와 관련, 주목할 만한 정보공개청구 판결이 하급심에서 나왔고, 언론사 작성 기사와 네티즌 작성 글을 뉴스서비스 및 검색서비스로 제공한 인터넷 포털에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Ⅱ. 명예훼손 사건

1. 허위 사실을 적시했으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지 아니한 경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4도4573 판결)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또한 비록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사실이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형법 제307조 소정의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대통령민정수석 작성 노무현 인사파일' 사건에서 이 원칙을 확인했다. 이 사건은 A월간지가 2003년 4월호에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된 피해자 문재인이 2003.1.경 리스트(부·처별 고려대상자 명단)를 작성하였는데 그 대상자 중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식 추천한 인물과 겹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인수위에서 공식 추천된 인물보다는 리스트에 나온 고려대상자가 더 많이 입각했다"라고 적시하면서 발생했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검증작업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의 당연한 직무"라며 "피해자 문재인이 위와 같은 문건을 작성하거나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어 위 보도의 내용이 허위라고 하더라도 그 허위의 사실이 피해자 문재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이 아닌 이상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2. 수사가 진행 중인 범죄혐의사실의 보도 (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5다55510 판결)

사회적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한 수사일수록 언론사간 취재경쟁은 치열해지고, 범죄혐의를 단정적으로 보도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사건은 1998년 2월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사망한 김훈 중위의 사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군수사기관의 조사에서 김훈이 소속된 소대의 부소대장인 원고 1이 북한군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피고는 원고 1이 북한군의 지령을 받거나 이적행위가 탄로나자 김훈을 살해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언론사가 범죄혐의사실을 보도할 경우 다른 사건보다 더 충실하게 취재하고 더 신중하게 보도해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즉,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범죄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보도 내용 또한 객관적이고도 공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하여 보도의 형식 여하를 불문하고 혐의에 불과한 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암시하거나 독자들로 하여금 유죄의 인상을 줄 우려가 있는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언론사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시점을 '보도시점'으로 보면서도, 보도 후 수집된 자료를 상당성 인정의 참고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언론사로 하여금 범죄혐의사실의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공직자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보도하면서 부정한 금원을 수수했음을 간접적·우회적으로 암시한 사안(2007. 12. 27. 선고 2007다29379 판결)에서 확인된다.

3. 허위사실 적시에 관한 고의(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6도6322 판결)

형법 제307조 제2항 소정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주관적으로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어야 한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대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공동대표 겸 위 대학교 전직 총장의 자격으로, 위 대학교 이사장이 위 대학교의 기본재산을 탈법적으로 매각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게재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표현행위를 할 당시에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관계, 그 지위 및 업무 등과 같은 개별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적시한 사실관계의 진위여부에 관해 다툼이 있는 경우, 개인의 경우도 자신의 고유한 경험영역과 통제영역에 속하는 사실에 관해서는 언론매체에 요구되는 주의의무와 같은 정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Ⅲ. 프라이버시 침해 사건

1. 사망자 정보의 보호(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62 판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타인'에 이미 사망한 자가 포함되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사망자 정보의 보호법익을 개인정보의 보호가 아닌 정보통신망의 안정성 및 정보의 신뢰성에서 찾고 있다. 즉 이미 사망한 자의 정보나 비밀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중 다른 사람에 의하여 함부로 훼손되거나 침해·도용·누설되는 경우에는 정보통신망의 안정성 및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법 소정 '타인'에는 생존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이미 사망한 자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2. 한때 공인이었던 자에 대한 보도 (서울중앙지법 2007. 1. 24. 선고 2006가합24129)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차화연이라는 예명으로 '사랑과 야망'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으나, 1988년 이후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었다. 2006년초 '사랑과 야망'이 다시 제작되면서 원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피고 여성○○는 원고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연예인 시절에는 힘든 일을 많이 겪었으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후 마음의 평화를 얻었고, 지금은 행복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는 내용 및 남편의 직업, 실명, 성격 등 가족관계, 거주지 등의 사생활을 보도했다.

(2) 판결 내용
1심 법원은 원고의 명예훼손 주장에 대한 기사의 전반적인 취지가 원고에 대해 주로 긍정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으므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원고의 프라이버시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였다. 피고는 원고가 공적 인물이고 이 사건 기사는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으나, "한때는 공적 인물이었거나 유명사건과 관련된 사인의 사생활이라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가 되지 아니할 수 있다"며 "원고는 더 이상 공적 인물이 아니라 할 것이고, 공적 인물이 아닌 원고의 사생활에 대하여 대중의 관심이 갑자기 많아졌다는 이유만으로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3. 공개수배사건(서울고법 2007. 3. 30. 선고 2006나31964 판결)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명수배하면서 원고의 사진, 주거, 본적,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수배전단 3만부를 제작해 전국 경찰서 등에 게시하고, 경찰청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위 수배전단을 게시하자, 원고가 주민등록번호의 공개 등으로 명예권, 프라이버시권 등 인격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 사건이다.

서울고법은 "일반인들이 피수배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통하여 피수배자의 신원을 식별한 후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므로, 공개수배에 있어 주민등록번호를 적시하는 것이 수사목적의 달성을 위해 유용한 조치인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에 있어서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격권 등에 관한 제한이 수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다거나 또는 그것이 수사기관에게 부여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한 것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다"며 원고청구를 기각했다.


Ⅳ. 선거관련 사건

1. 공직선거법 제255조 (헌법재판소 2007. 1. 17. 선고 2004헌바82 결정)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개시·배부 등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93조 제1항 본문 및 이에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같은 법 제255조 제2항 제5호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종전 판례를 유지하고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해당 조항이 국민주권주의에 어긋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며 선거권의 올바른 행사를 제약하여 위헌이라는 조대현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2. 공직선거법 제109조 제1항 단서 (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4헌바49)

선거기간중 서신에 의한 선거운동방법을 전면 금지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1997. 11. 14. 법률 제5412호로 개정된 것) 제109조 제1항 본문 '서신' 부분의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합리성을 결여한 자의적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후보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조대현·김희옥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3. 공직선거법 위반 제250조 제2항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도2879)

공직선거법 제250조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 등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그런데 사전에 준비한 자료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연설과 질문과 대답의 공방이 이루어지는 토론회를 달리 보아야 할 것인지 문제가 된다.

대법원은 "후보자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상대방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한 표현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닌 이상, 일부 부정확 또는 다소 과장되었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경우 허위사실 적시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Ⅴ. 정보공개청구 사건

1. 추적 60분 사건(서울행정법원 2007. 8. 28. 선고 2007구합7826)


(1) 사건의 개요
피고 KBS 소속 문○○ PD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과 관련, 2006년 4월 초순경 60분 분량의 가제 '섀튼은 특허를 노렸나'라는 제목의 방송용 가편집본 테이프를 제작했다. 원고는 2006년 1월 피고에게 위 방송용 가편집본 테이프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2) 판결 내용
행정법원은 KBS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한 법인으로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 제2조 제1항에서 정한 정부투자기관이므로, 정보공개법 제2조 제3호에서 정한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정부투자기관'에 해당하고, 따라서 정보공개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다. 법원은 이어 추적 60분 방송용 테이프가 정보공개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 사건 정보는 방송보도를 위한 취재물이므로 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법원은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고 있을 뿐 이를 방송할 것을 청구하는 것은 아니어서 피고의 언론·출판의 자유,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보장 및 방송편성에 대한 규제나 간섭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2. 수학능력시험 사건(서울고등법원 2007. 4. 27. 선고 2006누23588)

2002년도부터 2005년도까지 학교별 데이터를 포함한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원 데이터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대학입학전형을 위한 자료는 개인별 자료만 산출하고 학교, 시·도 교육청별 자료를 산출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거부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공공기관이 위와 같이 보유·관리하는 개개의 정보자료를 이용하여 시간적·경제적인 부담 없이 전산기기로 필요한 정보를 쉽게 생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개개의 정보자료를 이용한 결과를 산출하지 아니하여 당해 정보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공개대상정보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이에 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했다.

3. 공공건설임대주택 사건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7두2555 선고 정보비공개결정처분취소)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자는 정보공개청구서에 '공개를 청구하는 정보의 내용' 등을 특정해야 한다. 대법원은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으면 족하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0두9212 판결). 이 사건은 원고가 피고 대한주택공사에 특정 공공택지에 관한 수용가, 택지조성원가, 분양가, 건설원가 등의 공개를 요구하면서 "○○ 및 관련 자료 일체"로 정보공개를 청구하면서 발생했다. 대법원은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 중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특정되지 않는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분리해 특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청구는 기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관련 자료 일체'는 공개청구 대상정보로서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Ⅵ. 인터넷 포털 관련 판례

1. 트위스트김 사건(서울중앙지법 2007. 12. 26. 선고 2005가합11220)


(1) 사건의 개요
원고는 '트위스트 김'이라는 예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중반 해외에 서버를 둔 www.twistkim.com이라는 한글 포르노사이트가 널리 알려지자, 국내에도 '트위스트김'을 포함하거나 일부 변형한 도메인 네임을 가진 음란물 내지 성인전용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났다. 피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2003년경부터 2005년경까지 '트위스트김'이라는 단어로 검색할 경우 원고에 관한 이미지, 뉴스 등 외에도 음란물 내지 성인전용 사이트에 관한 검색정보가 표시되었다.

(2) 판결 내용
1심 법원은 검색서비스 제공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예명 등 특정 검색어로 침해 사이트들이 검색되는 것을 차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지게 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가 운영하는 공간에 다른 사람에 의하여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게시되고, 그 제공자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제공자가 그 글을 즉시 삭제할 의무를 지게된다고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02다72194)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이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검색서비스를 제공한 피고들에게 인격권 침해행위에 대한 방조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2. 서○○ 자살 사건(서울중앙지법 2007. 5. 18. 선고 2005가합64571 손해배상)

(1) 사건의 개요
자살한 서○○의 어머니는 망인의 미니홈피에 원고 김◇◇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2005년 5월8일부터 피고들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란에 네티즌들이 원고를 비난하는 현상을 전하는 기사들이 게재되었다. 그 중에는 망인의 실명을 밝히거나 원고를 비난하는 기사도 있으며, 위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을 통해서 원고의 실명과 신상정보가 밝혀졌다.

(2) 판결 내용
①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내용이 담긴 기사들을 적극적으로 특정 영역에 배치하여 네티즌이 분야별 뉴스란을 통하여 위 기사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면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할 수 있다.

② 피고들의 검색 서비스를 통하여 네티즌들이 원고의 신상정보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교환하고,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원고를 비방하는 글을 게시하였는바, 피고들이 위와 같은 정보를 적극 게재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이 관리하는 영역에 불법적인 내용의 표현물이 너무 많이 게시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삭제 요청, 해당 커뮤니티 활동 정지 등 피해의 확산을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

③ 원고에 대한 게시물들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여 피고들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에 오르고 엄청나게 많은 댓글이 달리는 등 피고들이 쉽게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뉴스 기사나 검색 서비스를 통하여 그러한 표현물의 위치를 네티즌에게 알려주는 등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표현물들이 확산되도록 한 행위는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가 된다.


Ⅶ. 새로운 미디어, 새로운 법리

인터넷포털이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를 확실하게 밀어내고 뉴스 제공자로 자리잡으면서 인터넷포털을 상대로 한 소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포털이 인격권 침해적 표현물의 전달을 확산한 경우 단순히 유통자(distributor)로 보아 인격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출판사(publisher)로 보아 인격권 침해 책임을 물리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하여 판례가 정립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글을 즉시 삭제할 의무를 지게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나, 하급심에서는 서○○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인터넷포털이 뉴스 서비스나 검색 서비스를 통해 명예훼손적 표현물이 확산되도록 한 행위에 대해 불법행위 책임을 지우는 판례가 나타난다. 이러한 하급심의 태도는 2008년에 더욱 뚜렷이 나타나 2008년 1월16일 서울고법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여옥이 오보를 낸 CBSi와 이를 뉴스 서비스로 제공한 NHN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인터넷포털 네이버를 "송고된 기사의 단순한 전달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재, 편집 및 배포 기능을 두루 갖춘 언론매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에 이른다. 2008년은 인터넷포털에 대한 법리가 정립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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