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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가까운 가족 사이 분쟁일수록 입증자료 명백한 경우 많지 않아, 쌍방 하소연 듣다 보면 부지불식 간에 당사자가 해결책 제시도

민법일반

1. 조정은 ‘처남의 댁네 병 보듯’하여서는 안된다.
‘처남의 댁네 병 보듯’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을 마지못하여 건성으로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조정기일에 참석한 당사자들은 소송물이나 법률적 쟁점 등과는 무관하게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동네사람(심지어는 상대방도) 다 아는 사실을 두고 억울한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의 입장을 하소연하고자 한다. 이러한 긴 사설을 모두 듣고 있자면, 때로는 조정위원으로서도 모두 참고 듣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에서는 당사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스스로 분쟁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남의 댁네 병 보듯’ 들어서는 안된다.

2. 사례1
가. 원고(처남)는 1992년경부터 피고(자형)와 누나에게 충청남도에 있는 만여평 토지에서 포도밭을 조성하여 경작하게 하고, 저장창고 등 영농시설 및 설비, 묘목 등을 구비하여 주었고, 원고가 일부 자금을 부담하여 피고의 가족들이 거주할 주택을 신축하여 피고 명의로 보존등기를 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가 당초에는 위 토지를 경작하여 연 1억원씩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2003년경에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앞으로는 연 5,00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3년 약정에 따른 미지급액 4억5,000만원의 지급을 청구한다. 위 약정의 근거로는 형제들의 진술서를 제출하고 있다.
다. 피고는 위와 같은 금원지급약정은 없었고, 포도밭을 동업으로 운영하여 수익을 나누기로 하였는데, 실패하여 수익이 없으며, 그 동안 영농자금으로 농협에서 대출받은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오히려 피고가 개간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조정과정에서, 원고의 약정금 청구는 피고가 부인하는 한, 입증이 부족한 면이 있고, 피고의 개간비 청구는 원고가 개간비를 부담한 것으로 보여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면이 있어 보임을 설명하던 중, 원고가 피고 명의로 신축한 주택에 관하여 관심을 보이므로 상임조정위원은 금전청구는 포기하고 위 토지인도와 함께 주택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으로 조정할 것을 권유하였다. 원고는 이를 받아들이고, 피고는 이를 받아들이되, 채무변제를 위하여 2년만 더 경작하게 하여 줄 것을 희망하였다. 양자의 요청을 절충하여 피고는 위 농가주택의 소유권을 이전하고, 당해 연도 말까지 경작한 후 토지와 주택을 인도하며, 농협의 채무는 원고와 피고가 3:5의 비율로 부담하기로 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3. 사례2
가. 원고(처남)는 피고(매제)를 상대로 명의신탁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나. 피고는 명의신탁은 맞으나 원고가 아닌 원고의 부모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은 것이므로 자녀들의 공동상속재산이며,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네사람에게 임대하였고,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피고 명의로 1억원을 대출받아 사용하였으므로 위 채무들을 인수하여 가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명의로 대출받은 1억원을 지급하라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다. 1심에서 원고가 모두 승소하여 피고가 항소하였으며, 항소심 재판부에서 조정에 회부하였다.
○ 조정과정에서, 피고는 네 건의 임대차 및 차용금 채무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것과 이 사건 부동산들이 피고의 소유로 되어 있어 건강보험료 등 부담이 증가되었었다는 점 등을 주로 강조하므로, 상임조정위원은 원고에게 원고가 위 채무들을 인수하고, 그 동안 부동산 소유로 인한 부담을 생각하여 피고에게 약간의 금원을 지급할 것을 권유하자 원고가 이를 수용하였고, 위 지급금원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절충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마치면서
가. 가족들간의 분쟁에 관한 판결은 해당 분쟁에 관하여는 명쾌한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가까운 가족들 사이의 분쟁일수록 입증자료가 명백한 경우는 많지 않아 당사자들은 소송이 종결된 이후에도 불편한 심정을 털어버리기 어려워 가족들의 관계를 복원시키기는 어렵다.
나. 조정과정에서 오랜 세월에 걸친 긴 사설을 풀어놓다보면, 스스로 일을 매듭지을 차선책도 토로하기 마련이다.
다. 그러나, 조정위원이 시간에 쫓기거나 소송물에만 집착하여 당사자들의 호소를 ‘처남의 댁네 병 보듯’ 듣게 된다면, 안타깝게도 분쟁의 종결과 관계회복을 위한 기회는 ‘처남의 댁네 병’처럼 아픈 줄도, 안타까운 줄도 모르고 흘러가 버릴 것이다.
미국변호사