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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분쟁의 해결과정은 질병의 치료과정과 유사한 점 많아, 이해관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조기에 분쟁 종결시켜

부동산/임대차

1. 들어가면서
암, 치매, 뇌졸중 등 질병에 관한 조기진단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조기진단으로 치료비용과 부작용을 줄이면서 건강하게 수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기진단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법률분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쟁의 초기에 정확한 평가를 받아 자신의 입장을 분석해보고, 협상안을 선택할 수 있다면, 분쟁의 장기화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2. 사안의 개요
사안1) 피고는 원고 부친의 후처로서 혼인신고까지 하였다. 원고의 부친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후 사망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부동산에는 원고의 부모, 조부모의 분묘가 있다. 원고는 장남으로서 위 분묘들에 대한 분묘기지권이 있다는 확인과 함께 피고가 위 부동산에 대한 원고의 통행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통행하는 것을 방해한 사실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원고가 이 사건 분묘를 돌본 바는 거의 없고 피고가 처(妻)로서 또 며느리로서 이 사건 분묘들을 정성껏 돌보고 있다는 내용의 답변서와 서증들을 제출하였다.
사안2) 신청인은 피신청인으로부터 병원을 임차하면서 임대차기간을 5년으로 약정하고, 임대보증금은 1억5천만원, 월세는 월 1100만원으로 정하였는데, 2년이 채 되지 못하여서부터 운영난으로 중개인을 통하여 계약해지를 요청하였다. 신청인은, 중개인으로부터 제3의 임차인을 구한 후 계약해지하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받았는데, 임차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나 임대인이 10% 이상 임대료 증액을 요구한다고 하여 번번이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열쇠를 관리사무실에 맡기고 퇴거한 후,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을 청구하는 조정을 신청하였다.

3. 조정경위
사안1) 상임조정위원이 양측이 제출한 자료들을 검토하여 보니 피고의 답변이 일응 타당한 것으로 보였고, 조정기일에 출석한 원고는 피고의 답변에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이 수용되어 보상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면서 내심 이 사건 부동산을 자기에게 넘겨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의 이러한 요구에 응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하였다. 두 번째 조정기일에 상임조정위원은 양측에게 원고는 장남으로서 제사 주재자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은 피고의 소유로 하되, 분묘기지권은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여 양측의 동의를 얻었다. 그 후 분묘들의 기지에 관한 측량 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음을 확인하고, 측량비용은 반반씩 부담한다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대로 확정되었다.
사안2) 첫 조정기일에 참석한 임대인은 ‘왜 바쁜 나를 이런 자리에 오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중도 해지하려면 나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 임차인의 주장은 중개인을 통하여 들은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다.’라고 하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상임조정위원은 임차인에게 ‘같은 의사이고, 임대인이 연상으로 보이는데 기존의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면서 직접 만나 임차인의 입장을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은 경우가 아닌 것 같으니 직접 이야기할 기회를 한 번 가져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하면서, 날짜를 정하여 주고 임차인의 부담으로 저녁식사와 간단한 반주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라고 하고, 1주일 후로 다음 기일을 지정하였다. 1주일 후 참석한 두 사람은 약속한 날짜에 저녁식사를 하였다고 하면서 계약해지조건에 관한 합의 내용을 제출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분쟁의 해결과정은 질병의 치료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정확한 진단과 질병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처방으로 질병을 치유함과 마찬가지로 분쟁도 판결에서의 승패뿐만 아니라 집행가능성과 실제적인 이해관계의 귀속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책을 세움으로써 분쟁을 조기에 종결하고 분쟁자체로 인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나. ‘사안1’의 경우, 그냥 변론이 진행되었더라면 법률상 분묘기지권의 귀속과 사실상 분묘의 수호 상태가 괴리된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불필요한 공격과 방어로 상호 감정이 상하여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이 깨어져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임조정위원의 안내로 원고는 내심의 의사를 포기하고, 피고는 원고의 법률상 지위를 인정하면서 분쟁이 초기에 조속히 종결되었다.
다. ‘사안2’의 경우, 임차인이 임대목적물에 대하여 점유를 포기한 상태임에도 중개인에게 계약해지과정에 대한 대리권이 있었느냐 여부를 두고 변론이 진행되었더라면, 신청인에게는 월세 및 관리비의 지속발생의 위험이, 피신청인에게는 임대목적물을 장기간 방치함으로써 관리부재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인데, 직접 대화를 해보라는 상임조정위원의 권고에 따라 임차인은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태도를 취하고, 임대인은 상대방을 배려할 마음을 갖게 되어 분쟁이 조기에 종결되었다.
라. 분쟁의 초기에 조정센터에서의 조정은 분쟁당사자들이 처한 입장에 대한 조기진단과 적절한 처방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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