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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결혼식 날 신부 드레스에 촛불 인화… 도우미 실수 싸고 손배소송, 법률적 판단이전 의미있는 행사 권고… 공동 기부로 채무면제 합의

민사소송/민사집행

1. 들어가면서
결혼식날! 신랑·신부만이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은 조심해야 할 일이 무척 많다. 늦지 않아야 하고, 빠뜨리지 않아야 하고, 아프지 않아야 하고, 소란이 생겨서도 안 되고 등등.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선포하는 결혼식을 완벽하게 치르기 위하여 준비하여 왔는데, 돌발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준비과정에서부터 쌓여온 긴장감에 당황함이 더하여 불길한 기분마저 들기도 할 것이다.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들은 결혼식을 위하여 피고로부터 신부가 입을 드레스를 대여받기로 하였다.
나. 결혼식날, 신부는 결혼식 시작 1시간 전에 피고로부터 대여받은 드레스를 입고, 단상앞에서 신랑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이 때 드레스 도우미의 부주의로 단상 옆에 있던 촛불에 의해 웨딩드레스에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 원고들은 사고발생직후 주위 사람들과 함께 황급히 웨딩드레스에 붙은 불을 끄기는 하였으나, 그대로 결혼식을 진행할 상황은 아니어서 신랑이 피고에게 다른 드레스를 보내달라고 연락하여 예정시각보다 15분 정도 늦게 간신히 결혼식을 시작할 수 있었다.
라. 원고들은 위 사고는 드레스 도우미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고, 드레스 도우미는 피고가 파견한 피고의 피용자이므로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 즉 당초 예정된 드레스의 대여료 및 위자료로 합계 금 10,00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드레스 도우미와의 고용관계를 부인하면서, 결혼식장에서 촛불장식을 할 때는 통상 7㎝ 이상의 안전망을 씌우고 있으며, 온풍기가 가동중이고 건조한 상태에서는 드레스와 같이 얇은 소재의 옷은 정전기가 발생하여 움직일 수 있어 화재발생의 위험성이 있음에도, 당일 결혼식장에서는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았는데, 안전망 없는 촛불장식은 원고들이 결혼식장에 요청한 것이라고 하므로, 위 사고는 전체 진행상황을 면밀히 주시하지 못한 도우미의 과실에 촛불의 위치를 고려하지 아니한 사진촬영자 등의 과실 및 원고들과 결혼식장의 과실이 모두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반소로 훼손된 드레스의 가격 약 700만원과 새로 대여한 드레스의 대여비 10만원을 청구하였다.
바. 1심에서는, 본소청구에 대하여는 피고와 도우미 사이의 고용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반소청구에 대하여는 원고들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본소와 반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항소를 제기하자 항소심 재판부가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조정기일에는 원고측에서는, 신랑이 신부의 위임을 받아 혼자서 출석하였고, 피고는 본인이 출석하였는데, 양측은 각자의 입장을 고집하여 쉽게 협상안이 제시되지 아니하였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원고들에게는 결혼식날, 예상치 않은 놀랍고, 불쾌한 일을 겪게 되어 정신적으로 많은 충격이 남아 있을 것이나, 금전적으로 보상받게 된다고 하여 이러한 충격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임을 설명하고, 피고에게는 그 업무의 성격이 본질적으로 결혼식이 무사히 진행되어 신혼부부의 첫출발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법률적 판단 여하를 떠나서 어떤 형태로든 원고들의 결혼식이 의미있는 행사가 되도록 성의를 표시하는 것이 좋겠음을 설득하였다.
다. 그 결과, 양측은 상임조정위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피고가 70만원을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하되, 동일한 금액을 일정한 기간 이내에 원고들과 피고 및 관련자 등 공동명의로 월드비젼 또는 유니세프에 기부하면, 원고들은 피고의 위 금전지급채무를 면제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독일에서는 결혼식 전날 일부러 접시를 깨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신혼부부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왜 이런 풍습이 생겼을까? 결혼식에 일어날 수 있는 자그마한 실수들로 인한 돌발상황이 일으킬 수 있는 불길한 예감들을 미리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접시를 깨는 것으로 모두 불식시키려 했던 것은 아닐까?
나. 이 사건의 주인공인 신혼부부들은 아마 신혼여행을 가서도 결혼식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분도 아니었고, 민망함과 불안함으로 가족, 친지들을 만나면서도 새출발하는 보통 사람들처럼 유쾌하지 못하였을지도 모르겠다.
다. 이 사건 당사자들은, 일정한 금액을 공동명의로 자선기관에 기부하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짓기로 함으로써, 원고들은 결혼식을 의미있는 선한 사업으로 마무리 짓게 되어 두 사람의 새출발에 감돌았을 불안하고 민망한 기운을 털어내어 버릴 수 있을 것이고, 피고 또한 승소 또는 패소 어느 경우에도 사업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판결을 피하고, 원만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라. 소송까지 발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판결로는 얻을 수 없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어 소위 win-win의 결과로 분쟁을 종결지을 수 있었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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