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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황혼에 만나 사실상 부부로… 뇌출혈 남편의 아파트 싸고 분쟁, 아내 앞 이전된 등기, 남편 소유 환원조건 6500만원 지급합의

민법일반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와 피고는 1991년 초경 처음 만났다. 당시 원고는 60대 초반으로 배우자와는 사별하고 아파트 경비일을 하면서 3남1녀를 두었으나 혼자 살고 있었고, 피고는 40대 중반으로 남편과 헤어지고 딸네 집에 기거하며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사귀어 오다가 뜻이 맞아 얼마 후부터 원고의 작은 아파트에서 사실상 부부로서 함께 생활해왔다.
나. 원고는 2001년 초 경비원으로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그 후에도 마비증세가 남아 거동이 불편하고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피고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하였다. 또한 2013. 7월경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쓰러진 후 인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퇴원한 후 현재는 요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원고는 살고 있는 아파트 시가 1억 1천만 원 상당 이외에는 아무런 재산도 없고, 뇌출혈로 쓰러진 다음부터는 아파트 경비일을 그만 두었고 장애연금과 보훈연금으로 매월 수령하는 합계 170만 원의 수입으로 생활하였다.
다. 원고의 자녀들은 원고의 아파트에 관하여 2012. 3. 14. 자로 피고 앞으로 그 전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것을 알아채고 피고에게 원고 명의로 등기를 환원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원고 대리인은 원고는 매매계약 당시 뇌병변장애,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노환으로 사리분별이 분명치 않거나 정신적 궁박상태에 있었고 피고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위 매매계약은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이전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등기원인은 매매로 되어 있으나 실질은 증여이고, 이 소송은 원고의 자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조정과정
가. 재판부에서는 피고의 답변서가 제출된 이후 조기에 조정센터 조정에 회부하였다.
나. 제2회 조정기일에, 원고가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으나 건강상태가 나빠 아무런 진술도 들을 수 없었다. 상임조정위원이 조정의사를 타진하자 양쪽 모두 조정 의사가 있음을 내비췄고 아파트를 원고 소유로 환원시키되 원고가 피고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데는 의견이 일치되었으나 그 금액이 문제였다. 원고대리인이 아파트의 가격 1억 1천만 원을 토대로 5천만 원을 제시한 데 대하여, 피고는 아파트 가격 이외에 장애연금과 보훈연금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면서 8천만 원을 요구하였다. 이에 상임조정위원은 출석한 원·피고를 분리하여 2-3차례 개별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금액 차이가 좁혀지지 아니하여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하였다.
다. 제3회 조정기일에, 원고의 장남은 6천만 원을, 피고 대리인은 7천5백만원을 제시하였고, 20여분의 협상에도 금액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임조정위원이 6,500만 원을 제시하자, 쌍방 대리인이 모두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6,500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원고 또한 피고에게 피고로부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받음과 동시에 위 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었다.

3. 마치면서
가. 이 사건이 원고가 청구한 대로 재판이 진행되어 판결이 선고될 경우라면 어떨까? 만약 원고 승소라면, 피고는 원고와 20년간 사실상 부부로서 생활해왔다는 점에서, 원고 패소라면 원고의 자녀들이 상속될 재산 전부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결과에 불만을 가질 것이고, 거기에 후자의 경우라면 원고 사후에 유류분청구 등 새로운 소송이 제기될 여지도 남는다.
나. 피고는 원고와 오랜 기간 사실상 부부로 생활함으로써 원고의 자녀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좋은 일 끝에 오랜 인연이 어그러지며 오히려 업을 쌓는 결과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하여 조금씩 내려놓으면 내일은 보다 큰 기쁨과 평화가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