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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7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2)노동

주완 변호사(법무법인 지성)

I. 머리말

일반 국민의 권리의식 및 근로자계층의 노동권익 신장노력에 따라 노동분쟁형태의 다양화·구체화, 그리고 노사갈등의 전략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러해 전부터 우리 사회도 이와 같은 추세에 상응해, 노동분쟁사건이 이미 양적·직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2007년 한 해 동안에도 노동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다수 선고됐는데, 다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새로운 내용이나 기존 판례를 뒤집는 내용은 거의 없으며, 이미 선례에서 확립된 법리들을 재차 확인·언급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하에서는 판례공보 및 법고을CD(법원행정처 제작)에서 소개된 노동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II. 판례분석

1. 대기발령의 정당성 판단 기준 (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가. 대기발령이란 회사의 경영상의 사정을 이유로 하거나 또는 근로자의 일신상·행태상의 사유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관계는 존속시키면서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일정기간 정지·금지 또는 면제시키는 인사처분을 말한다.

이와 같은 대기발령의 정당성 판단 기준과 관련해 판례는 이것이 사용자의 고유권한임을 전제로 하면서 다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법규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행사되는 경우에는 그 정당성이 부인되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정당성 판단은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해 왔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등).

나. 본 건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종래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다만 본 건은 대기발령 기간이 부당하게 장기간 지속된 것을 이유로 그 정당성을 부인한 사례라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즉 본 건은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한 잉여인원에 대해 2000년 12월에 행해진 대기발령처분이 자산매매 및 고용승계가 이루어진 2002년 10월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된 것이 정당한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으로, 이와 관련해 본 건 대상판결은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해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당해 사안에 있어 최초 대기발령을 행할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고용승계가 이루어진 2002년 10월 이후에도 당해 대기발령 조치를 계속 유지한 것은 그에 관한 합리적 필요성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2. 계속근로연수의 개념 및 산정 기준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28358 판결)

가. 노동관계법령은 계속근로연수(근속기간)를 기준으로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를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당해 계속근로연수의 개념 및 산정 기준 내지 원칙 등에 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판례도 이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함이 없이 다만 개별 사안에 있어 군복무로 인한 휴직기간은 계속근로연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든지(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41986 판결 등), 직무와 연관해 이루어진 해외유학기간은 포함돼야 한다(대법원 1976. 3. 9. 선고 75다872 판결)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본 건 대상판결은 “계속근로연수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재직기간을 말한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재직기간 중 일부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속기간에서 함부로 제외하는 것은 그와 같이 산정한 퇴직금의 액수가 근로기준법에 정한 산정방법을 적용해 산정한 퇴직금의 액수 이상인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라고 하여 그 개념 및 산정기준 내지 원칙을 처음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본 건 대상판결은 계속근로연수의 산정 원칙을 언급하면서 당해 문제가 된 사안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명예퇴직을 명함으로써 명예퇴직자로 확정시킴과 동시에 그때부터 일정기간 전직(轉職) 지원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그 기간을 유급휴직기간으로 처리하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속기간에서는 제외하기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한 경우라면, 그 휴직기간은 사용자의 업무와 관련된 일반적인 근로관계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에서 명예퇴직자들의 이익을 위해 특별히 설정된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러한 취지를 정한 단체협약 등의 규정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지 아니하여 유효하다 할 것이다”라고 판시했다.

나. 그 외에도 본 건 대상판결은 명예퇴직시 퇴직금 이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위로금(사례금) 명목의 명예퇴직금은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2항(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2항) 소정의 퇴직금 차등금지원칙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에 관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즉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2항(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2항)은 하나의 사업 내에 차등적인 퇴직금제도를 설정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본 건 대상판결은 명예퇴직금은 동 조항 소정의 퇴직금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자 대상별로 다른 내용의 명예퇴직금 제도를 두어도 동 조항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견해를 제시했다.

3. 최저임금과 통상임금과의 관계(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가. 최저임금법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동법에 의해 정해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면서 이에 위반할 경우 일련의 민·형사 부담시키고 있는데(제6조 제1항 및 제28조), 한편 기업 현실에 있어 임금은 제반 명목의 금품으로 구분돼 지급되고 있으므로 과연 어느 한도까지를 최저임금액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동법은 사업주가 당해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그 비교대상 항목에 포함될 임금의 범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제6조 제4항 등).

그런데 당해 ‘비교대상 항목에 포함될 임금 항목’의 판단기준은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포함될 임금항목의 판단기준과 일부 유사한 부분이 있어 종래 실무상으로는 양 개념간에 혼선이 있어 왔다.

본 건에 있어서도 원심은 양자를 동일 개념으로 파악해 문제가 된 해당 사업장에서의 ‘근속수당’의 지급형태를 보건대 이를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액과의 비교대상 임금 항목’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바, 이에 대해 본 건 대상판결은 ‘최저임금액과의 비교대상 임금’은 통상임금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최저임금법상에서 정하는 별도의 기준에 따라 이를 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당해 문제가 된 근속수당은 통상임금에의 해당 여부와는 별론으로 ‘최저임금액과의 비교대상 임금’ 항목에는 포함돼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나. 최저임금법은 사업주가 동법에서 정하는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시간당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비교하도록 하면서, 임금을 주급 내지 월급제로 지급하는 사업장의 경우에는 당해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1주 또는 1월의 소정근로시간수로 나누어 ‘시간당 최저임금액’으로 환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의2 및 동법 시행령 제5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55조는 1주간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 대하여 1일의 유급 주휴일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시간당 최저임금액’으로의 환산시에 있어 그 유급주휴수당이 당해 ‘임금’에 포함돼야 하는지 여부 및 이것이 포함된다고 함에 있어 그 주휴일에의 유급처리되는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수’에 포함해야 하는 것인지 여부와 관련하여 학설상 다툼이 있어 왔는데, 다수 견해는 시간당 통상임금의 산정례(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등을 이유로 하여 양자 모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본 건 대상판결은 학설의 다수 견해와는 달리 유급주휴수당은 그 ‘임금’에 포함돼야 하나 유급처리되는 시간은 ‘소정근로시간수’에 포함될 수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본 건 대상판결의 논지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 여부에 관해 향후 관련 판례의 동향이 주목된다.

4. 단체협약상의 해고합의 규정을 위반한 해고의 효력(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두8788 판결)

단체협약에서 조합원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하도록 하는 규정을 둔 경우,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는 해고를 할 수 없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돼 왔다.

이와 관련해 판례는 해고권자인 사용자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그 권리를 제한하는 약정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을 부인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단체협약상의 사전 합의조항은 “어떠한 형식으로든지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의견을 교환해 노사간에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이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해고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50263 판결;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4650 판결 등).

그런데 위 기본 법리의 적용에 있어 판례는, i) 단체협약상에 그 문언상의 표현이 해고‘합의’조항으로 명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제반 사정상 동 조항이 사용자의 인사권을 전반적으로 제한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노동조합의 의견을 청취하라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이라면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 해고처분을 했다고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든지(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등), 또는 ii) 그 진정의미가 ‘합의’조항인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예컨대 “노동조합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서 합리적으로 행사돼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징계자에게 객관적으로 명백한 징계사유가 있고 이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동의를 얻기 위해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동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거나 노동조합측이 스스로 이러한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했다고 인정된다면 사용자가 노동조합측의 사전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1다30620 판결 등)라는 법리를 제시하면서 사전합의조항의 의미를 소극적으로 해석·적용해 왔다.

즉, 실제에 있어 사전합의 조항의 위반을 이유로 하여 부당해고로 판정된 경우는 거의가 1990년도 초·중반이었으며,1990년대 후반 및 2000년대에 있어서는 특별히 관찰되고 있지 않다. 즉 1990년대 후반 이후의 대표적인 판결인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6926 판결; 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두3136 판결; 대법원 2004. 3. 11. 선고 2003두10978 판결 등은 모두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말미암아 기업실무에서는 사용자가 단체협약상의 해고합의 조항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무리하게 해고를 진행하는 모습들이 종종 관찰되는데, 본 건 대상판결은 그간의【12면에서 계속】
이러한 판례 흐름과는 달리 “노동조합이 사전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라 함은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해 사용자측의 절차의 흠결이 초래되었다거나,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회사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해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도 없이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라고 하여 위 ii)항에서 살펴본 합의권 남용 기준보다 엄격해진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동 기준은 이미 2001두3136 판결 등에서도 언급된 바가 있는데 당해 판결에서는 동 기준 하에서도 합의권 남용으로 인정했음) 당해 문제가 된 사안에서는 노동조합측의 합의 거절이 당해 남용의 정도에 달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부당해고라고 판시하고 있다.

본 건 대상판결은 인사권을 포기한 단체협약상의 명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정 노력은 도외시한 채 판례의 경향에 의지해 그동안 안이하게 운영하려는 사용자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5. 노조분회의 전임자가 산별노조업무 수행 중에 입은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1418 판결)

노조전임자의 조합업무 수행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판례는 “노동조합업무 전임자가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할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게 된 것이 단체협약 혹은 사용자인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라면 이러한 전임자가 담당하는 노동조합업무는 그 업무의 성질상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등이 아닌 이상, 회사의 노무관리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가 본래의 업무 대신에 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를 바로 회사의 업무로 볼 수 있다”라고 전제하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시해 왔다(대법원 1994. 2. 22. 선고 92누14502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두4805 판결 등).

그런데 판례는 종래 “사용자의 사업과는 무관한 상부 또는 연합관계에 있는 노동단체와 관련된 활동” 중에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하여 왔는 바, 실무에서는 산별노조의 기업별 지부 내지 분회의 전임자가 당해 지부 내지 분회의 고유 업무가 아닌 산별노조와 연관된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재해를 입은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돼왔다.

이와 관련하여 본 건 대상판결은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과 마찬가지로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직접 가입하고 원칙적으로 소속 단위사업장인 개별 기업에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과 조정신청 및 쟁의권 등을 갖는 단일조직의 노동조합”임을 전제로 하여 그 활동 중에 발생한 재해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최초로 취했다.

본 건 대상판결이 노조활동과 관련한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확장함에 있어 시금석의 역할을 할 것인지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그칠지 여부에 관하여 향후 관련 판례의 동향이 주목된다.

6. 장래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중간정산 합의의 효력(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7도3725 판결)

퇴직금의 선지급과 관련해 판례는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시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했다고 해도 이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는 없으며, 나아가 그 퇴직금 지급이 당사자간에 체결된 ‘매월의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약정에 의해 이루어진 경우에도 당해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어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돼 무효라는 견해를 제시해 왔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그런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은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중이라도 ‘퇴직금 중간정산’의 방식에 따른 퇴직금 지급은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바, 본 건 사안은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매월 임금 지급기에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는다는 취지의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미리 제출받고 이에 근거해 매월 퇴직금을 지급한 경우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본 건 대상판결은 종래의 기본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 ‘장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에 따른 매월의 퇴직금 지급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서 정하는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견해를 제시했다.

※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지급된 금품에 대한 반환청구 가능 여부(서울고법 2007. 11. 30. 선고 2006나86698 판결)

가. 위 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퇴직금 선지급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품을 매월의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한 것이 적법한 퇴직금 지급으로서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와 관련해 일련의 다툼이 있어 왔다.


그런데 당해 퇴직금 선지급과 관련해 종래 문제가 된 것은 사용자가 그 선지급을 이유로 근로자의 최종 퇴직시에 있어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지 여부 및 이를 미지급함에 있어 근로기준법 제109조상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고, 그 매월 선지급한 퇴직금이 적법한 ‘퇴직금 지급’으로서 인정될 수 없다고 함에 있어 당해 지급된 금품의 법적 성격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 및 이것이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별다른 다툼이 없었다.

본 건 대상판결은 당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품의 법적 성격을 다룬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비록 하급심이지만 주목할 만한 판결이다.

나. 본 건 대상판결은 우선 원고(근로자측)가 당해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품도 별도의 임금 항목으로 보아 최종 퇴직시에 동 금품까지도 포함하는 금액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해 퇴직금을 정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연봉계약서 및 보수규정 등의 관련 내용을 살펴보건대 임금과 퇴직금을 명백히 구분해 지급한 사정 등이 있음을 참작해 본다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위 퇴직금 명목의 돈이 그와 구별되는 개념인 임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한 연봉액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원고들에게 지급할 퇴직금 산정기준인 평균임금의 계산시 퇴직전 3개월간 지급받은 임금의 총액에 포함될 수 없다”라고 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지급된 일정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한편 당해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지급한 금품이 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피고(사용자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매월 지급한 연봉액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은 임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고, … 또한 위 각 돈은 그 명목대로 퇴직금 지급으로서 법률상 효력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법률상 원인없이 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돈 상당의 이익을 그로 인하여 피고에 같은 액수만큼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본 건 대상판결은 퇴직금 선지급 약정이 무효라는 종전 판례의 입장을 계속 견지하면서, 그 무효인 법률행위에 의하여 지급된 금품은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질 수 없으며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서는 부당이득이 되므로 이를 사용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III. 맺음말

위에서 검토한 판결 이외에도 주목한 만한 판결로서는 단체협약의 내용 중 해고사유 및 절차에 관한 규정은 단체협약이 실효된 이후에도 여전히 근로관계의 규율내용으로 준수돼야 한다는 판결(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쟁의행위시 그 일시·장소 등에 관한 행정관청에의 신고의무 자체는 쟁의행위의 정당성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결(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등이 있다.

또한 그 이외에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할 하급심 판결로서는,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근로자도 노동조합을 결성·가입할 수 있다는 판결(서울고법 2007. 2. 1. 선고 2006누6774 판결), 근로계약관계 하에 있지 않은 사용자에 대하여서도 특정의 경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판결(서울고법 2007. 4. 11. 선고 2006누13970 판결) 등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판결들을 포함하여 2007년에 판시된 판결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판례는 최근 몇 년간의 흐름에서와 같이 보다 엄격하고 세밀해진 법리를 적용하면서도, 개별적 근로관계에 있어서는 ‘근로자 보호’의 관점을 많이 고려하고 있으며 집단적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노사 양측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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