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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세금문제 예상치 않고 거래관계 정리했다가 분쟁 확산, 조정과정 실질적인 분쟁원인 파악… 협상의 단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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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면서
미국에서는, ‘살아가면서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고 하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던 마피아도 국세청 조사 앞에서는 떨었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세금에 대하여 상당히 무관심하여 세금문제를 도외시하였다가 관계가 어그러지거나, 협상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세금문제가 대두되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

2.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4대강 강바닥 준설공사를 수주받아 처음으로 준설공사를 해 보려고 하는 공사업자이고, 피고는 준설선을 제작하고, 보유하고 있으면서 십 여 년 간 준설공사에 종사해 온 사람이다. 원고는 준설공사 수주로 급히 준설선이 필요하여 2011. 1.경 피고에게 준설선의 제작공급을 의뢰하면서 대금 5억6천만원 중 2억원을 지급하였다.
나. 피고는 준설선 제작이 어느 정도 진척되어 있어 원고로부터 받은 돈으로 대체로 제작을 완료하였으나, 관공서에 등록은 못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가 등록도 되지 않고 하자가 있는 준설선을 만들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를 사기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무혐의로 결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계약을 해제하고 기지급한 2억원의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3개월가량 준설선을 이용하여 1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려 투자금 이상을 벌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3. 조정의 진행
가. 소장에는 계약해제를 이유로 2억원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간단히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두서없이 동업에 관한 내용을 주장하므로 기록만으로는 사건의 개요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웠다. 조정실에서 원고는 등록도 되지 않고, 약정보다 성능도 떨어지는 준설선을 만들었다고 하고, 피고는 원고의 형사고소로 가정이 파탄났고, 사업도 망해 인생을 버렸으니 이 사건 준설선을 폭파라도 해 버려야겠다며 쌍방 욕설을 주고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조정은 안되겠지만, 쟁점이나 사실관계라도 정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2시간에 걸쳐 원, 피고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건의 개요를 파악하게 되었고, 단순한 준설선 제작공급계약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원고가 일정 기간 공사를 해서 투입금 2억원을 회수하도록 하는 일종의 동업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⑴ 원고와 피고의 합의하에 원고 명의(자녀들 명의로 주식명의신탁)로 회사를 설립하여 2011. 3.경부터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피고는 준설공사 현장에서 원고를 도와 일을 하였다.
⑵ 원고는 2011. 7.말경 회사의 주식 등을 피고에게 넘기고 공사에서 손을 떼었다.
⑶ 이후 위 회사에게 부가세 및 법인세로 7,000만원정도가 부과되고, 위 회사가 세금을 내지 않자, 과점주주로 되어 있었던 원고의 자녀들에게 세금이 부과되었다.
다. 원고와 피고의 대화과정에 피고가 “사나이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느냐.”고 하고, 원고는 “세금을 내고나면 몇 개월간 올린 수입을 모두 뱉어내는 꼴이 되지 않느냐”는 내용이 있어,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 별 조건 없이 회사를 넘겨주었다가 세금때문에 말을 바꾸고 소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한바, 원고는 꼭 그런 것은 아니고, 피고가 5000만원정도 손해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라. 상임조정위원은, 세금문제 때문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정을 잘 다룬다면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원고에게 준설선대금이나 손해보전약정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세금의 일부를 지급하도록 피고를 권유해보겠다고 하자, 원고는 세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받는다면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하였고, 피고는 쩨쩨하게 세금문제로 터무니없는 소송을 한다며 소액의 금원 외에는 지급할 의사가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마.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는 주장사실에 관한 입증가능성과 실질적인 분쟁원인을 고려할 것을 권유하여 일응의 양해를 받았고, 피고에게는 문제의 준설선을 원고가 가압류한 상태이므로 시간을 끌수록 그 가치가 떨어질 수 있음을 고려할 것을 권유하자 배를 매도할 수 있도록 원고가 협조하고 시간을 줄 것을 요청하였다.
바. 결국 6개월을 시한으로 하여 준설선을 팔고, 피고가 원고에게 2,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이 사건은 당사자들이 당연히 고려하였어야 할 세금문제를 예상치 않고 거래관계를 정리하였다가 세금때문에 분쟁의 불씨가 지펴졌던 사건이다.
나. 당사자들이 세금만큼이나 재판과정에 대한 지식도 없어 주장 정리가 되지 않아 조정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상임조정위원은 향후 재판과정을 위하여 당사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주장, 입증을 정리하다가,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실제 이유를 알게 되어 양 당사자를 적극 설득하여 조정이 이루어진 사건이다.
다. 조정과정에서 실질적인 분쟁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분쟁의 실체를 파악하고, 향후의 진행상황을 예측하여 태도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분쟁상황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당사자들은 보다 쉽게 협상의 테이블에 가까이 가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조정은 그 역할을 다 한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