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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판결로 종결됐더라면 치유할 수 없는 감정의 손상, 조정 거치면서 인간관계 회복하는 힐링 기회까지

민사소송/민사집행

1. 들어가면서
한동안 웰빙이 유행이더니 요즘은 힐링이 유행이다. 단어적으로, 웰빙은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을 의미하고, 힐링은 치유를 의미하지만, 치유를 넘어 온전한 상태로의 회복까지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웰빙의 시대에는 주로 식품과 운동이 거론되었다면, 힐링의 시대에는 정신적 또는 영적으로 손상된 상태의 치유를 위한 명상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2. 사례1
가. 상당한 자력이 있는 피고 등은 원고를 대표이사로 선임하여 회사의 관리를 위임하였는데, 1년 반 정도 후 회사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회사의 대표이사 재직중에 발생하는 법률상·재산상 책임은 전적으로 피고 등에게 귀속됨을 확인합니다.’라는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오래지 않아 2004. 7.경 회사는 도산되었다. 그 후 2007. 8.경 원고의 주택이 경매되었다.
나. 원고는 2013. 3.경, 위 주택매각대금 중 2억여원이 회사의 채무에 충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위 확인서에 따라 위 금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주택경매대금에서 회사와 관련되어 배당된 금액은 1,000만원에 미치지 아니하며, 확인서 작성자들이 나누어 부담하여야 한다는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재판부에서 조기에 조정에 회부하였다.
다. 조정과정에서 원고의 부동산 경매대금을 배당받은 기관 등에 대하여 사실조회를 하면서 4차까지 조정기일이 운영되었는데, 사실조회결과, 경락대금 중 회사와 관련되어 배당된 금액은 극히 일부분으로 확인되었다.
라.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는 사실조회결과를 고려할 것을, 피고에게는 원고에게 회사의 관리를 맡길 만큼 신뢰가 두터웠던 점, 원고의 주택이 직접 회사와 관련된 채무로 경매가 개시되었다거나 많은 금액이 회사채무로 배당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일부라도 회사와 관련된 채권자에게 배당된 점 등을 들어 협상할 것을 권유한바, 양측은 피고가 원고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한 달 이내에 3,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3. 사례2
가. 원고(동생)와 피고(형)는 상속재산을 처분하여 목장용 부동산을 매수하여 각 일부를 원고와 피고 명의로 독립하여 이전등기를 하고, 공동으로 목장을 운영하였다. 사업이 어려워지자 2007. 11.경 사업을 종료하고 목장용지 등을 매각하여 채권, 채무를 정산하기로 하여 2008. 6.경까지 매각대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원고는 목장매각과정에서 축사철거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약 5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나. 원고는 2011. 10.경, 위 매각대금 정산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2억여원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정산내역을 제출하면서 오히려 원고에게 정당한 금액 이상이 분배되었다고 주장하여 1심에서 증거조사를 거쳐 2013. 5.경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원고의 항소후 항소심 재판부에서 조정에 회부하였다.
다. 1차 조정기일에는 양측 대리인들만 참석하였는데, 상임조정위원은 본인들의 참석을 권유하였고, 2차 조정기일에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참석하였다.
라.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는 1심판결을 번복할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권고하고, 피고에게는 형으로서 동생을 도와주려고 정당한 분배액 이상을 정산하여 주었을 터인데, 추락사고로 다친 동생이 소송까지 제기한 것으로 보아 형편이 어려운 모양인데 일일이 정산과정을 따지는 것보다는 도와줄 바에야 이 사건도 원만히 끝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설득하였고, 양측에게 자녀들이 4촌간인데 이 사건의 결론 여하에 따라 그들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해볼 것을 권유한바, 양측은 형인 피고가 약 6개월 후 1,000만원, 그후 다시 1년 후에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4. 맺는 말
가. 원고들은 형편이 어려워진 후 깊은 좌절에 빠졌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상대방에게서 극히 작은 부분의 잘못을,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도에서 찾아냈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의 잘못은 점점 커지고, 모든 불행의 원인으로 확신되는 상태가 되어 수년이라는 세월을 상대방을 원망하고 분노하다가, 확신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권리의식으로까지 자라났을 것이다. 피고들 또한 납득할 수 없는 원고들의 분노 앞에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지내왔을 것이다.
나. 이 사건들이 조정을 거치지 않고, 판결로 종결되었더라면 어떻든 분쟁은 종결되었을 것이나, 이들의 마음과 감정의 손상은 전혀 치유될 기회를 잃은 채 불신, 체념 또는 폭발의 상태가 되었을 것이고, 당사자들 및 가족들의 관계도 파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 조정을 거치면서 원고들뿐만 아니라 피고들(또는 그들의 가족들도) 또한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그야말로 힐링의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