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정사례

부동산 개발위해 임야 매입… 중도금 지급 후 개발불가 통보 받아, 잔금 청산 분쟁 15년 … “기대 미실현 불이익 감수” 조정안 합의

부동산/임대차

1. 들어가면서
소화제나 진통제마저 변변치 않던 시절, 치통을 잠재우고, 체증을 내리기 위한 민방요법들은 요즘 들으면 기가 막히는 것들이지만, 그 마저도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니, 속 시원한 일을 보면,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것 같다.’거나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고 했을 것이다.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는 1999년 1월 경 피고측 4인으로부터 충청북도에 있는 임야를 5억5000만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의 일부로 2억5500만원을 지급하였다.
나. 원고는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여 매수한 것이었는데, 매매계약후 도시계획변경을 신청하였으나 아파트건축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고, 계약을 해제하고자 하였으나, 피고들이 반환할 돈이 없다고 하여 2000년 위 임야에 대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하여 두었다.
다. 2006년 11월 원고와 피고들은 위 임야의 낮은 지역을 매립하여 이를 매도하고, 원고가 지급한 금액의 비율로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라. 이후에도 위 임야는 개발 또는 매도되지 아니하였고, 원고는 2013년 3월 초 피고들을 상대로 위 임야 중 원고가 지급한 매매대금 비율에 상당하는 지분의 이전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며, 피고들은 위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후 원고를 상대로 별소로 잔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마. 재판부에서 조기에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제1차 조정기일에, 원고는 지분보다는 돈으로 정산을 받는 것이 좋겠으나, 매매대금 외에 부담한 비용도 많고, 오랜 세월이 지나 법정이자라도 받아야 한다고 하였으며, 피고들은 원고 때문에 개발이 지연되어 손해가 많으므로 잔대금을 받겠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였다. 양측입장이 워낙 강경하게 대립되어 협상 가능성은 없어 보였지만, 15년이 되어가는 분쟁을 방치할 수도 없어 양측에게 보다 현실적인 조정안을 준비하여 달라고 부탁하고 속행기일을 지정하였다.
나. 다음 기일 전, 기록을 다시 검토하여 보니, 피고들의 거주지가 모두 서울로 되어 있고, 1984년경에 공동으로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였으며 원고나 피고들은 모두 70대였다. 즉, 피고들도 모두 서울에 거주하면서 40대에 어떤 목적으로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였으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15년 정도 지난 후 원고에게 매도하여 현금을 회수하려고 하였는데, 일부 중도금만 받은 상태에서 15년의 세월이 또 흐른 것으로 보였다.
다. 제2차 조정기일에 다행히 피고들이 돈으로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으나, 중도금에 한하여 장기간 분할하여 변제하겠다고 하였고, 그 금액과 분할기간이 원고를 흥분하게 하였다. 이후 여러 번 양측을 분리하여 의견을 조율하였는데, 원고는 건강이 많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여 주로 건강에 대한 위로와 앞으로의 분쟁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였고, 피고들에게는 당초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한 목적, 원고와의 관계로 인하여 특별히 증가한 손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것을 권하였다.
라. 양측에게 공통된 문제는, 이 사건 임야에 대한 기대(개발 또는 지가상승)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아니할 것이며, 따라서 쉽게 현금화하여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70대인 당사자들로서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측이 기대미실현의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 3시간에 걸쳐 금액, 변제기, 피고들의 책임의 성격(분리 또는 연대) 등에 관하여 양측이 끈질긴 협상을 하였다. 드디어, 피고들이 연대하여 연말까지 2억1000만원을 변제하되, 다음 해 7월까지는 연 10%, 그 이후에는 연 20%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하고, 원고는 다음 해 7월말까지는 강제집행은 하지 아니하기로 하며, 상호 관련된 다른 소송 등은 모두 취하하고, 이 사건을 포함하여 모든 소송 등의 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합의가 성립되었다.

4. 마치면서
가. 이 사건 임야로 원고는 15년간 현금을 묶인 상태이고, 피고들은 30년 세월을 기다려온 셈이다. 그러니, 소송상 서로 상대방이긴 하지만, 내심으로는 서로 측은하게 여겨온 면도 있었을 것이다. 막상, 우여곡절 끝에 합의문안이 정리되자 양측은 서로에 대한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으며, 일단 금액이 정해지고 나니 서로(특히 원고는 피고들에게 지급한 금원 등 및 이에 대한 장구한 세월에 대한 이자 등을 모두 계산하고 온 터이었다) 나머지 계산은 잊은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나. 이들을 조정실에서 내보내면서 조정으로 오래된 분쟁의 해결방안을 찾은 당사자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앓던 이가 빠지고,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시원함만을 간직하기를 간절히 기원해보았다. 혹, 투자한 원금이 제대로 수익을 내었더라면 지금쯤 얼마나 되었을지 계산하면서 죽은 아이 나이 세듯 안타까워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